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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불임치료의 대명사, 트리 오브 라이프

최근 뉴스를 보면 경제, 정치, 복지,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결되는 공통된 주제가 있다. 바로 출산율과 인구문제이다. 가치관, 인식변화, 경제여건 등 다양한 이유로 출산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경제활동 참여도의 증가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크다. 현대사회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경제활동 참여도가 높아지며 개인의 성취감이나 가정의 경제기반을 다지기 위하여 출산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보니 최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진다. 맞벌이로 안정적인 경제기반이 마련되어 출산을 준비할 시기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임신 적기를 놓치거나 다방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문제나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피로 등으로 난임이나 불임을 겪는 경우가 많다.     불임문제는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고 불임치료 시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불임치료 시장은 2017년 약 70억 달러에서 2023년 약 285억 달러로 6년사이 4배 규모로 급성장하였으며 오는 2031년에는 95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폭넓은 서비스의 난임 클리닉을 비롯하여 일부지역에서 불임부모의 권리가 보장되는 합법적인 대리모 제도가 운영되는 등 합법적인 법률 문제부터 의료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에 따른 결과이다. 대리모 제도는 불임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일 수 있지만 거주지역의 정책에 따라 불법행위이거나 부모의 친권이 제한적일 수 있어 고민 끝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 일부지역에서는 이런 사항들이 합법적이며 불임 해결을 위하여 대리모를 의뢰한 부모에게 친권을 보장하는 등 불임부모가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투명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로인하여 미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문의와 시술이 이어지고 있다.   LA는 전세계 난임·불임 부부가 치료를 위하여 선택하는 지역 중에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지리적 환경과 함께 환자에 대한 경험 또한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외환자의 경우 모국에서 치료의 경험이 있는 다양한 유형의 환자들이 더 나은 결과를 위하여 LA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진료 및 상담이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각 병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더욱 인정된다.   부크 조바노비치 대표원장 인터뷰   일반 난임·불임병원은 환자의 몇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사전에 준비된 프로세스로 치료가 진행되지만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는 환자의 개별성을 존중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차별성을 강조한다. 환자 개인의 특수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초기 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환자의 입장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세계적인 명성으로 보상받고 있다고 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 부크 조바노비치 대표원장과 일문일답으로 그 특별함을 소개한다.   Q. 최근 대리모에 대한 문의가 많은가? 해외에서의 문의는? A. 개인정보 보호 및 비밀유지 정책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할 수 없지만, 지난 3~4년 동안 대리모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국 커뮤니티의 관심이 눈에 보이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증가는 대리모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국에서 제공되는 완벽한 수준의 법률과 의료 서비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한다.   Q. 상담 후 대리모 수술의뢰 환자의 비율은? A. 대부분의 상담자가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다. 대리모 수술은 재정적 부담과 법적 고려사항을 포함하여 감정적인 문제까지 동반하여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예상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상담 전 해당부분을 고려하고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에서는 다양한 여건의 환자들을 상담하고 시술한 경험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잠재적 부모가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Q. 해외환자가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를 선택하는 이유는? A. LA는 최고 수준의 의료 허브로 첨단 생식기술을 보유하였고 캘리포니아의 대리모 친화적 법률로 의뢰부모에게 필수적인 법적 틀도 제공된다. 그 중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는 대표 클리닉으로 자체 기관에서 대리모 시술과 난자 기증을 한 번에 진행 가능하다. 즉, 해외 환자에게 번거로운 절차를 숙련된 의료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가 전담하여 한 곳에서 간편하게 진행 가능하다.   Q.해외환자의 대리모 절차와 비용은? A. 의뢰부모와 대리모의 거주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일축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대부분 기간을 자국에 머물면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 가능하며, 대리모의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 LA로 이동하여 체류와 출산에 필요한 준비를 진행하게 된다.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의 포괄적인 관리절차에는 신생아 자녀의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더욱 완벽한 절차를 제공한다. 비용부분도 환자가 결정하는 사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여러가지 요인으로 각 환자 개인의 여건에 맞게 상담을 받고 비용을 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Q. 해외 난임.불임부모에게 하고싶은 말은? A. 질병의 하나로 인식하고 본인에게 처한 문제를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이 가장 필수적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최고 수준의 관리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꾸리고 부모가 되는 여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울 수 있도록 고도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최상의 상담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문의 : 트리오브라이프센터 [email protected] / CFCbaby(카카오톡)    불임치료 대명사 불임치료 시장 대리모 수술의뢰 불임부모가 자신 자녀 트리오브라이프 딸 아들 차병원 난임클리닉 국제대리모 출산 난자 대리모

2025-04-08

트리 오브 라이프, 세계적인 명성의 맞춤형 불임치료

일반 난임·불임병원은 환자의 몇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사전에 준비된 프로세스로 치료가 진행되지만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는 환자의 개별성을 존중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차별성을 강조한다. 환자 개인의 특수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초기 상담부터 사후관리까지 환자의 입장에서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세계적인 명성으로 보상받고 있다고 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 부크 조바노비치 대표원장과 일문일답으로 그 특별함을 소개한다.   Q. 최근 대리모에 대한 문의가 많은가? 해외에서의 문의는? A. 개인정보 보호 및 비밀유지 정책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할 수 없지만, 지난 3~4년 동안 대리모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한국 커뮤니티의 관심이 눈에 보이게 증가하였다. 이러한 증가는 대리모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국에서 제공되는 완벽한 수준의 법률과 의료 서비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한다.   Q. 상담 후 대리모 수술의뢰 환자의 비율은? A. 대부분의 상담자가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다. 대리모 수술은 재정적 부담과 법적 고려사항을 포함하여 감정적인 문제까지 동반하여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예상하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상담 전 해당부분을 고려하고 상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에서는 다양한 여건의 환자들을 상담하고 시술한 경험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잠재적 부모가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Q. 해외환자가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를 선택하는 이유는? A. LA는 최고 수준의 의료 허브로 첨단 생식기술을 보유하였고 캘리포니아의 대리모 친화적 법률로 의뢰부모에게 필수적인 법적 틀도 제공된다. 그 중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는 대표 클리닉으로 자체 기관에서 대리모 시술과 난자 기증을 한 번에 진행 가능하다. 즉, 해외 환자에게 번거로운 절차를 숙련된 의료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가 전담하여 한 곳에서 간편하게 진행 가능하다.   Q.해외환자의 대리모 절차와 비용은? A. 의뢰부모와 대리모의 거주국가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일축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대부분 기간을 자국에 머물면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진행 가능하며, 대리모의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 LA로 이동하여 체류와 출산에 필요한 준비를 진행하게 된다.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의 포괄적인 관리절차에는 신생아 자녀의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더욱 완벽한 절차를 제공한다. 비용부분도 환자가 결정하는 사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여러가지 요인으로 각 환자 개인의 여건에 맞게 상담을 받고 비용을 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Q. 해외 난임.불임부모에게 하고싶은 말은? A. 질병의 하나로 인식하고 본인에게 처한 문제를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이 가장 필수적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센터는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최고 수준의 관리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새로운 가족을 꾸리고 부모가 되는 여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울 수 있도록 고도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최상의 상담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문의 : 트리오브라이프센터 [email protected] / CFCbaby(카카오톡)  자녀 트리오브라이프 딸 아들 차병원 난임클리닉 국제대리모 출산 난자 대리모

2025-03-26

난임·불임치료, 최고의 여건을 보장하는 캘리포니아

최근 뉴스를 보면 경제, 정치, 복지,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결되는 공통된 주제가 있다. 바로 출산율과 인구문제이다. 가치관, 인식변화, 경제여건 등 다양한 이유로 출산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경제활동 참여도의 증가로 인한 영향이 가장 크다. 현대사회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경제활동 참여도가 높아지며 개인의 성취감이나 가정의 경제기반을 다지기 위하여 출산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보니 최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진다. 맞벌이로 안정적인 경제기반이 마련되어 출산을 준비할 시기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 임신 적기를 놓치거나 다방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문제나 정신적 스트레스, 육체적 피로 등으로 난임이나 불임을 겪는 경우가 많다.     불임문제는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고 불임치료 시장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불임치료 시장은 2017년 약 70억 달러에서 2023년 약 285억 달러로 6년사이 4배 규모로 급성장하였으며 오는 2031년에는 95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폭넓은 서비스의 난임 클리닉을 비롯하여 일부지역에서 불임부모의 권리가 보장되는 합법적인 대리모 제도가 운영되는 등 합법적인 법률 문제부터 의료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서비스에 따른 결과이다. 대리모 제도는 불임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일 수 있지만 거주지역의 정책에 따라 불법행위이거나 부모의 친권이 제한적일 수 있어 고민 끝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 일부지역에서는 이런 사항들이 합법적이며 불임 해결을 위하여 대리모를 의뢰한 부모에게 친권을 보장하는 등 불임부모가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투명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로인하여 미국내에서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문의와 시술이 이어지고 있다.   LA는 전세계 난임·불임 부부가 치료를 위하여 선택하는 지역 중에서도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지리적 환경과 함께 환자에 대한 경험 또한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외환자의 경우 모국에서 치료의 경험이 있는 다양한 유형의 환자들이 더 나은 결과를 위하여 LA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진료 및 상담이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각 병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더욱 인정된다.   LA에 위치한 트리 오브 라이프 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타주는 물론이고 해외 불임부모의 상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그 중 한국 국적의 불임부부 상담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날씨를 비롯하여 미국 내에서도 대리모 정책에서 중요한 사항인 친권보장과 같은 법적문제에 대해 안정적이고 명확한 틀을 제공하는 지역으로 부모의 권리를 가장 잘 보장받을 수 있어 해외 불임부부가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트리 오브 라이프 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허브로 첨단 생식기술을 보유한 LA 중 대표 클리닉으로 자체 기관에서 대리모 시술과 난자 기증 등 해외 환자들의 번거롭고 우려되는 부분을 한 곳에서 믿고 의뢰할 수 있다고 한다.  불임치료 캘리포니아 불임치료 시장 해외 불임부모 불임부모가 자신 불임 자녀 트리오브라이프 딸 아들 차병원 난임클리닉 국제대리모 출산 난자 대리모

2025-03-26

친모가 11살 아들 살해…범행 직후 약물 복용

오렌지카운티의 한 모텔에서 11세 소년이 흉기에 찔려 숨진 가운데, 경찰은 친모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20일 KTLA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0분쯤 샌타애나에 있는 모텔 ‘라 퀸타 인’에서 발생했다. 샌타애나 경찰국은 숨진 소년의 친모(48·어바인 거주)가 911에 직접 신고했으며 아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모텔 객실 내 침대에서 다수의 자창을 입은 11세 소년을 발견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경찰은 살인 흉기로 보이는 칼도 현장에서 회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사건이 발생한 모텔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아들과 함께 생활했다.   한 호텔 투숙객은 “사건 당일 객실에서 큰 물체가 떨어지는 소리와 짧은 비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모친은 경찰에 체포됐지만, 현장에서 다량의 약품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피해자와 용의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있다. 제보는 샌타애나 경찰국(714-245-8665)으로 연락하면 된다. 강한길 기자친모가 아들 아들 살해 동안 아들 모텔 객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11살 자수

2025-03-20

"롤러코스터가 아들을 죽였다”...22세 남성 유족 소송 제기

가든그로브의 한 가족이 22세 아들이 식스 플래그의 인기 롤러코스터 X2를 탄 뒤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고 숨졌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사망한 크리스토퍼 홀리(22)는 2022년 6월 23일, 동생과 사촌과 함께 X2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동생과 사촌은 함께 앉았지만, 크리스토퍼는 혼자 앉아있었다.   놀이기구에서 내린 직후 크리스토퍼는 난간을 붙잡고 비틀거렸으며, 동생과 사촌에게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곧바로 쓰러진 그는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다음 날인 6월 24일 사망했다.   부모인 앤과 윌리엄 홀리는 “우리 아들은 건강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X2 롤러코스터가 그를 죽였다”라며 분노했다.    홀리 가족의 변호인 아리 프리드먼(Ari Friedman) 변호사는 “X2 롤러코스터는 이미 여러 차례 부상을 초래한 이력이 있다”며 “이전에도 목뼈 손상, 머리 및 다리 부상 사례가 보고되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이번 소송에서 운영 부주의, 디자인 결함, 위험성 경고 부족 등을 이유로 식스 플래그를 상대로 1천만 달러의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AI 생성 기사롤러코스터 아들 인기 롤러코스터 남성 유족 유족 측은

2025-03-19

[이아침에] 황태 미역국

큰아들이 전화했다. “미미가 감기가 심하게 걸리고 기침해서 못 갈 것 같아요”     큰며느리가 아파서 일요일 내 생일 축하 파티에 못 온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서운해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내 생일이 평일이라서 두 아들 내외와 손주가 일요일 오후에 오기로 했었다. 이주 전부터 흑마늘을 만들어 주려고 보온 밥솥에 발효시키기 위해 넣어 두었다. 또 배추와 무를 사서 동치미를 담그고 김치도 만들었다. 맛있게 먹을 아들 식구들을 위해 꼬박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다듬고 절이고 무채 양념을 만들어 야들야들한 배춧속에 먹음직스럽게 집어넣어 김치통에 차곡차곡 돌돌 말아 넣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다.   일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샌디에이고와 토런스에서 이곳까지 오는 것이 고생이라고 하면서 안 와도 된다고 한 수 더 뜬다. 남편마저 내 편이 아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한 번도 잊지 않으시고 꼭 생일을 챙겨 주셨는데 남편과 아들 내외는 그저 그들 편한 대로 밀고 나간다. 마음 갈피에서 어른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다시 꺼내어 나의 서러움을 달랬다.   아이들을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나흘이 지나자, 내 생일날 아침 7시에 영상 전화가 울렸다. 아이패드 화면 속에서 여섯 살 손녀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할머니 생신 축하해요!”라고 말하며 생긋 웃는다. 나도 모르게 “고마워, 우리 공주!” 답하고 나니, 또 옆에서 “할머니 생신 축하해요.” 3학년 손자가 머쓱하게 웃고는 이불 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연이어 며느리와 작은아들이 축하한다고 인사한다. 선물은 현금을 송금앱으로 보낸다고 했다. 출근 전 영상통화라도 축하해 주니 마음이 조금 풀렸다. 어서 준비하고 직장과 학교에 가라고 재촉하며 서둘러 끊었다.   아래층 부엌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살그머니 내려와 보니 남편이 황태로 미역국을 끓이고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생일 축하한다면서 새빨간 튤립 한 다발을 내게 안겼다.     엉겁결에 받고 식탁에 앉았는데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뽀얀 미역국 한 그릇을 퍼서 내 앞에 갖다 놓는다. 전혀 상상도 하지 않았던 풍경이었다. 어리둥절해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은 생일 축하 기도를 오랫동안 했다. 감기 걸려서 내 생일에 못 온다는 아들의 전화에 매우 섭섭했는데. 덕분에 최고의 생일상을 받은 셈이다. 유난히 깊은맛을 내는 황태 미역국에서 남편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만약에 두 아들이 방문했다면 남편이 맛깔스러운 미역국을 끓이지 않았을 텐데.   점심은 일식집에서 연어 초밥을 사 와서 남편과 오붓하게 먹었다. 아들이 안 와서 섭섭했던 마음을 조금씩 떨쳐버렸다. 면역력이 없는 우리 부부를 위해 두 아들이 처음으로 함께 못 했는데.   아쉽고 서운한 마음을 달래고 있는데 영상 전화 벨이 울렸다. “어머니, 못 가봐서 죄송해요. 생신 축하해요.”     샌디에이고에 사는 큰며느리가 코맹맹이 소리지만 힘겹게 밝은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감기가 심한가 보다. 그 모습이 안쓰럽고 마음이 짠했다.   지금까지 나는 생일이면 온 가족이 모여 북적거리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생일의 의미도 달라졌다. 꼭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멀리서나마 기억하고 축하해 주는 마음이 귀하게 다가온다.     사랑은 값비싼 선물이나 거창한 축하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영상통화 너머에서 전해지는 손주의 축하 웃음, 아픈 중에도 축하 인사를 건네는 진심 어린 아들과 며느리의 마음, 정성스레 끓여준 미역국 한 그릇, 이 모두가 내 생일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다. 생일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을 뛰어넘어,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날임을 깨닫는다.  이현인 / 시인·수필가이아침에 미역국 황태 황태로 미역국 황태 미역국 아들 내외

2025-02-25

[신영웅전] 한민족 혈통 율 브리너의 권고

1840년대 스위스인 상공업자 브리너(Brynner)가 30대 무렵에 시베리아 이르쿠츠크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이름을 율리(July)로 바꾸고 한민족과 동족인 부랴트족 처녀 나탈리아 쿠쿠토바와 결혼했다. 아들 보리스를 낳았다. 1880년 보리스는 부모와 헤어져 블라디보스토크로 갔다. 거기에서 거간꾼 일로 떼돈을 벌어 뮤지컬 배우 마루시아와 결혼했다.   그때는 ‘하이에나’들이 사방에서 조선에 몰려오던 때였다. 보리스는 조선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매수해 조선에 접근했다. 보리스는 조선삼림회사를 설립해 외부대신 이완용의 도움으로 압록강 일대 벌목권을 따냈다. 세금 없이 이익금의 4분의 1을 조선 정부에 바치는 조건이었다. 아관파천 시절이니 계약은 수월했다.   나무를 베어 엮어서 강물에 띄우면 물결 따라 평안북도 용암포까지 떠내려가니 누워서 돈만 세면 될 정도로 쉬웠다. 그런데 사업이 번창하다 보니 용암포를 아예 조차(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땅을 일정 기간 빌려 통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장원경 이용익을 매수해 1903년 용암포를 조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만한(滿韓) 침략을 노리던 일본이 용암포 조차 사건을 문제 삼자 없었던 일로 돌아갔다.   보리스가 떼돈을 벌자 러시아제국 황실 근위대가 벌채권을 가로챘다. 이때 보리스는 200만 루블을 받았다. 그 무렵 환율은 1달러가 1루블이었다. 1916년과 1920년에 딸 베라(Vera)와 아들 율리(Yuly)가 태어났다. 실직한 백만장자 보리스는 미모의 블라디보스토크 악극단 무용수와 바람이 났다.   오만 정이 떨어진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를 거쳐 뉴욕 브로드웨이에 정착했다. 그 뒤 아들은 이름을 율(Yul) 브리너로 바꾸고 1950년 영화 ‘왕과 나’에서 주역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1985년에 숨지면서 그는 우리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담배 끊으시오(Quit smoking).”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영웅전 한민족 브리너 한민족 혈통 아들 보리스 백만장자 보리스

2025-02-24

[신영웅전] 한민족 혈통 율 브리너의 권고

1840년대 스위스인 상공업자 브리너(Brynner)가 30대 무렵에 시베리아 이르쿠츠크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이름을 율리(July)로 바꾸고 한민족과 동족인 부랴트족 처녀 나탈리아 쿠쿠토바와 결혼했다. 아들 보리스를 낳았다. 1880년 보리스는 부모와 헤어져 블라디보스토크로 갔다. 거기에서 거간꾼 일로 떼돈을 벌어 뮤지컬 배우 마루시아와 결혼했다.   그때는 ‘하이에나’들이 사방에서 조선에 몰려오던 때였다. 보리스는 조선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매수해 조선에 접근했다. 보리스는 조선삼림회사를 설립해 외부대신 이완용의 도움으로 압록강 일대 벌목권을 따냈다. 세금 없이 이익금의 4분의 1을 조선 정부에 바치는 조건이었다. 아관파천 시절이니 계약은 수월했다.   나무를 베어 엮어서 강물에 띄우면 물결 따라 평안북도 용암포까지 떠내려가니 누워서 돈만 세면 될 정도로 쉬웠다. 그런데 사업이 번창하다 보니 용암포를 아예 조차하는 것이 유리하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장원경 이용익을 매수해 1903년 용암포를 조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만한(滿韓) 침략을 노리던 일본이 용암포 조차 사건을 문제 삼자 없었던 일로 돌아갔다.   보리스가 떼돈을 벌자 러시아제국 황실 근위대가 벌채권을 가로챘다. 이때 보리스는 200만 루블을 받았다. 그 무렵 환율은 1달러가 1루블이었다. 1916년과 1920년에 딸 베라(Vera)와 아들 율리(Yuly)가 태어났다. 실직한 백만장자 보리스는 미모의 블라디보스토크 악극단 무용수와 바람이 났다.   오만 정이 떨어진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를 거쳐 뉴욕 브로드웨이에 정착했다. 그 뒤 아들은 이름을 율(Yul) 브리너(사진)로 바꾸고 1950년 영화 ‘왕과 나’에서 주역을 맡아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1985년에 숨지면서 그는 우리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담배 끊으시오(Quit smoking).”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영웅전 한민족 브리너 한민족 혈통 아들 보리스 백만장자 보리스

2025-02-23

[이 아침에] 고마워 아들, 엄마 참 행복해

회사 프런트 오피스에 꽃 배달이 연이어 온다. 밸런타인스 데이다. 꽃 선물을 받아 든 젊은 여사원들의 환한 미소가 어여쁘다. 내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밸런타인 꽃 선물을 저들 곁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것 같다. 그림 속 주제는 스스로 모르기 마련이지만,바라보는 이의 눈엔 행복이 봄 햇살처럼 눈부시게 비친다.     오후 일찍 퇴근한 막내가 찾아와 나를 밸런타인 이벤트로 이끈다. 분위기 있는 식당을 예약해 격조 있는 음식을 즐기고, 이어서 영화관으로 안내되었다.     나랑 극장에 가면 막내는 으레 칵테일바로 먼저 데려가 내가 좋아하는 와인을 시켜준다. 마주 앉아 와인을 마시며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다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순간이다.     엄마가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아들은 잘 모른다. 언젠가 자연스레 체득하게 될 때가 있으리라. 우리 어머니 노년의 행복이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음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남기신 글을 읽고서야 알았던 것처럼.     자식들은 엄마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고 무심히 여기지만, 엄마야말로 얼마나 많은 말을 마음속으로 접어 두는지. 엄마의 말은 빙산의 일각처럼 조금 드러낼 뿐, 수면 밑에 잠긴 거대한 밑동이 되어 잠잠히 받친다.     막내와 마주할 때면 주로 내가 이야기한다. 아들은 간간이 미소나 짧은 응답을 할 뿐 귀 기울여 듣는다. 이야기 도중 서울 오빠에게서 메일이 왔다. 읽다가 눈물을 글썽이니 놀란 아들이 왜 그러냐고 묻는다. 외삼촌의 안부 글인데 괜히 눈물이 난다며, 읽어 줄까 물었다. 슬퍼서 울게 되는 건 싫다며 고개를 젓는다. 막내의 여린 면모와 마주쳐 엄마의 둔감이 저며 들고 애틋함이 훑는다.   아들이 화제를 재미있게 돌린다. “엄마, 나한테 애인이 있으면 엄만 지금 ‘나 홀로 집에’겠지?” 나는 웃음으로 맞장구친다. 밸런타인을 멋지게 보내게 해주어 고맙다고,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마음속에선 아들이 애인과 밸런타인데이를 보낸다면 더 기쁘리라고 되뇌면서.   영화 상영 대기 시간의 바에서는 아들과 함께하는 정겨운 분위기를 그대로 재워 두고픈 마음이 담겨 와인을 아주 천천히 기울여 음미한다. 다 비우지 못한 잔 위로 아껴 둔 정겨움을 부어 담은 듯, 반쯤 남은 잔을 소중히 들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La La Land’. 엄마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애써 찾은 듯하다. 감상적인 영화를 보며 혹시 아들이 지루해 하지는 않을까 살짝 훔쳐본다. 아들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좀처럼 눈물짓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우리 막내. 정작 마음이 참 여리구나. 아들이 일어서며 말했다. “영화 참 잘만들었지? 전혀 슬픈 영화가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슬프네. 집에 돌아가면 게임 한 판을 해서 슬픈 기운 날려 버려야겠다. 하하.”     주차장에 이르러 아들 부축을 마다하며 방금 영화에서 받은 감흥이 뒤섞여 허밍을 부르고 빙빙 춤을 춘다. 이런 엄마의 제멋 대로를 말리고 싶어하는 눈치라도 보일까 하여 취기에도 언뜻 아들을 살핀다. 내가 넘어질까 봐 주춤거리며 지켜보는 아들 눈길에서 남편의 따뜻한 눈빛이 아른거린다.     엄마의 춤이 저절로 우러나는 행복의 몸짓임을 아는 웃음 같다. 그 웃음에서, 엄마들 못지않게 자식들도 마음의 수면 밑으로 침묵의 말들을 잠가 두고 있음을 읽는다. 우리 모자의 밸런타인 맞이가 오늘 하루 함께한 시간 속에 아름답게 새겨져 갔다.     “고맙다.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 참 행복하네.” 이영신 / 수필가이 아침에 아들 엄마 아들 엄마 아들 부축 아들 눈길

2025-02-12

네이선 호크먼 LA카운티 검사장, LA 치안 강화…성매매 근절도 최선

“웨스턴길에 찰스김 초등학교 인근에는 지금도 밤에 매춘녀들이 나옵니다. 누군가의 자식이며 형제인 이들이 인신매매의 희생자가 되는 과정을 알게 되면 한인들도 깜짝 놀랄 겁니다.”     네이선 호크먼 LA카운티 검사장이 인신매매 특별수사팀 활동이 한창인 지난 7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특히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은 물론, 남성들까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A 다운타운 검찰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호크먼 검사장은 “정확한 피해자 정보를 밝히기 어렵지만, 10대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들이 대부분이며 강제로 노역에 동원된 남성 피해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 중에는 13~17세 청소년들도 있다.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할 나이지만 길거리 성노예로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연말부터 가동돼 활동 중인 주와 카운티 합동 특별 수사팀의 보고 내용이다.     검찰은 지역적으로는 LA 피게로아와 세펄베다 코리도어(corridor)에서 인신매매를 통한 조직적인 성매매 움직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호크먼 검사장은 “지난 수개월 동안 작전을 통해 검거된 용의자들이 100여 명에 달하며 피해자들은 수백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며 “단속에 따라 장소를 옮기며 매춘으로 돈을 벌고 있으며, 이들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활동한다”고 현실을 전했다.     특히 그는 “인터넷은 정보의 원천이지만 인신매매에서는 ‘악의 원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피해자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마약과 돈의 유혹에 빠져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LA에서는 모델 에이전시를 가장하거나, 파티 또는 유명인들과의 만남으로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경우도 많다.     호크먼 검사장은  한인 사회에 성매매가 횡행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인신매매와 성매매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인신매매 범죄자들은 검거 단속에서 조직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으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다”며 “수사의 핵심은 피해자들을 범죄자들로부터 분리하는 것인데 이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피해자들은 때로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2022년 안전한 거리 법(SB 357)을 통해 사실상 길거리 성매매 활동을 규제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아직도 단속의 장애물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호크먼 검사장은 “현재 상습범죄를 중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주민발의안 36’을 활용해 인신매매와 성매매 조직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인 부모들은 자녀 주변을 항상 확인해서 자녀들이 나쁜 상황으로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작은 일이라도 반드시 신고해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어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카운티 검찰은 홈페이지(da.lacounty.gov)를 통해 인신매매 관련 범죄 유형과 검거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인신매매범 아들 la카운티 검사장 인신매매 범죄자들 인신매매 특별수사팀

2025-02-09

[삶의 뜨락에서] 사랑을 담은 공간

‘빛이 이끄는 곳으로’ 백희성의 장편 소설을 읽었다. 작가이자 건축가인 그는 10여년간 파리에서 건축가로 활약하면서 ‘기억을 담은 건축’을 소재로 사람들의 추억과 사랑으로 완성되는 공간을 꿈꾸며 새로운 의미의 공간을 제시한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기품 있고 역사성이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집 우편함에 ‘저는 건축가입니다. 당신의 집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가능하시면 연락 바랍니다’라는 노트를 적어 넣는다. 그렇게 그는 파리의 저택 주인들로부터 답장을 받아 초대된 자리에서 그 집에 간직된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동안 인터뷰와 자료수집을 마친 후 8년 만에 이 소설이 탄생하게 된다. 건축가이면서 작가인 그만이 가진 특별한 재능으로 탄탄하게 엮어간 아주 특별한 가족의 사랑 이야기이다. 건축물이 단지 건축가로서 건축물을 짓고 이득을 남기는 사업 이상으로 그 공간에 사랑을 담고 키우고 전달하는 인간다움의 터전임을 일깨워 준다. 사랑하는 마음을 공간에 담아내는 건축가라는 직업이 한층 매력적이다.     작가는 빛과 기억이라는 경이로운 설계로 실화를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건축가인 주인공은 평범한 직장인의 봉급으로는 살 수 없는 파리에 있는 시테 섬의 유서 깊은 저택을 자신이 건축가이기에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을 계약하기 위해 집주인을 만나러 스위스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간다. 그 요양병원은 부서진 중세 수도원을 개축해 지은 건물로 독특한 매력이 있고 우연하게도 그가 방문한 날에 기이하고 환상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어두컴컴한 오래된 건물에 압도적인 빛의 향연이 펼쳐지며 건물에 감춰져 있던 비밀의 단서들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건축가였던 아버지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아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여기저기 남겨 놓는다. 아들도 이제는 나이 들어 병상에 누워 있고 시간이 없다. 스위스에 있는 요양병원과 시테 섬의 저택에 숨겨진 비밀은 건축가가 아니면 밝혀낼 수 없는 전문적인 추론이 필요했고 결국 주인공은 건축가로서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모든 감각을 동원해 치열하고도 필사적인 노력으로 비밀을 밝혀낸다.     작가가 이 소설의 실제 주인공으로 설정한 아버지, 프랑스와 왈처는 전쟁 후 보상금으로 이 저택을 구매한 후 집 밖에서 떨고 있는 그 집 전 안주인인 아나톨을 가엽게 여겨 집으로 데려와 보살펴준다. 남편과 두 아이를 잃고 그녀 자신도 화재로 불구가 된 채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사로잡힌 그녀를 사랑으로 돌봐주고 그녀에게 이 집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집안의 구조를 하나씩 개조해 나간다. 누군가 갓난아이를 그 집 앞에 버리고 가자 이 둘은 그 아이의 부모가 된다. 얼마 후 아나톨은 죽고 5년 후 친모가 나타나자, 프랑스와는 그 집을 모자에게 남겨주고 떠난다. 그 당시 5살이었던 아들, 피터는 아버지가 자신과 엄마를 버렸다고 평생 원망하며 살아온 터였다. 이제 모든 비밀은 이 건축가에 의해서 밝혀졌고 오해를 풀게 해준 피터는 이 건축가에게 그 집을 주려고 하자 ‘이 집은 내 집이 될 수 없고 피터 당신에게 주어진 집입니다. 당신 아버지 프랑스와의 사랑이 온 집안 전체에 새겨져 있습니다’ 하고 그 집을 떠난다.     처음에 주인공은 평범한 인간적인 욕심에서 그리고 건축가란 자만심에서 낡고 허술한 집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스스로 하나씩 자신의 힘으로 고쳐나갈 계획이었다. 그에게 건축가는 하나의 직업일 뿐이었다. 그는 이 소설을 써 내려가면서 공간이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리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그 공간에 사랑과 아픔, 관심과 성실, 기억 등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 단계 더 성숙하게 된다. 공간에 영혼을 담아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길이 아닐까. 건물이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라면 그 건물 안을 채워 넣는 일 또한 우리 몫이 아닐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사랑 공간 아버지 프랑스 아들 피터 장편 소설

2025-01-13

[우리말 바루기] 감기 낳으세요?

인터넷에는 이런 그림이 올라 있다. “당신이 낳으라고 하신 우리 아들 감기예요” “아니 제가 언제…”라고 남녀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남자가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인사한 것을 비꼬는 그림으로 생각된다.   주변에 감기 환자가 많은 요즘 혹여나 이처럼 “감기 빨리 낳으세요”라고 카톡이나 문자를 보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감기 빨리 낳으세요”는 구직 포털인 알바몬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맞춤법 실수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낳으세요’는 ‘낳다’의 어간 ‘낳’에 공손한 요청을 나타내는 ‘-으세요’가 붙은 형태다. ‘낳다’는 배 속의 아이를 몸 밖으로 내놓는 행위, 즉 출산을 의미한다. 따라서 “감기 빨리 낳으세요”는 감기를 빨리 출산하라는 얘기가 된다.   병이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은 ‘낳다’가 아니라 ‘낫다’다. ‘낫다’는 ‘나아, 나으니, 낫는’ 등으로 활용된다. ‘-으세요’라는 어미가 붙을 때는 ‘ㅅ’이 탈락해 ‘나으세요’가 된다. 따라서 감기에서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빨리 나으세요”라고 해야 한다. 간혹 ‘낫으세요’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말이다.   물론 ‘나으세요’를 ‘낳으세요’로 쓰는 건 단순한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실수가 나오면 아무래도 체면이 깎이게 마련이다.우리말 바루기 감기 감기 환자 맞춤법 실수 우리 아들

2024-12-24

[열린광장] 소중한 선물의 유산

26년 전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멕시코 오지의 바닷가 마을에 4일간 텐트를 치고 머문 적이 있었다.   그곳 아이들은 미국과는 다른 흐트러진 머리털, 거친 피부, 찢어진 운동화, 남루한 옷차림의 모습이었지만 아들은 이들의 외모와 상관없이 동심으로 쉽게 어울렸다.   아이들은 모래처럼 반짝 반짝 빛나기도 했고, 파도처럼 팔딱 팔딱 뛰기도 했다. 파란 하늘 높이 쉴새없이 날리는 웃음은 바람을 탄 연이 펄펄 나는 듯했다. 또한 순진한 장난꾸러기 어린 하얀 순수한 양들이 바닷가에서 함께 뛰어 노는 것 같았다.   그들과 작별하고 돌아오는 길에 자기 방을 그들과 같이쓰고 싶다는 착한 아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와 이곳 아이들과 다른 점이 뭔 줄 아니?”   머뭇거리는 아들에게 나의 자문자답이 이어졌다. “지금 네가 누리는 행복은 너의 재능이나 노력으로 이룬 것은 하나도 없단다. 단지 그들은 오지서 태어났고 너는 미국서 태어난 것 뿐이야. 이런 은혜를 거저 받았으니 항상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사의 마음이 나눔과 봉사로 이어져야 한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올해 추수 감사절에 장성한 아들과 손녀 3명을 데리고 멕시코 그 오지 마을을 다시 찾아갔다. 그리고 아이들과 같이 어울려 지내도록 했다.     준비해간 옷가지, 신발, 학용품, 장난감 등을 직접 주게 하고 저녁은 이들과 같이 추수감사절 식사를 나누도록 했다.   떡국, 김치, 불고기와 원주민이 기른 토종닭 3마리를 대접했다. 원주민의 식사기도와 이어진 손녀의 기도로 추수감사절의 감사와 나눔의 시간을 35명이 같이 가졌다. 10대 손녀 둘에게 직접 환자를 접수하고 약 정리도 하도록 시켜 봉사참여의 기쁨도 느끼기를 바랐다.     돌아오는 어두 컴컴한 차 안에서 손녀들에게 26년 전 그들 아버지에게 한 똑같은 질문을 했다. 내 답도 같았다.     그 감사함에 대한 보답은 추수감사절에 나눔과 봉사로 이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진정한 감사함의 열매는 기쁨이고, 기쁨의 열매는 행복이라는 진리를 터득하기를 바랐다. 감사할 수 있는 감정이 인생을 풍요하게 하고 삶의 큰 에너지가 되다는 진리를 진정으로 터득하고 살기를 바라본다.   바쁘고 힘에 겨웠던 이번 여행의 준비과정들의 피곤함이 흐뭇함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최청원 / 내과의사열린광장 선물 유산 추수감사절 식사 중학생 아들 바닷가 마을

2024-12-18

[신 영웅전] 마오쩌둥

마오쩌둥(毛澤東)은 중국 창사 사범학교 시절에 스승 양창지의 집을 드나들면서 그의 딸 양카이후이를 사랑하게 된다. 부모의 반대에도 결혼해 아들 마오안잉(毛岸英·1922~1950)을 낳았다. 혁명 와중에 아내는 고향에서 국부군에 붙잡혔다. 전향을 거부하다가 처형됐는데 당시 아들은 8세였다.   그 뒤 마오안잉은 모스크바로 유학해 기계 기술자가 되어 돌아왔다. 아들을 본 마오쩌둥은 혁명가의 아들은 농민을 알아야 한다며 시골로 보냈다. 아들이 농사지은 고구마를 아버지에게 보여주자 마오쩌둥은 고구마는 쳐다보지도 않고 아들의 손을 매만지며 “열심히 살았구나”라고 격려했다. 1949년 10월 미녀 배우 류쑹린(劉松林)과 결혼시켰다.   이듬해 북한의 남침으로 한국전쟁이 시작되자 마오쩌둥이 아들에게 말했다. “전쟁에는 지도자의 아들이 먼저 가야 한다.” 포로가 되면 난처하다며 참모들이 말리자 마오쩌둥은 “그는 마오쩌둥의 아들이다”라고 말했다. 마오안잉은 한국전쟁에 지원해 평안북도 동천군에서 미군의 폭격을 맞아 28세에 사망했다.   펑더화이(彭德懷) 사령관이 차마 마오쩌둥에게 직보하지 못하고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에게 연락했다. 저우언라이가 보고하자 마오쩌둥은 “시신은 확실하던가”라고 물었다. 여느 필부처럼 자식을 잃은 아픔을 그렇게 표현했다. “예. …. 고향에 묻어줄까요?” “아니요. 전사는 죽은 자리에 묻어주는 법이오.” 그래서 마오안잉은 숨진 자리에 묻혔다.   마오쩌둥이 한국전쟁에서 남의 집 자식을 수없이 죽였다. 그 사실을 빼더라도 자기 나라 청년 122만 명을 사지에 몰아넣었다. 15만 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으며, 80만 명이 장애인이 되었거나 생업을 잃었다. 그리고 씻을 수 없는 남북 분단 고착화를 남긴 것이 야속하고 한스럽다. 마오쩌둥은 지하에서 지금도 자신의 처사가 옳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마오쩌둥 당시 아들 평안북도 동천군 창사 사범학교

2024-12-01

콜로세움 해전까지…거장 리들리 스콧이 돌아왔다

로마 제국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에서 코모두스 황제로 이어지는 시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검투사 막시무스의 영웅담 ‘글래디에이터’는 2000년 73회 아카데미상에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5개의 상을 받았다. 이후 속편이 제작되리라는 루머가 꾸준히 있었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이 직접 속편을 제작하기로 확정, 발표된 것은 2018년의 일이다.     전편을 감상한 관객들은 막시무스와 루실라의 어린 아들 루시우스는 어떻게 됐을까, 라는 질문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을 것이다. 영화는 바로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속편 ‘글래디에이터 2(Gladiator 2)’는 막시무스의 아들 루시우스의 이야기다.   전편에서의 영웅 막시무스(러셀 크로)가 콜로세움에서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 뒤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릴 적 어머니 루실라(코니 닐슨이 같은 역을 다시 연기한다)에 의해 누미디아(알제리)로 보내진 루시우스(폴 메스칼)는 강철 같은 몸을 지닌 건장한 젊은이로 성장해 있다. 아내 아리사트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덥수룩한 수염에 말이 적고 침울하다. 그는 로마로부터 이 해안 도시를 방어해야 한다.     한편 로마는 쌍둥이 형제 게타와 카라칼라 황제가 다스리고 있다. 그들은 1편에서 보았던 최악의 폭군 코모두스(호아킨 피닉스)를 둘로 나누어 놓은 듯 사악하고 무자비하며 가학적이다. 코모두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원숭이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정도. 너무 많은 권력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들은 정복과 향락에 만족하지 않고 철없는 어린 애들처럼 검투사 노예들의 목숨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     루시우스는 막시무스의 부하였던 마르쿠스 아카시우스 장군(페드로 파스칼)이 이끄는 로마군에 처참하게 패한다. 전쟁에 사랑하는 아내마저 잃은 루시우스는 노예상 마크리누스(덴젤 워싱턴)의 눈에 띄어 노예로 팔린다. 루시우스가 다시 자유인이 되려면 검투사가 되어 끝까지 살아남는길밖에 없다. 루시우스는 마크리누스에 의해 운명적으로 검투사로 발탁되고 복수의 칼을 갈며 로마로 향한다. 그의 아버지 막시무스가 로마에 항거하다 붙잡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검투사가 되었던 것처럼.     로마 제국에 의해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황제로 책봉된 마크리누스는 권력욕이 강하고 교활한 정치인의 표본이다. 그 자신 노예 출신이었지만 노예와 무기 거래로 엄청난 부를 소유하고 있다.  로마 제국의 몰락이 임박해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그는 로마의 황제 자리를 노린다.       로마에 입성한 루시우스는 오로지 생존하기 위하여 사나운 개코원숭이와 코뿔소 그리고 콜로세움이 물에 차면 들어오는 식인 상어 등의 야수들과 싸움을 거듭하며 살아남는다. 루시우스의 점점 더 거세지는 분노는 상대방의 솟아오르는 피로 분출된다. 군중들은 루시우스의 용맹에 열광한다.     루시우스는 점차, 지금은 아카시우스 장군의 아내가 된 루실라가 자신의 어머니이고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충직한 신하, 전장의 뛰어난 전략가, 콜로세움의 전설적 검투사 막시무스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카시우스와의 피 말리는 격투 끝에 콜로세움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의 아버지 막시무스가 그랬던 것처럼.   ‘글래디에이터 2’는 성공적인 속편이라 할 수 없다. 24년 전의 원작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적지 않다. 속편이라기보다는 전편의 리메이크인 듯한 느낌마저 든다. 너무 느린 진행에 대본도 전작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해 왔다. 특별히 전쟁 장면의 CGI(Computer Graphic Imagery)는 강렬한 이미지로 승부하는 비주얼리스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진수라 할 수 없다.     스콧은 실재했던 역사의 한 장에 상상력으로 접근한다. 역사 왜곡이라는 표현은 그의 영화를 이해하는 방식이 아니다. 영화를 허구의 예술로 보는 스콧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건 역사의 재해석이 아니라 허구적 판타지다. 2000년작 ‘글래디에이터’ 는 코모두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실존하는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데 반해 정작 주인공 막시무스는 허구적 캐릭터였다.     전편에 비해 영화가 지닌 결함에도 불구하고 ‘글래디에이터 2’는 2025년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부문에 노미니될 것이 확실하다. 최고의 SF 영화 ‘에이리언’(1979), SF 판타지 ‘블레이드 러너’(1993), 페미니즘 로드 무비 ‘델마와 루이스’(1993), 전쟁영화 ‘블랙 호크 다운’(2002) 등의 작품들에서 보았듯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인간 사회의 폭력적 본능이 유발하는 ‘충격’이다.   전편에서 우리는 충격적 ‘지옥’을 보았다.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으려는 공화주의자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아들 코모두스에게 살해당하면서 로마는 질투의 화신 코모두스가 지배하는 지옥으로 바뀌어 갔다. 영웅 막시무스도 코모두스가 다스리는 그 지옥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전편의 그 충격적 주인공은 코모두스였다.     속편에 실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충격의 부재다. 특히 코모두스의 ‘카피캣’인 쌍둥이 황제의 가벼움이 영화의 무게감을 떨어뜨린다. 그들의 비열함에는 내면 깊은 곳에 출렁이는 코모두스의 질투와 불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글래디에이터’는 호아퀸 피닉스라는 배우의 광기를 세상에 알린 영화였다. 그는 이 영화에서 코모두스 역으로 ‘리버 피닉스의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떼어 내고 주인공 막시무스 역의 러셀 크로에 견줄만한 존재감으로 대중들에게 그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러셀 크로의 카리스마와 호아퀸 피닉스의 광기는 가고 없지만, ‘글래디에이터 2’는 여전히 거장 리들리 스콧의 영화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콜로세움 리들리 리들리 스콧 검투사 막시무스 아들 루시우스

2024-11-24

[이 아침에] 남의 아들

점심시간에는 주로 직장 동료들과 세상 사는 얘기를 한다. 머리 아픈 업무 문제를 토론하는 것보다 더 흥미롭다. 동료인 중국인 3세, 재키는 아들이 하나 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말 없고 온순하던 리키가 고등학생이 되더니 완전히 변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외아들에게 찾아온 사춘기는 모든 가족에게 아주 혹독했다. 십 대 중반에 자신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것까지 이해하겠는데, 문제는 저 자신도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데 있었다. 특히 아버지와 갈등이 잦았다.   한번은 리키가 아버지 차를 몰고 나가 친구를 만나고 새벽에 집으로 들어왔다. 아버지가 출근하려고 시동을 걸자, 차에 개스가 없다는 불이 들어왔다. 아침에 두 남자의 고함을 뒤로한 채, 일을 나온 재키가 눈시울을 붉히면서 말한 사연이었다. 그날 손도 대지 않은 그녀의 점심은 곧장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리키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끝난 지 사흘 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시카고로 떠났다. 그곳에서 친구와 자취하며 직장을 다니고, 전공을 두 번 바꾼 후에야 대학교를 졸업했다. 부모와 떨어져 독립해서 살면 만사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냉담했다. 그동안 두어 번 재키한테 연락해서 아파트 임대료를 내야 하니, 돈을 꿔달라고 했다. 많은 돈은 아니었다.   그사이 많은 직장을 전전했다. 어떤 사업체는 오버타임 일을 해도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회사가 망해서 월급을 받지 못한 적도 있었고, 일시 해고도 당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몇 년을 지내더니, 사회성과 책임감을 배웠고, 제법 직장을 보는 안목도 생겼다.   이젠 엄마한테 직장에서 승진한 소식도 전하고 그전에 빌려 간 돈도 갚고 있다. 아버지와의 관계는 아직도 소원하지만, 크리스마스 때는 꼭 집에 와서 며칠씩 묵고 간다.   재키는 몸이 좋지 않아서 은퇴하고 싶지만 적어도 2년은 더 일해야 은퇴 후 생활이 안정될 것 같아 미루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리키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지금 풀타임으로 일하고 이 회사는 베네핏도 좋아. 이제 내가 생활비 대줄 테니, 그만 은퇴하세요.”   재키는 아들이 이렇게 돌아와 줘서 행복하다며, 더 바라는 것은 죄일 거라고 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샌드위치를 먹는 그녀가 편안해 보였다.   오두막에 기쁨이와 슬픔이가 사는데, 둘이 번갈아 가며 집을 지킨다는 시가 있다. 슬픔이가 집에서 나갔는지 기쁨이가 들어왔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끝까지 아들을 사랑하며 기다려 준 친구가 자랑스럽다.   리키 같은 사람이 내 사위라면 좋겠다. 시월의 아주 멋진 날이었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아들 고등학교 졸업식 직장 동료들 업무 문제

2024-11-05

[문예마당] 맛집 ‘삼세판’

  지난해 말 타지에 사는 아들네 다섯 식구가 성탄과 연말을 우리와 함께 보내겠다며 왔다. 아들 가족은 LA에 올 때면 맛집도 기대한다. 가까이 사는 딸이 동생 가족에게 한턱낸다고 해서 오전 붐비지 않을 시간에 LA한인타운의 한 식당을 찾았다. 항상 붐비는 식당이라 일행 중 네 명이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아직 정리는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양옆 테이블은 비어있었다.     일행이 11명이라 양쪽 두 테이블을 예약하려 했더니 종업원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는 순서대로 앉는다는 이유였다. 곧 아들 가족이 들어왔지만 그 종업원은 멀리 떨어진 테이블로 안내했다. 바로 뒤이어 딸 가족도 왔는데 더 먼 자리였다. 남편은 종업원을 따라다니며 우리 옆자리를 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며느리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화가 나서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종업원이 남편에게 “안 된다”며 험악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 양옆자리는 깨끗이 치워진 채 비어 있었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 모처럼 온 가족이 즐겁게 식사하려고 왔는데 난처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함부로 대하는 종업원에게 화가 나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외식이란 가족들이 한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시켜서 서로 나누어 먹는 재미인데 뿔뿔이 떨어져서 먹으니 자연히 맛도 없었다. 자리가 부족해 그렇게 되었다면 이해할 수 있다. 고객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식당 규정이었다. 그 식당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식당이 되어버렸다.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맛집을 또 가게 되었다. 보스턴에 있는 질녀 가족이 와 맛집을 고르라고 했더니 그 식당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으레 따로 앉을 각오로 갔더니 인원수를 물었다. 우리는 열 두 명이었다. 예쁜 여자 종업원이 친절하게 “조금만 기다려주면 자리를 잡아 주겠다”고 했다. 의외였다. 붐비는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조금 후 우리 일행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로 안내했다.     대접하는 입장에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LA한인타운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반찬과 밥은 일찍 나왔지만 주문한 메인 음식은 영 나오질 않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우리가 주문한 요리는 30분이 걸린다고 카운터 앞에 적혀 있었다. 그 시간이 그렇게 긴 줄 그때 알았다. 한참 만에야 메인 요리가 나왔다. 비주얼이 장난 아니었다. 갈비, 떡, 감자 등을 수복이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치즈까지 얹었다. 가스라이터로 불맛까지 내주는 게 아닌가.  맛집다웠다. 우리 일행은 “우와!”하며  즐거워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 배가 고픈 데다가 그 맛집의 대표 요리다 보니 모두 흡족하게 밥을 모두 비웠다. 그런데 식사가 끝날 무렵 사위가 들어왔다. 따로 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안된다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지금 시키면 3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까지 우리 테이블을 놓아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긴 했지만 당시 식당에는 빈 테이블이 많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사위가 주문하려던 음식은 조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었다. 식당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 그러느냐고 했더니 그것도 아니란다.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다.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이 종업원은 무조건 거절했다. 식당 내부가 너무 시끄러워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지만  맛집이라는 이유로 참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또 실망감을 줬다. 계산하는 딸에게 얼마나 나왔느냐고 물었더니 예상외로 금액이 많았다. 딸은 인원도 많고 해서 팁을 많이 주었다고 했다. 사위의 추가 식사 주문을 이유 없이 거절한 종업원에게 오히려 팁을 많이 줬다고 하니 화가 날 정도였다. 팁이란 고객이 종업원의 서비스 만족도에 따라 주는 것 아닌가. 사위는 한사코  간식을 먹어서 괜찮다고 했지만 미안하고 속이 상했다. 손녀는 아빠 준다고 깨끗이 남긴 음식을 투고 박스에 담고 있었다.아무리 소문난 맛집이라고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두 번째 방문에서도 씁쓸한 기분으로 식당을 나섰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며느리와 파마를 하러 갔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끝이 났다. 너무 배가 고팠는데 며느리가 지난번 갔던 맛집이 가까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또 그 집을 들어갔다. 시장하던 차라 둘이 정신없이 식사했다. 이번에는 다행히 별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밥값 계산을 하며 영업시간을 물었더니 ‘24시간 오픈’이라고 했다. 난 깜짝 놀라 두 번째 방문 때 얘기를 하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매니저라는 그분은 그럴 리가 없다면서도 미안하다고 했다. 결국 세 번째 가서야 기분 좋게 밥을 먹은 셈이다.     매니저는 음료수까지 들고 따라 나왔다. 한국 속담에 ‘삼세판’이란 말이 있다. 한번 경험으로 누구를 판단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적어도 세 번은 겪어 봐야 평가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음식 맛도, 분위기도 좋은 그 맛집이 고객을 기분 좋게 하는 친절도 함께 내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영희 / 수필가문예마당 삼세판 맛집 여자 종업원 양옆 테이블 아들 가족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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