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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타운 맛따라기] LA 순두부 연대기

순두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다. 순두부는 몽글몽글하고 부드러운 상태의 하얀 두부를 일컫는데, 그 어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순수한 두부’라는 의미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순두부의 기원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콩을 갈아 만든 콩물로 끓여내는 순두부는 제조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여 서민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다. 특히 차가운 날씨에 따뜻하고 얼큰한 순두부찌개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사랑받아 왔다. 순두부는 단백질과 수분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 되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영양 식품으로 여겨진다.   LA의 순두부 열전의 뿌리는 지금은 없어진 ‘베벌리 순두부’와 ‘소공동 순두부’다. 그중에서도 LA 스타일 순두부의 원조는 1986년 현재의 곤지암 소머리국밥 자리에서 시작된 베벌리 순두부라 할 수 있다.     레시피는 의외로 간단하다. 모든 한식의 기본인 육수와 매운 다진 양념, 그리고 순두부를 기본으로 다진 양념의 양에 따라 매운맛을 조절하고 해물, 소고기, 섞어 등 단백질 종류를 선택하는 것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베벌리 순두부 출신 주방장이 독립해 올림픽길에 전설적인 소공동 순두부를 차리면서 본격적인 순두부 식당 경쟁이 벌어진다.   이에 자극받은 베벌리 순두부가 소공동 길 건너편에 2호점을 열면서 올림픽길은 그야말로 치열한 순두부 전쟁의 무대가 됐다.     자연스럽게 LA의 순두부 손님들은 올림픽길로 몰렸고, 베벌리 순두부는 현재의 버몬트길 ‘국대고집’ 자리에 3호점까지 문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소공동 순두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3개 지점의 베벌리 순두부는 단 1개 지점의 소공동 순두부를 넘지 못하고 결국 1호점과 3호점을 정리, 올림픽 2호점에서 고군분투하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34년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그리고 2023년 마지막으로 베벌리 순두부 요리책을 발간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후발 주자였던 소공동 순두부의 성공 비법은 바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맛있는 밥’이었다. 언제나 윤기가 흐르는 찰진 밥의 비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무성했다. 여러 대의 전기밥솥을 이용해 매 30분마다 새로 밥을 짓는다거나, 밥을 지을 때 소량의 마요네즈를 넣는다는 등의 소문이었다.     이러한 소문을 더욱 확산시킨 사건이 있었다. 수십만 달러의 피해를 본 미행 강도 사건에 대한 신문 기사가 보도됐다. 결국 베벌리 순두부보다 먼저 거액에 사업을 정리하고 현재 올림픽길 조선갈비 건물주가 되는 신화를 이뤄냈다.   LA 순두부의 또 다른 신화는 북창동 순두부다. 그 시작은 버몬트길 고바우 식당 옆 현재 월남국수 식당 자리에서 미약했다. 하지만 현재는 LA 웨스턴점과 24시간 운영하는 LA 윌셔점, 그리고 어바인점을 포함해 가주에서만 총 9개의 지점으로 확장했다. 뿐만 아니라 뉴욕, 뉴저지 3곳과 텍사스점 등 타주로도 지출해 전국적인 규모의 ‘BCD Tofu House’ 그룹을 이루어냈다.     사우스베이 지역에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웨어하우스에서 각종 반찬류와 하선정 브랜드로 한인 마켓 등에 다양한 김치까지 납품하고 있다. 창업 1세대인 고 이희숙 사장님이 지난 2020년 별세하시고 현재는 2세대인 아들들이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독보적인 신화에 최근 ‘라성순두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림픽길 전 ‘오야붕’ 자리에 신장개업을 해서 성업 중이다. ‘쿼터스’, ‘강호동백정’, ‘무한’, ‘라성돈까스’ 등을 운영하며 한인타운에서 무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패기의 젊은 사장이 주인이다.   다른 순두부 집들과 비교해서 밑반찬 수가 많고 뚝배기 대신에 스테인리스 재질의 솥에 지어나오는 즉석 솥밥과 누룽지서 우러나오는 숭늉 등등 후발 주자로서의 승부수를 띄우는 대범함을 엿볼 수 있다.     기본 솥밥 이외에도 20여 가지 타핑을 올린 다채로운 솥밥 메뉴도 신선하다. 대표적인 타핑으로는 꽃살, 명란과 가격이 좀 비싸지만 랍스터 등이 있다.   LA의 순두부 역사는 단순한 음식점을 넘어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순두부가 LA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발전해 왔는지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여정이다. 라이언 오 /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K타운 맛따라기 순두부 연대기 베벌리 순두부 소공동 순두부 순두부 식당

2025-04-13

[삶과 추억] 뛰어난 음식 솜씨로 사랑 받아…'김치 할머니' 지선희 씨 별세

샌디에이고 한인사회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39년 간 요식업계에서 활동했던 지선희(사진) 여사가 지난 2월5일 자택에서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일명 '김치 할머니'로 불리던 고인은 빼어난 음식 솜씨로 한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남편 지옥근(1993년 작고) 씨와 함께 1986년 도미해 당시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제일 큰 한식당이었던 '코리아하우스(지금의 프라임 그릴 자리)'에서 근무하다 1989년 2월 아리랑하우스(지금의 '송학' 식당 자리)를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고향식당(지금의 전주집)', '반찬 및 김치 케이터링 전문점' 등을 운영한데 이어 '할머니 순두부' 식당을 운영해 온 한식 요리 전문가였다. 고인은 건강이 악화돼 몸이 힘든 최근까지도 자신의 김치를 찾는 이들을 위해 김치를 담가왔다.     유가족으로는 장남 지현수 씨('할머니 순두부' 대표), 차남 지용철 씨('올레' 대표) 등 2남 1녀가 있다. 고인의 두 아들 뿐 아니라 할머니의 영향을 받은 손녀들도 '두 엔 마이' 베트남 식당 등 5곳의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한인사회의 맛손인 김치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 고인의  장례 일정은 미정이다.  케빈 정 기자삶과 추억 할머니 지선희 김치 할머니 음식 솜씨 할머니 순두부

2025-02-06

37년 맛집 비법 책으로 냈다…베버리 순두부 모니카 이 대표

“37년 맛의 비밀을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지난 1986년 LA한인타운 내 첫 순두부찌개 음식점 ‘베버리 순두부’를 개업했던 모니카 이 사장이 자신의 레시피 비법이 담긴 영어 요리책 ‘손맛(Sohn-mat)’을 출간한다.   28일 한인타운에서 열린 출판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9월에 가게 문을 닫고 상심했을 때 출판사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밝혔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는 “서른넷에 가게를 시작해 청춘과 맞바꾼 베버리 순두부였지만 팬데믹을 이겨내지는 못했다”며 “벌써 3년 전인데 가게 문을 닫고 슬픔에 빠져있을 때 하디 그랜트(Hardie Grant) 출판사에서 요리책을 내보지 않겠느냐며 연락해왔다”고 설명했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정성 가득한 한식 요리를 만드는 건 자신 있었지만, 책을 쓴다는 건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이씨는 망설였다. 그러나 가족이 응원하고 지지했으며 출판사도 적극적으로 나서 그는 지난 2년 동안 갖은 노력 끝에 비밀 레시피가 담긴 요리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씨는“30년 넘게 가게를 하면서 쌓아왔던 나의 추억과 단골들의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다”며 “비록 더는 베버리 순두부에서 먹을 순 없지만, 집에서라도 베버리 순두부의 맛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요리책 ‘손맛’은 베버리 순두부에서 팔았던 다양한 종류의 순두부와 반찬으로 나왔던 막김치, 계란말이, 어묵 조림 등의 레시피가 담겨있다. 이씨의 레시피는 모두 30분~1시간 이내에 요리할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이씨는 “사실 이 책은 한인보다는 타인종 독자에 초점을 맞춰 작성됐다”며 “한국 음식을 널리 알리고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책에 나와 있는 모든 메뉴는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요리책은 베버리 순두부의 역사와 순두부찌개 재료에 대한 이씨의 개인적인 견해 및 조리법, 소개 등을 담고 있다.   이씨의 딸 JJ씨는 영어가 서툰 엄마를 위해 책의 번역을 도왔다. JJ씨는 기자회견에서 “엄마가 사랑한다는 말을 평소에 안 하지만 우린 항상 엄마가 해주는 요리에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엄마의 꿈을 위해 옆에서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책 ‘손맛’은 오는 10월 3일 출간할 예정이며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 서점에서 살 수 있다.     이씨는 내년에 순두부 소스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씨는 “요즘은 식당을 할 때보다 더 바쁘게 살고 있다”며 “더 많은 요리법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기 때문에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웃었다.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순두부 모니카 순두부 모니카 순두부찌개 음식점 순두부찌개 재료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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