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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불협화음의 합창

4월 초인데도 바람은 차다. 첼시에 있는 휘트니 미술관 앞은 더욱 그랬다. 사람들은 패딩에 모자까지 쓰고 줄에 서 있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5층으로 올라갔다. 이 전시회를 협찬한 기관들의 이름이 쭉 씌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국 대기업의 로고 H자가 고딕체로 제일 크게 보였다. 한국이 문화 선진국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전시 제목이 ‘불협화음의 합창(Dissonant Chorus)’이다. 이번 전시를 맡은 큐레이터는 미국 방방곡곡에 소규모 갤러리를 찾아다녔다. 신예 작가들이 현시대 상황에 반응하는 목소리를 모았다고 한다. 인디언 아메리칸, 뉴욕에 거주하는 홍콩인, 남부에 사는 흑인 여자 작가 등 배경이 다양했다.   복도 벽에 AI가 그린 작품이 커다랗게 걸려 있다. 만화의 캐릭터 같은 소녀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다. 머리카락과 옷소매를 누르면 작품이 변한다고 한다. 이것도 작품이 될까 하고 의아했다. 구상한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니, 작품으로 여기는 요즘의 추세다. 벽을 돌아가니, 인공지능에 반대라도 하듯이 손으로 정성껏 그린 추상화가 매달려 있다. 찌그러진 세포 모양의 불규칙한 형체가 여기저기 빨래처럼 드리워져 있다. 천에 아크릴을 바르고 모아온 재활용품, 채취한 씨앗들을 붙였다. 그 위에 또 색을 바르는 몇 겹의 작업을 공들여서 했다. 수전 잭슨(Suzanne Jackson)은 평생 작업을 해왔지만, 80세가 된 지금에야 전시회에 초대받았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추상화는 고급 예술로 여겨졌고 더구나 백인 남자 작가의 전유물이었다. 지금은 흑인 할머니가 그려서 보란 듯이 내 걸고 있다.     4층으로 내려갔다. 노란 네온 빛이 방 전체에 흐르고 있다. 천정에는 전기 망이 못처럼 가득 박혀있다. 전기선과 네온 빛이 사람에게 투과되어, 모든 행동이 기록되고 감시된다. 몸과 뇌에 충격이 가해지지만,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한다. 어느 날 내가 버섯을 샀더니 버섯 요리 정보가 유튜브에 떴다. 내가 피검사를 했더니 특정 수치를 올리는 방법이 떴다.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내 이메일로 오기도 한다. 누군가 나의 일상을 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불편해진다.     저쪽 방에서 꼬불꼬불한 천 조각이 보였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티피가 거꾸로 세워져 있었다. 요즘 세상이 거꾸로 간다는 은유다. 그 옆에서는 지금 문을 닫은 낙태업소의 사진과 전화와 이메일 기록, 폭력에 시달린 여자들의 사진 등 수천 개가 빼곡히 벽에 걸려있다. 낙태권이 허용된 것이 50년도 되지 않는데 최근 로대웨이드 판결 후 미국은 다시 낙태권 분란에 휩싸여있다. 몸은 고유한 개인의 영역인데, 여자의 몸은 항상 정치적 문제에 휘말린다.     마지막으로 작은 밀실 같은 어두운 방에 들어갔다. 상처 자국(site of wounding)이란 제목이 내 눈길을 끌었다. 작가는 3D 컴퓨터로 자기 몸의 입체 모형을 만들고, 메탈과 유리로 만들어 샌딩을 했다. 뒤틀린 육체의 내부 모형이 작가의 고향인 홍콩에서 자라는 나무와 비슷하다고 한다. Aquilaria sinensis 라는 나무는 고급 향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나무다. 어린나무의 가지를 자르고 비틀고 사이사이에 곰팡이를 심는다. 상처가 감염되면서 트라우마를 받은 나무는 수액인 레진(resin)을 뿜어낸다. 이 과정에서 향기가 방출된다. 스트레스를 받은 나무가 향을 뿜어내듯이, 인간도 상처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나온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런 에너지가 모여서 불협화음 같은 신음을 내는 전시가 맨해튼 한가운데서 열리기도 한다. 미술관을 나오니 해가 올라가 있다. 허드슨 강에서 부는 바람이 훈훈해졌다. 만물이 화협하는 봄은 이미 와 있었다. 김미연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불협화음 합창 이메일 기록 낙태권 분란 휘트니 미술관

2024-04-12

[FOCUS] 대선 레이스 변수로 부상한 ‘낙태권 논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와 낙태 문제는 항상 주요 이슈로 등장한다.     대통령이 재임 중 대내외적으로 치적을 쌓았다 해도 경제가 나쁘면 재선하기 어렵다. 그만큼 경제문제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대선의 향방을 가름한다.     낙태도 경제 못지않게 대선의 변수로 작용한다. 의회 전문지 ‘더힐’도 지난달 올해 대선의 승패를 결정할 5가지 쟁점에 경제, 트럼프의 품행·바이든의 나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제3의 후보 등과 함께 낙태 문제를 꼽았다.     경제 정책에 대한 견해는 크게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다. 그럼에도 경제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성향에 관계 없이 접점을 갖는다. 국가경제가 발전하고 개인생활이 윤택해져야 한다는 바람은 보수와 진보에 구분이 없다. 즉 경제 상황이 좋으면 보수와 진보의 의견이 극명하게 양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낙태는 이와 차이가 있다. 보수와 진보에 따라 반대와 찬성으로 나뉜다. 두 이념 사이에 다소 공감 부분이 있지만 원칙적으로 찬성과 반대의 큰 틀에서 대립한다.     올해 선거는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대법원이 폐기한 후 첫 번째 실시되는 대선이다. 2022년 6월 30일 대법원은 헌법적 권리인 낙태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49년 전 합법화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 제한 여부는 주별로 정하도록 했다.     텍사스, 미시시피 등의 동남부 주들은 연방 판결을 계기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을 발효시켰다. 일부 주에서는 낙태를 금하기 위한 새로운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비롯한 서부와 동북부 주는 낙태 허용을 고수하겠다며 반발했다. 현재까지 14개 주가 낙태를 금지했으며, 7개 주는 낙태 허용 기간을 24주보다 짧게 규정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 법관들의 역할이 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임 임기 중 3명의 대법관을 지명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4번으로 가장 많기는 하지만 연임으로 임기가 트럼프에 2배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적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도 연임했지만 임기 중 각 2명씩 임명했을 뿐이다.     닉태와 관련해 이를 옹호하는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다. ‘로 대 웨이드’ 폐기 1주년을 맞아 실시한 USA투테이 조사에서도 닉태권 폐지 반대가 58%로 나타나 찬성 30%를 압도했다.     낙태를 금지했던 일부 주들도 찬성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2022년 중간선거에 대표적인 공화당 주인 켄터키와 몬태나에서 낙태권 지지가 과반을 득표했다. 민주당의 전체적인 중간선거 승리에 낙태권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 대 웨이드’ 폐지가 2년 가까이 다가오면서 각종 낙태 관련 통계도 판결의 취지와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폐지 이후 낙태는 증가하고 있다. 낙태권 옹호단체 구트마허 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102만6690건의 낙태가 실시됐다. 가임기 여성 1000명 중 15.7명꼴로 낙태가 이뤄진 것으로 2020년과 비교해 10% 정도 늘어났다. 특히 2023년은 연간 낙태 건수가 100만건 이상으로 조사돼 2012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낙태 건수가 증가했지만 특히 낙태를 불법화한 주의 인근 주들 낙태가 크게 늘었다. 연구자들은 낙태가 허용되지 않는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인근 주로 이동해 시술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해 낙태 건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지역은 텍사스, 위스콘신, 켄터키, 미주리 등과 인접한 주들이다.   낙태약 보급도 낙태 건수 증가에 한몫했다. 구트마허 연구소에 따르면 경구용 낙태약을 이용한 낙태는 10여년 전만 해도 전체의 10%를 넘지 못했으나 2023년에는 63%를 차지했다.     또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따르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전에는 한 달에 약 1400명의 여성이 낙태약을 사용했지만 폐기 이후에는 월평균 5900명으로 늘었다. 미국이 아닌 유럽 등에서 약을 구입한 여성까지 포함하면 약을 이용한 자가 낙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낙태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은 미페프리스톤이다. 미페프리스톤은 임신 10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중절 약이다.   낙태 문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다. 프랑스는 지난달 4일 세계 최초로 여성의 낙태 권리를 헌법에 명시했다. 이를 계기로 낙태와 관련된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가 낙태권을 명문화하기는 했지만 반대론자의 반발이 크다.     낙태 문제가 올해 대선에서 미묘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낙태 반대론자들이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의 사용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며 연방식품의약국(FDA)에 소송을 제기해 지난달 26일부터 연방대법원이 심리를 시작했다.     2000년 FDA의 사용 승인을 받은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의 사용 금지 결정이 내리면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낙태 문제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여성 보호’라는 말로 요약된다. 그는 “트럼프는 여성의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 출마했지만 나는 보호하기 위해 출마한다”고 강조한다. 또 폐기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다시 복구할 것이며 트럼프에 의해 전국적으로 낙태가 금지되는 상황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여성의 낙태권을 존중한다는 의미이지만 이면에는 낙태권을 지지하는 민주와 진보층을 결집하고 여성 표심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태에 대한 입장은 최근 들어 유화적으로 돌아섰다. 이전에는 낙태권이 폐지된 것은 자신이 임명한 보수성향 대법관 덕분이라고 자랑했지만 2022년 중간선거 등을 거치면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해 왔다. 최근에 임신 16주 이후 낙태 금지를 연방 차원에서 입법화하는 것에 대한 찬성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표명하기는 했다. 보수 공화당도 낙태 금지로 인한 역풍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현재 연방대법원이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접근 제한 요구를 기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3명을 포함해 다수 법관이 소송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심리가 갖는 의미는 크다. ‘로 대 웨이드’ 폐기한 후 연방대법원에서 처음 심리하는 낙태 관련 사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맞물려 캠페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의 판결은 대선을 4개월 정도 앞둔 6월 말에서 7월 사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법원의 판결이 대선 레이스의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낙태에 주목하고 있다.  김완신 에디터FOCUS 낙태권 레이스 낙태도 경제 낙태 문제 낙태 허용

2024-04-01

낙태권 폐지 후 ‘자가낙태’ 급증

미국에서 낙태권 인정 판례가 폐기된 이후, 임신 중절 알약을 구해 먹는 이른바 ‘자가 낙태’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낙태권을 둘러싼 논란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연방대법원에서는 ‘먹는 낙태약’의 허용 여부를 결정짓는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5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인용,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인정 판례를 폐기한 후 공식 의료 시스템 밖에서 구한 약을 이용한 낙태가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JAMA는 낙태약을 제공하는 해외 원격 의료기관, 온라인 업체, 지역사회 단체들의 자료를 토대로 연구 결과를 냈다.   2022년 6월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은 임신 약 24주까지는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했던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 제한 여부를 주별로 정하게 했다. 지금까지 14개 주가 낙태를 금지했고, 7개 주는 낙태 허용 기간을 24주보다 짧게 규정했다.   JAMA에 따르면,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전에는 한 달에 약 1400명의 여성에 낙태약이 제공됐지만, 폐기 이후에는 6개월간 월 평균 5900명이 낙태약을 이용했다. 판결 폐기 이후 6개월간 공식 의료시스템을 통한 낙태는 약 3만2000건 감소했다. 낙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가 낙태가 많아진 것이다.   해외 원격 의료기관은 일반적으로 유럽에 있는 의사의 처방전으로 낙태약을 약 100달러에 공급했다. 온라인 업체들은 여성의 병력을 묻지 않고 39~470달러에 낙태약을 우편으로 판매했다. 지역사회 단체들은 낙태약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뤄진 낙태의 63%는 먹는 낙태약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낙태약 사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연방대법원은 26일 낙태 반대론자들이 먹는 낙태약 ‘미페프리스톤’ 사용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며 식품의약청(FDA)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심리를 시작했다. 2000년 FDA 승인을 받은 미페프리스톤은 대표적인 먹는 낙태약이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이날 심리에서 이번 소송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고 NYT 등은 전했다. 연방대법원 판사들은 낙태 반대 단체들이 FDA의 승인 결과를 반대할 권리가 없다는 쪽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자가낙태 낙태권 낙태권 인정 낙태약 사용 낙태 반대론자들

2024-03-26

바이든 행정부, 피임·긴급낙태 보장 대책 발표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상 권리로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내려진 지 51주년을 맞은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낙태문제를 다시 쟁점화하고 나섰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낙태문제를 부각해 민주당 득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백악관은 22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피임 및 낙태약, 긴급 낙태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로 대 웨이드 판결 51주년을 맞았지만, 연방대법원이 이 판결을 뒤집으면서 여성들의 낙태권이 위태로워졌고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도 생겼다”며 “일부 주에서는 여성들이 (낙태 시술을 하려면) 수백 마일을 여행해야 하거나,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법적 다툼을 해야 하는 등 혼란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는 무료 피임 기구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메디케어·메디케이드 플랜에 별도 안내를 제공하고, 보험사에도 무료 피임과 관련한 의무 고지를 시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보건 당국은 또 별도의 전담팀을 신설해 사실상 낙태를 금지한 21개 주를 포함해 연방 차원의 모든 병원에서 긴급 낙태 시술을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관계 당국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태권 보장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23일엔 버지니아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올해 처음으로 나란히 참석, 낙태권 보장 연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별도로 최근 낙태 논쟁의 최전선으로 부각된 위스콘신주를 포함해 전국을 돌며 낙태권 문제 이슈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극우 공화당의 위험한 의제에 맞서 여성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언론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이 확실한 정치적 우위를 제공하는 낙태 문제를 강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에도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린 이후, 민주당은 낙태권 문제를 부각하면서 그해 중간선거에서 예상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카이저패밀리재단(KFF) 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58%가 낙태 문제에 대해선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신뢰를 보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긴급낙태 행정부 낙태권 문제 참석 낙태권 가운데 낙태권

2024-01-22

낙태권 폐기에도…낙태 오히려 증가

작년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폐기한 뒤 합법적 낙태시술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뉴욕타임스가 구트마허 연구소의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낙태 사례는 약 51만1000건이다.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폐기하기 전인 2020년 상반기(46만5000건)보다 10%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낙태를 불법화한 주와 근접한 주에서 낙태 건수가 늘었다. 일례로 일리노이주의 낙태 건수는 2020년 2만6390건에서 올해 4만4690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콜로라도, 캔자스, 뉴멕시코 등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주에 낙태 시술 의원이 증가하면서 인근 지역의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해석했다.   건수로만 놓고 보면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8만9330건)와 뉴욕(6만5130건)주에서 낙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들 지역도 2020년보다 각각 1만건 이상 낙태가 증가했다.   반면 낙태에 대해 전면 불법화를 고려 중인 애리조나, 조지아, 인디애나주 등에선 낙태 사례가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낙태 시술 의원과 원격진료 의원 등을 토대로 표본을 설정해 설문한 결과다. 낙태가 합법인 주에서 불법인 주로 약품을 배송하는 등 공식 의료 시스템을 거치지 않은 사례는 배제했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작년 6월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주에서 낙태권 존폐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텍사스, 테네시, 사우스다코타, 켄터키 등 14개 주에서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뉴욕주는 낙태가 전면 합법인 12개 주 중 하나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낙태권 증가 낙태권 폐기 낙태권 존폐 합법적 낙태시술

2023-09-07

[로컬 단신 브리핑]프리츠커, 오하이오 낙태권 지지 자금-인력 지원 외

#. 프리츠커, 오하이오 낙태권 지지 자금-인력 지원    JB 프리츠커(사진) 일리노이 주지사가 오하이오 주의 낙태권 유지에 영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하이오 주 유권자들은 얼마 전 실시된 특별 투표에서 공화당이 추진한 '이슈1'(Issue 1) 법안을 57%대43%으로 부결시켰다.     '이슈 1'은 오하이오 주 헌법 개정 조건을 유권자 과반에서 60%로 올리는 내용이 골자였다.     공화당은 이를 통해 오는 11월 실시되는 선거서 낙태 지지자들이 낙태 권리 보호를 추가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자 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25만 달러를 기부하고 전문 인력을 대거 지원했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단순 다수로 주 헌법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하이오 주 유권자들의 낙태권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동일하게 듣는 공평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오하이오 주는 작년 6월 연방 대법원의 낙태 판결 뒤 낙태를 허용하는 기간을 임신 22주에서 임신 6주로 단축했지만, 소송이 제기되면서 현재 22주까지 허용하고 있는 상태다.  @KR   #. 하이랜드 파크서 10대 청소년 총에 맞아 사망    작년 독립기념일 행사서 총기 난사극이 벌어져 전국적 이슈가 됐던 시카고 북 서버브 하일랜드 파크서 지난 13일 오전 10대 청소년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역 경찰에 따르면 13일 오전 11시 30분경 그린베이 로드 2300 블록에서 길을 걷던 청소년(16)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남성 용의자가 자전거를 타고 피해 청소년에게 다가가 잠시 대화를 나눈 후 품에서 총을 꺼내 쏜 후 도주했다.   경찰은 K-9(경찰견)을 동원해 용의자 추적에 나섰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한편 지난 주말 시카고 일원에서는 각종 총기 사건으로 3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했다. @JW     Kevin Rho / Jun Wo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프리츠커 오하이오 프리츠커 오하이오 낙태권 보호 프리츠커 주지사

2023-08-14

[기고] 낙태 문제, 내년 대선 좌우할까

지난해 중간선거는 예상을 깨고 공화당의 부진으로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높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와 인력 부족, 인플레 등 경기침체로 인해 집권당인 민주당의 패배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은 연방상원 과반 수성에 성공했고, 하원도 과반을 빼앗기긴 했지만 공화당과 의석 차가 많이 나지 않는 성적을 거뒀다.   공화당의 ‘레드 웨이브’를 막은 결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로 CNN 등 언론은 낙태권(임신중절권) 폐지를 거론한다. 연방 대법원이 지난해 6월 ‘돕스 판결’을 통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고 낙태권을 각 주의 자율에 맡겼기 때문이다. CNN의 중간선거 출구 조사 결과 유권자의 29%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낙태권을 거론했고, 유권자들의 약 60%가 낙태권 폐지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캘리포니아, 버몬트, 미시간 주 유권자들은 낙태권을 보장한다는 주 헌법 개정안에 과반이 훨씬 넘게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버지니아주의 리버럴 비영리단체 ‘데이 시 블루(They See Blue)’의 스바 스리니바사랑가반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는 2022 중간선거에 있어서 공화당의 정치적 자살골이었다”며 “이제 낙태권은 수많은 유권자와 후보자들에게 있어 당면한 과제”라고 평했다. 낙태권 폐지 판결 직후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뿐만 아니라 자원봉사까지 나섰다는 것이다. 낙태권 지지단체인 프로-초이스 아메리카(Pro-Choice America)의 안젤라 바스케즈-기록스 부회장 역시 “지난해 선거에서 낙태권 문제가 선거 안건으로 올라온 주마다 큰 표차로 낙태권 찬성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도 낙태권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인가? 지난해 말 실시된 임팩트 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2%는 공화당이 앞으로도 낙태권을 더욱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해 민주당에 투표한 비민주당원의 53%, 흑인 유권자의 74%가 같은 대답을 했다. 유권자의 48%는 앞으로 공화당이 낙태권을 더욱 제한하면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여성단체는 낙태권 폐지 문제가 내년에도 여성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고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 낙태 수술뿐만 아니라 낙태약까지 불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연방식품의약국(FDA)을 상대로 낙태약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아태계여성포럼(NAPAWF) 이본느 추 정책국장은 “극보수적인 판사와 정치인들이 기본권을 빼앗아간 데 대해 여성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언어, 문화장벽으로 소극적이었던 여성들이 더욱 많이 투표장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당시 변호인을 맡았던 앨런 더쇼비츠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몇 년 전 강의에서 “공화당은 낙태권을 합법화된 상태로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한 적이 있다. 리버럴한 민주당은 낙태권을 얻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은 반면, 공화당은 낙태권 폐지를 위해 계속 결집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태권을 폐지하는 순간 원하는 것을 얻은 공화당은 분열되는 반면, 그 반동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은 결집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한 것이다.   한국의 대법원은 2019년 낙태 합법화 판결을 내렸다. 60년 전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과 여성인권 향상의 세계적 추세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그 판결을 뒤집어버렸다. 시대를 역행한 낙태권 폐지가 내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간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낙태 문제 낙태권 문제 낙태권 폐지 낙태권 지지단체인

2023-04-10

하원 '동성결혼 존중법' 가결…바이든 대통령 서명만 남아

동성 간 결혼의 효력을 전국적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8일 의회 입법절차를 마쳤다.   하원은 이날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성혼을 인정하는 ‘결혼존중법’을 찬성 258표, 반대 169표로 가결했다.   하원의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했으며, 공화당에서는 39명이 찬성하고 169명이 반대했다.   이 법안은 지난달 상원을 통과해 이제 대통령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을 받는 즉시 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2015년 ‘오베르게펠 대 호지(Obergefell v. Hodges)’ 판결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그러나 아직 여러 주가 동성혼을 금지하는 법을 두고 있어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원이 2015년 판결을 뒤집으면 동성혼도 낙태권과 마찬가지로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결혼을 남녀 간의 일로 규정해 동성혼 부부에게는 결혼 관련 연방 복지 혜택을 금지한 1996년 ‘결혼보호법’을 폐지했다. 그러나 법안은 모든 주 정부가 동성혼 부부에게도 결혼 허가증을 발급하도록 강제하지는 않는다.   대신 다른 주에서 한 결혼이더라도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면 그 결혼을 성, 인종, 민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한다.   동성혼이 합법인 주에서 한 결혼을 미국 전역에서 인정하도록 한 것이다.   법안은 동성혼을 반대하는 보수 종교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내용도 포함했다.   종교단체에 동성을 위한 결혼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강제하지 않으며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종교단체의 비과세 자격을 박탈하지 않는다.   연방센서스에 따르면 미국에는 56만8000명의 동성혼 부부가 있다.동성결혼 존중법 하원 동성결혼 대통령 서명 동성혼도 낙태권

2022-12-08

‘낙태권 보장 명시’ 압도적 지지로 통과

캘리포니아 주법에 여성의 낙태 권리가 명시된다. 또한 내년부터는 가주 공립학교에 음악과 미술 교육 프로그램이 부활할 전망이다.   9일 가주 총무국이 공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낙태권을 보장하는 가주 헌법 개정안(주민발의안 1)은 찬성 65%, 반대 35%로 가주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표 참조〉     카운티별 투표율을 보면 LA카운티를 포함해 대부분의 카운티에서 낙태권 보장을 지지했다.     재선에 성공한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낙태권을 주 헌법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이것은 원칙의 문제이자 자존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낙태가 합법인 가주는 지난 6월 말 연방 대법원이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주법에 낙태에 관한 권리 보장을 명시할지를 유권자들에게 묻는 발의안을 상정했으며, 선거 전부터 통과가 확실시됐다.     공립학교에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없앴던 예술 과목이 부활할 수 있도록 돕는 주민발의안28도 유권자 61%가 지지를 보내 통과됐다. 이 발의안은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의 공립학교에 미술과 음악 등 예술 프로그램 교육 예산을 증액한다는 내용이다. 발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부터 연간 8억~10억 달러의 교육예산이 추가 배정될 전망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가주에서 향이 첨가된 담배판매도 금지된다. ‘가향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주민발의안31은 유권자의 62.5%가 지지를 보냈으며, 37.7%만 반대했다. 주 의회는 지난해 향이 첨가된 담배를 판매할 수 없게 하는 법안(SB 793)을 통과시켰으나 담배 업계는 유권자들에게 법안에 대한 찬반의사를 직접 묻는 발의안을 상정했었다.     반면 고소득층 개인소득세를 인상해 이를 탄소 무배출 차량(Zero-emission Vehicle) 구매 인센티브와 산불 대응 및 예방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발의안은 찬성 41%, 반대 59%로 폐지됐다.   아메리칸 원주민 거주 지역 카지노와 허가된 경마장에서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하고, 21세 이상부터 온라인 베팅과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하는 주민발의안26과 27도 반대표가 각각 70.4%, 83.3%로, 압도적인 표 차이를 보이며 무산됐다.   이밖에 투석시설에 경험 있는 전문 의료인력을 최소 1명 이상 상주시키는 주민발의안29도 유권자 69.9%가 반대표를 던져 없던 일이 됐다.     LA카운티 셰리프국장이 중대한 직무상 잘못이 있을 때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셰리프 국장 해임권을 행사하도록 한 LA카운티 조례안A는 찬성 68%로 통과됐다. 또한 시에 편입되지 않은 카운티 직할구역에서 마리화나 사업에 대해 2~6% 세금을 부과하는 LA카운티 조례안 C도 58%의 찬성표가 나왔다.     LA시 발의안 중 시의회 개별 지역구에 저소득층 전용 주거 시설을 5000유닛 추가 건설한다는 내용의 발의안LH는 찬성 66%로 통과됐다. 반면 공원의 유지·보수를 위해 주거와 상업용 건물 소유주들에게 30년 동안 매년 제곱피트당 8.41센트의 세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발의안SP는 반대 64%로 부결됐다. 또 500만 달러가 넘는 부동산 판매 또는 양도 시 4%의 세금을, 1000만 달러가 넘을 경우 5.5%의 세금을 부과해 저소득층 주거 시설 건설, 위기 세입자 렌트비 지원, 세입자 퇴거 방어 등에 쓴다는 발의안ULA는 찬성 53%로 통과됐다. 장연화 기자낙태권 낙태권 폐기 대법원 판결 웨이드 판결

2022-11-09

[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 "인플레·낙태권 투표결정 요인"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물가상승과 낙태권을 선택의 핵심 요인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 유권자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불만을 표했다.   에디슨리서치가 CNN, NBC, ABC 등 방송사들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현재 미국이 나아가는 방향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10명 중 3명은 나라가 운영되는 상황에 '분노한다'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중간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절반 가까운(46%) 유권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나라를 해치고 있다'고 답했고, 36%만이 그의 정책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3분의1에 가까운(32%) 유권자들은 투표에 영향을 미친 핵심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고, 27%는 낙태 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범죄(12%)와 총기정책(12%), 이민문제(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46%는 가계의 경제 사정이 최근 2년 전보다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좋아졌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8%였다.   NBC 방송에 따르면 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결정에 대해선 응답자의 39%가 '분노한다'고 밝혔고, 21%는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21%, '열광한다'는 답변은 16%였다.   또 유권자의 52%는 공화당이 인플레이션에 잘 대응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민주당이 잘 대응할 것이라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유권자의 70%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72%, 공화당 지지층의 68%, 무당층의 71% 등으로 초당적 위기의식이 형성됐다.에디슨리서치 출구조사 투표결정 인플레 낙태권 투표결정 물가상승과 낙태권 낙태권 폐기

2022-11-08

뉴욕주지사 선거 후보 호컬·젤딘, 범죄·낙태권·경제 등에서 의견차 확실

2022년 뉴욕주지사를 정하는 본선거를 2주 앞둔 25일 후보 TV토론회가 열렸다.   스펙트럼뉴스 NY1에서 방송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후보 캐시 호컬 현직 뉴욕주지사와 공화당 후보 리 젤딘(뉴욕 1선거구) 연방하원의원이 참여해 최근 뉴욕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범죄·낙태권·경제 등의 주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토론회 시작부터 공세를 펼친 것은 젤딘 후보였다. 그는 토론회 첫 마디부터 “호컬 주지사와 극단적인 정책들 덕분에 뉴욕 주민들, 특히 뉴욕시가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젤딘은 보석개혁법의 추가 개정에 반대하는 호컬 주지사를 강력히 비판하고, 앨빈 브래그 맨해튼 검사장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내리겠다고 발언했다.   호컬 주지사는 보석개혁법 개정은 이미 이뤄졌고 불법 총기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총격사건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반박했다. 또, “유권자들의 선택으로 뽑힌 검사장을 끌어내릴 수는 없는 법”이라고 일갈했다.   올해 본선거에서 전국적인 이슈로 꼽히는 낙태권과 관련해서는 호컬 주지사가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주지사는 “젤딘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낙태권에 반대하는 보건국장을 임명해 주민들의 권리를 앗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젤딘은 10월초 “당선될 경우 낙태권을 명시하고 있는 주법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약을 토론회에서 재차 확인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유권자들의 최고 관심사로 뽑히고 있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젤딘 후보는 전면적인 세금 인하와 일부 맨해튼 거주자를 제외한 뉴욕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지울 교통혼잡료가 시행되지 못하도록 계획을 차단하겠다고 공약했다.     호컬 주지사는 중산층을 위해 제정한 세금 환급 프로그램과 최근 마이크론이 업스테이트뉴욕 시라큐스 인근에 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도체 공장시설을 건설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임기 동안 이룩한 성과를 강조했다.   이외에도 호컬 주지사는 뉴욕주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젤딘 후보 간의 유대관계를 꼬집어 비판했고, 이에 맞서 젤딘 후보는 호컬 주지사가 직면하고 있는 페이-투-플레이(Pay-to-Play) 의혹을 언급하며 반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토론을 놓고 “두 후보 모두 선거 레이스를 뒤집어엎을 만한 중대한 돌파구를 찾거나 결점을 내비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심종민 기자뉴욕주지사 낙태권 현직 뉴욕주지사 후보 tv토론회 민주당 후보

2022-10-26

[기고] ‘주민발의안 1’ 반대 이유

최근 캘리포니아 민주당 소속 한인 정치인들이 11월 선거에 붙여진 ‘주민발의안 1’의 찬성을 호소하고 나섰다. ‘주민발의안 1’은 낙태권 보호에 매우 적극적인 민주당이 낙태권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주 헌법에 수정안으로 추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미국의 건국자들은 연방 헌법에 낙태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연방 의회가 국민의 뜻에 따라 관련 법을 만들든지, 아니면 각 주의 의회가 주민들의 뜻에 따라서 낙태에 관련된 법을 각자 만들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주마다 주민들의 성향에 따라서 낙태 관련 주법들을 만들었다. 그러자 연방 차원의 낙태 합법화를 원했던 세력들은 연방의회를 통한 입법을 시도하다 어렵다고 판단해 연방 대법원을 도구로 활용하게 되었고, 결국 1973년 연방대법원은 낙태 이슈에 사생활 보호권을 억지로 적용해 연방차원에서는 최초로 낙태를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렸고 이로 인해 각 주의 낙태 관련 법들은 모두 무효화 됐다. 그러나 올해 6월 연방 대법원은 그 판결이 반헌법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각 주의 의회들이 주민들의 뜻에 따라서 각자 결정하라고 1973년 판결 이전의 상태로 원상복귀 시켰다. 헌법을 해석하는 의무에 충실한 판결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주장처럼 낙태를 금지하는 판결이 아니었다. 이번 판결 이후 각 주 정부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낙태를 허락 혹은 금지하는 법들을 입법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와 의회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미국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낙태 허용 관련 법들을 만들어왔다. 그런데도 주 헌법에 포괄적인 낙태권을 추가해 앞으로 어떤 의회나 주 법원도 낙태를 막거나 처벌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기보다는낙태 이슈를 활용해서 지지층의 결집과 적극적인 투표 유도, 그리고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들은 연방 대법원이 낙태를 허락하는 판결을 뒤집어서 낙태를 불법화했다고 사실이 아닌 주장을 하면서 낙태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여성의 ‘선택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또 하나의 귀한 생명인 태아의 살 권리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침묵하고 있다. ‘태어나기 전 사람’인 태아는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기에 누군가가 보호해 주어야 한다. 태아의 생명도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되는 귀한 생명임에도 낙태를 해도 정부가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임을 망각한 것이다.   그들은 원치 않는 출산은 여성에게 너무 큰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여성의 선택은 생명을 죽이는 것이어야만 하는가? 입양을 통해 그 귀한 생명이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더 귀한 선택이 아닐까. 출산율 하락이 심각한 문제인 상황에서 생명을 죽이는 이런 정책이 현명한 정책인가?     필자가 아는 젊은 부부는 첫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났다. 처음 힘들어하던 부부는 얼마 후 많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를 감수하며 또 다른 다운증후군 아이를 입양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우는 방법을 배웠고, 그래서 누군가 원치 않는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주민발의안 1’에 찬성하는 것은 귀한 생명을 죽이는 선택을 하는 것이고, 반대하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나는 ‘주민발의안 1’에 반대표를 던져 귀한 생명을 보호하고 살리는 선택을 할 것이다.  스티브 황보 / 전 라팔마 시장기고 주민발의 반대 낙태권 보호 낙태 합법화 낙태 이슈

2022-10-23

미국도 이대남·이대녀 인식차…'20대 진보' 여 44%, 남 25%

11월 중간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20대 남녀 간 이념적인 성향 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권 문제 등이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들로 꼽히고 있는데,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20대 여성 비율은 늘어난 반면 남성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6일 ‘서베이센터 온 아메리칸 라이프’가 갤럽의 지난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29세 여성 중 44%가 자신을 진보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18~29세 남성은 25%에 그쳐 남성과 여성 간 격차가 19%포인트로 확대됐다.   연도별로 보면 18~29세의 남녀 모두 1998년에는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평가한 비율이 20% 후반대였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남성 응답자의 비율은 25% 안팎에 머물렀지만, 여성은 점차 이 비율이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가면서 비율이 많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미투 운동과 성 소수자 문제, 낙태 문제 등의 이슈와 함께 결혼 상태 변화, 교육 수준 향상 등이 이런 추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지난 50년간 유지돼온 낙태권 인정 판결을 공식 폐기한 것이 최근 트렌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아메리칸 퍼스팩티브 서베이의 8월 조사에서 낙태 문제가 중간선거에서 중요하다고 꼽은 젊은 여성의 비율은 61%로, 전체 성인 응답(36%)보다 월등하게 높았다.미국 이대남 이대녀 인식차 낙태권 문제 여성 비율

2022-10-06

일리노이 남부에 첫 이동식 낙태시술소 개설

연방 대법원이 합법적 낙태 기준에 대한 결정 권한을 각 주에 넘긴 후 보수 성향의 주들이 낙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리노이 주가 '낙태 희망자들의 오아시스'를 자처하고 나섰다.   3일 AP통신과 의회 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가족계획협회(PP)는 일리노이주 남부에 첫 번째 이동식 낙태 시술소를 열고 미주리, 켄터키, 테네시 등 규제가 강한 인근 주에서 낙태 기회를 찾는 여성들에게 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PP 세인트루이스 미주리 남서 지부의 야멜시 로드리게스 지부장은 "이동식 낙태 시술소는 일리노이주로 낙태를 받으러 오는 타주 여성들의 이동 거리를 단축하고 대기 시간을 줄여주며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타 물류 장벽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은 후 100일이 지났다. 많은 여성이 도전에 직면해있으나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정치적 성향이 어떤 곳에 살든지 누구나 원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식 낙태 시술소는 11m 길이의 개조된 캠핑카(RV)에 차려지게 되며 우선은 임신 11주 이전의 환자에게 먹는 낙태약을 제공해 유산을 유도하고 내년 1분기부터는 외과적 수술을 통한 낙태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임신 6개월 이전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1973)를 폐기하고 낙태권 존폐에 관한 결정을 각 주가 법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미주리주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낙태를 불법으로 선언했다.   반면 일리노이 주는 낙태권이 가장 잘 확립된 주 가운데 하나다. 지난 1월 1일에는 17세 이하 미성년자가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도 합법적인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법까지 발효했으며, 원격 진료를 통해서도 낙태약을 제공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지부장은 "연방 대법원 판결 이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주 경계만 넘으면 있는 일리노이주 페어뷰 하이츠 낙태 시술소의 환자 대기시간은 나흘에서 두 주 반으로 4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일리노이 보건부가 공개한 지난 2020년의 낙태 시술 건수는 총 4만6243건, 이 가운데 최소 9686건이 타 주에서 원정 낙태를 온 여성에게 실시됐다.   PP는 연방 차원의 낙태권 소멸로 일리노이 주 원정 낙태 사례가 2~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원정 환자 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PP 세인트루이스 미주리 남서 지부 최고의료책임자(CMO) 콜린 맥니콜라스는 일리노이주의 이동식 낙태 시술소가 수요 분산에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미국 낙태시술소 일리노이주 남부 이동식 낙태 낙태권 존폐

2022-10-04

[기고] ‘낙태권 폐지’와 ‘생명 우선’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24일 ‘돕스(Dobbs)’ 판결을 통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50년만에 뒤집고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reproductive right)를 실질적으로 박탈했다. 돕스 판결은 낙태 그 자체를 불법화하지 않았으나, 각 주가 개별적으로 낙태를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실제로 많은 주가 낙태 제한, 또는 처벌법을 실시하고 있으며,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주도 예외는 아니다.     텍사스 주는 2021년 9월부터 임신 6주 이후 낙태시술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심장 박동법(Heartbeat Bill)’을 시행중이다. 조지아주도 2019년 비슷한 내용의 심장박동법 HB 481을 통과시켰는데,  의사가 태아의 심장 활동을 감지하는 임신 6주 이후에는 특별한 경우(강간, 임산부 생명 위협 등)를 제외하고는 낙태를 금지한다는 법이다.   그러나 임신한 여성이 입덧을 비롯해 신체적 변화로 임신 사실을 깨닫는 데는 통상적으로 9주가 걸린다. 때문에 임신 6주에 여성이 임신 사실을 자각하기 힘들다. 사실상 ‘낙태 금지법’에 다름없다는 것이 법조계와 의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법의 문제는 여성이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데 그치지 않는다. 여성 본인은 물론이고, 낙태 시술을 하거나 낙태를 유도한 사람, 즉 여성의 부모와 의사부터 시작해서 간호사, 비영리 시민단체, 변호사들까지 민사, 형사 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보통 사람은 경찰과 법원에 갈 수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   여성과 의사를 이렇게 범죄자처럼 다루는 것이 과연 생명우선(pro-life)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정말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모든 생명이 축복받으며 태어나게 하려면 다른 방법이 많이 있다.     먼저 여성에 대한 성폭행 등의 범죄를 더욱 엄격하게 처벌하고, 여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범죄방지 대책을 수립하면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일 수 있다.     또 공립학교와 교육기관에서 성교육, 피임교육을 더욱 철저히 시키면 철없는 나이의 임신을 방지할 수 있다. 피임기구 및 시술에 대한 정부, 기업 차원의 의료보험 확대 역시 원치 않는 임신을 방지하고, 결과적으로 온가족이 철저한 준비하에 새생명을 환영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법의 통과를 주도한 쪽에서는 여성과 의사를 감옥에 집어넣자고 부르짖으면서도, 원치 않은 임신을 방지하는 의료보험/메디케이드 확대 및 피임교육 등 근본적 대책은 외면하고 있다. 불법체류자는 모조리 감옥에 집어넣자고 부르짖으면서도, 심각한 수준의 이민적체 및 모순된 이민정책을 고치는 근본적 이민개혁에 반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움을 청하는 약자를 모조리 감옥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임신의 자유가 있는 주 (reproductive freedom’ state)’를 선언하고, 오는 11월 선거에서 주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하는 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위원회는 지난 1월 파일럿 프로그램인 ‘낙태 안전지대 (Safe Haven Access to Abortion)’를 통과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체류신분, 경제적 상황, 또는 타주의 법에 상관없이 누구나에게나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홀리 미첼 의장은 “LA카운티는 낙태 서비스를 원하는 여성에게 안전지대임을 강조하고 싶다”며 타주 출신 및 체류신분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낙태시술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지대는 낙태권 보장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안전한 임신 및 건강한 자녀 출산, 그리고 원하지 않는 임신을 방지하려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LA 카운티 보건부 의료국장인 수지 볼드윈은 밝혔다.     진정으로 여성의 선택 권리(pro-choice)도 보장하고 생명도 위하는(pro-life) 방법이 없는지 지혜를 모을 때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낙태권 폐지 이후 낙태시술 임신중단 권리 낙태 금지법

2022-09-27

[뉴스 포커스] ‘집토끼’만 챙기는 미국정치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민주,공화 양당의 대립각도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면 대화나 타협 대신 실력 행사를 앞세우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충돌하는 지점이 전혀 새로운 곳도 아니다. 이미 양당 간 이념 차이가 확인된 것들임에도 전투 양상은 더 격렬하다.   1차전은 총기 문제였다.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규제 강화, 공화당은 휴대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적 권리(수정헌법 2조)를 주장한다. 지난 5월24일 텍사스주 유발디 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총기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18세 청소년의 총격으로 초등학생 19명과 교사 등 총 21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벌어졌으니 당연했다. 들끓는 여론에 당장에라도 초강력 규제안이 등장할 듯한 분위기였다. 당시 유명 NBA(프로농구) 감독인 스티브 커의 발언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는 서부컨퍼런스 결승 시리즈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런 상황에서 농구를 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나… 의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이 끔찍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여곡절 끝에 총기규제강화법이 연방의회를 통과하긴 했다. 민주당은 30년 만에 총기규제 강화에 진전이 있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로 정작 핵심 내용은 다 빠졌기 때문이다.     2차 전투는 낙태권을 두고 벌어졌다.  ‘로 대 웨이드 (Roe vs Wade)’ 판결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위헌 결정이 계기였다. 이 결정으로 49년간 유지되어 온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이 폐지되고 낙태 관련 권한은 각 주 정부에 맡겨졌다. 주 정부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공화당이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주에서는 낙태 금지, 민주당 주에서는 낙태권 보장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3차 전의 무대가 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최대 업적이라고 홍보하는 인플레감축법(IRA)이다.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용 인하, 대기업 증세 등이 골자인 이 법에 대해 공화당 측은 43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지출 증가는 인플레를 잡는데  도움이 안된다며 반대했다. 오히려 의류비용 인하는 의료업계의 경쟁력 약화, 대기업 증세는 투자 감소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결국 힘으로 밀어붙였고 당연히 표결 결과는 상하 양원 모두에서 ‘민주 전원 찬성, 공화 전원 반대’로 나왔다.       3차전이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되자 공화당은 4차전을 도발했다. 증가하는 밀입국자 문제다. 공화당 소속인 텍사스, 애리조나, 플로리다 주지사는 체포된 밀입국자들을 민주당 시장들이 있는 워싱턴DC, 시카고, 뉴욕, 마사스빈야드 등으로 보냈다. 물론 해당 도시들과는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었다.  명분은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강화 정책을 뒤집는 바람에 매일 밀려오는 밀입국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신들은 ‘불법체류자 보호도시’를  표방하고 있으니 그곳에서 책임져라”라는 것이다.  일격을 당한 민주당 측은 “밀입국자를 이용해 정치쇼를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인권을 가장 중시한다는 미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미국 정치권도 극단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선거를 앞두고 마치 ‘누구의 주장을 따를 것이냐’며 선택을 강요하는 듯하다. 머리를 맞대고 대안이나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 대신 자신들이 설정한 좌표대로만 가려 한다. 이런 전략으로는 ‘집토끼’를 열광시킬 수는 있겠지만 공감을 통한 외연 확대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극단의 정치는 선명하고 화끈해 보일지는 몰라도 증오를 기반으로 하는 탓에 위험하다. ‘우리만 옳다’는 맹목적 추종의 단계에 이르면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 기재는 작동을 멈춘다. 양 극단의 충돌은 결국 파국을 향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 합리적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김동필 / 논설 실장뉴스 포커스 미국 집토끼 총기규제 강화 공화당 측은 낙태권 보장

2022-09-22

낙태권 첫 투표…옹호 진영 승리

캔자스주 유권자가 주 헌법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려는 헌법 개정에 퇴짜를 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주는 이날 예비선거 투표 때 유권자에게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주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두고 찬반을 물었다.   그 결과 약 90% 개표 시점에서 39%가 개헌에 찬성하고 61%가 반대해 조항 삭제가 무산됐다.   캔자스는 2019년 주 대법원이 낙태권이 주 헌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판결을 내렸으며 현재 임신 22주까지는 낙태가 합법이다. 이에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이후 주 차원에서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 오클라호마, 미주리 등에 사는 많은 여성이 원정 시술을 위해 캔자스를 찾았다.   이번 투표는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유권자가 주 차원의 투표로 낙태권에 대해 입장을 직접 표명한 것으로 올가을에는 켄터키, 캘리포니아, 버몬트 등 주에서도 이런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낙태권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을 투표소로 끌어내는 동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민주당에 희망적인 결과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닐 앨런 위치타주립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낙태 반대 진영이 경각심을 갖게 할 결과다. 낙태 전면 금지가 가능해 보이면 많은 사람이 투표소를 찾으면서 (공화당은) 더 온건한 수준의 규제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낙태권 투표 낙태권 보호 낙태권 폐기 옹호 진영

2022-08-03

바이든, 낙태권 보호 행정명령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권 보호를 강화하는 두 번째 행정명령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보건복지부(HHS)에 주 경계를 넘어 낙태 시술하는 여성에게 메디케이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대통령은 생식 의료 접근 태스크포스 첫 번째 회의에 참여해 연설하고, 이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코로나19 양성으로 회의에는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은 낙태 등 생식 관련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다른 주로 이동하는 환자에게 메디케이드 등에 접근을 촉진하는 조치를 검토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 이번 행정명령에서는 메디케이드에 의해 낙태 의료 서비스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등 일부 계층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행정명령에는 생식 관련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각종 지원과 산모 건강에 대한 연방 연구 및 데이터 수집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이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두 번째 행정명령이다.     지난 7월 내린 행정명령에는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낙태약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 조치, 임신부와 유산을 경험한 여성을 위한 긴급 의료 접근권 보호, 피임약 접근권 확대 등을 담았다.     한편, 민주당 일부에서는 연방정부에 낙태 접근 권한에 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사 6면  장은주 기자 chang.eunju@koreadailyny.com행정명령 낙태권 낙태권 보호 이번 행정명령 보호 피임약

2022-08-03

유권자 첫 심판대 오른 낙태권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온 판례를 파기하면서 미국 사회가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부 캔자스주에서 이 문제가 유권자의 심판대에 오른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캔자스주는 오늘(2일) 실시되는 프라이머리 투표 때 캔자스주 헌법이 임신을 종결할 권리를 폐기할지 여부도 함께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상·하원, 주지사 각 당 후보를 뽑는 선거를 이날 치르는 캔자스주는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주 헌법 조항을 폐지하는 헌법 수정안을 놓고도 유권자에게 찬반을 묻기로 했다.   여성이 임신 28주 전까지 임신 중단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6월 24일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힌 이래 유권자들이 낙태권에 대해 주 차원의 투표로 의견을 직접 표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낙태권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첫 시험대라고 AFP는 전했다.   주헌법 수정에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캔자스주 헌법상 낙태에 대한 권리는 없으며 정부가 낙태 관련 예산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는 내용의 수정안이 통과되면 주 입법기관이 사법적 방해 없이 낙태권을 규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대파는 이 같은 헌법 수정안이 통과되면 공화당 세력이 강한 캔자스주에서 오클라호마나 미주리 같은 주변 지역처럼 낙태권이 거의 전면적으로 금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주리의 경우 성폭행이나 근친상간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에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캔자스주는 1964년 이래 대선에서 줄곧 공화당을 지지한 보수 성향이 강한 주로 꼽히지만 현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의 로라 켈리다.   한편, 캘리포니아와 켄터키, 버몬트 등 다른 주 역시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문제를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유권자 심판대 캔자스주 헌법상 낙태권 문제 이래 유권자들

20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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