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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성경 '사해 두루마리' 레이건 도서관 전시

20세기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 중 하나인 '사해 두루마리(Dead Sea Scrolls)'가 10년 만에 미국으로 돌아와 시미밸리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9월 2일까지 열리는 '사해 두루마리: 전시회'는 두루마리 발견 75주년 기념해 마련됐으며 이스라엘 이외 지역에서 열린 전시 중 최대 규모다. 전시회에서는 원본 두루마리 8개와 갈릴리 해에서 발견된 1세기 배의 조각 등 200여 점의 유물이 선보인다.   '사해 두루마리'는 1947년 유대 사막에서 베두인 목동이 우연히 발견했다. 이후 쿠란 고대 유적지 인근에 있는 동굴 11개에서 두루마리가 연속으로 나았으며 10년간 2000년 전의 고대 사본 조각 수천 개가 발굴됐다.   건조한 기후와 동굴의 어둠 속에서 보존된 양피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경 사본과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종교적 저작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두루마리는 제2성전 시대(BC 516년~AD 70년)의 영적, 문화적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창문이다.   전시회의 주요 전시물 중 하나인 '대시편 두루마리(Great Psalms Scroll)' 조각은 1세기경의 히브리어로 작성되었다. 쿠란 동굴에서 발견된 36개의 시편 사본 중 가장 크고 잘 보존된 원고다. 이 두루마리에는 히브리어 성경에 포함되지 않은 몇몇 시편이 담겨 있다. 전시 중인 두 시편은 다윗 왕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하나는 그의 지혜를 찬양하고 그를 시편의 저자로 묘사한다. 다른 하나는 일인칭 시점에서 다윗의 삶과 지혜를 설명하고 있다.   두루마리는 매우 민감해 5년에 단 3개월만 빛에 노출될 수 있다. 보존의 우선순위를 존중하기 위해 전시회가 9개월 동안 진행되는 동안 큐레이터들은 3개월마다 새로운 두루마리를 선보이고 있다.   24개의 다양한 사해 두루마리 조각 외에도, 전시회에서는 약 200점에 이르는 이스라엘 유물 관리국의 '국보' 유물이 전시된다. 이 중에는 갈릴리해의 북서쪽 해안에서 가뭄이 극심했던 1986년 발견된 1세기 어선의 실제 목재 조각을 포함하여 복원된 '예수의 배'로 불리는 갈릴리 해 보트의 복제본도 있다. 이 복제본은 길이 27피트, 폭 7.5피트다.   마그달라 돌(Magdala Stone)도 전시되는데 성전과 성전 등잔대(메노라)의 가장 오래된 회당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돌의 뛰어난 조각은 기원후 70년 로마에 의해 성전이 파괴되기 전, 회당이 성스러운 공간으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회의 또 다른 주요 전시물인 서쪽 벽(Western Wall)의 일부는 방문객들이 기도하고 메모를 남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상징적인 벽은 헤롯 왕에 의해 성전 산의 서쪽 측면에 세워졌다.   레이건 재단의 멜리사 길러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특히 이 유물이 기원한 지역에서 많은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전시회는 유대교와 기독교 신앙 모두에 신성한 시간대를 연결해 주는 구체적인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유물들은 발굴과 보존을 규제하는 이스라엘의 독립 정부 기관인 이스라엘 유물 관리국(IAA)의 큐레이터들에 의해 옮겨졌다. 이스라엘 유물 관리국의 조 우지엘 사해 두루마리 부서장은 "고고학을 사랑한다면 사해 두루마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두루마리는 2000년 전 사람들과의 연결을 제공하는 문서"라고 말했다.     LA대교구의 후안 오초아 신부는 "이번 전시회는 단순히 역사나 과거의 유물에 대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이 형성된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오초아 신부는 "이번 전시회는 신앙의 풍부한 역사에 대한 물리적 증거를 직접 볼 수 있는 독특한 기회"라며 "복음의 가르침을 더욱 깊이 있는 역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회는 레이건 도서관(40 Presidential Drive, Simi Valley)에서 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열린다.   ▶문의: (800)410-8354  안유회 객원기자두루마리 레이건 사해 두루마리 두루마리 발견 두루마리가 연속

2025-03-03

[우리말 바루기]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

화장실에서 쓰는 화장지, 즉 둘둘 말아놓은 화장지를 뭐라 불러야 할까? ‘두루마리 화장지’ ‘두루마리 휴지’ 등과 같이 대부분 바로 대답한다. 맞는 이름이다. 그렇다면 화장대나 거실 등에 놓여 있는, 네모난 작은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화장지는 뭐라 불러야 할까? 아마도 대답을 망설이는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잠시 고민을 한 후 ‘곽 티슈’나 ‘각 티슈’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곽 티슈’나 ‘각 티슈’라는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정확한 이름은 ‘갑 티슈’ 또는 ‘갑 화장지’다.   ‘곽 티슈’라고 하는 것은 ‘갑’을 ‘곽’이라고 부르는 데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곽’은 ‘갑’을 잘못 표기한 것이라고 나와 있다. 즉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는 ‘곽’이 아니라 ‘갑’이 바른말이다. 그러므로 ‘곽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각’은 사전을 찾아보면 상자와 관련한 의미로 사용되지는 않는다. ‘곽’을 ‘각’으로 발음하다 보니 ‘각 티슈’라는 말을 쓰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각 티슈’ 역시 바른말이 아니다. ‘곽 티슈’나 ‘각 티슈’가 아니라 ‘갑 티슈’라고 해야 한다. 국립국어원은 ‘티슈’가 외래어여서 ‘화장지’로 바꿔 부를 것을 권하고 있으므로 ‘갑 화장지’라 부르면 더욱 좋다.   우유를 담는 종이 용기를 가리킬 때도 이와 비슷하게 ‘우유곽’ ‘우유각’이라고 쓰기 십상이다.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므로 ‘우유갑’이라 해야 한다. ‘우유갑’은 한 단어로 굳어졌다는 판단 아래 사전에 하나의 표제어로 올려 놓았다. ‘우유 갑’처럼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써야 한다.   그렇다면 ‘성냥곽’ ‘분곽’은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성냥을 넣어 두는 작은 종이 상자는 ‘성냥갑’, 얼굴빛을 곱게 하기 위해 얼굴에 바르는 분을 담는 조그만 용기는 ‘분갑’이라고 하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티슈 두루마리 화장지 종이 상자 두루마리 휴지

2025-02-09

[이 아침에] 격세지감(隔世之感)

 하룻밤 지내고 나면 여태껏 경험하여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산다. 2만여 개의 부품으로 조립된 휘발유 자동차가 200여 개의 부품으로 줄어든 전기차로 바뀌면 정비소는 앞으로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지인이 보내준 글이 너무 마음에 닿기에 간추려 몇 가지만 소개한다.   그리 오래지 않은 동안에 풍습이나 풍속이 크게 바뀌어 딴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은 60이 노인 대접을 못 받지만 반세기 전 평균수명은 45~48세 정도였다. 그러니 환갑을 맞은 사람은 오복을 갖춘 행운의 노인 어른이었다. 지금은 인간의 최대 수명을 120세로 보고 있다. 신문에 게재되는 부고를 보면 대부분이 90세 이후에 별세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오래 사는 것이 좋기만 한 것인가. 오래 사는 것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현재 거의 모든 가정이 외동이다. 셋 정도 되면 원시인 소리를 듣는다. 내가 어렸을 때는 셋은 보통이고 다섯, 많게는 일곱인 집도 흔했다. ‘제 먹을 것은 타고난다’는 게 그때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지금 저출산의 가장 큰 요인은 아이 기르기가 힘들고 무엇보다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애 하나 대학 입학시키고 나면 그 에미는 폭삭 늙는 세상이다.   지금은 레이디 퍼스트 시대이지만 내가 어릴 적에는 길을 가다 교차하는 지점에서 남녀가 만나면 여자 쪽이 그 자리에 서서 남자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길을 가다 여자가 남자 앞을 먼저 지나가면 ‘재수 없다’고 했다. 남자아이가 나면 돈을 주고 작명소에서 작명했지만, 여자애는 제대로 된 이름 갖는 것도 어려웠다. 불과 두 세대 전까지 그랬다.   혹자는 박정희의 집권시대를 군부독재라고 부르면서 민주화 투쟁을 했다고 자랑한다. 그 시절을 살았던 나는 심리적으로는 지금이 더 불편하다. 딱하나 불편했던 것은 자정에서 새벽 4시까지의 통행금지였다. 조선 백성이 단군 이래 하루 세끼 쌀밥을 배부르게 먹은 것도 박정희의 통일벼 덕이었다. 그것을 박정희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이다.   내가 어렸을 때 병원 의사 한 분이 거의 모든 과목을 다 봤다. 글자 그대로 만병통치 선생님이었다. 어른 앞에서는 안경을 벗어야 했고(건방져 보인다는 이유로) 술잔을 받아도 돌아앉아 마셔야 했다. 담배도 어른 앞에서는 피울 수 없었다. 어른과 아이 사이의 ‘차례’는 아주 엄격했으며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었다.   그때 고위 관료들은 미군에서 불하된 지프를 개조, 검은색을 칠한 뒤 타고 다녔다. 좌석 앞 손잡이 옆에 걸개가 있었고 미군 부대에서 유출된 흰색의 두루마리 화장지를 걸고 다녔다. (우리에게는 아직 화장지가 없었다) 거의 모든 차가 그랬고, 그게 자랑이었다. 여름이면 집 앞에 평상을 내다 놓고 저녁때면 동네 사람들이 거기에 걸터앉아 모기를 쫓으며 얘기를 나눴다. 그때 파자마가 있는 사람은 그걸 입고 나와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파자마는 귀했기 때문에 충분히 구경거리였다. 지금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상이었던 옛날얘기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서구 기준으로도 그들과 비슷하거나 더 잘살고 있다. 그래서 격세지감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사는 오늘도 내일이면 다음 세대들에겐 격세지감이 될 것이다. 변화된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려면 건강하게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윤봉춘 / 수필가이 아침에 격세지감 두루마리 화장지 미군 부대 노인 대접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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