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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620만불짜리 바나나, 작품의 정체

무려 620만 달러짜리 바나나가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중순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벌어진 소동(?)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엄청난 가격에 낙찰받은 이가 그 값비싼 바나나를 먹어 치우고는 “다른 바나나보다 훨씬 맛있다”고 한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참 더럽게 우습고 슬픈 코미디다.   황금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마켓에서 살 수 있는 그저 평범한 바나나 한 개가 이렇게 비싼 이유는? ‘예술작품’이기 때문이다.   생바나나 한 개를 은색 접착테이프로 벽에다 붙여놓은 이 작품의 제목은 〈코미디언〉, 매우 풍자적이고 상징적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작품이다. ‘현대미술의 개구쟁이’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다. 18금으로 만든 ‘황금 변기’도 그의 작품이다. 이 황금 변기의 제목은 〈아메리카〉, 이 또한 매우 통쾌한 풍자다.   작품 〈코미디언〉은 2019년 마이애미 아트바젤에서 처음 소개되어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한 행위예술가가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나나를 벽에서 떼어내 먹어버리는 바람에 더욱 유명해졌다. 그런데 갤러리는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새 바나나를 붙여놓았다. 똑같은 사건이 2023년 서울의 삼성미술관 리움에 전시됐을 때도 일어났다. 이때도 작가와 미술관은 아무렇지도 않게 새 바나나를 사서 붙여놓는 것으로 그만이었다. 그리고, 경매에서 620만 달러에 낙찰받은 바나나를 맛있게 먹어버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미술에 별 관심 없는 보통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은 두 가지다. 첫째는 ‘그런 것도 미술이냐?’ ‘현대미술의 정체는 도대체 뭐냐?’. 둘째는 ‘미술작품의 가격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 것이냐?’ ‘바나나 한 개 값이 아파트 수십 채와 맞먹는다니 말이 되느냐?’.   두 가지 다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 어려운 지극히 당연하고 원초적인 질문이다. 오늘날의 미술에 숨겨진 부조리의 핵심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미술은 그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졌다. 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미술’이라는 개념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자칭 전문가인 나도 ‘이런 것도 미술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작품을 자주 만난다. 도무지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미술 대신에 시각예술이니 조형예술이니 하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코미디언〉 같은 작품을 전문가들은 ‘개념미술’이라고 부른다. 말하자면, 바나나라는 물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익은 바나나를 평범한 접착테이프로 벽에 붙여놓아, 보는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먹고 싶게 만든다는 아이디어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 곧 예술이라는 말씀이다. 거룩하시다.   카텔란의 〈코미디언〉을 낙찰받은 사람은 가상화폐로 벼락부자가 된 중국 출신의 젊은 기업가 저스틴 쑨이라는 분이다. 그가 거금 620만 달러를 내고 받은 것은 바나나와 접착테이프, 바나나가 썩었을 때 이를 교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치 안내서, 그리고 작가가 서명한 진품인증서가 전부다.   그런데 알고 보니, 쑨의 행동은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그가 운용하는 암호화폐 홍보를 위한 것이고, 그의 행동에 전 세계적 관심이 몰리면서 충분한 홍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경매에서 작품을 낙찰받을 때도 일반 화폐가 아닌 암호화폐로 대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쑨이 말했다.   “이 작품이 예술과 밈과 암호화폐의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적 현상이며, 미래에 더 많은 생각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 참 대단한 선문답이다. 먹고 살기 힘들어 바둥대는 생활인들에게 이런 고차원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라고, 그래야 고상한 문화인이 된다고 말할 자신이 도무지 없다. 아무래도 구멍가게 문을 닫아야겠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산책 바나나 작품 바나나 작품 접착테이프 바나나 달러짜리 바나나

2025-02-27

새치와 탈모를 ‘샴푸’로?…‘바나나’에서 힌트 얻다

이것 저것 써봐도 새치머리는 영 달라지지 않는다. 독한 약을 쓰면 잠시는 짙어 지겠지만 당연히 두피와 시력에도 좋지 않다고 하니 주저하게 된다.     늘어만 가는 새치와 흰머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요즘은 남녀를 망라해 20대부터 시작되는 고민이라고 하니 사실상 모든 성인들에게 ‘검은색, 갈색’의 머리 색을 유지하려는 것은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소중한 두피도 화학성 약품으로부터 ‘사수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서 개발한 신개념 샴푸가 LA에 상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 ‘모다모다’는 사용 후 한 달이면 지긋지긋하게 늘어만 가던 새치와 흰머리가 갈색으로 변하는 ‘기적’을 불러온다. 제조사는 ‘기적이라는 말이 과하다’는 소비자들에게 일단 써보라고 권한다.     모다모다 샴푸를 만든 비에이치랩의 배형진 대표는 카이스트 이해신 석좌교수와 함께 7년 동안 개발에 몰두했다. 핵심은 발색 증진과 두피와 모발을 보호하는 것인데 그 결정체가 바로 ‘블랙 체인지 컴플랙스(Black Change Complex)’이다.     그럼 과연 염색약도 아닌 ‘샴푸’   가 자연스럽게 헤어 컬러를 바꿀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갈변 효과를 가져오는 블랙 체인지 컴플랙스는 일단 폴리페놀 성분으로 모발의 큐티클 층에 영향을 가져온다. 이어서 해당 성분은 산소와 햇빛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면서 결국 모발이 자연적인 갈변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바나나에 있는 폴리페놀 효소가 공기중의 산소와 만나 흑갈색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인모 실험을 통해 샴푸를 30회 사용 후 모발 밝기가 63% 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두피 보습에서도 4주 사용 후 총 142%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2주 사용 후에는 각질이 62% 개선됐다.     특히 지난 5월 2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는 4주 사용 후에는 16%의 모발 손상이 개선됐다. 모발 거칠기가 갈수록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모다모다에는 어떤 특징들이 들어 있어서 이런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것일까.   일단 식약처 고시 ‘염모제’ 성분을 첨가하지 않았다. 화학 약품을 최소화 했다는 뜻이다. 동시에 실리콘, 동물성 성분 등 인체에 해로운 8가지 성분을 배제했다. 즉각적인 탈색이나 첨색을 위해 자극적인 성분을 동원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자 그럼 실제로 샴푸를 손에 쥐고 느끼게 되는 것들을 확인해보자. 일단 카라멜 색상의 쫀득한 제형으로 그 진함이 가득하다. 줄줄 흘러내리는 화학성 제품들과는 비교되지 않는 차별이 돋보인다. 동시에 거품이 풍성하며 조밀해 더 오랜 시간 헤어와 교감을 이룬다. 페퍼민트 향으로 상큼함을 더했다.     일단 사용 후 4주 이상이 되면 구체적인 변화가 보인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이다. 개인 모질에 따라 소폭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샴푸의 유통기한은 6개월이어서 비교적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다모다는 일반 샴푸들과 달리 ‘알루미늄 파우치’ 형태의 용기를 채택해 100% 가까이 산소를 차단해줘 더 성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유해 염모제 성분과 실리콘,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 등 대표적인 유해 샴푸 첨가물을 배제하고 인공향료와 인공색소도 넣지 않아 두피자극 없이 탈모, 노화모발 회복, 두피케어를 매일 종합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펌텍 코리아와 공동개발한 3중 산소차단 특허원리를 에어리스 용기에 적용, 샴푸 펌핑시에도 외부산소를 차단해 산소접촉에 민감한 폴리페놀 성분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 개발을 주도한 카이스트의 이해신 석좌교수는 “비듬관리에 필수성분인 살리실릭산을 제외한 모든 성분을 EWG 1등급의 안전한 성분만으로 배합해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빠르게 진행되는 탈모, 잦은 염색으로 손상된 모발, 두피 건조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모다모다의 성능은 그 인기가 증명해준다.     모다모다의 기능성 샴푸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가 지난 8월 아마존에서 판매 시작 후 하루 만에 완판됐다. 지난 8월 31일 미국 아마존에 입점돼 초도 물량 1000개가 모두 품절됐다. 미국 뿐이 아니다. 이미 일본 라쿠텐·큐텐에서 성공적인 판매를 거둔 이후, 두 번째 해외 판매에서 대박을 친 것이다.  아마존 바나나 탈모 노화모발 유해 샴푸 신개념 샴푸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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