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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타운 맛따라기] LA 순두부 연대기

순두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다. 순두부는 몽글몽글하고 부드러운 상태의 하얀 두부를 일컫는데, 그 어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순수한 두부’라는 의미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순두부의 기원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콩을 갈아 만든 콩물로 끓여내는 순두부는 제조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여 서민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다. 특히 차가운 날씨에 따뜻하고 얼큰한 순두부찌개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사랑받아 왔다. 순두부는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 되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영양 식품으로 여겨진다.   LA의 순두부 열전의 뿌리는 지금은 없어진 ‘베벌리 순두부’와 ‘소공동 순두부’다. 그중에서도 LA 스타일 순두부의 원조는 1986년 현재의 곤지암 소머리국밥 자리에서 시작된 베벌리 순두부라 할 수 있다.     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하다. 모든 한식의 기본인 육수와 매운 다진 양념, 그리고 순두부를 기본으로 다진 양념의 양에 따라 매운맛을 조절하고 해물, 소고기, 섞어 등 단백질 종류를 선택하는 것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베벌리 순두부 출신 주방장이 독립해 올림픽길에 전설적인 소공동 순두부를 차리면서 본격적인 순두부 식당 경쟁이 벌어진다.   이에 자극받은 베벌리 순두부가 소공동 길 건너편에 2호점을 열면서 올림픽길은 그야말로 치열한 순두부 전쟁의 무대가 됐다.     자연스럽게 LA의 순두부 손님들은 올림픽길로 몰렸고, 베벌리 순두부는 현재의 버몬트길 ‘국대고집’ 자리에 3호점까지 문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소공동 순두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3개 지점의 베벌리 순두부는 단 1개 지점의 소공동 순두부를 넘지 못하고 결국 1호점과 3호점을 정리, 올림픽 2호점에서 고군분투하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34년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그리고 2023년 마지막으로 베벌리 순두부 요리책을 발간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후발 주자였던 소공동 순두부의 성공 비법은 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맛있는 밥’이었다. 언제나 윤기가 흐르는 찰진 밥의 비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무성했다. 여러 대의 전기밥솥을 이용해 매 30분마다 새로 밥을 짓는다거나, 밥을 지을 때 소량의 마요네즈를 넣는다는 등의 소문이었다.     이러한 소문을 더욱 확산시킨 사건이 있었다. 수십만 달러의 피해를 본 미행 강도 사건에 대한 신문 기사가 보도됐다. 결국 베벌리 순두부보다 먼저 거액에 사업을 정리하고 현재 올림픽길 조선갈비 건물주가 되는 신화를 이뤄냈다.   LA 순두부의 또 다른 신화는 북창동 순두부다. 그 시작은 버몬트길 고바우 식당 옆 현재 월남국수 식당 자리에서 미약했다. 하지만 현재는 LA 웨스턴점과 24시간 운영하는 LA 윌셔점, 그리고 어바인점을 포함해 가주에서만 총 9개의 지점으로 확장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 뉴저지 3곳과 텍사스점 등 타주로도 지출해 전국적인 규모의 ‘BCD Tofu House’ 그룹을 이루어냈다.     사우스베이 지역에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웨어하우스에서 각종 반찬류와 하선정 브랜드로 한인 마켓 등에 다양한 김치까지 납품하고 있다. 창업 1세대인 고 이희숙 사장님이 지난 2020년 별세하시고 현재는 2세대인 아들들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독보적인 신화에 최근 ‘라성순두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림픽길 전 ‘오야붕’ 자리에 신장개업을 해서 성업 중이다. ‘쿼터스’, ‘강호동백정’, ‘무한’, ‘라성돈까스’ 등을 운영하며 한인타운에서 무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패기의 젊은 사장이 주인이다.   다른 순두부 집들과 비교해서 밑반찬 수가 많고 뚝배기 대신에 스테인리스 재질의 솥에 지어나오는 즉석 솥밥과 누룽지서 우러나오는 숭늉 등등 후발 주자로서의 승부수를 띄우는 대범함을 엿볼 수 있다.     기본 솥밥 이외에도 20여 가지 타핑을 올린 다채로운 솥밥 메뉴도 신선하다. 대표적인 타핑으로는 꽃살, 명란과 가격이 좀 비싸지만 랍스터 등이 있다.   LA의 순두부 역사는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순두부가 LA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발전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여정이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K타운 맛따라기 순두부 연대기 베벌리 순두부 소공동 순두부 순두부 식당

2025-04-13

델타항공·코카콜라,오마카세 식당까지...관세 충격에 조지아 기업들 '전전긍긍'

델타, 연초 호경기 기대하다 수요 감소 타격 코카콜라, 수입의존도 높아 가격 인상 고민 오마카세 식당, 식자재 대부분 일본서 수입   조지아주의 항공업계, 요식업계 등 기업과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관세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은 전년 대비 7% 매출 증가율을 장담하며 올해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전례 없는 관세 정책으로 매출 전망치를 수정, 발표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2%~2% 증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최고경영자)는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와 전반적인 무역 불확실성이 소비자와 기업 수요를 지속적으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바스티안 CEO는 해고 계획은 없다면서도 하반기에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을 유도하며, 유지보수 비용 절감 계획 등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캐나다의 수요가 줄어들었으며, 조만간 캐나다와 멕시코 편수를 줄이는 방침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전체 매출 예상액이 감소한 이유는 “당초 기업 고객 수가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기대치가 꺾였기 때문”이다. 또 비수기에 여행하는, 가장 가격에 민감한 여행객들의 수요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신규 여객기 구입 비용을 높일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바스티안 CEO는 “추가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 비행기 가격이 이미 충분히 높은데, 20% 비싸지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일축했다.   애틀랜타의 대표 기업인 코카콜라도 관세 때문에 제품 가격을 인상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초기 수입 관세율만 발표했던 지난 2월부터 코카콜라는 수익성이 영향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음료의 핵심 원료가 되는 감미료 수크랄로스, 농축액, 알루미늄 등을 세계 각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시행된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부과되자 제임스 퀸시 CEO(최고경영자)는 캔 가격 인상에 대비해 플라스틱병 생산을 늘리거나 음료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 분석팀은 코카콜라가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시장에서의 침체를 견딜 수 있지만 관세 문제보다 트럼프 대통령에 반발해 미국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특히 유럽과 캐나다에서) 번지고 있는 것이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수입 식자재를 사용하는 식당에서도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애틀랜타의 유명 오마카세 식당 ‘하야카와’는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매상과 유통업체가 일본산 식재료에 대한 세금이 24%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며 "오는 23일부터 오마카세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 하야카와 오마카세 코스는 1인당 315달러이다. 추후 24% 인상되어 가격이 390달러가 될지 주목된다.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 전체 식품의 약 15%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고, 수입 비율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고급 일식 오마카세 식당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직접 식자재를 공급받기 때문에 하야카와 외 다른 식당들도 일제히 가격을 올릴 수 있다. 윤지아 기자항공 식당 고율 상호관세 관세 정책 매출 증가율

2025-04-09

한인 식당 업주들 우버이츠 속앓이

시애틀의 한인 식당 업주가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Uber Eats)’로부터 수만 달러의 음식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연이 소개되자〈본지 3월 24일자 A-3면〉LA 지역 한인 업주들의 피해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샌타모니카에서 ‘카이 라멘(Kai Ramen)’을 운영하는 한인 박현우 대표는 지난해 7월 첫째 주를 마지막으로 우버이츠로부터 입금을 못 받고 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까지 약 8개월간 총 3037건의 배달 주문을 처리했고, 매출액은 12만4599달러나 된다.     박 대표는 입금 중단 사실을 지난해 12월에야 확인했다. 계좌 정보를 살펴보던 중, 우버이츠 시스템 내 등록된 은행 계좌가 본인과 무관한 계좌로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해당 계좌의 은행은 노스다코타 주에 위치한 이름조차 생소한 곳이었다.     박 대표는 올해 1월 2일 우버이츠 측에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지만, “조사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후 우버이츠는 “지속적으로 연락하면 케이스가 중복 생성되어 처리에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기다리라는 내용의 이메일만 보내왔다. 최근에는 “조사가 끝났고, 지급 보류가 해제됐다”는 이메일을 받았지만, 실제 입금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미지급 금액이나 조사 경과에 대한 안내도 없었다.   박 대표는 “계좌가 어떻게 변경됐는지, 이후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며 “피해자가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담당 회계사는 고객 가운데 박 대표와 비슷한 피해를 경험한 고객이 3~4명이나 더 있으며, 모두 문제 해결에 수개월이나 걸렸다고 전했다.     한인타운에서도 비슷한 피해 사례가 나왔다. ‘이가’와 ‘토미스시’ 두 식당을 운영하는 이우석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우버이츠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두 곳 모두를 하나의 우버이츠 계정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18일, 해당 계정에 등록된 은행 계좌가 ‘Gorge E Romero’라는 이름의 타인 명의 계좌로 무단 변경돼 있는 것을 12월 9일에서야 뒤늦게 확인했다. 이 대표는 우버이츠의 보안 시스템이 너무 허술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즉시 문제를 제기했고, 우버이츠는 “지급을 일시 중단하고, 계좌 정보를 다시 등록하면 이후 입금을 재개하겠다”고 안내했을 뿐 한달이 지난 후에도 변한 것 없었다. 지난 11월 18일부터 1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처리한 826건, 3만3400달러가 미지급된 상태다.   지난 1월 13일부터 약 한 달간 배달을 중단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우버이츠를 포기하기 어려웠다. 그는 2월 28일 우버이츠와 다시 연락이 닿은 뒤 계좌 정보를 재설정하고 주문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앞서 잘못된 계좌로 송금된 금액에 대한 우버이츠 측의 설명이나 대응은 전혀 없었고, 우버이츠는 당시 “첫 정산은 최대 14일 이내 입금될 예정”이라고만 안내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입금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재개 후에도 정산 지연이 계속 되고 있다. ‘이가’와 ‘토미스시’를 합쳐 보류된 금액은 총 약 1만4000달러다.   한인 업주들은 우버이츠의 부실한 고객 서비스도 지적했다.   다른 부서로의 전화 돌리기가 만연돼 있는데다 어렵게 연결돼도 요구한 내용이 잘 처리되지 않았다. 고객센터는 대부분 해외 콜라인(인도·필리핀 등)을 통해 운영돼 의사소통에도 제한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메일 문의에는 주로 자동응답만 반복됐고,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재문의하라는 회신만 돌아왔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약 30건 이상의 이메일을 보냈고, 우버 드라이버 허브를 직접 찾아가거나, 어렵게 확보한 담당자 연락처를 통해 재차 문의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애틀 한인 식당 업주에 관한 소식을 듣고 LA경찰국에 피해를 신고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접수를 권유받았지만, 피해 금액을 설명하자 담당자가 커머셜 범죄 전담 부서로 연결해 직접 사건 접수를 도왔다. 이 대표는 “액수가 크지 않아도 자영업자들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라며 “우버이츠는 반복되는 보안 허점과 무책임한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 책임지고 명확하게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윤재·강한길 기자서비스 속앓이 한인 식당 음식 배달 한인 박현우

2025-04-03

“의회 식당에 김치가 놓이는 그날까지”

“연방의회 카페테리아에 김치가 놓이는 그날까지 한국 문화를 미 주류사회에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한국문화의 날(Korean Culture-Kimchi Day)’을 연방기념일로 제정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H.Res.64) 발의를 기념하고, 통과를 촉구하는 행사가 내달 9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서 개최된다.     김민선 미주한인이민사박물관장은 “매년 ‘김치의 날’ 기념 행사를 연방의사당에서 진행했지만, 올해에는 김치를 넘어 좀 더 넓은 의미의 한국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 결의안 내용에 ‘김치의 날’이 아닌 ‘한국문화의 날’을 포함시켰다”며 “K-문화가 글로벌화되는 가운데 한국 문화를 ‘김치’로만 국한시키는 것보다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23일 톰 수오지(민주·뉴욕 3선거구) 연방하원의원은 해당 결의안을 연방하원에 발의했다.   ‘김치의 날’에서 ‘한국문화의 날’로 범위가 넓어진 만큼, 특별히 이번 행사에서는 수오지 의원 및 그레고리 믹스(민주·뉴욕 5선거구) 연방하원의원 등 4명 의원들이 직접 태권도 격파 시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준호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장은 “각종 김치와 떡을 각 테이블마다 준비해서 한국의 주요 음식인 김치의 위상을 주류사회에서 높이고자 한다”며 “특별히 올해에는 완도군의회에서 전복 등 한국에서 난 해산물들을 김치처럼 전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치의 날’ 연방기념일 제정이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에 대해서 김 관장은 “최종적으로 일본, 중국, 인도 등 타민족 연방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연방기념일 제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큰 범위인 ‘한국문화의 날’로 이름을 바꾸고, 행사를 통해 의원들에게 한국 문화의 우수함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걸린 연방의사당 매디슨홀에서 진행되는데, 이를 두고 북미주한식세계화총연합회 김영환 회장은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하려면 음식부터 접하게 된다. 매디슨홀에서 한식을 홍보하는 행사를 하는 것은 한국의 국력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의회 식당 각종 김치 의회 식당 한국 문화

2025-03-24

[이아침에] 온돌방과 된장국

“어쩜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산책해요?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갑자기 눈이 쏟아져 쌓인 날이었다. 산책을 마치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도어맨이 말했다.   “아침에 산책하지 않으면 종일 몸이 찌뿌둥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요.”     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산책한다. 눈 오는 날은 세상 소음이 눈에 덮어 고요하다. 눈 위를 걷는 내 발자국 뽀드득 소리만 들린다. 비 오는 날은 비에 젖은 숲 냄새 맡으며 빗물에 씻겨 내려간 깨끗한 인적 없는 길을 걷는 맛이 상쾌하다. 흐린 날엔 사색에 잠긴 철학자라도 되는 양 걷는다. 화창한 날, 햇볕 받은 몸은 늘어져 바람에 실려 가듯 걷는다.   일 년 중 며칠 없는 눈 오는 날은 산책 후 야외 자쿠지 사우나 탕에 들어가 푹 잠기고 싶다. 마침, 친구가 눈이 꾸무럭거리며 오려고 발버둥치던 날, 찜질방에 가자고 했다. 40년 전 친구가 미국에 오려고 준비하던 중 이태원에 가서 쇼핑하다가 나의 친정아버지를 만났다. 내 아버지는 무척 상냥한 사람이다. 모든 남자가 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예쁜 여자에게는 더욱 친절하시다. 두 사람이 어떻게 죽이 맞았는지 미국에 가면 우리 딸에게 연락해 보라고 해서 내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나도 친정 아버지 닮아 상냥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싹싹하다. 한자리 떡 차지하고 앉아 무뚝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는다. 아버지가 소개해 준 친구는 어딜 가나 모두와 친해질 만큼 사교적이다.   “나 몸이 찌뿌둥해. 찜질방 가자.”   찜질방 갈 기회가 없는 나는 눈 오는 날의 사우나 탕을 상상하며 두말하지 않고 친구를 따라나섰다.   그런데 찜질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차, 잘못 왔구나.’ 했다. 시설이 낙후되어 깨끗하고 산뜻한 맛이 없다. 뭔가 구질구질 하달까? 이왕 왔으니 어쩌겠는가. 지저분한 곳은 시선을 피하고 대충 샤워하고 온돌방에 들어가 누웠다. 등을 지졌다. 몸이 가뿐해졌다. 배를 채우고 다시 무슨 방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방들을 친구 따라 돌아다녔지만, 온돌방이 제일 좋았다.   오래전 한국 여행길에, 사찰에 머문 적이 있다. 뜨끈뜨끈 끓는 온돌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다. 오래 푹 자다 일어난 듯 겨울 여정의 피로가 다 풀려 몸이 홀가분했다. 매서운 산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눈길 위에 새겨진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된장국 냄새가 피어나는 사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심심한 간으로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린 된장국에 감자 졸임과 고추나물의 간소한 상차림이 어찌나 맛있던지! 또 그곳으로 가고 싶다. 이수임 / 화가이아침에 온돌방 된장국 된장국 냄새 친정 아버지 사찰 식당

2025-03-06

고물가 시대, 뷔페가 답? '무제한' 식당 인기 급상승

팬데믹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뷔페 문화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급등하는 식료품 가격과 재정 부담이 가중되며 가성비 좋은 외식 옵션인 뷔페가 다시 주목받는 추세다. 뷔페 레스토랑은 팬데믹 영향으로 14%나 감소한 바 있다.   LA타임스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특히 LA와 인근 지역에서 프리미엄 고기, 신선한 스시, 추억의 샐러드 바, 전통적인 딤섬 등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무한 리필 레스토랑들이 등장하며 외식 트렌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무제한 코리언 바비큐를 포함해 LA뷔페 문화를 이끄는 스시, 샐러드 바, 딤섬 등 레스토랑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현재 LA한인타운과 인근에서 성업 중인 무제한 코리언 바비큐 식당은 30여 곳. 무제한 식당의 1세대 격은 1985년 문을 연 청운 뷔페부터 해장촌, 백궁, 우국, 추풍령 등이 있다.     비한인 고객 사이 인기가 높은 대표 무제한 식당은 해장촌, J바비큐, 추풍령, 무대포, 청담 등이다.     지난해 문을 연 올유캔이트(AYCE) 코리언 바비큐 전문점 ‘무한’은 프리미엄급 고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테이블에 앉아 그릴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 먹으며, 아이패드를 통해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대는 기본 메뉴 37.99달러, 프리미엄 메뉴는 55.99로 달러다. 특히 프리미엄 메뉴에는 고급 와규와 프라임 등급 소고기가 포함되어 있어 비싼 부위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무제한 스시 전문점으로는 약 40여 가지의 롤과 20여 가지의 초밥을 포함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히어 피쉬 피쉬’를 소개했다. 스시뿐만 아니라 스시 부리토, 샐러드, 튀김 요리, 코리언 바비큐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가격은 런치와 심야 할인 시간(오후 10시~새벽 1시)에는 39.99달러, 디너는 54.99달러다.   인기메뉴는 ‘스파이더 맨’ 롤로 바삭한 소프트셸 크랩과 당근 퓌레가 조화를 이루며, ‘스크리밍 오가즘’은 부드러운 블루핀 참치를 달콤한 미소 소스와 함께 제공한다.   팬데믹 이후 무제한 샐러드 바인 수플레이션이 문을 닫은 후 샐러드 바 뷔페를 찾는 수요가 높아졌다.     ‘수프 앤 프레시’는 수플랜테이션과 유사한 무제한 샐러드 뷔페로 지난해 랜초쿠카몽가 1호점 오픈에 이어 지난달 치노 힐스에 2호점을 열었다.       메뉴는 샐러드바와 스프, 브라우니 머핀, 사각 피자, 구운 감자,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수플랜테이션의 인기 메뉴가 그대로 제공된다.   가격은 점심 17.99달러, 저녁 19.99달로 아동 및 노인 할인이 적용된다.   지난해 로즈미드에 무한 리필 딤섬 ‘AYCE 해피 핫팟’이 문을 열었다. 기존에 핫팟 레스토랑이었으나, 딤섬 애호가들의 높은 수요에 맞춰 다양한 스팀 딤섬과 핫바 메뉴를 추가했다.   주중 15.95달러, 주말 18.95달러로 대부분의 인기 딤섬 메뉴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흑당 커스터드 번(흑당 크림 바오)은 한입 베어 물면 크림이 흘러나오는 식감이 일품이며, 찹쌀 볼(참깨볼)도 디저트로 인기가 높다.   요식업계 관계자는 “뷔페 문화가 단순한 가성비 외식 옵션을 넘어, 품질과 서비스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속 무제한 식당이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인플레 불경기 무제한 식당 무제한 코리언 무제한 스시

2025-03-04

애난데일 곰바우 식당 25년 역사 뒤안길로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가 애난데일의 곰바우 식당 주인 부부의 은퇴를 기념해 감사 결의안을 채택했다.   제프 맥코이 수퍼바이저위원회 위원장과 안드레스 히메네즈 메이슨 디스트릭 수퍼바이저는 결의안을 통해 “애난데일의 한국 전통 음식을 서비스해온 곰바우 식당 주인 이명숙씨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곰바우는 애난데일 등 메이슨 디스트릭에서 한국 음식을 전해준 소중한 곳으로 이씨의 은퇴를 아쉬워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결의안에는 곰바우의 갈비탕이 2011년 워싱턴 포스트가 선정한 40개 음식에 선정됐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곰바우 식당은 23일(일) 25년 역사를 뒤로 하고 간판을 내렸다.   이씨 부부는 1990년 2월3일 뉴욕 케네디 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민 생활의 첫 발을 뗐다.   이씨는 “이민 직후 델리, 샌드위치 가게, 베이글 가게 등에서 어떤 일이든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10년 정도 일한 후 2000년 7월1일 작은 식당 곰바우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후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일했으나 좌절도 경험하면서 열심히 일하다보니 어느덧 25년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그는 “뜻밖에도 카운티 정부에서 은퇴를 기념해 준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 먹먹함을 느꼈다”면서 “주위에 많은 친구들과 곰바우와 함께한 동료 등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곰바우 식당 자리에는 4월 초 오이소 분식점(OISO KOREAN STREET FOOD)이 문을 열 예정이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곰바우 뒤안길 식당 곰바우 곰바우 식당 역사 뒤안길

2025-02-23

[글마당] 온돌방과 된장국

“어쩜 단 하루도 빼지 않고 산책해요?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도”   갑자기 눈이 쏟아져 쌓인 날이었다. 산책을 마치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도어맨이 말했다.   “아침에 산책하지 않으면 종일 몸이 찌뿌둥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서요.”     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산책한다. 눈 오는 날은 세상 소음이 눈에 덮어 고요하다. 눈 위를 걷는 내 발자국 뽀드득 소리만 들린다. 비 오는 날은 비에 젖은 숲 냄새 맡으며 빗물에 씻겨 내려간 깨끗한 인적 없는 길을 걷는 맛이 상쾌하다. 흐린 날엔 사색에 잠긴 철학자라도 되는 양 걷는다. 화창한 날, 햇볕 받은 몸은 늘어져 바람에 실려 가듯 걷는다.   일 년 중 며칠 없는 눈 오는 날은 산책 후 야외 자쿠지 사우나 탕에 들어가 푹 잠기고 싶다. 마침, 친구가 눈이 꾸무럭거리며 오려고 발버둥 치던 날, 찜질방에 가자고 했다. 40년 전 친구가 미국에 오려고 준비하던 중 이태원에 가서 쇼핑하다가 나의 친정아버지를 만났다. 내 아버지는 무척 상냥한 사람이다. 모든 남자가 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예쁜 여자에게는 더욱 친절하시다. 두 사람이 어떻게 죽이 맞았는지 미국에 가면 우리 딸에게 연락해 보라고 해서 내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나도 친정아버지 닮아 상냥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싹싹하다. 한자리 떡 차지하고 앉아 무뚝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는다. 아버지가 소개해 준 친구는 어딜 가나 모두와 친해질 만큼 사교적이다.     “나 몸이 찌뿌둥해. 찜질방 가자?”   찜질방 갈 기회가 없는 나는 눈 오는 날의 사우나 탕을 상상하며 두말하지 않고 친구를 따라나섰다.       그런데 찜질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차, 잘못 왔구나.’ 했다. 시설이 낙후되어 깨끗하고 산뜻한 맛이 없다. 뭔가 구질구질하달까? 이왕 왔으니 어쩌겠는가. 지저분한 곳은 시선을 피하고 대충 샤워하고 온돌방에 들어가 누웠다. 등을 지졌다. 몸이 가뿐해졌다. 배를 채우고 다시 소금방 무슨 방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방들을 친구 따라 돌아다녔지만, 온돌방이 제일 좋았다.     오래전 한국 여행길에, 사찰에 머문 적이 있다. 뜨끈뜨끈 끓는 온돌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다. 오래 푹 자다 일어난 듯 겨울 여정의 피로가 다 풀려 몸이 홀가분했다. 매서운 산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눈길 위에 새겨진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된장국 냄새가 피어나는 사찰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심심한 간으로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린 된장국에 감자 졸임과 고추나물의 간소한 상차림이 어찌나 맛있던지! 또 그곳으로 가고 싶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온돌방 된장국 된장국 냄새 사찰 식당 오래전 한국

2025-02-20

시카고 식당들, 계란에 추가 비용 부과

조류독감으로 인해 계란 공급이 원할하지 않으면서 계란값이 크게 뛰자 시카고 지역 식당들이 계란에 추가 비용을 받기 시작했다.     시카고 다운타운 웨스트루프 지역에 위치한 유명 브런치 식당 위시본은 최근 계란이 들어간 메뉴에 75센트를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또 닭고기가 들어간 메뉴에는 50센트를 더 받고 있다.     조지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와플하우스 역시 계란당 50센트의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시카고 지역에도 2개의 지점을 둔 와플하우스는 주7일, 24시간 영업하는 다이너로 유명한데 최근 전국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조류독감으로 인해 계란에 추가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레익뷰의 필리핀 식당인 세부도 메뉴 가격을 1달러 올렸고 인근 지역의 에그익스피리언스 역시 아직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향후 추세에 따라서는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브런치 식당인 욜크 역시 가격 인상은 결정했지만 인상액을 확정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식당에서 사용되는 계란값은 1년전에 비하면 크게 뛰었다. 15더즌짜리 계란 한 박스가 31달러 수준이었다가 현재는 105달러까지 올랐기 때문에 원자재 부담이 크다는게 식당업계의 입장이다.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12개들이 소매용 계란 가격 역시 4~5달러선에 형성됐다.   연방농무부는 조류독감의 여파로 올해 계란값이 20% 정도 추가 인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식당 시카고 식당들 추가 비용 시카고 지역

2025-02-10

[열린광장] 과유불급

아침 쾌변은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다’는 건강의 기본이다.     많은 시니어 특히 여자들은 변비 증세가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배설하지 못하면 변비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하루에 몇 번 배설해야 하고, 어떤 사람은 이 삼일에 한 번 배설한다. 나는 대장이 짧은지 매일 아침 배변하지 못하면 그날은 몸이 찌뿌드드하고 입맛도 없다.     변비도 내력, 즉 유전인가 보다. 내가 어릴 때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변소에서 “큰 아이야, 나 죽겠다, 좀 살려다오” 소리를 지르시곤 했다. 아버지는 작은 대나무 꼬챙이를 가지고 변소로 달려가서 할아버지의 변을 파냈다. 꼬챙이에 피가 묻었다.   식이섬유질이 풍부한 식사, 규칙적 운동,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변비 예방법이라고 한다. 나는 채식, 운동, 물을 많이 마셔도 변비가 있어 ‘완하제(laxative)’를 복용한다. 그동안 네 가지 종류를 사용해보았다. 가장 무난한 섬유질인 메타뮤실, 복용이 힘든 마그네슘 미라 럭스, 자극성 세나(senna), 그리고 알약 소프트 젤이다.   요즘 사용하는 완하제는 내가 조제한 비방(秘方)이다. 한 테이블스푼의 메타뮤실, 한 테이블스푼의 치아 씨앗과 반 테이블스푼의 비트 가루를 섞어 마신다. 비트는 하늘이 내려주신 보혈 강장제다. 비트를 넣으면 마시기도 쉬워진다. 사람은 모두 다르게 때문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서 완하제를 선택해야 한다.   몇 년 전 멋도 모르고 세나 완하제를 먹고 혼난 적이 있다. 시애틀 사는 딸 식구와  글레시어 국립공원에 갔었다. 여행하면 변비 증세가 심해 완하제를 준비했다. 공원을 구경한 다음 떠나기 전 날 저녁, 메타뮤실에 마른 자두 세 개와 세나 한 알을 먹었다. 메타뮤실과 자두는 훌륭한 완하제다. 하지만 세나는 내장을 자극한다. 어쩌다가 세나를 먹었는지 과유불급이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먹은 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모텔을 떠나기 전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을 참고 떠났다. 한 시간 지난 다음 참을 수 없어, 길가의 어느 식당 주차장에 차를 멈췄다. 차에서 내려서 식당을 향해 시멘트 복도를 걸어가는데 왈칵 흘러내렸다. 바지를 움켜쥐고 식당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내복을 벗어 쓰레기통에 넣고, 세면대에 바지를 대강 빨아서 입었다. 화장실 안에 냄새가 진동했다. 도망치듯 화장실을 나와서 차에 타고 줄행랑쳤다. 떠나면서 뒤돌아보니 그 식당 주인이 호스로 시멘트 복도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말 한마디 못 하고 떠났다. 왜 그 식당으로 들어가서 냄새를 풍겼을까. 두고두고 후회한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광장 과유불급 식당 화장실 심해 완하제 변비 증세

2025-02-06

[기자의 눈] AI가 4초만에 만든 여행계획

“평소에 나는 즉흥적인 사람인데 가족들이랑 여행 갈 때만은 철저하게 계획적인 사람이 된다.”     온라인에서 많은 공감을 받은 문장이다. 기자도 그랬다. 혼자서 여행을 갈 때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그저 훌쩍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가족과 함께 갈 때는 다르다. 어디에 몇 시에 도착해서 어딜 구경하고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교통수단을 통해 어떻게 이동하는지 아주 세세한 계획을 짠다. 심지어는 가려고 한 식당이나 관광시설이 문을 닫으면 갈 ‘예비 계획’까지 준비해놓는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문서로 만들어 모든 가족구성원에게 최소 3주 전에 전달하고 숙지를 요구한다.     물론 아무도 보지 않는다. 결국엔 그 종이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검색하면서 다음 행선지가 어딘지 직접 말해준다. 왜 하필 이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가족 여행의 가이드가 됐다.   지난해 연말에는 부모님이 뉴욕과 워싱턴DC로 일주일 간 여행을 가게 됐다. 비행기, 호텔, 렌터카 등을 모두 예약하고 나서 가는 지역마다 여행계획을 짜드려야 했다.     여행계획을 짜는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먼저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시설, 식당, 카페, 쇼핑센터 등을 모두 검색한다. 가야 할 곳 리스트를 만들고 혹시 여행가는 날짜에 문을 닫는지는 않는지 꼼꼼히 체크한다. 이후에는 온라인 지도를 켜고 어디에 위치한 지 보면서 효율적인 동선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행계획 짜는 일이 쉬웠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모든 걸 해결했기 때문이다. 퍼플렉시티(Perplexity)라는 AI 검색엔진에 지역을 넣고 여행계획을 짜달라고 하니 내가 하면 4시간 걸릴 일은 4초 만에 해결해줬다. 물론 100% 신뢰할 수는 없어 검증도 해야 하지만 수고가 훨씬 줄어든 것은 확실했다.   개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은 크게 다가오고 있다. 노동통계국의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노동 생산성이 전년 동기 대비 2% 성장했다고 한다. 5개 분기 연속 2% 이상 상승한 것이다. 팬데믹 이전 5년간 평균 성장률이 1.6%였던 것에 비하면 상승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생산성 향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AI를 꼽았다.   생산성 향상은 창업 붐과도 관계가 깊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월별 사업체 등록 건수는 15만7678건이었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전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했던 일을 적은 인원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창업을 하기 훨씬 더 수월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진단이 많다.     신규 사업체들은 AI를 비롯한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고 이를 통해서 적은 인력으로 높은 생산성을 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창업이 국내 고용을 이끌고 있으며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뛰어난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이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AI가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명확해 지고 있다. 많은 사람은 AI의 발전이 대규모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오히려 반대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단 생각도 든다.     AI를 통해서 노동생산성이 올라가고 1990년대의 IT붐과 같은 사회 전반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나치게 ‘장밋빛’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4%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의 고점이 다가온다는 전망도 있다.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하기 때문에 긍정적이고도 부정적인, 양가적 감정을 들게 한다. AI가 그려낼 미래도 그렇다. 하지만 AI가 인간의 친구로서 생산성을 높이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할 거라고 믿어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긍정적 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글 또한 작성하는 데 AI를 통한 정보 검색, 번역, 요약, 교정 등의 도움을 받았다. 칼럼을 쓰는 ‘생산성’은 이전보다 확실히 올라갔다. 조원희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여행계획 생산성 향상 가족 여행 관광시설 식당

2025-01-06

바루·단비 등 한식당 8곳, LAT ‘최고 식당 101’ 선정

LA타임스가 매년 선정하는 ‘LA 최고의 식당 101곳(101 Best Restaurants)’에 다수의 한식당이 포함됐다.     우선 모던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 바루(Baroo·셰프 어광)는 무려 3위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 매체는 지난 3일 식당 101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 명단에 포함된 한식당은 총 8곳으로 지난해보다 2곳 늘었다.     바루(3위), 페릴라(19위), 양반(35위), 단비(59위), 마조르도모(60위), 보릿고개(72위), 오리진(96위), 수라원 순두부(97위)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올해 신규 추가된 곳은 단비, 마조르도모, 보릿고개, 오리진이다.     지난해 33위였던 바루는 올해 30계단 올라 한식당 중 최고 순위에 올랐다. 앞서 바루는 LA타임스 선정 ‘2024 올해의 식당’ 타이틀을 가져가기도 했다.〈본지 7월 10일자 A-2면〉   이번에 공개된 명단을 보면 주류사회 속 한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선정된 한식당 중에서는 수라원 순두부, 보릿고개와 같은 정통 한식당뿐만 아니라 반찬 전문 가게, 퓨전 한식당 등 여러 종류의 한식당이 포함됐다.     특히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페릴라(Perilla)는 부산 출신의 김지희 셰프가 운영하는 반찬 전문 가게다. 미역 줄거리, 고추 장아찌 등의 반찬부터 버섯 덮밥과 같은 도시락까지 판매 중이다.     퓨전 한식당 마조르도모(Majordomo) 역시 차이나타운에 있다. 유명 한인 셰프 데이비드 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스모크 보쌈, 소갈비 플레이트 등 한식에 기반을 둔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LA타임스는 식당 101곳과 더불어 ‘명예의 전당’도 따로 발표했다. 식당 38곳이 명예의 전당에 포함된 가운데 한식당 3곳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LA 최고의 식당 101곳’에서 42위를 한 소반을 비롯해 박대감네, 단성사가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 김경준 기자식당 한인 퓨전 한식당 정통 한식당 가운데 한식당

2024-12-04

절도범들, 업주 퇴근 지켜보고 있다…우드랜드힐스 한인 식당에 침입

영업이 끝난 심야 한인 운영 식당에 절도범이 돌멩이와 곡괭이까지 동원해 창문을 깨고 침입했다. 하지만 업주의 현명한 대처 덕분에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가주 전역에서 잇따르는 떼강도 피해가 연말을 맞아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한인 업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2일 새벽 1시10분쯤 우드랜드힐스 지역 퓨전 한식당 C업소에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업소 측은 범인이 업주 부부가 퇴근하기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업소의 이모 대표는 “식당 정기 휴무일인 지난 1일 오후 9시쯤 식당에 나와 영업 준비를 했다”며 “이날따라 할 일이 많아 자정을 넘겨 새벽 1시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영업 준비를 마친 이 대표 부부는 새벽 1시5분쯤 가게를 나와 집으로 향했다. 사건은 가게를 나선 지 약 5분 만에 발생했다. 이 대표의 휴대폰으로 식당 침입 경보가 전달됐다.   이 대표는 “식당을 떠난 지 얼마 안 돼 바로 경보가 울렸다”며 “용의자가 남편과 내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시 카메라에는 용의자가 돌처럼 생긴 물체를 식당 유리창으로 던지는 모습이 담겼다. 이 대표는 “특수 강화 유리가 깨질 정도로 물체를 세게 던졌다”고 언급했다.     이후 범인은 곡괭이와 유사한 도구도 사용해 식당 문을 따고 침입했다. 절도범의 침입은 막을 수 없었지만 이 대표의 절도 피해 대처 덕분에 피해 액수는 크지 않았다.   이 대표는 “범인이 어렵게 침입했지만 식당 금전 등록기에 있던 10달러를 빼가고 식당 유리창이 깨진 것 외에 식당 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과 같은 범죄에 대비해 금전 등록기에 열쇠를 일부러 꽂아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33년간 비즈니스를 하면서 절도를 서너 번 당한 적 있는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금전 등록기에 현금을 10~20달러 정도만 넣고 열쇠는 꽂아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금전 등록기에 열쇠가 꽂혀 있지 않으면 범인이 강제로 열기 위해 기기를 부수거나 식당 컴퓨터 등을 파손하기도 한다”며 “때로 도난당한 현금보다 피해 복구 비용이 더 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경찰과 경비 업체의 늑장 대응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침입 경보를 받은 남편과 경비 업체가 거의 동시에 식당에 도착했다”며 “남편 말로는 출동한 경비 업체 직원이 눈앞에서 범인을 놓쳤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뿐만 아니라 연말을 맞아 절도, 사기 등 범죄 피해를 당한 한인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LA 한인타운 사우스 아드모어 애비뉴와 하버드 불러바드 인근에서 구리선 절도 사건이 발생해 밤사이 가로등이 꺼져 일부 한인 주민들이 불편함을 토로했다. 〈본지 11월 28일자 A-4면〉     또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스티븐슨 랜치 지역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빈집털이 범죄가 벌어지는가 하면, 집주인을 사칭해 택배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범죄도 성행하고 있어 사법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본지 11월 29일자 A-3면〉   관련기사 한인타운도 구리선 절도…하버드 인근 가로등 정전 가짜 신분증 택배 수령…신종 절도 한인 피해 김경준 기자연말 강도 식당 현금출납기 한인 업주 현금출납기 열쇠

2024-12-02

허드슨 하우스 등 텍사스주내 총 10곳 포함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온라인 식당 예약 서비스업체 ‘오픈테이블’(OpenTable)이 매년 선정하는 ‘2024 미국내 100대 톱 레스토랑’(Top 100 Restaurants in America for 2024)에 텍사스 주내 레스토랑 10곳이 포함됐다.   오픈테이블은 매년 미전역에서 최고의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들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올해의 톱 100 식당들은 1,400만건 이상의 검증된 다이너 리뷰 중에서 평점, 예약 수요, 별 다섯 개 리뷰 비율 및 기타 요인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텍사스 주내 10곳의 식당들은 다음과 같다.(알파벳 순/괄호안은 주소와 전화번호) ▲Aba(1011 S. Congress Ave., Austin, TX 78704/737-273-0199) ▲Hudson House(4448 Lovers Ln., Dallas, TX 75225/214-583-2255) ▲J Carver's(509 Rio Grande St., Austin, TX 78701/512-782-0650) ▲Jeffrey's Restaurant & Bar(1204 W. Lynn St., Austin, TX 78703/512-477-5584) ▲Red Ash Italia(303 Colorado St., Suite 200, Austin, TX 78701/512-379-2906) ▲Sammie's Italian(807 W. 6th St., Austin, TX 78703/512-474-2054) ▲Signature(16401 La Cantera Pkwy., San Antonio, TX 78256/210-247-0176) ▲Steak 48(4444 Westheimer Rd., Houston, TX 77027/713-322-7448) ▲Uchi(801 S. Lamar Blvd., Austin, TX 78704/512-916-4808) ▲Uchiko(4200 N. Lamar Blvd., Suite 140, Austin, TX 78756/512-916-4808)   손혜성 기자허드슨 하우스 허드슨 하우스 온라인 식당 sammies italian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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