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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성경 값 높일 듯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성경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는 모두 145%로, 예외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성경에도 같은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성경은 일반적으로 매우 얇은 종이에 인쇄되는데, 이런 특수 인쇄 공정이 필요한 서적은 대부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제작된다.   2023년 미국에서 판매된 성경은 1420만 권에 이른다. 2024년 1~10월에는 1370만 권이 팔려 전년 동기 대비 22%나 증가했다.   성경의 가격 상승 가능성 우려가 나온 것은 중국 생산량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성경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성경은 중국에서 인쇄된다. 중국이 성경 제작에 특화된 인쇄 설비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개신교 교단인 남침례회의 출판 부문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인쇄 비용의 31%를 중국에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성경?기독교 서적 출판사는 '하퍼콜린스 크리스천 퍼블리싱'으로, 2대 성경 출판업체인 존더반과 토머스 넬슨을 소유하고 있다. '하퍼콜린스'는 성경 출간 비용의 75%가량을 중국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퍼콜린스'의 마크 션왈드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 가격은 페이퍼백은 20~50달러, 일반 가죽 성경은 50 ~ 150달러, 고급 스터디 성경이나 천연 가죽 성경은 150달러 이상이다.   중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교회의 선교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경을 무료로 배포하는 종교단체의 부담이 커져 선교 활동이 제약을 받게 된다. 일반 소비자들도 성경 구매를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행정부 첫 임기 때도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되며 성경 가격 상승 우려가 나오자 성경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번엔 아직 성경은 예외로 한다는 발언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2월, 백악관 관계자는 독립적인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인 '미니스트리 워치'에 "새로운 관세 정책에서 성경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성경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근거가 됐다.   관세 부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브랜드 성경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God Bless the USA)' 성경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성경도 중국에서 제작된다. 이 성경은 가수 리 그린우드의 히트곡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에서 제목을 가져오고 헌법과 권리장전, 독립선언문 등을 수록한 브랜드 성경이다.   성경의 최소 판매가는 59.99달러지만 트럼프의 서명이 담긴 한정판 성경은 1000달러에 판매된 적도 있다. 최소 판매가를 기준으로 하면 총매출은 약 700만 달러로 추산된다. AP통신이 확인한 국제 무역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인쇄업체에서 약 12만 권의 트럼프 성경이 미국으로 수출됐는데 3건의 선적 총액은 약 34만2000달러였다.   종교 단체는 대체로 관세 논쟁이나 성경 가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신도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걱정하고 위로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캐나다교회협의회는 캐나다와 미국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재의 수요일 성명을 통해 무역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의 가톨릭과 개신교 지도자들은 연합 메시지에서 "올해 사순절을 시작하며 많은 캐나다인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불확실성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라고 위로를 전달했다.   첫 번째 관세 조치가 시행된 이후 스티븐 피츠 신부는 미국 가톨릭 매체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인간 존엄성에 미치는 영향을 가톨릭 신자들은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유회 객원기자중국 트럼프 성경 제작 가죽 성경 세계 성경

2025-04-14

[성서로 세상 읽기] 물을 더 이상 ‘물’로 보지 말라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하여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식수가 부족해지자,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하여 유엔(UN)이 정한 날이다. 현재 전 세계 4명 중 1명은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40억 명이 물 부족 지역에 살고 있다. 이 수치는 2050년까지 50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 상태의 깨끗한 물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인구는 전 세계 인구 중에 1% 남짓인 8000만 명에 못 미친다. 전 세계 인구 9명 중 1명은 오염된 물을 마시고, 오염된 물 탓에 장티푸스,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에 걸려 20초당 1명씩 사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물을 포함한 생태환경의 보존과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는다.   우리가 식수로 마시는 물은 지구의 혈관에 흐르는 피와 같다. 물은 결코 무한한 것이 아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체가 영원히 살지 않듯이 지구도 나날이 그 생명력을 소진하고 있다. 지구 대기권의 수증기가 비로 내려 땅 속으로 스며들고, 태양에 데워진 물은 다시 수증기가 되어 대기로 증발하는 순환과정에서 온전한 양으로 교환되지 않는다.     이런 순환에는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 변화가 발생한다. 우리가 날마다 소비하는 물은 결국 서서히 그 밑바닥을 드러내고야 말 것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수질오염으로 인한 그 희소성 때문에 물은 이제 ‘자유재’에서 ‘경제재’로 탈바꿈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수도꼭지를 틀면 지금 콸콸 쏟아지는 물을 ‘물’이 아닌 ‘금’으로 대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아니 금이나 다이아몬드 없이는 살 수 있어도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이기에 물의 가치는 훨씬 그 이상이다.   지구상의 물은 97.5%의 바닷물과 2.5%의 민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2.5%의 물도 빙산과 눈 형태로 되어있는 것이 과반수고 지하수와 대기 중에 있는 수분이 일정 부분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지구상에서 쓸 수 있는 식수원은 0.0075%에 불과하다.     그 희소하고 귀중한 물을 전 세계 82억 인구가 ‘물같이’ 쓰고 있다.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귀한 식수원은 가정에서 쓰고 버리는 생활 폐수(특히 합성세재로 인한 오염), 정화 시설 없이 공장에서 내보내는 각종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포함된 폐수, 대기 중 각종 오염물질이 섞인 채 내리는 산성비로 오염되어 죽어가고 있다.   출애굽 후 수르 광야에서 극심한 갈증으로 고통당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한 나뭇가지를 던지게 함으로써 마라의 쓴 물을 단물로 바꾸어 주셨다(출 15:22-25).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모세가 염분과 같은 미네랄을 함유한 강알칼리성 샘물에 산성을 띠고 있는 열매 달린 대추나무 가지를 던져 넣어 중화시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마실 수 없는 마라의 쓴 물을 식수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태신학적 의미를 전해준다. 수질오염으로 무수한 생명이 죽어가는 오늘의 현실 앞에서 출애굽기 15장의 이야기는 물을 포함한 생태환경의 보존과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요 4:14)’을 마시기도 전에 물 부족이나 오염된 물로 죽어가는 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생명 경외를 몸소 가르쳐 주신 하나님을 멀리하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오염된 쓴 물을 단물로 정화시키는 힘겨운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의 사전에는 ‘희망’과 ‘생명’이라는 단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물을 별것 아닌 것처럼 하찮게 여기는 생각과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우리 인류는 가까운 미래에 사막을 부유하는 순례자와 같은 삶을 살아야 될지도 모른다. 하여 물을 더 이상 ‘물’로 보지 말고 우리의 ‘피’같이 대해야 할 테다. 이상명 /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교 총장성서로 세상 읽기 세계 인구 각종 오염물질 지구 대기권

2025-04-01

[기고] 트럼프 2기에 유용한 ‘태권도 민간외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추진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지구촌을 매섭게 몰아치는 중이다. 관세 폭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의 조치를 놓고 이해 당사국들의 반발과 논쟁도 뜨겁다.   대한민국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정치적 혼란 와중에 외교·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 겹치는 양상이다.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서 영원한 우방인 미국과의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차원의 공식 외교도 중요하지만, 이를 보완해줄 민간 외교의 필요성도 커진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70여 년 많은 우여곡절에도 변함없이 한·미 동맹의 신뢰를 굳건히 구축해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태권도의 가치를 새삼 주목하게 된다. 태권도는 한·미 동맹의 신뢰와 양국 국민의 우의를 확인하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권도는 한·미 동맹의 결속을 강화하는 매개체로서 새로운 역할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다. 미국에는 약 2만5000개 태권도 도장에서 3000여만 명이 수련 중이다.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은 지난해 미국 지부 8곳을 선정하고, 현지 네트워크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64년 대한민국은 태권도 사범을 해외에 처음 공식 파견했다. 광복 80주년이자 태권도 해외 진출 61주년이 되는 올해는 태권도가 미국 땅에서 “얍! 얍! 얍!” 힘찬 기합 소리를 내며 ‘제2의 황금기’를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오는 5월 18일 백악관 앞에서 ‘태권도 한마음 대축제’가 펼쳐진다. 국기원 버지니아 지부 주관으로 약 2000명이 참가해 영원한 한·미 동맹을 다짐하는 태권도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7월 17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30주년을 맞은 최대 규모의 축제인 ‘세계 태권도 한마당’이 열린다. 50여 개국에서 5000여명이 참가하는 이 행사에서는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 등 한류 스타들이 축하 공연도 한다. 이를 계기로 태권도는 공공 외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이다.   국기원은 그동안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들에게 명예 9단증(블랙 벨트)을 수여, 한·미 우호를 증진해온 전통이 있다. 필자는 2021년 11월 플로리다주 팜비치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기원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당시 그는 “태권도는 최고의 무도(Martial Arts)”라 극찬하면서 “재선에 성공하면 태권도 도복을 입고 의회에서 연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내아들 배런도 태권도 유단자다.   이런 인연으로 필자는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미국 방문을 계기로 만난 상·하원 의원들에게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우호적 협력을 당부했다. 외교위원장을 역임한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뉴욕)은 “태권도는 단순한 무도가 아닌 양국 신뢰 구축의 상징으로 작용해 왔다”고 평가했다. 11선의 팀 월버그 하원의원(미시간)은 “한국이 조속히 안정됐으면 좋겠다. 한·미 동맹은 굳건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며 응원해줬다.   국기원은 몇몇 상·하원 의원들에게 명예 단증을 수여했고, 지난 5일부터 상·하원 의원 7명을 대상으로 미국 의회에 태권도 교실을 개설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태권도를 배움으로써 한국 문화를 폭넓게 이해하고, 한·미 동맹과 우호 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전환점으로 지구촌 2억여 명이 수련하는 세계적인 스포츠이자 문화콘텐트로 자리매김했다. 유엔 회원국과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은 각각 193개와 211개국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세계태권도연맹(WT)은 회원국이 무려 214개국이고, 국기원 품증·단증을 발급받는 나라는 204개국이다.   태권도는 2018년 필자가 국회의원 재직 시절 의원 225명이 공동 발의한 ‘태권도 진흥 관련법’ 개정으로 대한민국 국기(國技)로서 처음 법적 지위를 갖게 됐다. 태권도는 나라 안팎에서 민간 외교 채널이자 플랫폼으로 순기능을 할 잠재력이 매우 크다. 앞으로도 태권도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동력으로 작동하도록 우리 모두 마음과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이동섭 / 국기원장기고 민간외교 트럼프 세계 태권도 태권도 한마음 태권도 해외

2025-03-26

[삶의 뜨락에서] 몸 몸 몸

지난 2월 한 달 동안 내가 맡은 환자가 4명이나 죽어 나갔다. 유난히도 추웠던 2월이었고 출근길은 날마다 전쟁이었다. 눈이 쌓였거나 얼음 빙판이거나 시베리아 바람이 볼을 후벼대는 검푸른 어둠을 헤치고 나가는 전사 같았다. 그 중 딱 한 번 온화한 날이 있어 오히려 안도와 불안에 떨면서 출근한 적도 있었다. 언젠가 ‘2월은 회색이다’라는 시를 쓴 적이 있다. 그때도 지금도 2월은 회색의 기억이 있다.       중환자실에서만 33년째 근무를 해오고 있어 아마도 나만큼 죽어가는 환자를 많이 경험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장의사도 이미 죽어 경직된 시신을 다룰 뿐 나처럼 죽어가고 있는 환자의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의 표정, 신체의 각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시시각각 살피며 지켜보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경험이다. 일단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면 진통제, 가래 줄이는 약과 진정제를 투여해서 환자를 편안한 상태로 유도한다. 환자가 편안해 보이면 지켜보는 가족도 편안해진다. 환자가 죽어갈 때 그들의 모습과 표정에도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어떤 이는 이제 다 놓고 받아들이는 듯 잔잔한 미소를 띠고, 어떤 이는 이렇게 죽어가는 것이 억울한 듯 인상을 찌푸린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나면 그때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진다. 더 이상의 움직임이나 변화는 없다. 의사는 사망선고를 한다. 보통 2~3시간의 grieving time(슬퍼할 시간)을 준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장의사에게 연락하라고 알려주고 시신은 비닐백에 넣어 냉동 시체 보관실로 옮긴다. 이제 거주할 육신을 잃은 혼은 어디로 가나? 이때 개인의 종교나 믿음에 따라 생각이 달라진다. 기독교에서는 육신은 죽어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천국 아니면 지옥에 간다고 믿고, 불교에서는 업보에 따른 윤회설을 믿는다. 평소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 세계로 갈 것으로 추측한다. 이는 증명된 사실이 아니고 증명할 수도 없으며 그렇게 믿음으로써 내 마음에 평화가 오기 때문이다. 조상숭배도 하나의 신앙으로 중국의 유교, 일본의 신도, 한국의 선교, 인도의 힌두교는 죽어서 영혼이 조상의 세계로 찾아간다고 믿는다.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장석주, 이 책은 내가 앞으로 읽고 싶은 책이다. 나는 이 문장을 ‘내가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과 읽은 책이 나의 우주다’라고 수정하고 싶다. 살면서 우리 내면에 축적된 경험의 깊이, 그 밑에 흐르는 무의식의 거울이 우리 몸을 통해 빛을 낸다. 한때 사후세계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많은 서적을 구매해 읽었다. 그 결과 ‘잘 죽는 법’이라는 졸저를 출간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사람을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적으로 분류해 차별해 왔었다. 다시 말하면 몸을 쓰는 사람과 머리를 쓰는 사람으로 분류해서 대인관계를 맺고 지내왔었다.     나는 이제 겨우 철이 들어가는 것일까. 살아갈 날이 살아온 시간보다 짧아질수록 삶 자체가 실존임을 실감한다. 삶을 체험하는 몸 자체가 실존이다. 탄생해서 죽을 때까지 육신을 입고 겪는 일만이 삶이고 실존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깊게 정신세계를 연구하는 철학자 중에서 니체의 ‘몸은 형태의 형태이자 영혼의 형태이다.’ 이 묘사는 과연 혁명적인 선언이다. ‘영혼, 정신, 몸 중에서 몸이 가장 앞선다. 정신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정신을 제 도구로 쓴다.’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얼마나 엄청난 반란인가. 평생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믿고 살아온 나에게 니체의 이 사상은 큰 충격이었다. 평생 수천수만 명의 죽음을 목격해 온 나는 이제 몸, 몸만을 믿게 되었다. 사람은 평생의 경험이 몸을 통해 표출된다. 몸은 나의 존재를 표현하는 현상이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총에 맞아 죽은 정대의 혼이 주위를 맴돌다가 화장당한 후 소멸하였다고 묘사한다. 우리는 죽은 자의 혼이 어디로 가는지 증명할 수 없고 추측만 할 뿐이다. 기도와 장례식은 죽은 자에 대한 가족과 친구들의 마지막 예우다. 살아남은 자들은 이런 의식을 치름으로써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는 평안을 얻지만 죽은 자는 고요하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영혼 정신 신앙 세계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적

2025-03-24

[돈의 세계] 멕시코와 테킬라 효과

지난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멕시코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2%에서 -1.3%로 후려쳤다. 대미 무역 비중이 높은 게 복이었다가 화가 됐다. 중국 생산 의존도를 낮추려고 미국 기업이 멕시코 공장으로 눈 돌린 게 불과 얼마 전이다.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 생산국 이전) 가속화로 멕시코는 중국을 제치고 2023년 미국의 1위 수입국으로 발돋움했다. 스페인·캐나다·일본·독일에서의 투자까지 몰려들어 멕시코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새 역사를 썼다.     그 결과 멕시코 페소화는 통화 강세의 상징이었다. 달러 대비 추락하던 여러 화폐 가치 속에서 유달리 빛났다. 2022∼2023년 페소화는 20여 년 만에 초강세였다. 이제 수익률 좋은 통화로 평가받던 호시절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복귀와 함께 페소화의 약세는 두드러졌다. 2016년 트럼프 당선 때 페소화 가치는 17% 가까이 떨어졌다. 그로부터 8년 후인 지난해 약 23% 하락이란 수모를 겪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멕시코 수출품의 80%는 미국향(向)이다. 미국의 대(對) 멕시코 25% 관세 부과로 경제는 수년간 후퇴할 수 있다. OECD가 내년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을 -0.6%로 전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1994년 12월 외환 유동성 악화로 발생한 멕시코 경제위기가 브라질·아르헨티나 같은 중남미국가로 번졌다. 소위 테킬라 효과(Tequila Effect)가 발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정책을 ‘근린궁핍화 정책’이라 불렀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이웃 나라를 거지로 만들고 미국 경제를 추락시키는 자살골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증류주는 테킬라로, 시들해진 위스키의 인기를 대신하고 있다. 미국산 위스키와 EU산 와인·샴페인에 불붙은 관세 전쟁 속에서 테킬라 효과가 외부로 확산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원경 /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돈의 세계 멕시코 테킬라 멕시코 경제위기 멕시코 수출품 멕시코 공장

2025-03-23

[돈의 세계] 이념 과잉의 위험

신념은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그런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한 인물이 있다. 신념은 감옥이란다. 강한 신념은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 망치로 쳐부숴야 한다니. 니체는 의심할 여지없이 진리로 믿는 것을 파괴할 자유를 존중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낮췄다. 오늘날 프랑스의 토론에 실용주의는 없다. 이념만 있을 뿐이다. 모든 논의는 현실과 단절된 채 가치와 극단으로 통한다. 무디스는 정치적으로 분열된 환경에서 차기 정부의 위험을 경고했다. 국가 부채가 심각한데 재정 적자 줄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념 우선으로 선심성 공약에 열심인 정부에 경고장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후 개최한 첫 각료 회의. 정부효율부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이 연방 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파산한다고 했다. 머스크를 지지하는 대통령의 말에 각료들은 박수로 반응했다. 실용은 지나치면 효율 만능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을 세계 부국으로 만든 게 실용주의 사상이다. 한국판 실용주의를 생각하면 다산 정약용이 떠오른다. 그는 경학(유교 경전)으로 확실한 철학과 가치관을 세워 역사의식을 지니고 실용주의를 채택해야 경제학의 원리가 만민과 만물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도 이념, 지역, 성별, 세대, 빈부 격차 등 갈등이 엉켜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실사구시 차원에서 동맹국과 원만히 소통하고 협상하는 것은 물론 사회 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저소득층의 분수효과든 대기업의 낙수효과든 다 괜찮다. 실현되기만 한다면.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한국사회에 성장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게 실용주의의 목표여야 한다. 이념 과잉으로 극단으로 치달으면 기다리는 건 국력의 추락 뿐이다.  조원경 / UNIST 교수돈의 세계 이념 과잉 이념 과잉 한국판 실용주의 이념 지역

2025-03-17

대한항공 5년 연속 ‘5성 항공사’ 선정

대한항공이 영국 항공운송 전문 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SKYTRAX)의 ‘월드 에어라인 스타 레이팅’에서 5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성 항공사(SKYTRAX 5-star)’로 선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스카이트랙스는 매년 전 세계 항공사를 평가해 최저 1성부터 최고 5성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5성 등급 유지는 대한항공을 포함해 전 세계 단 10개 항공사뿐이다.     이번 평가는 2024년 10월 말부터 2주간 진행된 ‘미스터리 쇼퍼’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심사관 3명이 대한항공의 7개 노선을 직접 이용하며 탑승 수속, 라운지, 기내식, 기내 서비스, 좌석, 수하물 운송 등 550여 개 항목을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사용자 중심의 홈페이지와 예약 시스템, 수준 높은 기내식과 와인 서비스, 기내식 사전 주문 기능, 최신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모든 좌석 클래스에서 청결하고 편안한 환경을 유지하며, 객실 승무원의 친절하고 정중한 서비스가 일관되게 제공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에드워드 플레이스테드 스카이트랙스 CEO는 “대한항공이 지속해서 수준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편안한 객실과 기내식 등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소비자 중심경영(CCM) 인증을 3회 연속 획득했으며, 글로벌 항공업계 평가사 APEX의 ‘오피셜 에어라인 레이팅’에서도 8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성을 받는 등 지속해서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대한항공 항공사 글로벌 항공사 세계 항공사 국내 항공사

2025-03-09

[돈의 세계] 이념 과잉의 위험

신념은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그런 신념의 위험성을 경고한 인물이 있다. 신념은 감옥이란다. 강한 신념은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라 망치로 쳐부숴야 한다니. 니체는 의심할 여지없이 진리로 믿는 것을 파괴할 자유를 존중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낮췄다. 오늘날 프랑스의 토론에 실용주의는 없다. 이념만 있을 뿐이다. 모든 논의는 현실과 단절된 채 가치와 극단으로 통한다. 무디스는 정치적으로 분열된 환경에서 차기 정부의 위험을 경고했다. 국가 부채가 심각한데 재정 적자 줄일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념 우선으로 선심성 공약에 열심인 정부에 경고장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한 후 개최한 첫 각료 회의. 정부효율부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는 미국이 연방 적자를 줄이지 않으면 파산한다고 했다. 머스크를 지지하는 대통령의 말에 각료들은 박수로 반응했다. 실용은 지나치면 효율 만능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미국과 중국을 세계 부국으로 만든 게 실용주의 사상이다. 한국판 실용주의를 생각하면 다산 정약용이 떠오른다. 그는 경학(유교 경전)으로 확실한 철학과 가치관을 세워 역사의식을 지니고 실용주의를 채택해야 경제학의 원리가 만민과 만물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도 이념, 지역, 성별, 세대, 빈부 격차 등 갈등이 엉켜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실사구시 차원에서 동맹국과 원만히 소통하고 협상하는 것은 물론 사회 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저소득층의 분수효과든 대기업의 낙수효과든 다 괜찮다. 실현되기만 한다면.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한국사회에 성장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게 실용주의의 목표여야 한다. 이념 과잉으로 극단으로 치달으면 기다리는 건 국력의 추락 뿐이다. 조원경 /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돈의 세계 이념 과잉 이념 과잉 한국판 실용주의 이념 지역

2025-03-09

"선교사 자녀의 예술적 재능 발굴"…'가온의 빛' 미술 공모전 개최

선교사 자녀들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특별한 미술 공모전, ‘가온의 빛’ 프로젝트 H.O.P.E 미술 공모전이 오는 3월 25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이 공모전은 세계 각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 가정의 자녀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신 꿈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된 ‘선교사 자녀를 위한 미술 공모전’이다.   이번 공모전은 ‘소망의 빛을 담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의 선교사 자녀를 대상으로 하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부모님의 선교 사역과 함께 살아가는 자녀들에게 예술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신앙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공모전은 회화, 일러스트, 디지털 아트 등 모든 미술 장르를 포함하며,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성과 감성을 마음껏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 작품의 크기 역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나, 운송 및 전시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작해야 한다.   참가를 원하는 선교사 자녀들은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한 후, 작품을 안전하게 포장하여 지정된 주소로 제출하면 된다. 작품을 보낼 때에는 작품명, 작가 이름, 연령, 그리고 3~5줄의 간단한 작품 설명을 함께 동봉해야 한다. 제출된 작품은 반환되지 않으며, 향후 공모전 홍보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총 1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되며, 수상작은 가온 갤러리(Gaon Gallery) 및 다양한 전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선교사 자녀들의 예술적 역량을 널리 알리고, 그들이 표현한 희망과 신앙의 메시지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온 갤러리의 제니퍼 홍 디렉터는 “현재 세계 각국에서 접수된 아이들의 작품을 보며, 그들의 신앙과 통찰력에 오히려 주최 측이 큰 감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전을 협찬하는 알파 멘토링의 코버트 김 원장 역시 “선교사 자녀들은 부모님의 사역으로 인해 선교지에서 자라지만, 그들은 결코 ‘Nobody’가 아니다”라며 “하나님 안에서 특별한 정체성과 재능을 부여받은 존재임을 깨닫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출품작은 반드시 순수 창작물이어야 하며,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한 작품으로 판명될 경우 심사에서 제외되며, 수상 후에도 시상이 취소될 수 있다.   작품 제출 마감일은 2025년 3월 25일이며, 이후 전문가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선정된다.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이메일([email protected])을 통해 가능하며, 작품은 가온 갤러리(6186 Beach Blvd, Buena Park, CA 90621)로 제출하면 된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게시판 선교사 선교사 자녀들 세계 선교사 예술적 재능

2025-03-03

[발언대] 집안싸움에 갇힌 대한민국

고국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 탄핵, 계엄령 같은 단어들이 공론장에서 오르내리더니, 결국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찬반으로 나뉜 국민들은 한겨울에도 거리에 나서며 얼어붙은 도심을 함성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몸은 타국에 있지만, 마음만은 늘 고국을 맴도는 것이 해외 동포들의 심정이다. 기쁜 소식에 웃고, 슬픈 소식에 가슴을 졸이며, 조국의 행보를 지켜본다.   “대통령 못 해 먹겠다.” 2003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뱉은 말이다.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치판에서 대통령에게만 양보를 요구하는 현실에 대한 탄식이었다. 돌이켜 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직은 유독 가혹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말년이 평탄했던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민주주의는 숫자의 싸움이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집단 내 다수가 곧 권력이 되된다. 지난해 4월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야당 성향의 의원들이 과반을 훌쩍 넘겨 64%의 의석을 차지하며 거대 세력으로 등장했다. “회복과 성장, 그리고 다시 대한민국.” 그들의 공약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국민은 이를 자유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국가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약속으로 받아들였다. 정권을 강제로 탈취하거나 국가 체제를 바꾸겠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2024년 첫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거대 야당은 대화와 타협을 뒤로하고 머릿수의 힘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국가 발전과 민생보다 행정부 공격에 집중하며, 사소한 비리를 침소봉대하는 데 전력을 쏟았다. 결과적으로 지난 6개월 동안 18차례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여당과 협의 없이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려 했으며, 행정부가 요청한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정부 정책 수행을 마비시켰다. 이는 선진 정치와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4류 정치의 민낯이었다.   결국 대통령은 “대통령 못 해 먹겠다”라고 체념하는 대신 비상계엄이라는 강수를 두었고, 머릿수로 무장한 거대 야당에 의해 탄핵소추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비록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일했던 대통령이 구속되자, 국민들은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거대 야당의 행태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세계 경제 10대 강국으로 성장하고, K-컬처를 전 세계에 전파하며 자부심을 느껴온 국민들은 이제 현 정국이 자유민주주의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것에 대한 우려 속에서 거리로 나서고 있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갈등에서 시작된 싸움이 이제는 사법부와 국민 간의 대립으로 번지며 한국 사회는 한층 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는 국제 정세를 뒤흔들 대통령이 등장하며 지구가 회전하듯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마치 유아독존인 듯 세상일은 외면한 채 집안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진영 논리를 떠나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대한민국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 경제 10대 강국의 위상을 지키며, 급변하는 세계 정세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 해외 동포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발언대 집안싸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 역대 대통령들 세계 정세

2025-02-24

[돈의 세계] 젠슨 황의 광속 모험

엔비디아에서 ‘광속’은 일반적인 의미와 다르게 쓰인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사진)이 “광속으로”라고 지시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매우 빠르게’라는 뜻이 아니다.   2023년 12월 4일자 뉴요커 기사 ‘선택된 칩’ 등에 따르면 ‘광속’은 이상적인 속도다. 납기 등을 관리할 때 예산이 무제한이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서 가능한 최고 속도를 가리킨다. 관리자는 그렇게 정한 이상적 목표를 기준으로 변수를 바꿔가면서 성취할 수 있는 현실적 목표를 잡는다. 이 기법은 현재 상태에서 출발해 개선 방안을 찾는 방식에 비해 성과가 컸다. 일본에서 1980년대에 창안돼 국내 업체들도 벤치마킹한 이상목표관리시스템과 일맥상통한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말했다. “경영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것”이라고. 광속 경영으로 기존 품목의 생산을 제대로 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변화가 광속으로 진행되는 산업에서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인력과 자원의 상당 부분을 제대로 된 일, 즉 미래 사업에 투입해 그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젠슨 황은 제대로 된 일에 도전하는 모험에 누구보다 과감하다. 이미 대기업들이 줄줄이 실패했고 연구자들로부터도 외면되던 병렬 컴퓨팅을 컴퓨터 부분품에 불과한 그래픽 칩에 도입했다. 이후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게임 밖 현실 세계에 눈을 돌렸다. 병렬 컴퓨팅으로 강력해진 엔비디아의 칩은 연구 등에 활용되다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AI 칩 시장에 브로드컴과 AMD가 도전하는 가운데 중국 딥시크가 엔비디아 칩의 성장 탄력을 제한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과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대응으로 AI 산업의 변화가 더욱 빠르고 넓고 깊게 진행되리라는 점이다. 백우진 /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돈의 세계 젠슨 광속 광속 모험 광속 경영 젠슨 황은

2025-02-16

[보험 상식] 평생 보장 연금

평생 보장 연금(Lifetime Guarantee Income)은 60세 이상은 물론 40~50대가 반드시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플랜이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에만 기대하고 있다간 앞으로 닥칠 고령화 시대에 길고 긴 노년을 궁핍하게 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일 것이다.     젊어서야 부자가 가난해질 수 있고 가난해도 노력하면 부를 쌓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지만 노년들에게 이런 ‘인생역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은퇴 연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금부터 앞뒤로 50년만 생각해보자. 1960년대에 인생 60을 넘긴 환갑잔치는 인생의 가장 큰 이벤트 가운데 하나였다.     무사히 60년을 살고 노년을 맞이하는 이들은 큰 잔치를 열고 남은 인생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현재 모습을 보자. 요즘 환갑잔치를 크게 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칠순이나 팔순 잔치쯤 돼야 자식들과 손주들 불러모아 놓고 제대로 축하받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60세가 넘었다는 사람이 과거의 50대 정도로 보이는 외모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50년 후는 어떨까. 최근 유엔이 발표한 ‘세계 인구전망 2015년 개정판’에 따르면 지금부터 불과 32년 후인 2050년 대한민국의 경우 전체 인구에서 60세 이상의 시니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명 가운데 4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현재 12.3% 수준인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30년에는 21.5%, 2100년엔 28.3%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의료기술과 생활환경이 좋은 이곳도 인구의 고령화는 급속도로 늘어나 예상수명이 90세를 넘어가는 시대가 바로 코앞에 다가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60세 이상 시니어 인구가 많아지면 미국에선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건강한 노년 인구가 많아질수록 이들은 경제의 소비 주체로 자리 잡게 된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서비스 산업 및 소비산업이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다.     더는 조용히 인생의 황혼을 살아가는 노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젊어서 열심히 일해 모아놓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30~40년에 달하는 은퇴 기간을 맘껏 즐기고 누리는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 분명하다.   앞서 언급한 은퇴연금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고령화 시대에 가장 인기를 끌 상품이 바로 평생 보장 연금일 것이다. 이 플랜은 일정 기간 돈을 모아서 적립된 금액을 바탕으로 하거나 목돈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데 일단 연금을 타기 시작하면 그 금액을 사망할 때까지 보장받는 것이다.     만일 65세 여성이 은퇴 계좌에 50만 달러를 모아 놓았고 이 돈을 A 보험회사의 평생 연금 플랜으로 받을 때 이 나이에 해당하는 A사의 지급비율이 5%라고 가정하면 이 여성은 평생 매년 2만5000달러의 연금을 받게 된다.     이 돈은 해당 가입자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원금의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지급되며 가입자가 사망하면 계좌 잔액은 모두 수혜자에게 지급된다.   평생 보장 연금 플랜은 돈을 적립할 때 보너스는 물론이고 미리 연금의 액수를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는 옵션까지 제공하고 있어서 이를 미리 알고 준비하면 길고 긴 노년을 멋지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문의:(213)503-6565   알렉스 한 / 재정보험 전문가보험 상식 연금 보장 평생 보장 노년 인구 세계 인구전망

2025-02-05

[열린광장] 트럼프 당선인의 뚝심

대통령은 한 국가에서 모든 사람이 선망하고 우러러 보는 최고의 직위다. 권력과 명예가 주어지기 때문에 대통령직을 지원하는 사람은 언제나 다수다. 국민은 그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누가 선택되는가? 선거법에 의거 과반수 국민의 마음을 얻는 후보가 선택된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비결은 무엇인가?   과거 미국민들은 트럼프를 전 대통령으로 선택한 2016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사생활에서 흠결이 없고, 공적 생활에서 능력을 보여준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작년 대선의 결과 이러한 불문율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았다. 말 많고 탈 많은 전직 대통령 트럼프를 다시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를 선택한 이유는 바이든 치하의 미국경제가 문제였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한때 치솟았던 원인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 2020년 초부터 2년 동안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는 세계 경제를 반신불수의 상태로 만들었다. 에너지와 식량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망 중단으로 물류비가 증가했다. 노동력 감소로 인건비가 인상되며, 소비자 물가지수가 세계적으로 치솟았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미국 경제가 유럽 등 여타 나라보다 제자리를 빨리 찾은 것은 바이든 정부의 차분한 노력 덕분이었다. 2022년 9.1%까지 치솟았던 인플레가 현재는 3% 대로 유지되고 있다. 2025년도 IMF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의하면 G7 국가중 미국만이 유일하게 2%를 넘긴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이라고 한다. 불법 이민자의 유입으로 자신들의 일자리에 불안감을 느끼는 저임금 미국인들의 불안감이 이민을 강력히 통제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미국은 순전히 이민자들에 의해서 건국되고 유지되고 발전해온 나라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이민자들의 땀과 지식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나라가 미국이다. 2023년 기준 세계 200여 국가의 평균 인구밀도는 제곱미터당 50명, EU는 120명인데 미국은 35명으로 146위에 위치한다. 아직은 영토나 자원에서 더 많은 인구를 포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나라다. 불법이민은 단속되어야 하겠지만 이민 문호는 더욱 넓혀져야 한다.   이렇게 볼 때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이 참담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바이든 정부에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고, 45명의 미국 대통령 업적 평가에서 꼴찌를 한 트럼프를 다시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미국 역사에서 중범죄로 기소되었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례는 없다고 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연설문 담당자였던 컬럼니스트 페기 누난은 “대통령은 ‘품성’이 전부”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해도 품성이 바르지 않으면 비전을 성취하기 어렵다고 했다.     바른 품성은 정직, 사려깊음, 도덕성, 관용 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비난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품성 때문이다. 정책수립과 실행은 타인을 활용할 수 있지만, 품성 개선은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본인의 문제다.   1월21일 그의 취임식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앞으로 4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권좌에 그는 다시 오른다.     4년 전 45대 대통령으로서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는 미국 대통령 평가에서 최하위를 할 정도로 변변치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직을 재탈환하기 위해서 절치부심하며 4년 동안 온갖 역경을 극복해온 그의 뚝심만은 인정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미국의 번영이다. 4년 전 그의 첫 집권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그의 통치 구호는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제47대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4년, 탁월한 그의 뚝심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GA)’ 는 그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실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열린광장 트럼프 당선인 대통령 업적 전직 대통령 세계 경제

2025-01-15

애틀랜타 공항,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1위, 총기 적발 공항 1위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이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과 ‘총기가 가장 많이 적발되는 공항’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여행 데이터 제공업체 ‘오피셜 에어라인 가이드(OAG)’가 최근 발표한 순위에서 애틀랜타 공항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로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애틀랜타 공항을 이용한 탑승객은 전년보다 2% 늘어난 총 6270만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바쁜 공항은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으로 세계 5위에 올랐다. 덴버 국제공항이 6위를 뒤를 이었다. 덴버공항은 2019년보다 탑승객이 무려 24%나 증가했다.   세계 2위는 2023년보다 7%나 증가해 6020만명을 기록한 두바이국제공항(DXB)이 차지했다. 3위는 도쿄 하네다공항(HND)으로 2023년보다 5% 늘어난 5520만명을 기록했다.   애틀랜타공항은 분주했던 만큼 지난해 무기 적발률도 미국 최고였다. 교통안전청(TSA) 집계에 따르면 애틀랜타공항은 9년 연속 전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5일 TSA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하츠필드-잭슨 공항에서 적발된 총기는 440정. 2위를 차지한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서 적발된 총 390정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하지만 지난해 적발된 총기 수는 전년보다는 2.4% 줄었다. 전국 공항에서 휴대 수하물로 발견된 총기는 2024년 전년보다 비슷한 수준인 6678정이었다.   TSA는 전국에서 하루 평균 18정 이상의 총기를 적발했으며, 애틀랜타 공항에서는 하루 평균 1정 이상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또 적발된 총기 중 약 94%가 장전 상태였다.   애틀랜타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이지만 환승객이 많아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탑승객은 그만큼 많지 않다. 환승객들이 애틀랜타 공항에서 추가로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지는 않는다. 윤지아 기자애틀랜타 적발률 잭슨 애틀랜타공항 총기 적발률 애틀랜타 세계

2025-01-15

[이 아침에] 울면서 쓴 글, 독자도 울면서 읽는다

지난해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평소라면 더 큰 관심을 받았을 텐데 어수선한 본국 분위기 속에 특별한 소식이 묻혀버린 성싶어 아쉽다.   한국어로 진행된 작가의 수상 연설을 들었다. 한국문학이 변방 문학이 아닌 세계 주류문학으로 진입하게 된 현장을 지켜보면서 가슴 뿌듯했다. 노벨상 수상 작품을 번역서가 아닌 원서로 읽을 수 있게 되다니, 기쁘고 고맙다.   작가는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여덟 살 때 쓴 자작시를 언급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 사랑이란 무얼까 / 가슴과 가슴 사이를 이어주는 금실이지”   이어서 그의 작품을 열거해 가면서 각각의 작품에 담긴 주제를 소개했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일 수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더 이상 인간임을 거부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그렇지만 마침내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는가” 등을 담아 소설을 써왔다고 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 이유를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소설”이라고 밝혔다. 국가를 넘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맞서 대항하는 인간의 본성, 인간 내면의 깊은 상처를 응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과 위대함까지도 밝혀주는 작가의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일 터이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는 딸의 문장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고 말했다. 사람은 부모를 닮아 태어나지만 낳고 자란 산천을 닮게 마련이라 했다. 한강은 두 면을 모두 닮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가 싶다. 한강은 유명 소설가인 아버지를 두었고, 그녀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광주가 그의 문학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믿어지기 때문이다.   문학은 무엇일까. 도대체 문학이 어떤 매력을 지녔기에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 글을 쓰고 읽고, 또 이렇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것일까.   작가 한강은 인터뷰를 통해 “문학이란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면서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파고 들어가는 행위”라고 했다. 또 “사람들은 문학을 접하면서 이런 행위를 거듭하고, 이런 행위의 거듭함이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결정을 위해 애쓸 수 있는 힘을 생기게 한다”고 했다. 따라서 “문학은 여분의 것, 잉여된 것, 추가된 것, 불필요한 것이 아닌,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은 우리 삶을 안내하는 지도이자 나침반이라는 이야기로 들렸다.   작가는 곡비(哭婢)다. 다른 사람의 슬픔을 대신 울어주는 사람, 다른 존재의 아픔과 슬픔을 대신 앓아주고 견뎌주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울면서 쓴 글은 독자가 울면서 읽게 된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쓴 글은 독자가 가슴앓이를 하며 읽게 마련이다. 한강은 여덟 살 적 자작시에서 ‘사랑이란 가슴과 가슴 사이를 이어주는 금실’이라고 갈파했다. 언어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실이다. 팔딱팔딱 뛰는 우리 가슴 속에 있는 사랑이 금실을 타고 멀리 멀리 번져가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가 한강, 그는 꺼지지 않는 횃불이 되었다. 기대가 크다. 정찬열 / 시인이 아침에 독자도 세계 주류문학 노벨 문학상 변방 문학

2025-01-14

[돈의 세계] 대통령의 남자

곧 환상의 콤비가 공식 취임한다. 미국 제 47대 대통령이 되는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후원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새해 첫날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발렛 구역에 주차한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폭발했다. 머스크 CEO는 미국이 영국을 해방해야 한다며 영국 총리와 극우 인사를 공격해 그들을 뿔나게 했다.   많은 캐나다인이 미국의 51번째 주이기를 원한다고? 트럼프 당선인은 그래서인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불렀다. 그는 북극 영토(그린란드)를 매입하려는 의사도 피력했다. 미국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 땅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덴마크 당국은 어이없어하며 방위비를 대폭 늘렸다.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 통행료가 높다며 파나마 정부에 운하 소유권 반환을 요구했다. 파나마 대통령은 국민이 운하를 가슴에 품고 살며 파나마 주권과 독립은 타협대상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트럼프 새 정부의 실세로 신설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일할 머스크는 매일 뉴스거리를 만든다. 지난해 12월 미국 정부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에 직면하는 위기 국면에서 그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처럼 과장되고 사실이 아닌 정보까지 활용해 여야 합의안을 공격했다. 새 예산안이 마련됐고 머스크는 의회 권력자로 부상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머스크에게 하원의장이 되고 싶냐고 농담했다.   트럼프를 업은 막강한 머스크는 자율주행과 우주 사업에 있어 탄탄대로의 길을 열 것이다. 트럼프는 애석하게도 머스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이라 현행 미국 헌법으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예외는 언제든 만들면 된다. 예산안에서 중국투자 규제 조항을 빼 테슬라 공장을 확장하려는 머스크의 야심이 어디까지 펼쳐질까. 그래도 캐나다를 합병하여 대선에 출마하지는 않겠지. 조원경 /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돈의 세계 대통령 남자 파나마 대통령 트럼프 인터내셔널 파나마 운하

2025-01-12

한국 여권 가치 세계 3위…192곳 무비자 입국 가능

전 세계 여권의 활용 가치를 가늠하는 인덱스에서 한국 여권이 3위, 미국 여권은 9위에 랭크됐다.   시민권 자문 업체 ‘헨리앤파트너스’가 9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 2025 세계 순위’에 따르면, 한국 여권으로는 현재 192곳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는 186곳이다.   헨리 여권 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된다. 특정 국가의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 또는 입국 시 비자 발급 등 사실상 무비자로 갈 수 있는 곳을 지수화한 것이다.   한국의 여권 파워는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에스토니아와 공동 9위를 기록한 미국은 8위 헝가리와 10위 라트비아 사이에 위치했다.   한국 여권은 해당 지수에서 2020년 3위를 기록하고 이듬해 2위로 올라선 뒤 상위권을 꾸준히 지켜왔다.   한편, 이번 순위에서 싱가포르는 195곳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다. 2위는 193곳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일본이 차지했다. 반면, 북한은 99위(41곳)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무비자 무비자 입국 한국 여권 세계 여권

2025-01-09

[K-패션] BTS·블랙핑크가 입으면 세계도 입는다

K-패션은 단순히 옷을 넘어선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의 세계적 성공은 한국의 음악과 영상뿐만 아니라 패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이제 힙하고 혁신적인 스타일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세계 패션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패션의 초석을 놓은 1세대 디자이너들, 우영미, 송지오, 준지 등은 각자의 길을 걸으며 글로벌 패션 시장에 활로를 열었고, 이제 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 아이돌들이 K-패션을 입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한국적 스타일을 글로벌 문화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K-패션의 인기 비결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한류 스타들과의 시너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향한 혁신적 접근에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K-패션은 이제 단순히 아시아를 넘어 세계 패션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K-패션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K-팝 스타들이 K-패션을 입고 전 세계를 누비면서, 한국의 패션은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 그 위상을 확립했다. 한소희의 카디건이나 BTS가 선호하는 브랜드처럼, K-패션은 그저 주목을 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패션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품질에 대한 믿음이 그 이유로 꼽히며, K-패션 브랜드들은 더욱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K-팝 팬들은 단순히 음악이나 공연에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가 착용하는 의상까지 큰 관심을 보인다. 이들은 SNS, 특히 인스타그램과 위버스 등에서 아티스트들의 일상 패션을 모니터링하며, 이를 소비로 연결하고 있다.       실제로 K-팝 아티스트들이 입은 옷에 대한 정보는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해외 소비자들 역시 이를 따라 하며 K-패션의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K-팝이 패션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수준을 넘어서, 패션 산업 전반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K-패션은 아티스트의 의상뿐만 아니라, K-팝 문화 전반과 연결된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패션 브랜드들은 이제 세계 시장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와 같은 브랜드들은 초기에는 한국 내에서만 알려졌으나, 지금은 세계로 그 영역을 확장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이 광고 모델로 기용되며,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마뗑킴’의 경우, 배우 공효진을 모델로 내세워 국내외에서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고, 그 결과 연매출이 급증했다. 이러한 광고 전략은 단순히 인기 있는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와 어울리는 패션 아이콘을 선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패션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K-패션의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K-패션은 이제 할리우드에서 그 영향력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의상을 착용하는 모습은 단순히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K-패션의 자리매김을 입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그중 하나는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서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입었던 파란색 카디건이다. 제이크 질렌할은 이 의상을 통해 한국의 패션 브랜드인 던스트를 착용하면서, 할리우드에서 K-패션의 매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그의 출연은 K-패션 브랜드가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NBA 스타 드웨인 웨이드가 미국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광고인 인사이드아웃2와 관련된 캠페인에서 흰색 상의를 착용하며 K-패션을 선택한 것도 큰 화제가 되었다. 드웨인 웨이드가 입은 이 의상 역시 한국 브랜드 던스트의 제품으로, 전 세계 NBA 팬들에게 한국 패션 브랜드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스타들의 선택은 K-패션이 스포츠와 영화 등 다양한 산업을 넘나들며, 글로벌 패션계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음악 프로듀서이자 DJ인 디플로는 최근 프랑스 공연에서 한국 브랜드의 셔츠를 착용하며 K-패션을 더욱 부각했다. 비욘세 역시 K-패션의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무대에서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을 입고 등장한 바 있다. 이처럼 유명 인사들이 한국 패션을 선택하면서, K-패션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일례로 한국의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를 보자. 영화 블랙 팬서에 출연한 배우 윈스턴 듀크는 송지오 패션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틱톡이 낳은 슈퍼스타’라는 별명을 가진 싱어송라이터 타이 베르데스, 유명 래퍼인 플레이보이 카티도 송지오의 옷을 입었다. 송지오가 패션 브랜드로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송지오는 한국의 고유한 패션 스타일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K-패션은 이제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트렌드가 아니라,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적 스타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K-패션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 전 세계에서 K-팝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K-패션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패션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속 가능성, 혁신적인 디자인, 그리고 한류 스타와의 협업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하면서, 앞으로 K-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장열 기자K-패션 블랙핑크 세계 세계 패션계 패션 브랜드들 한국 패션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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