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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시카고 방갈로

건축 양식을 일컫는 말 중에 방갈로(bungalows)라는 말이 있다. 인도 뱅갈 지방에서 흔히 보이는 건축 양식을 뜯하는 말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미국 도시에서 주로 크지 않은 면적 위에 자리잡은 단층 주택을 의미하는 말로 통용된다.     방갈로의 특징은 높은 천장과 큰 문, 넓은 창, 처마와 베란다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시카고에서도 전형적인 방갈로 주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주로 남부에, 일부 서부와 북부 지역에도 이와 같은 형식의 주택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리고 건축계에서는 이런 시카고 방갈로 주택이 고층 건물을 뜻하는 마천루(skyscraper)에 못지 않은 시카고 건축의 역사와 특징을 나타낸다고 평가한다. 마천루의 탄생지로 시카고가 인정받는데 비해서 방갈로는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방갈로는 1900년대 초반부터 시카고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반에 쿡카운티에만 약 8만채에서 10만채의 방갈로가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대공황 이전까지 지어진 시카고의 주택 대부분이 방갈로 스타일이었다.     이 집에 입주한 주민들은 대부분 이민 1세대들이었다. 방갈로 벨트라고 불리는 지역으로는 사우스 쇼어에서 마켓 파크까지, 오스틴에서 노스웨스트 지역, 웨스트 로저스 파크까지에도 방갈로가 차지하고 있었다. 방갈로에 거주한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의 확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집은 중산층을 의미하기도 했고 여러 곳을 돌아다니지 않고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낳고 이들이 자라게 되면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야했겠지만 방갈로는 첫번째 주택이라는 점이 강조됐고 첫 보금자리의 의미가 컸다. 집을 임대하지 않고 첫 주택을 장만한다는 것은 또 부의 축적을 뜻했다. 에쿼티가 커지면 대출을 할 수도 있었고 그만큼 가용할 수 있는 재산이 늘어난다는 것과 의미가 상통했다.     당시 부동산 광고도 이런 측면을 강조했다. 아서 맥인토시라는 주택 건축 회사는 당시 시카고 트리뷴에 낸 광고를 통해 “우리는 지붕이 있고 벽난로도 설치됐으며 전기 조명, 난방장치까지 갖추고 모든 방이 멋지게 꾸며져 있는 시멘트 토대의 집을 500달러 현금과 월 40달러에 판매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외관적으로는 방갈로에 넓은 유리창이 적용됐고 붉은색이나 노랑색 벽돌이 체커보드 패턴으로 사용됐다. 또 출입구에는 베란다가 만들어져 의자 하나 둘 씩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시티 라이트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사각형이나 팔각형 혹은 둥근 모양의 베이 윈도는 이 주택이 단순히 주거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주택 소유주의 멋스러움을 표현하는 용도로도 쓰였다.     방갈로의 형식은 간단하다. 보통은 지하가 지상 위로 약간 돌출된 모양을 가진 1층반짜리 주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다락방이 있고 지하실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침실을 추가할 수 있었고 주거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었다. 규모 역시 클 수가 없었다. 시카고의 한 부지가 보통 25피트에서 35피트 넓이다. 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해서 주택을 지어야 했기에 옆 주택과 촘촘히 붙어 있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실제로 방갈로 주택의 창문과 창문은 거의 붙어 있는 정도로 가깝다. 그래서 옆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훤히 알수 있는 공간적 제한이 있었지만 이를 통해 옆집과의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실내 공간 역시 넓지 않았기 때문에 복도를 통해 옆방으로 이동할 수 있기 보다는 거실과 침실을 문을 통해 드나드는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했다. 이를 레일로딩(railroading)이라고 불렀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열차 내부 설계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유래했다.     방갈로가 당시 대표적인 주택 양식으로 널리 사랑받게 되자 정치인들에게도 하나의 표식으로 여겨졌다. 리차드 J 데일리 시카고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즉 방갈로에 살고 있다는 의미는 서민, 일반 노동자들과의 연대감 혹은 교류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혔다. 연방 하원이었던 윌리암 리핀스키는 선거 캠페인을 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자신은 도시의 방갈로에 살지만 상대 후보는 서버브의 크고 멋있는 주택에 살고 있음을 강조하는 우편물을 보내 차별화를 시도했고 이는 선거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당선에 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시카고 시는 이런 자산인 방갈로의 보전을 위한 정책도 펼쳤다. 2000년에 방갈로를 구입하거나 개조하고자 하는 주민들에게는 재정적 보조 프로그램을 실시한 것이다. 이 정책을 실시한 것은 리차드 M 데일리 시장이었는데 자신도 역시 방갈로와 함께 한 경험이 풍부했다. 아버지 데일리 시장이 남서부 브릿지포트에서 일생을 방갈로에 살았고 자신 역시 시장 임기 마지막 해 몇해를 제외하곤 방갈로에 살았기 대문이다. 아들 데일리 시장이 방갈로에서 나와 시 남부 고급 고층 콘도로 이사하는 것을 두곤 시장 선거에서 낙선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을 정도로 정치인과 방갈로로 상징되는 중산층과의 관계는 중요하게 여겨졌다. 아들 데일리 시장은 “방갈로에서 자란 우리들은 우리 가슴 속에 항상 방갈로가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방갈로 방갈로 주택 방갈로 벨트

2025-03-05

[열린광장] ’러스트 벨트‘의 부활 기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가 당선 이후 각국 정상들과 통화한 11번째였으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첫 번째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12분간의 대화에서 대단히 중요한 언급을 하나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함정 건조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자,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 하나가 나온다. 미국은 해양국가이다.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의 제해권을 장악해온 국가인데, 왜 트럼프 당선인은 조선업, 선박 보수 분야에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그것은 현재 미국의 함정 건조, 보수, 정비 능력이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당시(1941-1945), 미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제조업 역량이 중국 등 동아시아로 이동한 후 미국의 조선산업은 급격히 쇠퇴했다.     지금 미국은 조선뿐 아니라, 모든 제조업 분야가 쇠락한 상황이다. 과거 중공업, 철강산업, 제조업의 메카였지만 지금은 쇠락한 아팔라치아산맥 지역 즉 동북부, 중서부 지역을 ‘러스트 벨트(Rust Belt)’라고 부른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그 ‘러스트 벨트’ 출신이다. 그가 2016년 출간한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에는 풍요롭던 그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비참한 삶으로 전락했는지에 대한 정황이 자세히 담겨 있다.   한데 지금 미국은 조선산업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 대부분이 ‘러스트 벨트화’ 되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다른 국가들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한국도 그중 하나이다     문명비평가이며 역사학자인 모리스 버만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그의 책 ‘미국문화의 몰락(Twilight of American Culture)’에서  문명 몰락의 4가지 요인을 꼽았다. 버만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사회보장제도의 붕괴, 비판적 사고 및 지적 수준의 급격한 저하, 소비주의 문화와 정신적 죽음 등을 지적하면서, “21세기의 미국은 이 4가지 조건을 다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미국 쇠퇴(American Decline)’이론은 종종 제기되어 왔다. ‘권력의 지배(Power Rules)’라는 책으로 유명한 레슬리 겔브 교수도 “미국은 국내와 해외에서 쇠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다행히 내년 1월에 들어서는 트럼프 정부는 제조업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강력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니, 그 결과가 기대된다.   나는 1968년 1년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었다. 그때 한국군도 미군 PX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그때 PX내의 상품 대부분은 품질이 뛰어난 ‘미제(Made in USA)’였다. 귀국할 때, 그 미제 물품들을 구입해 가족, 친구들에게 선물하며 자랑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이 제조업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 혁신 역량을 발휘하여 다시 우뚝 서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택규 / 트루쓰역사연구원 대표· 전 감신대 객원교수열린광장 벨트 부활 트럼프 당선인 제조업 분야 제조업 역량

2024-11-27

"비닐백 쓰고 목에 테이프 감긴 채 발견"…해피홈케어 한인 피살자 2명

한인이 운영하는 다이아몬드바 요양 시설 ‘해피홈케어(The Happy Home Care for Elderly)’에서 지난 6월 발생한 살인 사건에 대해 추가 정황이 공개됐다.     LA카운티검시국 데이비드 심슨 검시관은 사건 현장에서 숨진 피해자 박희숙(83)씨와 모니카 이(75)씨가 발견된 곳은 요양 시설 건물 뒤편 화장실이었다고 최근 ‘이스트베이타임즈’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그는 “당시 피해자들의 머리에는 비닐봉지(plastic bags)가 씌워져 있었고 목에는 테이프가 감겨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화장실 바닥에서 몇 개의 비닐봉지와 절연테이프, 벨트, 익스텐션 코드가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검시국은 최근 두 희생자가 ‘목 압박 및 질식’에 의해 숨졌다며 사망 원인을 공개한 바 있다.     〈본지 9월 21일자 A-3면〉   이 사건의 피의자인 중국계 간병인 지안춘 리(40)는 사건 당일 아침에 도착한 요양시설의 김모 대표에게 “내가 나쁜 짓을 한 것 같다”며 두 시니어를 살해한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들은 김모 대표는 911에 신고했고 리는 체포됐다.     검시국에 따르면 피해자 박씨에게서 치매 치료제 등 3가지 약물이 검출됐다. 박씨는 당뇨병과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최근 왼쪽 손목이 골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에게서도 한 가지의 약물이 검출됐지만 “사망 사인에 기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심슨 검시관은 전했다.     한편, 피의자 리는 보석금 400만 달러가 책정된 채 현재 수감 중이다.     본지가 입수한 소장에 따르면 리에게는 살해 혐의 2건이 적용됐으며, 검찰은 추가로 ‘취약자 대상 범행’ 및 ‘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폭력 행위’ 혐의도 제기했다.       리에 대한 예비 심리는 오는 12월 7일 포모나 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해피홈케어 비닐백 해피홈케어 한인 절연테이프 벨트 la카운티검시국 데이비드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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