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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직원, 학생에 남편 살해 요청…“선금 250달러 건넸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한 고등학교 교직원이 자신의 남편을 살해해 달라며 재학생에게 청부를 의뢰한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콜럼버스 소재 '어반 스칼라스 고등학교(Academy for Urban Scholars High School)'에서 문해력 보조교사로 일하던 스테퍼니 드미트리어스(44)는 지난 3월 26일, 한 10대 학생에게 남편 살인을 제안하며 선금 250달러를 건넨 혐의(살인 공모)로 기소됐다.   경찰의 수사에 따르면 드미트리어스는 학생에게 총 2,000달러를 제시했으며, 이후의 통화 녹취에서는 “나머지 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남편이 재택근무 중이라는 사실과 자녀들이 없는 시간대를 알려주는 등 계획적인 정황도 포착됐다.   드미트리어스는 현재 이혼 또는 별거 상태로, 남편에 대해 보호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그녀는 혐의를 부인하며 “조작된 이야기”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공공 변호인을 통해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학생의 안전과 복지가 최우선”이라며 드미트리어스를 즉각 해고했고, 피해 학생과 가족, 그리고 필요로 하는 모든 학생에게 상담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어스의 예비 심리는 4월 11일로 예정되어 있다. AI 생성 기사학생 남편 남편 살해 피해 학생 남편 살인

2025-04-0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자유가 충만케 하리라

나이 들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좋은 것도 많다. 존경 받지 않고 무시 당한다고 서글퍼하지 마라. 존경도 위로도 가을 오후에 스치는 바람이다. 날아가는 방구 잡고 시비거는 꼴이다. 무너지지 않고 도태되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살아서 움직여라. 누구에게도 잘 보이려고 노력할 필요 없다. 내 인생 내가 산다.   죽은 뒤에 후회할 일 있으면 지금 바로 잡으면 된다. 나쁜 짓 많이 하다 죽으면 바가지로 욕 먹을텐데 변명도 못하고 싸울 수도 없어 속상할 게 뻔하다.   나이 들수록 용감해져야 한다. 주눅 들 필요 없다. ‘운명’이란 단어에 매달려 살았으면 큰 맘 먹고 나이태 숫자만큼 힘찬 발길질로 ‘뻥’ 차서 날려 버려라. 골대 앞에서 내 공을 막을 사람은 없다. 두려워 하지 말라. 누구를 위해 목숨 걸고 살던 시절은 흘러갔다. 내가 없으면 세상의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의 많은 것들이 뜬구름처럼 흘러갔다 해도 빛바랜 일기장을 펼치면 어제의 추억이 먼지처럼 켜켜이 남아있다. 이제 그 흔적을 찿아 길을 떠난다.   인생의 남은 시간은 내 편이다. 남편 자식 친구 이웃, 명예와 물욕, 성공과 좌절, 행복과 불행마저도 타인의 방에서 손을 흔든다. 아무도 내 인생을 닥달하거나 이래라 저래라 훈수 두지 못한다. 나이만큼 열심히 노력했고 살아 남았다.   눈물샘이 마르도록 절망으로 허우적거리던 모습을 인생이란 화폭에 그려 낸다면 비록 훈장은 받지 못해도 몇 개의 동메달은 목에 걸 수 있지 않을까.   과거를 회상하며 미래를 발목 잡는 실수 범하지 말기를. 사랑이던 미움이던 함께한 순간은 축복이였다. 슬픔도 고통도 사랑의 꽃망울로 피어오른다.   치사하게 살지 않기로 한다. 먹다 남은 음식은 싫으면 버린다. 떠난 사랑을 잊어버리듯 해묵은 것들을 과감하게 버린다. 죽도록 사랑했던 시간들도 아낌없이 떠나보낸다.   흉내 내지 않고, 고집 부리지 않고, 잘난 체 하지 말고,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이는대로 생의 파노라마를 펼친다. 사소한 일에 목 매달며 작은 일에 흥분하고 남 일에 참견하는 신경 끄고 소수의 정예 인원만 곁에 두면 사는게 수월해진다,   자식 자랑하는 친구들에게 기죽지 말고, 이기적인 유전자가 변형을 일으켜도 크게 유산 남길 처지도 아니면서 서운해 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기로 한다.   인생은 싸워서 이기는 투쟁이 아니라 담담하게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는 것.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길을 나홀로 간다. 망설이지 말고 소풍 가듯 김밥 몇 줄 주머니에 넣고 길을 떠난다. 오늘이 이 땅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도 별이 빛나는 길은 슬프지 않다. 간혹 멍 때리며 시간을 낭비해도 된다. 비어 있는 시간이 어쩌면 가장 위로 받는 시간인지 모른다.   하고 싶은 일은 망설이지 말고 내일로 미루지 않는다. 고마운 사람에겐 예쁜 카드를 보낸다. 인사 못하고 떠날 수도 있으니까.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마음을 비우고 주변을 다듬고 정리하면 마음이 풍요롭고 살아갈 공간이 넓어진다. 부족한 것은 다시 채울 수 있지만 넘치는 것들은 주워 담기 힘들다.   보잘 것 없는 것들이 소중한 무엇이 되면 멍에를 벗고 하늘 높이 날 수 있다. 이제 늙을 일만 남았다 생각하면 늙다가 죽는다. 살아있는 소중한 시간들을 정말로 하고 싶은 일들로 채우면 자유가 인생을 충만케 하리라.  (Q7 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하늘 남편 자식 editions 대표 좌절 행복

2025-04-01

[문예마당]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노년은 저물어가는 인생의 황혼기이다. 매일 다른 색으로 물드는 저녁 노을처럼 다른 빛깔로 물드는 시간이다. 인생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같은 사물이나 장소라도 서있는 위치나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의 모습이 다르듯이 노년의 풍경도 여러 가지다.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오랜 인생의 경험을 통해 노인들이 갖게 되는 경륜과 지혜는 도서관과 비할 만큼 소중한 보물이다.   그런가 하면 건망증으로 물건을 찾는 시간이 많아지고, 냉장고 문을 열고 “왜 열었지” 하며 제자리로 돌아가야 생각나는 일상의 연속이다. 또 집중력 부족으로 생기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상에서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노인이라면 누구에나 있을 법한 그런 것들이 노년의 풍경이다. 나이 들어 보니, 그것이 곧 현실이요 진실임을 어찌하랴.   얼마 전 남편의 대학 동기들 점심모임에 참석했다. LA 한인타운의 큰 한식당에서 부부 동반으로 모였다. 대부분이 LA에 살고 더러는 멀리 어바인, 샌디에이고에 사는 분들까지 다 모였다. 그런 모임은 일 년에 한번, 혹은 이년에 한번 정도다. 대부분 LA 인근에 사는 네다섯 가정만 모이는데 그날은 남편이 한국에서 오랜만에 왔고, 음력으로 새해도 됐고 해서 전부 모이게 됐다. 머리가 허연 남자들이 소년들처럼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식사가 끝난 후 근처에 있는 대형 한인 마켓에 들렸다. 가방이 거추장스러워 카트에 놔두고 동네 마켓보다 싸고 싱싱한 물건들을 이것 저것 사서 카트에 넣었다.   집으로 가는 중에 큰 도로공사가 있어 차가 많이 정체되었다. 짜증을 달래기 위해 내가 찍은 사진이나 보려고 앉아서 가방을 찾으니 무릎 위가 허전했다. 바닥에 놓았나 찾아봐도 없었다. “어디 갔지?”라며 주변을 둘려봐도 없었다. 신경이 곤두섰다. 남편에게 차를 안전한 골목길에 세워 달라고 한 후 차 안을 샅샅이 뒤져도 없었고, 트렁크를 열고 뒤져봐도 안 보였다.   생각해 보니 마켓에서 시장을 본 후 남편이 카트에서 집어준 물건을 내가 트렁크 안에 정리해서 넣은 기억이 났다. 남편이 장본 물건만 집어주고 내 가방은 카트에 그냥 놔둔 게 분명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가방에는 현금도 얼마 들어 있고 그보다 스마트폰과 ID, 각종 카드가 들어 있는데 그게 몽땅 가방과 함께 사라진 거였다.   남편에게 “어떻게 물건만 집어 주고 가방은 그냥 카트에 놔둘 수 있느냐”고 불평을 했다. 남편은 생각 없이 물건만 챙겨 줬다면서 “아니, 자기 가방을 자기가 챙기지 않고 무슨 소리냐.  항상 가방을 손에서 놓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나를 힐책했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자기 잘못을 인정했는지 내 탓, 네 탓할 게 아니라 “빨리 마켓으로 돌아가자”며 차를 돌렸다. 길이 공사로 많이 막히니 남편이 알지도 못하는 길로 들어선 것이 잘못이었다. 방향이 잘못됐는지 이리저리 헤매다가 다운타운 쪽으로 들어서게 됐다. 잔소리하면 사고까지 날까 봐 “급하면 돌아가라 했는데….” 중얼거리며 화난 내색은 하지 않았다.   가는 내내 “제발 가방이 카트 안에 그대로 있기를!” 바라면서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 마켓에 도착해 허둥지둥 주차장, 카트 놓고 온 자리에 가보니 카트는 없어졌다. 매니저에게 달려가 말하니 아직 신고된 게 없으니 연락처를 적어 놓고 가라 했다. 카드 분실신고를 해야 하는 등 뒤처리할 생각에 머리에 쥐가 났다.   차를 타려고 터덜터덜 주차장으로 향하다가 카트맨을 만났다. 한 시간 전쯤 카트에 가방을 두고 갔는데 못 봤느냐고 하니 “시큐리티, 시큐리티”라고 했다. 얼른 마켓 안으로 다시 들어가서 시큐리티를 찾으니, 거기 있는 사람이 눈치를 챘는지 가방을 들어 보여줬다. 얼마나 반가웠던 지! 그런데 왜 매니저는 시큐리티에 가보라는 말을 안 했을까.   기진맥진해서 집에 와 “십년 감수했네”라며 쉬고 있는데 남편이 “아, 내 안경!”이라고 해서 보니 남편 얼굴에 안경이 없었다. 점심 먹으며 안경에 김이 서려 모자 차양 위에 얹어 놓았다는 것만 생각난다고 했다. 식당에 전화해 보니 손님이 떠난 후 자기들이 체크를 했는데 보지 못했다고 했다. “LA올 때 비싼 안경을 새로 맞춰 끼고 왔는데….” 라며 남편이 낙심했다. 남편이 걸으러 나간 사이, 차고에서부터 시작해서 온 집안을 뒤졌다. 결국 안경은 이층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 위, 안경집에 얌전히 들어 있었다.   최근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란 책이 노인들 사이에 화제다. 노인들의 삶을 아주 짧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작은 책자로, 인생과 삶에 대한 풍자시를 모아놓은 시집이다.     예를 들자면,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젊게 입은 옷/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깨닫다’ 등이다. 나이 들면서 노인들이 격을 수 있는 슬픈 현실을 유머와 위트로 승화시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책 제목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책 내용 중 하나를 그대로 뽑았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 나와 내 주위사람들의 이야기 같았다.   가방을 카트에 놓고 온 사실로 자괴감이 들던 중에 이 책을 읽고 큰 위로를 받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노인들과 비슷한 경험이라는 사실에 힘을 얻었다. 노년의 풍경 속에는 깜빡하는 일도, 그걸 찾고 안도하는 순간도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것도 내 인생의 한 장면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노년에 이르러 우리는 현명해질 수도, 나이 듦을 한탄하며 서러움에 잠길 수도 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두 노인들의 일부일 것이다. 노년은 어떤 모습으로 채워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될 수 있다. 누군가는 노인의 현명함에 자존감을 느끼고, 누군가는 건망증에 찌든 모습에 체념한다. 어떤 풍경을 만들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침실 벽에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말씀 액자가 걸려 있다. 주어진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주변과 잘 어울리면서 늘 감사하는 생활, 이런 일상이 내 노년의 행복한 풍경이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가방을 잃고, 안경을 잃고 하는 사태가 또다시 생기면 과연 평정심을 갖고 넘길 수 있을까. 그때는 나의 기도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마당 부정맥 사랑 주차장 카트 남편 얼굴 자기 가방

2025-03-13

[이아침에] 내가 사랑하는 라인댄스 팀

일주일에 세 번, 두 시간씩 하는 라인댄스를 빠지지 않고 가는 중요한 이유는 수업 후 함께하는 점심시간을 즐기기 때문이다. 염불보다 잿밥에 더 마음이 가니 춤이 안 외워진다. “숙희 씨, 정신 차려요”하고 한 소리 듣는 날이 많다.     토요일이면 여럿이 중국집으로 향하곤 한다. 두셋이 가면 중국 음식 주문하기가 애매하지만 여럿이 몰려가면 종류별로 시켜 나눠 먹을 수 있어 좋다. 오른편 팔에 깁스를 한 R이 갑자기 눈시울을 붉힌다. “짜장면은 항상 남편이 비벼줬다”고, 최근에 남편을 여읜 그녀가 얘기한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라는 충고의 말도 덧붙인다. 나는 나이 들며 부부 사이에 측은지심 외에 다른 감정이 있을까, 하며 의아해 하기 일쑤이다.   댄스 단톡방에 갑자기 여러 개의 카톡이 올라왔다. 시작은 노인 양로병원에 근무하는 R이다. S에게 전화가 왔으나 말없이 거친 숨소리만 들리니 혹시나 응급상황이 아닐까, 걱정된단다. 집에 직접 가서 무슨 일이지 확인해 봐야겠으니, 주소가 필요하다는 요지이다. 항상 노인을 상대하는 그녀의 직업정신도 발동했다. 결론은 S의 피클 볼 강습 중에 전화가 잘못 걸린 거로 상황 종료. 무사하다는 소식에 모두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혼, 사별 등으로 독거노인이 많은 댄스팀이라 서로에게 각별하다. 시니어가 과반수라 질병으로 고생하는 남편 간병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루 종일 거동이 힘든 환자와 함께하니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을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좋고 햇볕을 쬐러 밖에 나올 기회를 준다. 혹시 누가 운전이 힘들면 한참을 돌아가더라도 같이 태워 온다. 자매의 정이 부럽지 않다.   한인 마켓에서 누가 내 등을 갑자기 껴안아 뒤돌아보니 샤론이다. 그녀는 모시고 사는 96세 친정어머니 점심을 챙겨드려야 해서 점심 모임에 자주 빠진다. 춤만 잘 추는 줄 알았더니 살림꾼이다. 싱싱한 오이가 할인하니 오이지를 만들라며 골라준다. 파도 굵은 것을 사야 파 향이 짙다면서 동생뻘인 내게 알려준다.   아파서 한동안 결석하다가 나오면 얼싸안고 박수로 환영한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소중한 친구들이다. 숟가락 개수까지 꿰고 있을 정도로 서로의 사정을 아는 경우도 많다. 바쁘고 각박한 이민 생활 속에 보기 힘든 훈훈함이다.   라인 댄스팀을 보며 자연스레 나이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인생도 항상 청명할 수는 없고 때때로 비바람과 천둥이 친다.     그래서 혹자가 젊은 어느 한때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선뜻 언제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현재의 자신이 아닌 그 누군가가 되기 위해 안간힘 쓰는 피곤한 상태의 젊은이가 아닌 것이 다행이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젊음의 무게를 버리고 젊어서는 깨닫지 못한 기쁨을 반추하고 음미할 시간이 생겼다. 젊은이들에게 삶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댄스팀의 언니들과 현재에 충실한 삶을 이어가고 싶다. 영원히.  최숙희 / 수필가이아침에 라인댄스 사랑 라인 댄스팀 친정어머니 점심 남편 간병

2025-03-04

술 마시고 때리는 남편 살해한 한인 여성 기소

추수감사절 전날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8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한 한인 여성이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타코마 지역 매체 더 뉴스 트리뷴에 따르면, 피어스 카운티 검찰은 신영미(52) 씨를 가정폭력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신 씨의 보석금은 100만 달러로 책정됐다.   피해자인 남편(62)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남편은 난방 관련 사업체를 운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신 씨는 법원에서 주부로 가정을 돌보며 가끔 사무 업무를 도왔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씨는 경찰 조사 초기 남편을 찔렀다고 인정했으나, 이후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진술을 번복했다. 신 씨는 과거 범죄 기록은 없었지만, 검찰은 진술의 일관성 부족과 사건의 심각성을 이유로 높은 보석금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7일 발생했다. 신 씨의 진술에 따르면, 남편은 퇴근 후 잭 대니얼스 위스키를 사달라고 요청했다. 신 씨는 술을 구매해 남편에게 전달했다. 남편은 직원 두 명과 작업장에서 추가 작업을 했으며, 직원들이 떠난 후 아내인 신 씨에게 함께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신 씨는 맥주 두 캔을 마셨고, 남편은 위스키를 마셨던 것으로 알려졌다.   술자리 후, 신 씨는 남편이 음주 상태로 운전할 가능성을 우려해 자동차 열쇠를 숨겼다. 이후 남편이 위스키를 더 달라고 요구했지만, 신 씨는 다음 날 가족이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를 거절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남편은 신 씨의 부모를 욕하며 열쇠를 찾으려 했고, 이를 막으려던 아내와 몸싸움이 벌어졌다. 신 씨는 남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얼굴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신 씨는 피 묻은 손으로 이웃집을 찾아가 남편이 죽어가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요청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신 씨는 다툼 중 남편의 등을 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등에 깊은 상처를 입은 상태였으며,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남편의 사망을 확인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과 부속 건물을 수색한 결과, 격렬한 몸싸움의 흔적과 깨진 물건, 그리고 혈흔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윤재 기자 [email protected]남편 살해 한인 여성 이후 남편 대니얼스 위스키

2024-12-03

[살며 생각하며] 고물상

비행기로 세 시간 걸렸다. 오랜만에 여행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다. 양 떼같이 순한 구름이 느릿느릿 가고 있다. 짧은 단발을 뒤집어쓴 야자수가 서 있다. 집 떠난 지 여섯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나는 속이 매슥거렸다. 그러던 중에 친구가 냉면을 준비하여 점심으로 주었다. 나는 맛있게 먹었다. 조금 있으니, 택배가 도착했다. 상자 안에는 배추김치와 무청 김치가 있었다. 우리가 온다고 친구가 주문한 것 같았다. “남편이 여기 오더니 한식을 너무 찾아.” 생전 안 먹던 굴젓, 청국장 등등 먹고 싶은 게 많아졌다고 한다.     친구의 집은 호텔처럼 정갈했다. 물건 하나하나에 눈이 갔다. 마늘, 생강 으깨는 대리석 절구는 소꿉 장처럼 아기자기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치이익 소리 내며 진한 커피를 뽑아냈다. 목욕탕에 걸린 흰색 수건은 두툼했고 비누는 로즈메리 향이 났다. 이불은 가볍고 시원했다. 친구가 부엌을 정리하는 시간은 나보다 2배쯤 많았다. 그릇이 찬장 안으로 들어가고 바닥에 먼지 하나 없는 상태에서 부엌 불이 꺼졌다.     나는 두고 온 우리 집이 생각났다. 오래된 물건이 쌓여 있는 고물상 느낌이다. 수건도 이불도 깨끗하게 빨기만 해서, 원래의 색은 도망갔다. 부엌 용품들은 멋대가리 없이 크고 평범하다. 파트가 고장 나도 끝까지 버티면서 사용하는 편이다. 친구는 삼 년 전에 살던 곳을 훌훌 털고 따뜻한 이곳으로 이사 왔다. 쓰던 물건은 버리고 상자 12개만 들고 간 그녀의 용기와 결단력이 부러웠다. 그녀의 집은 현대에 어울리는 가구와 주방용품으로 꽉 차 있다. 갑자기 나의 물건들이 나의 고착된 삶을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한식을 그리워한다는 친구 남편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어갔다. 오늘 저녁 메뉴는 동파육이다. 오기 이틀 전에 삼겹살을 졸여서 진공 포장을 해서 얼렸다. 얼려온 동파육을 친구의 찜기에서 쪄냈다. 고기는 다시 부드러워졌다. 파와 고추와 양상추 채를 썰어서 접시에 같이 놓았다. 친구 남편은 식탁에 오른 푸짐한 음식을 보고 와인병을 서둘러 땄다. 네 사람은 와인 잔을 부딪치며 소리 높여 건배했다. 은근슬쩍, 평소에 하지 못했던, 아내에 대한 혹은 남편에 대한 불평도 한 마디씩 튀어나왔다. 남쪽 나라의 열기 탓인지 친구와 같이 있다는 흥분 탓인지,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다.     나는 문득 우리 부부가 오래된 물건처럼 살고 있지 않은지. 낡은 수건을 빨고 또 빨면서 살고 있지 않은지 의문이 들었다. 내 집 부엌에 버티고 있는 고장 난 프로세서도 생각났다. 포크를 끼우면 기계는 여전히 잘 돌아간다. 비록 흠집이 생기고 육중한 프로세서지만, 버리지 못한다. 아이들이, 손주들이, 지인들이 놀러 와서 수도 없이 앉았던 부엌이다. 그들이 재잘거리며 기다리는 동안, 가스레인지 위에서 손녀가 좋아하는 일본식 두부를 튀겨내기도 했다. 잘 씹지 못하는 육촌 시숙을 위하여 흐물거리는 해물잡탕을 만들기도 했다. 부엌 살림살이는 내가 수많은 음식을 만들도록 조수 노릇을 해주었다. 그들은 이제 나와 한 몸처럼 움직인다. 그들을 친정엄마만큼 의지하는 내 마음을 알고 있을까? 기계도 새것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원래의 빛나던 광택이 다 달아났지만, 오늘도 묵묵히 나를 지켜주고 있다.     남편들은 어느새 자러 들어갔다. 친구는 뉴욕에 두고 온 친구들을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뉴욕의 단풍이 그립다고 한다. “내년에는 네가 올라와. 단풍 구경하러” 나는 말했다. 우리는 졸면서도 늦도록 이야기했다. 밤사이 우웅 하는 바람 소리가 창문을 가볍게 두들겼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고물상 친구 남편 부엌 살림살이 부엌 용품들

2024-11-19

[신 영웅전] 마담 롤랑

여자의 운명은 남편을 만나며 결정된다지만, 내가 보기에 남자의 운명은 한 아낙의 마음 먹기에 달린 것 같다. 아테네 정치가 테미스토클레스의 말처럼 남자는 여자에 의해 몰락하고, 여자는 자식에 의해 몰락한다. 위대한 남자였든, 몰락한 남자였든, 그 뒤에는 여인이 있었다. 어머니의 경우가 가장 흔하고, 그다음은 아내이고, 그다음은 혈육이고, 그다음은 연인이거나 친구다.   프랑스혁명 와중에 부르봉 왕조의 법부대신은 장 마리 롤랑(1734~1793) 자작이었다. 활동적이라기보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그는 신부가 되고 싶었던 귀족이다. 아내 마리(1754~1793)는 몹시 적극적이고 드센 여자였다. 이 여인이 스무 살 연상의 남편을 대신해 지롱드당을 이끌며 흑막 같은 존재로 ‘지롱드파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뛰어난 미모와 지성 그리고 교양을 갖추고 있었지만, 평민 출신이었기 때문에 귀족의 푸대접을 받으며 공화주의자가 됐다.   혁명과 함께 로베스피에르 치하에서 루이 16세 국왕이 처형되자 남편 롤랑은 도망치고 마담 롤랑 혼자 남았다. 5개월의 옥중 생활을 거친 뒤 단두대에 섰다. 처형 직전에 그는 문득 형리에게 종이와 연필을 달라고 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좋은 시상(詩想)이 떠올랐다는 것이었다. 형리가 그냥 죽으라는 말투로 핀잔을 주며 거절하자 마담 롤랑은 후세에 말로라도 전해 달라며 이렇게 읊었다.   “오! 자유여, 인간들은 너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지르는가?(Oh Liberty, what crimes are committed in thy name!)” 그리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틀 뒤 피난처인 노르망디에서 아내의 처형 소식을 들은 롤랑은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권위주의 시대를 거친 뒤 민주화라는 미명 아래 자유가 넘쳐 마치 혼돈과 같은 시대를 살면서 왜 자꾸 롤랑 부인의 말이 떠오르는지….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마담 롤랑 마담 롤랑 남편 롤랑 롤랑 부인

2024-11-03

[글마당] 여름이 간다

긴 낮이 고개를 넘어갈 즈음 나는 대충 차려입고 밖으로 나간다. 한여름 밤에 묻혀 걷고 싶어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치맛자락 펄럭이는 바람과 함께 걸으면 온전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여름이 슬슬 갈 준비를 하는 듯 엉덩이를 들썩인다. 떠나려는 여름이 야속하고 서운하다. 여름이 가면 낮이 줄어들고 밤이 빨리 온다. 밝음에서 어두움으로 들어가는, 좋아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느낌이다.     난 더위는 타지 않지만, 추위를 몹시 탄다. 더운 곳으로는 여행을 가도 추운 곳으로는 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많은 크루즈를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녔어도 알래스카는 가지 않았다. 알래스카라는 이름만 들어도 추위가 몰려오는 느낌이다   사춘기부터 나는 가을을 무척이나 탔다. 가을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화기애애한 모임이 끝나고 혼자 되어 어두움으로 들어가 눕는듯했다. 엄마는 가을이 오면 시작하는 내 우울함을 걱정했다. 용돈을 듬뿍 주며 친구 집에 가서 놀다 오라고 했다. 어찌 그리도 내 맘에 들어와 앉아 있는 것처럼 나를 잘 아는지. 엄마와 살던 것보다 더 오래 산 남편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는지   “마누라는 쾌활 과다증이라니까.”   나라고 우울증이 없을까? 엄마는 내가 표현하지 않아도 내가 무엇을 먹고 싶어 하는지 성질을 왜 부리는지 다 알고 대처해줬다. 남편은 남의 편이라 당연히 그러려니 하며 살지만, 아쉽다.   오래전, 남편이 서울에 있는 모 대학 강의하러 가서 우리 친정아버지의 옥탑방에서 1년간 기생했다. 지금도 그때 일을 떠올리면서 장인어른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하곤 한다. 남편은 생전 화내지 않고 상냥한 우리 아버지를 보며 영향을 받았는지 더러운 성질 줄어들고 변했다. 성질부리고 짜증 내봐야 자기 손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나대로 절대로 남편은 우리 엄마와 아버지 같지 않기에 기대하지 않고 살았다. 남편에 대한 기대가 없었기에 그와 오랜 세월 큰 싸움 없이 살아 아직도 붙어있나 보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여름 오래전 남편 우리 친정아버지 우리 엄마

2024-08-22

[글마당] 재봉틀 밟는 남자

친구 남편은 손재주가 많다. 팬데믹 때는 재봉틀에 앉아 마스크도 근사하게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연말에는 스카프도 받았다. 집수리도 잘할 뿐만 아니라 정원에 허브를 심어 허브티를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이렇게 자상한 남편을 둔 내 친구는 얼마나 좋을까?”   남편에게 말했다.   “나도 만들 수 있어. 재봉틀만 있으면.”   “정말?”   “내가 총각 시절 옷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특히 백투스쿨 시즌에는 재봉틀이 불이 나도록 청바지 아랫단을 줄였다고. 옷가게 주인도 내 실력에 감탄했다니까. 대신 드로잉 테이블 만들어 줄까?”   “또 홈디포 가려고?”   “스튜디오에 나무판이 있어. 가지고 와서 만들게.”   며칠 후 남편이 쓴 카드 명세를 들여다보다가 홈디포에서 널빤지 산 기록을 봤다. 자그마치 나 102달러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그 돈이면 차라리 이케아에 가서 디자인 테이블을 사지.   “널빤지 스튜디오에 있다고 했잖아. 그냥 굴러다니는 것 있으면 만들랬지. 왜 새 나무를 샀어.”   “이왕 만드는데 질 좋은 재료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내가 이케아에서 사고 싶은 테이블 봐 둔 게 있다고. 아이고 말을 말아야지.”   남편 별명은 ‘그린포인트 이 목수’다. 가구를 사고 싶다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그냥 만들겠다고 난리 쳐서. 한번 만들겠다고 마음먹으면 내 발끝에서 허리 높이, 키 재느라 자를 들고 쫓아다닌다. 설계도를 그려 보여주고 다시 고치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고집부려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마음에 드는 것도 간혹 있지만, 이케아에 점 찍어 놓은 가구가 눈에 아른거려 실망한다. 하지만 만들고 싶어 하는 남편을 둔 내 팔자니 어쩌겠는가.   “그것마저 못 하게 하면 남편은 무슨 재미로 살까?”   얼마 후, 부셔서 다른 것으로 활용할망정 결국에는 내가 포기한다. 나무 판때기를 아예 그린포인트 스튜디오에서 재단하고 프라이머를 칠해 핸드카로 끌고 왔다. 오자마자 내 얼굴 볼 틈도 없이 만들기가 급했다. 다 만들어 놓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떨어져서 보고 가까이서 만져본다.   “와! 잘 만들었는데. 수고했어요.”   저녁 식탁에 앉아서 다시 “너무 잘 만들었어요. 고마워요.”   남편 얼굴을 슬쩍 보니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근데 내 친구 남편은 친구 머리도 염색해 준다는데. 그 집 남편처럼 내 머리 염색 좀 해줄래?   “아주 나를 머슴으로 부리시네. 내가 마당쇠냐? 그건 못해. 미장원에 가서 해. 돈줄 테니.”   남의 남편 장기 자랑 열거해서 드로잉 테이블 생기고 싸지 않은 미용실 비용도 챙겼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재봉틀 남자 친구 남편 남편 얼굴 남편 장기

2024-08-08

'한인 모녀 살해' 남편 오늘 법정출두…첫 심리, 검찰 "주말 쯤 기소"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에서 40대 한인 여성과 영아가 숨진 가운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검시국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체포된 용의자 남편에 대한 첫 심리가 2일(오늘) 정오 열린다.     남편 니콜라스 마이클버스트(44)는 지난 29일 노스 시러큐스 스트리트 인근 한 주택 침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김서린(44)씨와 영아의 살해 용의자로 체포됐다.〈본지 7월 31일자 A-1면〉     마이클버스트는 당시 수사관들에게 아내인 김씨가 침실의 계단 사다리에서 떨어졌을 것이라고 증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사관들은 “김씨가 얼굴과 머리에 추락과 일치하지 않는 둔기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1일 덴버 검시국 에밀리 윌리엄스 공보관은 본지에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자세한 정보가 나오게 되면 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레지스 대학은 1일 현재 마이클버스트의 소개 페이지와 이력을 모두 내렸다. 마이클버스트는 지난 2014년부터 해당 대학에 영문학 부교수로 근무해왔다.   김씨의 페이스북에는 남편인 마이클버스트와 한때 다정하게 찍은 사진들이 지난 2012년부터 올라와있다.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사진은 2022년 7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또한 김씨는 평소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2010년에 첫 영상을 시작으로 피아노와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해당 채널은 지난 2022년 5월 27일에 올린 피아노 영상을 끝으로 더이상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다.   그는 유튜브에 “작년 가을 아들이 세상을 떠난 후, 피아노 연주를 포함해 내게 기쁨을 주던 일을 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몇 주 전, 마침내 건반의 먼지를 털어내고 아들을 잃은 후 처음으로 노래를 녹음했다”고 썼다.     김씨는 지난 2021년 첫째 아기를 생후 3개월 때 잃었다. 법원 기록을 확인한 검찰은 첫째 아기는 당시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앤서니 산토스 덴버 검찰청 검사는 “이번 주말까지 혐의에 대한 정식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한인 모녀 피살…교수 남편 체포…덴버 주택 침실서 숨진 채 발견 정윤재 기자법정출두 한인 용의자 남편 남편 니콜라스 살해 용의자

2024-08-01

한인 모녀 피살…교수 남편 체포…덴버 주택 침실서 숨진 채 발견

콜로라도주 덴버 지역 한 주택에서 40대 한인 여성과 영아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대학교수인 남편을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1급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덴버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6시 54분쯤 덴버 지역 노스 시러큐스 스트리트 인근 한 주택 침실에서 김서린(44.사진)씨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한 남성은 김씨의 남편인 니콜라스 마이클버스트(44)로, 현재 덴버 인근 가톨릭 계열의 레지스 대학에서 영문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날 마이클버스트 교수는 경찰에 거실 소파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후, 침실에 쓰러져 있는 아내와 의식이 없는 딸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덴버경찰국 산도발 어네스트 경관은 체포영장 요청서에서 “남편은 신고 당시 자신의 아기도 숨을 쉬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아기는(신고 접수 후 약 30분쯤 후인) 이날 오전 7시 32분에 숨졌다”고 전했다.   또, 어네스트 경관은 “피해 여성은 얼굴과 머리 등에 여러 차례 둔기에 의한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일단 남편인 마이클버스트 교수를 체포하고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이다.   체포영장 요청서에는 마이클버스트 교수의 손가락 관절이 부어있었고, 주먹에 멍 자국과 혈흔, 가슴과 목 부근에 긁힌 상처 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수사관들은 “(남편의 손 상처는) 무언가를 때려서 생겨난 상처 같다”며 “건조기 등에서 피 묻은 장갑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재 덴버 법원(담당 판사 캐런 브로디)은 마이클버스트 교수에게 5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덴버검찰청 앤서니 산토스 검사는 당초 법원에 사건의 잔혹성을 이유로 1000만 달러의 보석금을 요청했었다.   지난 2021년 첫째 아기도 생후 3개월 때 이번과 유사한 사례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산토스 검사는 “숨진 김씨는 얼굴뿐 아니라 두개골 골절, 쇄골, 엉덩이, 어깨 등에 멍과 잔혹한 상처들이 발견됐다”며 “법원 기록을 살펴본 결과 당시 첫째 아기 역시 생후 3개월 때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이클버스트 교수의 변호를 맡은 베카 버틀러 다인스 변호사는 “당시 첫째 아이 사망과 관련해 어떠한 형사 고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주택가는 평소 범죄 등이 없는 평온한 동네다. 마이클버스트 교수와 김씨 부부는 평소 이웃과 교류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인 스티븐 해서웨이(30)는 30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평소 남편이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는 모습만 봤을 뿐 아내와 아기가 함께 사는지 몰랐다”며 “사건의 잔인함을 떠올리면 심장이 뛰고, 두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본지가 이웃을 통해 확보한 영상에는 마이클버스트 교수가 현장에 도착한 응급 대원들 앞에서 토를 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덴버포스트 등 지역 언론은 경찰 기록 등을 인용, “마이클버스트 교수는 수사관에게 멍 자국은 피부가 변색한 것이며 긁힌 자국은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 때문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또 언론들은 “(남편은) 아내가 우울증을 앓았지만 부부 관계는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마이클버스트 교수는 지난 2014년부터 레지스 대학에서 근무해왔다. 11세기와 15세기 시인과 문학 작품 등을 연구해왔다. 이 대학은 30일 성명을 통해 “우리 커뮤니티는 현재 충격을 받았지만 슬픔과 혼란의 순간에도 연민을 베푸는 예수회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고 밝혔다. 장열·최준호·정윤재 기자남편 발견 대학교수인 남편 마이클버스트 교수 덴버경찰국 산도발

2024-07-30

[창간기념 무료 가족사진] 남편이 지금 이순간 기억하길…

부부는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다. 아케디아 거주 이준호(81) 할아버지와 이명자(75) 할머니 부부는 반세기 인생을 함께하며 눈매와 표정까지 닮았다. 남편 이준호 할아버지의 오른쪽 팔을 지긋이 잡은 이명자 할머니의 눈빛에는 여러 감정이 담겼다.   이씨 노부부는 1980년 7월 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한창인 날 어린 외아들을 데리고 미국에 도착했다. 40년 넘는 이민생활의 애환을 이 할머니는 고스란히 기억한다. 하지만 백발이 된 할아버지는 말이 없다.   이명자 할머니는 “남편은 고려대를 졸업해 서울 휘문고에서 10년 동안 교사를 한 책벌레였다”며 “그런 남편이 아들 결혼식 날 뇌졸중이 왔다. 그러다 2년 전부터 치매로 고생 중인데 더 늦기 전에 가족사진을 남기고 싶어 중앙일보 스튜디오 촬영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가족사진은 이씨 노부부 가족에게 참 특별하다. 아들이 고등학생 때 찍은 가족사진은 3명뿐이었지만, 지금은 며느리와 손주 3명까지 나름 대가족이 됐다.   이 할머니는 “남편이 아프다…살아있을 때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아들과 며느리, 손자녀와 처음으로 다같이 가족사진을 남긴다. 아들 내외에게 ‘다른 집 갈 때마다 가족사진이 부럽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LA 이민와서 식당 서빙부터 바느질 공장, 액세서리 장사, 티셔츠 가게 운영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그녀는 삶의 굴곡마다 곁을 지켜준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삼남매의 아버지가 된 아들 쟈니 이(48)씨는 활짝 웃었다. 아들 이씨는 “우리 가족의 첫 완전체 가족사진”이라며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한 추억과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며느리 이씨는 가족사진을 위해 희망을 상징하는 하늘색 의상을 준비했다. 가족의 안녕과 시아버지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중앙일보 가족사진 촬영행사는 남가주 사진작가협회(회장 김상동)가 촬영과 보정을 맡고, 캘코보험(대표 진철희)이 후원했다. 관련기사 [창간기념 무료 가족사진] “중앙일보서 5년마다 추억 남겨요”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창간기념 무료 가족사진 남편 기억 할아버지 할머니 완전체 가족사진 남편 이준호

2024-07-02

[글마당] 부풀어진 허리

몹시 흔들리는 크루즈에서 뱃멀미로 난리 치는 와중에 외국인 남편을 둔 나보다 나이 많은 한국분, 린다 씨를 만났다. 그동안 여행 중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잘 통하는 부부였다. 내 남편은 한인을 만나도 반가워하지도 않고 어울리기를 꺼린다. 어쩐 일인지 이번엔 달랐다. 파도가 하도 쳐서 머리통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아니면 오랜 바닷길에 지쳤는지? 남편은 매일 저녁을 같이하자는 그들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어쩌다 만나는 한국 여자들의 남편은 대부분 외국인이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고 거듭난 여자들이다. 상대의 힘듦에 공감하고 격려하며 웃음으로 넘길 줄 안다.     ‘유머가 없는 사람은 스프링이 없는 마차와 같다. 길 위의 모든 돌멩이를 스칠 때마다 삐걱거린다.’   유머 감각이 없으면 모든 일에 삐걱거린다는 헨리 워드 비처(Henry ward Beecher)의 말처럼, 나이 들수록 개그를 할 줄 아는 사람에게 큰 매력을 느낀다.     린다 부부와 있으면 있을수록 더 함께하고 싶었다. 그녀를 찾아 배 안에서 헤매고 있는 나 자신을 보고 의아해할 정도로 린다는 개그에 뛰어난 분이다. 대화 중간중간의 표정과 손놀림은 마치 타고난 연극배우가 아닌가 할 정도다. 내 남편은 점잔 떨다가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듯 폭소하곤 했다. 그녀는 아는 것도 많고 솔직했다. 누구를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 하냐는 듯 당당했다.     한인들이 오랜 기간 크루즈를 타면 한식을 먹지 못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부부는 이민 생활 자리 잡느라 닥치는 대로 끼니를 때우곤 했던 시절이 왕왕 있어서 한식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태원에 살다 와서 그런가? 외국인들과도 거리낌도 없고 한식을 찾지 않네.”   남편은 내가 이태원에서 온 여자라서 그렇다지만, 글쎄 아마 난 퓨전 인간인 것 같다.   신기하게 평생을 미국인과 산 린다는 한식을 찾았다. 랍스터, 스시, 사시미 등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져 있는데도 야채로 김치 비슷하게 만들어 먹었다. 크루즈 뷔페에는 온갖 양념이 다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달라면 준다. 그녀가 얼버무려 만든 음식은 꾀나 맛있다.     “아예 린다가 우리 케빈에 식당을 차렸다니까.”   린다 남편이 옆에서 한식 비슷하게 만드는 린다를 보며 한마디 거들었다. 그도 된장찌개 안에 든 감자, 호박, 두부를 건져 먹는 것을 좋아한단다. 오히려 외국인과 사는 한인들이 나이 들수록 고국을 그리워하며 더욱더 한식을 찾는 듯하다. 내가 고생할 때 먹은 감자가 제일 맛있어서 뷔페에서 끼니때마다 감자를 먹듯이.   나는 가늘던 허리가 부풀어서 크루즈에서 내렸다. 과연 내 허리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크루즈를 즐기지만, 뱃살 늘어나는 것 때문에 타기가 머뭇거려진다. 이수임 화가·맨해튼글마당 허리 외국인 남편 크루즈 여행 크루즈 뷔페

2024-06-28

[독자 마당] 남편의 일기장

우리 집 서재에 있는 책장 한쪽에는 남편이 1971년부터 쓴 일기장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그 일기장에는 소중한 우리 가족의 미국 생활 기록들이 담겨 있다.     얼마 전 그중 1979년에 남편이 쓴 일기장, 그러니까 45년 전의 일기장 내용 가운데 한 부분을 읽어 보게 되었다. 당시 아들은 텍사스 주 휴스턴에 있는 Cy-Fair라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아들은 ‘아버지’란 주제로 에세이를 쓴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느 날 교장 선생님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교사와 학생들을 위해 특강을 해 줄 수 있느냐는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를 승낙했고 ‘현대 미국 영어의 발달 과정’에 대한 특강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은 대학에서 강의한 경험이 있기에 강의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일기에 기록되어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특강 소식을 접한 이웃 중학교로부터도 동일한 주제의 특강을 요청받았다고 한다. 이번에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남편은 중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도 무사히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교사 대상 특강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 관련 특강도 요청받았다는 것이다.   남편은 학생들에게 한글의 장점을  재미 있고 알기 쉽게 설명했다고 한다. 그리고 칠판에 ‘나비야’라는 동요의 노랫말을 적고 학생들과 함께 불렀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를 계기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임을 확신하게 됐고 가슴이 너무 뿌듯했다고 일기장에 썼다.   그리고 보니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의 일이다. 이제 어느덧 내 나이도 90줄에 들어섰지만, 요즘도 남편의 일기장을 자주 뒤적거린다. 남편의 일기장은 우리 가족의 삶의 기록이며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따금 잊힌 지난 일들을 찾아볼 수 있는 사전과 같은 역활도 한다. 이영순·샌타클라리타독자 마당 일기장 남편 일기장 내용 특강 소식 중학교 교사들

2024-05-28

[독자 마당] 맏며느리의 무게

스물네 살에 맏며느리이자 교회 사모가 되었다. 보릿고개가 심했던 1960년대 초 읍소재지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생활비는 겨우 두 식구 입에 풀칠할 정도였는데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인 3명의 시동생·시누이와  함께 살았다. 결혼하면 동생들을 본댁으로 보낼 줄 알았는데 남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를 집에 보내면 매일 장에 나가시는 부모님이 어려우니 나보고 키우라고 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셋을 떠맡게 되었다. 험난한 시집살이의 시작이었다. 다섯 식구 밥 먹기도 힘든데 학비 문제는 나에겐 태산 같았다.     쌀값을 받으면 싼 보리를 샀다. 쌀은 한 주먹만큼만 넣어 도시락을 쌌고 나는 늘 눌은밥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래도 배가 고프면 고구마 한 개 구워 먹고 물 한잔 마시는 것이 식사의 전부였다. 그 와중에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내 입엔 사과 한 쪽 들어오지 않았으니 내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시동생·시누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직을 가졌다. 그리고 모두 미국으로 이민 왔다. 전문직 종사자였던 시동생들과 시누이는 여유롭게 살았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 넷에 시모까지 모시고 남편 수입으로 여유로움이란 있을 수 없었다. 3베드룸 아파트에서  일곱 식구가 복닥거리며 살았다. 그렇게 5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스라엘 백성이 40여년 동안 광야 생활을 할 때 하나님이 직접 먹여 살렸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매일 그 날 먹을 것만 걷으라”고 하셨다. 그런데도 욕심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걷었지만 썩어버렸다.   무엇이 행복인가? 많은 재물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하루 24시간, 공기, 햇볕 등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것들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셨다. 뒤돌아보니 행복하게 잘 살았다. 재물이 많은 사람도 남는 것이 없었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맏며느리 무게 고등학생 중학생 남편 수입 3베드룸 아파트

2024-05-07

남편 살해 한인 여교수 25년형·복역 10년 선고

남편을 결박한 뒤 살해했던 한인 여교수〈본지 2020년 2월21일자 A-1면〉에게 법원이 징역 25년 형에 복역 10년을 선고했다.   유가족은 판사가 형량을 선고하자 울부짖으며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이오와주 지역 언론인 디모인레지스터는 댈러스 카운티 법원에서 진행된 형량 공판에서 지난 2020년 2월 남편 남성우(당시 41세) 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심슨칼리지 경제학과 조교수 박고운(45)씨에게 징역 25년 형이 선고됐다고 26일 보도했다. 또, 판사는 유가족에게 15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단, 판사는 과실치사, 3급 납치, 가정폭력 등의 혐의를 일부 병합(concurrently)해달라는 피고 측 요청을 받아들여 복역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했다.   판결에 앞서 유가족 중 한 명인 남씨의 여동생은 마지막 증언에서 “오빠의 끔찍한 죽음 이후 우리 가족은 엄청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오빠는 저 여자에 의해 고통받으며 죽어야 했고 저 사람은 오빠의 영혼을 갉아먹은 악마”라고 울먹였다.   반면, 박고운씨는 형량 공판 직전 마지막 발언에서 “나는 남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후회하고 있다”며 “나는 남편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으며 그를 매우 사랑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판사가 복역 기간을 10년으로 결정하자 법정에 있던 남씨의 유가족들은 “말도 안 된다”며 울먹였다.   한편, 박씨는 2020년 2월 자택에서 남편 남성우(당시 41세)씨를 의자에 묶고 머리에 수건을 두른 뒤 테이프로 고정하는 과정에서 입에 옷을 쑤셔 넣는 등 재갈을 물려 질식사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검시관은 남씨의 사망 원인이 교살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범행 후 남편을 결박했던 증거를 은닉하려고 시도했었다. 박씨는 지난 4일 검찰과 유죄 인정에 합의한 바 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남편 살해 남편 살해 남편 남성우 형량 공판

2024-04-28

아내 생매장 시도…한인 남성 13년형

2022년 10월 별거 중이던 아내를 흉기로 찌른 뒤 생매장을 시도했던 한인 남성에게 징역 13년형이 선고됐다.   지난 22일 워싱턴주 서스턴 카운티 법원은 2급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안채경(55)씨에게 징역 13년형, 보호관찰(community custody) 3년형, 피해자 접근금지를 선고했다. 기소된 안씨는 지난 3월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현지 수사당국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2022년 10월 16일 시애틀 남쪽 도시 레이시에 살던 집을 찾아가 이혼과 경제적인 문제로 별거 중이던 아내 안모(44)씨와 마주쳤다. 당시 두 사람은 이혼 및 연금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시작했고, 남편 안씨가 아내 안씨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남편 안씨는 아내 안씨의 손발을 묶고 입에 재갈까지 채운 뒤, 자신이 타던 차에 태워 7마일 정도 떨어진 인근 숲속으로 끌고 갔다고 한다. 남편 안씨는 숲에서 19인치 깊이 구덩이를 판 뒤 아내 안씨를 밀어 넣고 생매장을 시도했다. 남편 안씨는 아내 안씨를 밀어 넣은 구덩이에 흙과 나뭇가지로 덮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아내 안씨의 가슴을 흉기로 찔렀다고 한다.     12시간 가까이 구덩이에 묻혔던 아내 안씨는 남편 안씨가 차에서 머무는 틈을 이용해 손발을 묶었던 테이프를 떼어내고 구덩이를 탈출했다. 사건 현장 인근 주택까지 도망친 아내 안씨는 주민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튿날 남편 안씨를 체포했다.   지역방송 king5는 22일 법원 선고공판에 기소된 안씨와 피해자 안씨가 출석한 모습을 보도했다.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 안씨는 “그날 이후 나와 아이들의 삶은 붕괴됐다. 나는 정신적 충격과 건강 문제를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건 당시를 떠올렸다. 피해자 안씨와 검찰은 판사에게 법정 최고형량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소된 안씨의 변호인은 의뢰인이 당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건강 문제, 홈리스 어려움, 가족과 친구로부터 단절 등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기소된 안씨도 최후진술에서 “그날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선고공판에서 판사는 워싱턴주가 허용하는 양형기준 내 최고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피고인이 저지른 유죄는 끔찍했다”고 지적한 뒤 “피해자가 겪었을 육체적 고통과 공포는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 피해자는 용감했고 정서적 치유와 정신건강 치료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생매장 아내 아내 안씨 정신건강 문제 남편 안씨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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