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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나우] 트럼프는 ‘제2의 미국 독립’에 성공할까

1812년 미군이 영국령 캐나다를 쳐들어갔다. 영국 해군이 미국인 선원을 강제 동원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항구 봉쇄를 통한 무역 방해에 대한 반발이기도 했다. 캐나다를 병합하려는 욕심도 작용했다.   미국인들은 독립을 선언한 지 36년이 지났지만, 국제사회가 여전히 미국을 제대로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그들은 미군이 온타리오 호수를 넘어 북쪽으로 가기만 하면 해방을 바라는 현지인이 열렬히 환영할 것이라 착각했다.   전쟁은 결정적 우위 없는 일진일퇴 공방을 거듭했다. 민병대가 주축인 미군은 훈련이 부족했고 영국군도 방어적 자세로 일관했다. 미영전쟁의 향배를 가른 것은 나폴레옹이었다.   나폴레옹은 1812년 막강한 프랑스 육군을 이끌고 러시아를 침공했다. 하지만 혹독한 추위와 질병으로 대부분의 병력을 소진한 채 철수해야 했다. 영국은 미영전쟁에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여유가 생겼다.   영국은 숙련된 보병을 미국으로 보내 수도 워싱턴을 점령하고 백악관을 불태웠다. 미군도 격렬하게 저항했다. 1814년 9월 13일 볼티모어의 맥헨리 요새에서는 하루가 넘는 영국의 함포 사격에도 성조기를 지켜냈다. 이로부터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탄생했다.   전쟁 지속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양국은 얼마 후 종전에 합의했다. 미국은 전쟁 과정에서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 해안봉쇄로 조선업과 무역에 의존하던 뉴잉글랜드 경제는 마비상태에 빠졌다. 면화와 담배를 수출하던 남부 경제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전쟁의 긍정적 효과도 컸다. 수십 년 만에 세계 최강 영국군과 다시 싸워 버텨냈다. 앤드루 잭슨 장군은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둬 남부지역으로 미국의 영역을 확장했다.   영국의 무역봉쇄로 보호효과가 나타나 섬유·철강 등 제조업의 성장기반이 마련되었다. 수출이 막힌 면화도 국내 면직업에서 활로를 찾았다. 어려운 전쟁 기간 미국판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영국도 더는 미국을 무시하지 않고 차츰 대등한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시점이 미국의 ‘제2의 독립기념일’이 될 것이라 말했다. 1812년 전쟁 당시와 같이 미국 산업을 보호해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얘기다. 관세 부과로 제조업을 국내로 불러들이고 외국인의 직접투자도 늘리려 한다.   19세기 초 미국은 산업의 태동기였다. 만들기만 하면 국내에서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20세기 미국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어 해외로 이전했다. 관세 부과 이후에도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강하다. 제조업 부활의 앞날이 먼 이유다. 김성재 /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마켓나우 미국 트럼프 미영전쟁의 향배 최근 트럼프 관세 부과로

2025-04-07

[마켓나우] 트럼프의 비트코인 밀어주기 성공할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도화선이었다. 그는 7월 26일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을 “지구 행성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철폐도 약속했다. 트럼프 자신도 디지털 자산의 일종인 NFT 카드를 팔아 수백만 달러를 모았다. 그가 설립한 미디어 회사도 가상화폐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측근도 가상화폐 지지자가 수두룩하다. 부통령 당선자 J. D. 밴스는 비트코인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새 정부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오래전부터 도지코인을 홍보했다. 상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하워드 루트닉은 수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코인정책을 전담할 ‘크립토 차르’직을 신설하고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지정한다는 전망도 있다. 비상용 전략비축유(SPR) 처럼 비트코인을 취급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게까지?’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공화당 소속 신시아러미스 상원의원이 이미 ‘비트코인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향후 5년간 정부가 비트코인 100만 개를 사들이자고 제안했다. 현 시세로 1000억 달러 프로젝트다.   국고를 털어 대안통화를 사들인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미국은 1873년 주조법을 통해 화폐를 금본위로 단일화했다. 금과 함께 돈으로 취급하던 은의 유통을 금지했다. 이로 인해 통화량이 줄어들자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곡물 가격이 하락해 농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대규모 경제 공황이 미국을 덮쳤다. 농민과 은광업자 주축으로 ‘은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1890년 벤저민 해리슨 대통령은 ‘은 매입법’을 통과시켜 매월 450만 온스의 은을 국고로 사들이게 했다. 하지만 정부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온스당 1달러 안팎이었던 은 가격은 1895년까지 40% 하락했다. 은을 금으로 교환하려는 요청이 쇄도했다. 국고의 금 유출이 심해졌다. 당시 금은 국제투자 및 결제에 쓰이는 표준 자산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잘나가던 아르헨티나에 정변이 일어났다. 영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금의 국외 유출이 가속했다. 1895년 미국은 금 보유고 하락으로 전례 없는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트럼프와 같이 한번 낙선했다가 백악관으로 복귀한 클리블랜드 대통령은 월가 황제 JP모건과 세계 금융을 주름잡던 로스차일드에게 구걸하다시피 해서 겨우 국가부도를 면했다. 인기에 영합해 대체자산을 사들이고 자국 통화 가치를 외면한 대가는 총체적 국가위기였다. 김성재 / 퍼먼대 경영학 교수마켓나우 비트코인 트럼프 비트코인 투자 비트코인 콘퍼런스 비트코인 초강대국

2024-12-04

[마켓나우] 연준의 착각이 불러올 시장의 충격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힘은 막강하다. 통화량 결정을 통해 경기를 죽이고 살린다. 그중에서도 최고봉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금리를 결정하고 유통 규모를 통제한다.   ‘세계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두 가지 정책목표 달성에 매진한다.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일견 상충하는 목표의 동시 충족이 요구된다. 연준은 이를 위해 살얼음을 밟듯 통화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물가를 안정시키려고 금리를 올리면 고용이 죽고, 고용 증진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불안해지는 형국이 반복됐다.   금리를 올려 주가를 망가뜨리는 연준은 집권당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1970년대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요구에 시달렸다.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연준이 연거푸 금리를 인상하자 제롬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했다.   한편, 집권당은 금리 인하라는 호재를 안길 수 있는 연준을 ‘금단의 나무’를 지키는 천사를 바라보듯 주시했다. 큰 선거를 앞둔 해에는 금리 인하를 학수고대했다. 올해와 같이 박빙의 대선 레이스가 펼쳐지는 해에 연준의 금리 인하는 효과가 특히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연유로 2008년과 2020년처럼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한, 대선이 있는 해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모두가 수긍할 확실한 근거가 필요했다. 그런데도 연준은 지난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예상보다 많은 0.5%포인트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상당수의 FOMC 멤버는 7월 실업률이 4.3%로 높게 나와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고, 물가는 2%대 초반으로 낮아져 인플레이션 위험이 낮아졌으니 ‘빅컷’(0.5%포인트 이상) 수준의 금리 인하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간 연준의 고금리 정책에 힘입어 물가상승 목표치인 2%를 향해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낮아지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연준의 이 같은 자화자찬은 내부에서조차 큰 논란을 낳았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상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설익은 승리 선언이 우려스럽다며 빅컷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불행히도 그의 우려는 적중했다. 최근 발표된 9월 고용과 물가 지표는 실업률이 다시 낮아지고 물가는 불안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대선 직후인 11월 8일 FOMC에서 연준이 입장을 바꿀 여지가 커졌다. 그렇게 되면 연달아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혼란을 면할 수 없다. 연준의 착각과 딜레마가 가져올 여파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마켓나우 연준 착각 연준 이사 금리 인하 그간 연준

202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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