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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상식] 감정 이기는 투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이렇게 변동성이 심한 시장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정성 속에서 많은 투자자는 공포에 사로잡혀 최악의 시점에 투자를 중단하거나 손실을 확정 짓는 실수를 범한다.   이러한 행동들을 설명하는 학문이 있다. 바로 행동금융학(Behavioral Finance)이다. 행동금융학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편향이 투자 결정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전통적인 금융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시장의 비합리적 움직임을 투자자의 심리로 풀어내는 것이다. 행동금융학에서 밝혀낸 대표적인 투자자 심리 편향은 다음과 같다.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Bias): 손실을 확정 짓기 싫어 손해 보는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반대로 손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너무 보수적인 투자만 하는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군집 행동(Herd Behavior): 많은 투자자는 다른 사람들이 사면 따라 사고, 팔면 따라 파는 경향이 있다. 이는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과신 편향(Overconfidence): 단기간의 성공적인 투자 경험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게 한다. 이는 과도한 거래와 위험 감수로 이어져 결국 수익률 저하를 가져온다.     ▶친숙성 편향(Familiarity Bias): 익숙한 것에만 투자하는 경향을 말한다.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주식이나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 자금의 출처나 용도에 따라 같은 돈이라도 다르게 대하는 것이다. 은퇴자금, 학자금 등을 별개로 생각하다 보니 전체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     많은 한인에게는 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 방식이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우리 문화에서는 자산 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해, 수수료를 지불하고 어드바이저를 고용하는 대신 직접 관리하는 경향이 더 많다.   하지만 투자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우니 결국 주위 사람들의 조언이나 유튜브 방송에 의존해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앞서 언급한 ‘군집 행동’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객관적인 데이터보다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나 인기 유튜버의 추천에 따라 투자하면, 결국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며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더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 비율을 조정하거나 세금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의 심리적 코치만으로도 약 1.5%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체계적 접근의 실질적인 방법으로는 다음이 효과적이다. 첫째, 자산을 다양한 투자 상품에 분산하여 위험을 낮춘다. 둘째, 주식과 채권을 전략적으로 조합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관리한다. 셋째,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 전략을 통해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것으로, 시장이 하락할 때는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구매할 수 있어 평균 매입가를 낮추는 이점이 있다.   결국, 투자 성공의 열쇠는 감정 조절과 원칙 있는 결정에 있다. 객관적인 시각과 전문 지식을 통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투자 여정을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이는 장기적 투자 성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문의:(213)284-2616 클라우디아 송 / CCFS, CLTC·Financial Advisor 아메리츠 파이낸셜보험 상식 투자 감정 투자자 심리 투자 결정 투자 방식

2025-04-09

[아름다운 우리말] 머리를 가슴으로, 가슴을 온몸으로

세상에 알아야 할 게 참 많습니다. 예전에 비해 지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있습니다. 알아야 하는 과목도 늘었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지식도 끊임없이 솟아 나옵니다.     그럼 우리는 정말로 똑똑해졌을까요? 지식인은 많은데, 지혜로운 이는 적다는 한탄이 여기저기에서 나옵니다. 답답한 일입니다. 지식은 쌓여가는데 지혜는 오히려 옅어집니다.     지식인(知識人)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지식인이라는 말은 칭찬 같기도 하고, 나무라는 말 같기도 합니다. 지식인을 나무랄 때는 지식을 쌓아는 가지만, 지혜로 바뀌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세상에 지식(知識)이 넘쳐나니 지식인도 넘쳐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혜를 나타내는 한자 지(知)에는 날 일(日)이 더해 있습니다. 지식이 밝아져야 지혜가 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빛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지식을 경쟁하고, 서로 잘났다고, 많이 안다고 하며 자신의 성적을 내세우는 세상, 자신을 숫자로 표현하는 세상은 어두운 세상입니다. 당연히 지혜가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인공지능 앞에서는 무력한 사람들입니다. 인공지능의 속도와 정확성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아예 경쟁조차 되지 않습니다.     지식을 아는 것에 그치면 경영의 목표가 돈이 되고, 법의 목표가 돈이 되고, 의술의 목표가 돈이 됩니다. 모든 걸 돈에 초점을 맞추는 세상이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세상은 지식이 머리에 머물러 있는 세상입니다. 세상일을 머리 아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슴도 아파야 옳은 해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세상에서, 지식이 감정으로 옮겨가는 세상에서 살아야 합니다. 이것을 정보라고 합니다.     정보(情報)는 사정(事情)을 알린다는 뜻이고, 정보나 사정이나 모두 감정(感情)과 관련이 있습니다. 정(情)이 담긴 글자입니다. 이러한 세상이 바로 가슴으로 사는 세상입니다. 남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세상입니다. 무미건조한 정보가 아니라, 가슴으로 아파하는 정보입니다. 공감의 세상, 동감의 세상이란 머리에서 가슴으로 옮겨갔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가슴에서 다리로, 아니 온몸으로 퍼져나가서 핏줄이 돌 듯이 모세혈관까지 전해져야 합니다. 머리로 생각한 것을 가슴으로 옮기고, 가슴으로 느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겁니다.     사실 이 지점이 가장 어렵습니다. 책상 앞에서 생각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멀리서 떨어져서 가슴 아파하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뛰어들어 행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생각을 키우기 위해서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독서와 글쓰기가 내게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내가 읽은 대로, 내가 쓴 대로 행동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글 읽기에서 이런 읽기를 체독(體讀)이라고 합니다. 온몸으로 생각하며. 행동하며 읽는 것입니다.     주로 경전을 이렇게 읽습니다. 종교의 경전은 그저 읽기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실천이 중요한 겁니다. 마찬가지로 쓰기에서도 체서(體書)가 필요합니다. 이 말은 제가 만든 말입니다.   글을 쓰면서, 책을 읽으면서 지식인인 척하는 스스로가 부끄럽습니다. 그야말로 저는 지혜는커녕 지식인도 못 되었습니다.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삶도 노력해야겠습니다. 세상을 위해서 행동하는 삶이 되기 위해 체독의 삶, 체서의 삶, 체학(體學)의 삶을 생각해 보는 오늘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가슴 모두 감정 해결 방향 칭찬 같기

2025-04-06

[아름다운 우리말] 아끼는 마음

아낀다는 말은 좋은 말입니다. 행복해지는 표현이기도 하죠. 물건을 아끼기도 하지만, 사람을 아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아낀다고 표현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아낀다는 말에는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내가 아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서로 아끼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아끼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사전적인 의미로는 함부로 쓰지 않거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의미를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낀다는 말의 단어의 구성을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낀다는 말은 겉으로는 구성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아끼다’라는 말은 아깝다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즐기다와 즐겁다, 반기다와 반갑다의 구성과 같습니다. ‘기와 갑/겁’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끼’나 ‘깝’으로 나타나는 것은 앞에 받침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앗다’에 ‘-기-’, ‘-갑-’이 붙은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앗다는 주로 예전에 많이 쓰던 말로 ‘빼앗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지금도 ‘청춘을 앗아갔다’와 같은 표현에 쓰이곤 합니다.      따라서 아끼다와 아깝다는 빼앗다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가져갈까 봐, 빼앗아갈까 봐 소중하게 생각하고, 조심해서 다루는 것입니다. 그런 행위를 보고 아낀다고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음에도 잃어버리게 된다면 아깝다고 하였을 것입니다. 아까워서 쓰지 못하는 감정을 아끼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달리 말하면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감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빼앗아 갈까 봐 두려운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은 먹을 것이 있겠네요. 먹고 싶었던 맛있는 것이라면 조금씩 아껴서 먹게 됩니다. 어릴 적 아이스크림을 아껴먹던 기억이 납니다. 아껴 먹느라 천천히 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뚝뚝 떨어지던 씁쓸한 기억입니다. 종종은 숨겨놓고 먹기도 합니다. 저는 식탐은 별로 없어서 숨겨두지 않아서 음식을 숨겨두는 사람은 이해가 안 되었는데,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식탐도 늘고 있습니다.      아끼는 것의 대명사는 아마도 ‘돈’일 겁니다. 구두쇠나 수전노 등은 돈을 아끼는 사람을 나타냅니다. 아끼는 것은 좋은 것임에도 구두쇠나 수전노에 부정적 감정이 한가득인 것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절약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아끼는 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쓸 데 쓸 줄 아는 사람이 사회에서 존경을 받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사회는 빈부의 차이 없이 사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베풀고, 나누고, 조화를 이루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아끼는 마음 중 가장 귀한 것은 사람에 대한 마음입니다. 물론 사라져가는 생명이나 자연 유산을 아끼는 마음도 소중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사람을 아끼는 마음이겠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바로 아끼는 마음입니다. 또한 늘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아끼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내가 아끼는 사람이 많으면 행복한 겁니다.    저는 아끼다와 아깝다를 보면서 우리의 감정과 마음을 봅니다. 무엇을 아껴야 하는지, 누구를 아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낌없이 나누어야 하는 것은 무언인지, 누구에게 아낌없이 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아끼는 마음이 아름다운 쪽으로 깊어지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마음 부정적 감정 자연 유산

2025-03-23

[오픈 업] 공명 행위와 감정 조절 능력

사람들은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먹으면서 자란다고 한다. 사실 아이들은 부모의 말뿐만 아니라 ‘감정’ 역시 많이 먹고 자란다. 즉 엄마의 말과 감정은 엄마의 따뜻하고 포근한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가 잘 자라도록 하는 데에 든든한 토대가 되어준다. 게다가 아기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고, 유년기, 청소년기를 거쳐서 한 성인으로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아 통제 능력, 특히 ‘감정 조절 능력’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부모는 자녀가 항상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자아 형성을 이루는 진정한 모델이자 본보기다.   사람이 정서적 스트레스 요인들에 대처해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그 사람의 인생 여정에 있어서 행복과 웰빙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강하게 믿는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감정 조절 능력’의 성장과 배양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자녀는 부모의 언행, 태도와 행동에 매우 민감하며, 끊임없이 보고 느끼며 따라하고 배우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부모의 안색, 호흡 소리, 심장 박동, 몸의 전율, 안녕, 침착한 상태, 불안한 몸가짐 등을 모두 포함한다.   사실상 아이는 부모와 가족, 교사 등을 포함해서,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특히 감정과 정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를 관찰하고 따라하는 법이다.     나는 이것을 ‘모방 행위’에서 더 나아가 ‘공명 행위’라고 부르고 싶다. ‘공명 행위’는 영어 단어로 하면, ‘resonance behavior’로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이 누군가를 ‘공명’한다는 것은 꼭 똑같거나 일치하지 않더라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감정, 생각, 행동에 매우 깊이 공감하고 뜻을 같이하는 행동이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유명한 커피 전문점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갑자기 어떤 여성이 마구 소리를 지르며 바리스타를 향해서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왜 주문한 음료가 ”45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느냐“고 매우 화를 내고 있었다. 두세 명의 바리스타에게 왜 아무것도 안 하고 늑장부리며 서 있기만 하냐고 아주 큰 목소리로 나무라며 신경질을 부렸다. 마치 엄마가 자식의 잘못을 큰소리로 나무라듯이 말이다.   그 난처한 상황에서 어떤 바리스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어떤 이는 아예 그녀의 말을 못들은 체하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먼저 온 사람들과 긴 줄을 무시하고 자신이 주문한 음료를 받아서 여전히 성난 모습으로 씩씩거리며 아이의 손을 잡고 아주 당당하게 카페를 빠져나갔다.   그때 나는 반사적으로 아이의 얼굴과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내가 그 아이라면 어떤 감정 상태일지도 상상해 보았다. 한마디로 온통 ‘불안감 덩어리’ 그 자체였다. 분명한 점은 그때 그 엄마가 보인 행동은 자신의 아이에게도, 바리스타들에게도, 다른 손님들에게도 아주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모는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때마다 말과 행동, 그리고 특히 감정 조절에도 상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보이는 얼굴의 표정과 목소리와 몸짓 언어가 감각적으로, 온몸에 너무나 직접적인, 때로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육아와 교육에 있어서 모두가 기억해야 할 점은, 아이는 항상 부모나 주변 사람이 어떻게 자아를 통제하고 감정을 조절하는지를 공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성인의 부정적 본보기가 아동의 ‘공명행위’를 통해서 안타깝게도 악순환이 되지 않도록 매사에 더욱더 유념해서 행동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손원임 /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오픈 업 공명 행위 감정 조절 공명 행위 감정 생각

2025-03-18

손원임의 마주보기 - 감정 오염과 부정적 감정 전달

감정 오염은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이 겪는 매우 일반적인 정서적 현상 중 하나다. 그리고 감정의 오염은 사회적 존재인 인간이 결코 피해갈 수 없으며, 매일 같이 일상 생활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 시시각각으로, 곳곳에서 발생한다. 사람들은 ‘감정 오염(emotional contamination)’이란 말을 ‘오염’이란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주로 악성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처럼 나쁜 의미로 사용해 왔다. 즉 남들에게 스트레스나 불안감,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다소 부정적인 감정을 전달하고 전파시킴으로써 상대방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그 사람의 일과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감정의 오염과 전이는 사람들 간에 눈빛, 말, 제스처, 행동 등으로 서로의 감정 상태에 악영향을 미쳐서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거나 우울하게 해버리는 경향이 강하다. 마치 모임에서 ‘흥을 깨는 사람(party pooper)’처럼 우리네 일상생활 속에서의 즐거움과 기쁨을 순간순간 빼앗아 가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감정 오염’이란 말이, 그 반대로, 다소 역설적이기는 하나 긍정적인 감정의 전달과 모방이나 공유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감정 오염, 즉 감정 전달의 예는 마치 우리가 말도 안되는 코미디 쇼를 보면서 신나게 따라 웃거나, 슬픈 영화를 보면서 마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져 하염없이 티슈로 눈물을 닦아내는 경우들을 보면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말하자면 타인이 만들어 놓은 때로는 허구의 세계 속으로, 가상의 이야기에 끌려서 나도 모르게 철저한 ‘감정의 전입’을 일으키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빠가 버럭 화를 내고 엄마가 짜증을 내며 싸움과 잔소리가 계속되면, 이런 불안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아이는 학교에 가서도 왠지 모르게 하루 종일 기분이 처지고, 슬프게 우울한 하루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반면 아빠가 든든하며 자상하고 엄마가 밝고 환하게 웃으면, 아이는 좋은 기분으로 그날 학업에 보다 열중하고 친구와 사이좋게 보낸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가족 구성원 간에, 친구 간에, 이웃 간에, 동료 간에 서로가 긍정적, 부정적인 감정을 주고받는다. 다시 말하자면, 세상 사람들은 함께 원초적인 ‘정서의 씨(emotional seed)’를 공유하며, 감정의 공감 즉 ‘감정 이입(empathy)’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전의 칼럼, 〈공명 행위와 감정 조절 능력〉에서 들었던 “어떤 화난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그날 새로운 아침을 맞아 카페 안에는 자신이 주문한 음료를 기다리며 서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책이나 신문을 읽거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열심히 키보드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다들 따뜻하고 부드러운 커피나 시원하고 달달한 리프세서(refreshers), 버터향을 한껏 풍기는 크루아상 또는 향기로운 블루베리 머핀 등을 음미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고요했던 카페 분위기를 깨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서서 바리스타들에게 고함을 치는 여성은 한 번에 모든 이들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때 난 너무 놀라서 가슴이 철렁했고, 실로 내게 만큼은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래도 오래간 만에 느끼는 청천벽력(!)이었다. 여기서 나는 부정적인 감정 전달을 분명하게 목격하고 경험했다. 나는 실제로 바로 내 앞에서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서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았다. 나는 아직도 99% 확신한다. 그날 그 사건은 나를 포함해서 주문 이후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을 황당하고 어리둥절하게 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아니면 카페 안에 있었던 상당수가 최소한 감정이 상했거나 다소라도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 엄마의 행동은 분명히 아침에 모든 이들의 평온을 깨뜨리는 행동이었다. 물론 어린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엄마의 바쁜 모습을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행위는 바로, 그야말로 감정의 오염이었다. 즉 사람들의 기분을 망친, 그날의 밝고 생생한 활력을 떨어뜨린 상당히 부정적이고 나쁜 감정의 전달 그 자체였음이 분명했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감정 손원 감정 오염 부정적 감정 감정 조절

2025-03-18

손원임의 마주보기- 공명 행위와 감정 조절 능력

사람들은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먹으면서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말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 역시 정말 많이 먹고 자란다. 즉 엄마의 말과 감정은 엄마의 따뜻하고 포근한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아기가 잘 자라도록 하는 데에 든든한 토대가 되어준다. 게다가 아기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떼고, 유년기, 청소년기를 거쳐서 한 성인으로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아 통제 능력, 특히 ‘감정 조절 능력’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부모는 자녀가 항상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며 자아 형성을 이루는 진정한 모델이자 본보기다.     나는 “사람이 정서적 스트레스 요인들에 대처해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그 사람의 인생 여정에 있어서 행복과 웰빙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강하게 믿는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의 ‘감정 조절 능력’의 성장과 배양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자녀는 부모의 언행, 태도와 행동에 매우 민감하며, 끊임없이 보고 느끼며 따라하고 배우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부모의 안색, 호흡 소리, 심장 박동, 몸의 전율, 안녕, 침착한 상태, 불안한 몸가짐 등을 모두 포괄한다.     사실상 아이는 부모와 가족, 교사 등을 포함해서,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운다. 그러나 특히 감정과 정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를 관찰하고 따라하는 법이다. 즉 부모는 자녀에게 절대적인 스승이다! 나는 이것을 ‘모방 행위’에서 더 나아가 ‘공명 행위’라고 부르고 싶다. ‘공명 행위’는 영어 단어로 하면, ‘resonance behavior’로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이 누군가를 ‘공명’한다는 것은 꼭 똑같거나 일치하지 않더라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감정, 생각, 행동에 매우 깊이 공감하고 뜻을 같이 하는 행동이다. 즉 어떤 식이 되든 간에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유명한 커피 전문점에서 보게 된 사건이다. 갑자기 어떤 여성이 마구 소리를 지르며 바리스타를 향해서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왜 자신이 주문한 드링크가 “45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느냐”고 매우 화를 내고 있었다. 두세 명의 바리스타에게 왜 아무 것도 안 하고 늦장 부리며 서 있기만 하냐고 아주 큰 목소리로 나무라며 신경질을 부렸다. 마치 엄마가 자식의 잘못을 큰소리로 나무라듯이 말이다. 그 난처한 상황에서 어떤 바리스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어떤 이는 아예 그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못 들은 채 하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먼저 온 사람들과 긴 줄을 뒤로 하고 (무척 오래 전에!) 자신이 주문한 드링크를 받아서 여전히 성난 모습으로 씩씩거리며 아이의 손을 잡고 아주 당당하게 카페를 빠져나갔다.     그 때 교육학 박사인 나는 당연히 반사적으로 아이의 얼굴과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 가에 초점을 두어 유심히 살펴보았다. 내가 그 아이라면 어떤 감정 상태일지도 상상해 보았다. 한마디로 온통 ‘불안감 덩어리’ 그 자체였다! 분명한 점은 그때 그 엄마가 보인 행동은 자신의 아이에게도, 바리스타들에게도, 다른 손님들에게도 아주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부모의 역할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부모는 갖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때마다, 말과 행동, 그리고 특히 감정 조절에도 상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는 부모가 보이는 얼굴의 표정과 목소리와 몸짓 언어가 감각적으로, 온몸에 너무나 직접적인, 때로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육아와 교육에 있어서 이 사회의 성인 모두가 기억해야 할 점은, 아이는 항상 부모나 주변 사람이 어떻게 자아를 통제하고 감정을 조절하는지를 공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성인의 부정적 본보기가 아동의 ‘공명행위’를 통해서 안타깝게도 악순환이 되지 않도록 매사에 더욱더 유념해서 행동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전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학 박사)     손원임손원 공명 감정 조절 공명 행위 감정 생각

2025-03-04

[아름다운 우리말] 우리는 무엇이 즐거운가?

겨울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도대체 사는 재미가 없습니다. 인생이 우울합니다. 불안과 초조, 걱정, 근심이 일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도대체 웃음이 나지 않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온통 주변도 어둡고, 들리는 소식도 음울합니다. 흐린 날,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날에는 더 가라앉고 힘이 듭니다. 깨어있을 때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꿈속에서도 쫓기어 다니고, 놀랄 일이 천지입니다. 당연히 깨어나서도 힘이 듭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 읽는 사람은 어떨까요? 아니 쓴 사람은 어떨까요? 부정은 부정을 낳고, 부정은 더 깊은 어둠을 낳습니다. 인간의 두뇌는 부정의 감정이 많아지면 긍정이 줄고, 긍정의 감정이 많아지면 부정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따라서 부정적 사고와 감정을 줄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겁니다. 하나는 삶이 즐거워지는 것이죠. 좋은 일이 많이 생기고, 하는 일마다 잘 되고, 늘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그리하면 즐거운 긍정의 삶이 계속되겠죠.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일만 계속된다면 즐겁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그게 그대로 일상이 되는 겁니다.   부정적 사고와 감정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긍정적 사고와 감정을 더 많이 떠올리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쓰고, 좋은 말을 하고, 좋은 말을 듣는 것은 참으로 귀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귀한 일이 없을 겁니다. 아침 햇살이 귀하고, 숨 쉬고 있음이 귀함을 생각하고 입 밖으로 내어 보는 겁니다. 힘든 일도 이야기하지만 즐거운 일도 나눕니다.   그동안 심리학 연구는 병리적 현상에 집중하여 병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찾아내고, 치료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부정적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트라우마, 왕따나 집단따돌림, 은둔형 외톨이, 자폐 등이 사회를 진단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긍정심리학이 시작되고 인간에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인 ‘즐거움, 기쁨, 행복’ 등에 대해서 관심과 연구가 깊어졌습니다. 긍정심리학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연구를 극복하려고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부정적 감정을 연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공부하는 언어교육에서도 학습 불안에 연구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즐겁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습자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적었겠지만, 어떤 요소가 학습자를 불안하게 하는지, 불안은 학습에 어떤 방해가 되는지에 관하여 연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학습자의 불안 척도를 개발하고 조사하였습니다. 다양한 연구 성과가 도출되었습니다. 외국어교육에서 학습자가 힘들어하는 심리적 요소와 그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었고, 학습 부진을 이겨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 불안, 걱정, 초조 등을 연구하고 척도를 개발하고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부정적 사고가 강화되는 결과도 있었을 것이라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언어교육에서 긍정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선 불안 척도와 함께 긍정 척도, 즐거움 척도 등의 개발이 필요하고, 조사되어야 합니다. 학습이 즐거운지, 공부가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 공부할 때 신이 나는지 조사합니다. 선생님은 친절한지, 재미있는지 조사하고, 학생과 선생님과 사이가 좋은지, 선생님의 사랑이 느껴지는지 조사합니다. 동료와 재미있게 수업을 듣는지, 활동은 재미있는지, 즐거운 추억이 있는지 조사합니다. 이렇게 응답하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는 즐거운 생각이 한 가득입니다.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고, 선생님을 기억하고,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됩니다. 언어교육에 즐거운 추억이 많아지기 바랍니다. 한국어교육이 즐겁다는 수많은 학습자가 생각이 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부정적 감정 불안 척도 학습 불안

2025-03-02

[가정 행복통신문] 두려움을 정제하면 길이 보인다

두려움은 흔히 피해야 할 감정, 발전과 기쁨,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진다. 그러나 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는 용감한 이들, 두려움을 모르는 이들, 흔들림 없는 이들을 찬양하는 문화 속에 살아간다. 하지만 두려움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인간 경험의 근본적인 일부다. 그것은 우리의 선택과 결정, 생존 본능은 물론 창의성마저도 형성한다. 두려움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여기거나 가볍게 치부하는 것은 그것이 지닌 성장과 통찰의 가능성을 간과하는 일이다.   두려움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 상실의 공포, 심지어 성공에 대한 두려움까지 다양한 얼굴을 지닌다. 이런 감정들은 미묘하거나 혹은 노골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까지도 결정한다.     가령, 많은 사람이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데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이는 단순히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다. 그 이면에는 평가받는 것에 대한 부담, 실수할까 하는 걱정, 단어 하나를 잘못 발음하는 불안, 충분히 흥미롭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그리고 결국 자신의 내면을 타인의 시선에 노출하는 데 대한 근본적인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두려움의 본질은 보호 본능이다. 그것은 우리가 무모한 위험을 피하고,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도록 돕는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려움은 때때로 우리를 마비시키기도 한다. 도전이 필요한 순간에도 안전한 길만을 고집하게 만들고,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게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단순히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을 정제하고 이해하는 일이다. 경고의 신호와 비합리적인 과장된 공포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두려움이 가득한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두려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장애물로만 여기지 않고, 그것을 신호이자 길잡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제된 두려움이란, 그것이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이 우리를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두려움을 직면할 용기, 그리고 그것이 지닌 역할을 인정할 겸손함이다.   정제된 두려움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선다. 그것은 우리의 본능을 예리하게 만들고, 선택지를 찾게 하고, 철저한 준비를 하도록 이끌며, 진정성을 추구하게 한다. 더 나아가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올바르게 이해하고 재구성된 두려움은 우리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두려움을 정제하는 법을 배운다면, 즉 불안의 첫 파동에 휩쓸리지 않고 그 본질을 직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깊은 자기 이해와 창의적인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두려움이 엄습할 때,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말고 이렇게 자문해보자. 이 두려움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려 하는가? 무엇에 집중하라고 말하는가? 나는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순간, 우리는 두려움의 희생자에서 벗어나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동적인 존재가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평온과 답을 찾고, 깨달음과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캐서린 염 / 한인가정상담소 소장가정 행복통신문 정제 길이 이들 두려움 불안 상실 감정 발전

2025-02-16

[우리말 바루기] ‘그 와중에’가 품은 뜻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 늘 시간에 쫓기며 지내서일까? “바쁘신 와중에도 송년회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와 주셔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귀한 시간을 내준 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지만 적절한 인사말은 아니다. 딴 겨를 없이 바쁜 상황과 ‘와중’이란 단어의 의미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와중’은 소용돌이 와(渦)와 가운데 중(中)으로 이뤄진 한자어다. 소용돌이는 물이 빙빙 돌면서 흐르는 현상으로, 힘이나 감정 따위가 뒤엉켜 요란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이런 소용돌이 가운데가 ‘와중’이다. 그 속에 있는 것과 같이 일이나 사건이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그는 피란 와중에 헤어진 형을 찾고 있다”처럼 쓰인다.   ‘와중’은 전란·태풍·지진과 같이 큰일이 일어나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때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다. 일상생활에서의 바쁜 상황을 나타낼 때 “바쁘신 와중에도”와 같이 표현하는 건 지나치다. “바쁘신 중에도” “바쁘신 가운데도”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등으로 표현하면 된다.   더한 오용 사례도 있다. “기차를 타고 가던 와중에 네 생각이 났다” “모두 잠든 와중에 홀로 깨어 있었다” 등의 경우다. “기차를 타고 가던 중에” “모두 잠든 가운데”라고 하면 충분하다.우리말 바루기 와중 소용돌이 가운데 오용 사례 감정 따위

2024-12-29

“체스터 장 컬렉션은 보물없는 보물 전시”

지난 6월 막을 내린 LA카운티미술관(LACMA)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의 일부 작품이 위작이라는 의혹에 대해 한국 미술계가 입을 열었다. 전시품을 기증한 체스터 장 박사는 현재 작품 수집 경로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본지 10월 17일자 A-1면〉 한 개입 수집가가 작품 거래 과정에서 장 박사가 작품을 강압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거래자는 장 박사가 거래 중 ‘장물’이나 ‘위작’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LACMA에 작품을 전시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동국(사진) 경기도 박물관장은 본지가 지난 7월 보도한 LACMA의 위작 논란 부인 기사〈본지 7월 9일자 A-3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관장은 지난 6월 26일 LACMA가 제기된 위작 논란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이다.       LACMA 측이 수년간 과학적 연구를 마쳤다는 입장에 대해 이 관장은 “과학 감정은 작품 감정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에 하나 과학 감정이 진품으로 판정되더라도, 안목 감정과 프로비넌스(작가의 작업실에서 지금의 소장자에 이르기까지의 작품 이력을 추적하는 것)가 완벽히 일치해야 진품으로 확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번 전시회에 공개된 대부분의 작품 수준이 C급, D급”이라며 “보물 전시회라고 하지만 보물급 작품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장은 “LACMA가 추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연구는 한국과의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한국 고미술계에서는 이미 체스터 장 컬렉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LACMA 측이 논란이 된 전시회의 도록(catalogue) 발간 계획이 없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관장은 “지난 6월 연구 토론회에서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은 원래 발간하려 했던 도록을 발간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반 관장은 더 많은 연구 후 도록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장은 미술 전문지 ‘아트인컬처’ 8월호 칼럼에서 전시 큐레이터이자 LACMA 중국 및 동아시아 미술부장인 스티븐 리틀의 기획 방식도 비판했다. 그는 “리틀이 과학 감정을 맹신하고 한국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선적으로 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에 위작 논란이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리틀이 과학 감정을 통해 작품이 진품임을 주장하더라도 이는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위작 논란 작품 중 박수근의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를 예로 들며 과학 감정 결과 진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작품 속 인물들의 위치와 모습이 제목과 맞지 않으며 박수근의 기존 대표작들과도 구도가 다르다는 점을 태현선 큐레이터(리움미술관)와 홍선표 교수(이화여대)가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보물과는 관련이 없는 수석 2점과 중국 청나라 시대 벼루와 먹이 전시된 것을 두고, 이 관장은 중국 미술 전문가인 리틀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장은 ‘보물’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전시회가 한국 미술의 가치에 대한 ‘무지(無知)와 무시(無視)’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위작 논란이 LACMA를 비롯한 서구 미술계에서 여전히 한국 미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한국이 한국 미술의 본질을 서구에 제대로 알리고,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방식과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LACMA 위작 논란 작품, 수집 경로<체스터 장 박사> 의혹 제기 김경준 기자보물 체스터 한국 미술계 작품 감정 이번 전시회

2024-10-20

[아름다운 우리말] 불안과 설렘 사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내 몸의 세포 하나부터 나를 둘러싼 환경 하나하나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말만큼 많은 해석을 낳는 것이 없는 듯합니다. 변한다는 말은 우리에게 허무함을 줍니다. 젊음도 변하고, 사랑도 변합니다. 언제나 젊고, 언제나 뜨거울 수는 없습니다. 변해가는 자신을 바라보고, 상대를 바라보고, 세상을 지켜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수많은 종교와 철학에서는 변화와 일정하지 않은 세상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도 그런 개념일 겁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이 말은 우리에게 불안과 초조라는 부정적인 감정과 설렘과 기대라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사건이라고 하여도 어느 쪽으로 기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그렇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도, 그 일을 그만두는 것도 모두 그렇습니다. 나의 감정이 어느 쪽을 향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부정과 긍정은 그야말로 멀리 떨어져 있는 감정이 아닙니다. 붙어있는 감정입니다. 부정에서 고개만 돌리면 긍정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강화되는 것에는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의 영향도 있습니다. 부정적 경험이 걱정이라는 감정이 되어 나를 함몰시키기 때문입니다. 우리말에는 여기에 해당하는 아주 적절한 속담이 있습니다. 바로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입니다. 자라에게 물린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에 자라와 비슷한 솥뚜껑에도 놀라는 것입니다. 자라와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 솥뚜껑이 두려울 리가 없습니다. 자라 생각만 해도 신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솥뚜껑도 반갑고 말입니다. 긍정적인 경험이 많은 경우에는 불안이 설렘으로 바뀝니다. 또 좋은 일이 있을 거로 기대하는 겁니다.     삶에서 불안은 줄어들고 설렘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면 부정의 기억을 긍정의 기억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습니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 대한 나의 태도는 바꿀 수 있습니다. 힘들었던 일도 돌이켜보면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나를 이루는 것에는 모든 것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긍정적인 일만이 나를 구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일도 모두 현재의 내가 되었고, 내가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건 분명한 진실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고, 이를 되풀이하여 생각하면, 부정적 사고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게 더 무서운 일입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은 좋으나 트라우마를 계속 반복하여 헤집는 것은 더 깊은 수렁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나를 빨아들이는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어둡고 컴컴해져서 무섭고, 불안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하여 더 힘이 듭니다. 부정적 경험보다 무서운 것은 부정의 기억입니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이런 경우에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유도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만큼 부정적 감정은 줄어든다고 합니다. 감정의 총량이 있어서 억지로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즉, 힘들고 불안할 때는 긍정의 표현을 주문처럼 외우는 것입니다. 단지 긍정적 표현을 떠올리고, 입 밖으로 내었을 뿐인데, 부정적 감정은 저만치 달아나 있습니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주문을 외우고 기도를 하였을 겁니다. 신께 의지하고, 부처께 귀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고, 힘이 났던 겁니다.   새해가 되고, 새 학기가 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곳에 여행을 떠날 때도 우리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부정의 감정에 물을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정의 감정에 계속 물을 주면 부정의 꽃이 필 수밖에 없습니다. 긍정의 감정에 뿌리부터 여러 번 물을 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잘 될 거야. 그동안 그랬듯이 힘든 일이 있어도 끝내 모든 것은 다 도움이 되었어.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좋은 일도 많아.’ 가슴 설레는 오늘 하루가 되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불안 부정적 감정 부정적 경험 부정적 사고

2024-02-18

감정근육을 키워야!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정노동자란 자신의 자연스런 감정을 억누른 채 직무에 맞는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감정 노동자는 감정을 자제하고 어떤 상황에서든지 친절한 언행을 유지하는 직종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전체 업무의 40%를 넘는 경우 감정노동자로 분류합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목회자도 감정노동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0년에 목사 안수를 받고 2015년에 담임목사 직에서 은퇴했습니다. 제가 목회할 때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목회자는 설교에 대한 비평을 들을 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한 집사님은 제가 설교 중에 사투리를 쓴다고 비평을 하셨습니다. 제가 신경을 쓰면서 천천히 설교를 하면 어느 정도 사투리가 줄어들지만 생동감이 떨어졌습니다. 제가 파라과이에서 선교사역을 마치고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한 집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분이 전화하신 용건은 자기 가족과 친구 가족 7명이 더 이상 교회를 나오지 않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분은 저의 면전에서 교회를 떠난다고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화로 통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분은 자기 가족이 영주권이 없어 너무 힘들다면서 저에게 기도해 주기를 부탁하셨습니다. 저와 아내는 몇 년 동안 그 분의 가족들의 신분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어느 날 우리 부부는 그 분을 길에서 만났습니다. 우리는 그 분에게 영주권에 대해 물어 봤습니다. 그 분은 수년 전에 영주권을 받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무튼 목사도 사람인지라 힘든 일이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감정이 흔들립니다. 제가 힘든 일 앞에서 상심하면 '목사가 믿음이 없다"고 뒤에서 수군거립니다. 제가 좋은 일 앞에서 기뻐하면 '목사가 교인들 힘든 줄은 모르고 속없이 좋아한다!' 고 흉을 봅니다. 많은 분들이 ‘이성’은 중요하지만 ‘감정’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많은 심리학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따라서 결정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마치 빙산과 같기 때문입니다. 빙산은 바닷물 위로 나온 부분이 10%이고 바닷물 아래에 잠긴 부분이 90%라고 합니다. 저는 빙산의 윗부분이 이성이고 아래 부분이 감정이라고 비유해 보니 적절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빙산의 움직임은 아래 부분에 따라 움직인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가 감정에 따라 판단하는 것과 같습니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이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생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감정이 없다면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에 동등한 처리 시간을 부여할 것입니다. 즉 신뢰할 수 있는(좋아하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1000번 중에 999번 믿을 수 있었던 사람과 1000번 중에 1번만 믿을 수 있는 사람 사이에 정보처리의 우선권이 없어, 같은 처리 시간을 할당하게 되고 매우 비효율적으로 살았을 것으로 심리학자들은 주장합니다. 정서치료를 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이를 ‘행동경향성’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존 드라이든은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 라고 말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행동에만 습관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도 습관이 생긴다고 주장합니다. 학자들은 이를 ‘감정 습관’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데 익숙해진 사람은 누군가 함께 지내게 되면 낯설고 불편하게 느낍니다. 이런 감정들은 뇌가 필사적으로 익숙함을 유지하려고 하기에 느끼게 되는 ‘습관적인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감정도 습관이 된다는 것은 고통인 동시에 희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금연과 금주를 하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새롭게 들일 수 있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 역시 긍정적인 감정으로 새롭게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운전하다 일본에 가면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어 당황하게 됩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새롭게 몸에 익히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로 생각하고 더디더라도 계속해서 노력해야만 합니다.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머리로 차근차근 생각하며 신경 써야 합니다. 무척 느리고 답답해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많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은 '감정근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근육이 없는 사람들은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에서 사람을 대합니다. 반면에 감정 근육이 발달된 사람은 어떤 자리에서도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분들은 감정근육이 발달된 분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목회칼럼 / 에콰도르 임동섭 선교사감정근육 에콰도르 감정 습관 감정 근육 감정 노동자

2024-02-16

[이 아침에] 열둘 보다 가벼운 하나

가벼워야 한다. 떠나보낸 열둘, 12월의 숫자에 비하면 해가 바뀌며 찾아온 2024년의 시작인 1월은 기필코 가벼워서 내 가슴을 짓누르면 안 된다. 그러기를 숨죽여 기대하며 새해를 열었다. 얼마나 가슴 떨며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내 소망 만으론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까칠한 인간관계의 오프닝(openning) 이다.    인간으로 인간들과 어우러지며 살아야 하는 나날들이, 매끈하게 흐르지 못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생각하는 것, 표현하는 말들의 향연에 자꾸 뾰족하게 날이 선 채로 오고 간다. 함께 어울리는 무리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공식 같은 것에 표적을 맞춘다. 듣고 흘려버려야 하는 경우가 많으면 많을수록 마음은 곱게 유지될 수 있다.    내가 아닌 다른 개체를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에,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내 느낌이 그럴진대 상대방 역시 그럴 것이다. 내가 원하는 토픽에 내가 원하는 억양으로 내가 마음 따스하게 느낄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며 내가 듣고 싶은 예쁜 말들만 서로 주고받고 싶다. 아니면 얼굴이 금방 일그러진다. 눈매가 매섭게 변한다. 얼굴을 돌린다. 시선을 돌려 지나가는 강아지를 불러대며 인사를 건네본다. 금방 순화되는 감성으로 행복한 톤이 되어 사랑이 묻어나는 고운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무엇이 다르기에 사람과의 관계는 어렵고 강아지와의 감정 교류는 쉬운 것일까? 조건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돌아올 것을 기대하지 않고 예쁘다 말하고 사랑 한 스푼 넉넉히 준다. 그러나 사람들과 대면하는 시간이 많다. 돌아올 메아리가 항상 신경 쓰인다. 신경 안 쓰고 간단하게 듣고 넘기는 대화를 하고 있음에도 때론 날이 선 반응이 즉각 돌아오기도 한다. 말하면서 사는 삶이 새삼 버겁단 생각이 든다.    소위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경어가 빠지면 내 기분은 재빨리 움츠러든다. 어렵사리 반말로 대응하는 이유를 묻는다. 대뜸 나이 얘기를 꺼낸다. 결국엔 민증을 까자는 제안을 받게 되고 결과는 대부분 내가 숫자가 높다. 머쓱해 하며 뭔 나이가 그리 많냐고 투덜댄다. 보이긴 그리 안 보여서 아랜 줄 알았다고 설명까지 이어지면 나름대로 훈훈하게 가까워진다. 하나 가끔은 민증을 까고 위아래가 확실하게 드러났음에도 인정하기를 꺼리는 이도 있다. 믿기지 않는다나. 기분까지 나쁘다고 농담처럼 던진다. 젊게 봐주는데 슬그머니 지나쳐 볼까. 그렇게 마음 굳히면 애초부터 반말한다고 기분 상하지도 말고 모른 척, 몇 살 어린 입장으로 밀고 나가자. 괜스레 숫자에 예민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는 상황을 만들지 말자.    새해도 어느새 첫 달을 잃어가고 있다. 매사를 둥글게 둥글게 다듬어 보자. 반말지거리로 내게 접근하는 어린 것들을 곱게 보자. 그냥저냥 섞이면서 다가올 세상을 보내자. 까마득한 옛날 사회 초년생 때부터 어리게 봐 주는 것, 젊게 대해 주는 것에 감사하며 즐겼더라면 지혜로운 인간관계를 쌓았을 텐데, 새로운 해 가볍게 시작하자.  노기제 / 전 통관사이 아침에 나이 얘기 옛날 사회 감정 교류

2024-01-30

[열린광장] 반이민 주의 극복하자

미국 내  반이민 정서가 심상치 않게 번지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아직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인권 평등을 지지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유색인종 차별 의식이 남아있다. 다른 인종에 비해 백인이 우월하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역사를 되돌아보면 까마득한 옛날부터 미국에 살고 있었던 원주민 인디언들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이 미국 건국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했다. 물론 주류 세력은 꾸준히 대서양을 건너온 유럽 출신의 백인들이었다. 미국은 값싼 노동력과 풍족한 자원을 활용해서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백인 우월주의자들도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미국의 국토 개발이 안정 상태에 이르렀고, 미국 내 인구증가로 인력 수요에 대한 내부 조달이 가능해졌다. 자연히 이민자의 값싼 노동력이 더는 필수적이지 않게 됐다. 해외로부터의 인력 공급 필요성이 줄고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인력 과잉 현상이 생기면서 반이민 정서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경쟁이 생기면서 해외 이민자들에 대한 배척 분위기가 형성되고 확대되는 상황이 생기게 된 것이다.     2024년이 시작되었다. 올해는 이민자에 대한 감정이 우호적일지, 아니면 반이민 감정이 심해져 합법 이민자들까지 받아들이기를 꺼리는 정책이 우세할지 추측하기 어렵다.  더구나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다.   최근  수 많은 미국 이민 희망자들이 목숨을 걸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거나, 넘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불법 입국자 증가가 이슈화되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자연히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발 빠른 일부 정치인은 이런 분위기를 악용하고 있다. 이들은 반이민 감정을 담은 구호를 만들어 각종 매체를 통해 홍보하기 시작했다.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의 혈통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민자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몰려오고 있으며, 미국의 기본적인 틀을 파괴하고 있다.”  “학교에서 영어 못하는 학생들을 모아 추방해야 한다.” 반이민주의자들이 하는 주장들이다. 이들은 이민자가 미국에 이익이 되기보다 손해를 끼치는 그룹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 우선’ 구호를 내세우는 그룹들은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반이민 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반이민 운동이 인종차별이라는 ‘어글리한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 이민 온 아시아계 가운데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많다.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미국 내 아시안 커뮤니티의 위상을 높여주는 기둥 역할을 한다. 아시아계도 미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이민자 커뮤니티의 단결이 중요하다. 그것이 반이민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김순진 / 교육학박사열린광장 반이민 극복 반이민 감정 반이민 정서 해외 이민자들

2024-01-10

[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감정이 필요한 이유

부동산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면, 투자용이던지 직접 살기 위한 주거용이던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구매를 원하는 부동산의 주위 환경, 즉 로케이션이다. 그리고 현재나 앞으로 예상되는 수입을 감안하여 자신의 재정상태에 맞는 집을 정하는 것이다. 이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융자의 가능 여부와 얼마까지 대출이 가능한지도 미리 알아보기 위하여 앞으로 사게 될 부동산의 가격을 알아볼 수 있다.   준비된 바이어가 원하는 매물을 찾아 에스크로를 열게 되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융자를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이다. 은행이 융자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주택 감정이다. 바이어 쪽에서 보면 경쟁자들을 제치고 오퍼가 수락되어 에스크로를 열었으나 급격히 오른 가격 때문에 감정가격이 매매가보다 낮아 융자가 나오지 않아 에스크로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부동산 감정은 구매할 때나 이미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재융자를 할 때도 필요한 것으로 부동산의 현재 시장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셀러가 주택을 팔려고 시장에 내놓을 때 정확한 판매 가격을 알기 위해 감정을 하기도 하고 카운티 정부에서 재산세를 산정하기 위해 감정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하게 쓰이는 감정을 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주거용 부동산에서 쓰이는 것은 주위에서 이미 팔린 주택들의 가격을 비교하는 방식(Sales Approach)을 쓴다. 즉 해당 주택 인근에서 최근에 팔린 매물들과 비교 분석하여 감정 가격을 산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지었을 때의 비용을 계산하는 방식(Cost Approach)을 쓰기도 하는데 해당 부동산을 다시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산정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 수익이 생기는 투자용 부동산의 감정 방법(Income Approach)은 보통 아파트나 상가, 또는 오피스 빌딩 등의 부동산을 감정할 때 쓰이는 것으로 해당 부동산에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얼마 정도 되는지를 산정해서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주택의 감정가격을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질로우 등 부동산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면 주택에 대한 정보나 감정 가격에 대해 나온다. 단점은 감정가격이 정확하지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감정사나 에이전트 같은 전문가와 확인을 하고 인터넷 정보는 참고 자료로만 쓰는 것이 좋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전문 감정사를 고용하여 감정하는 이유는 융자를 받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비용은 보통 바이어가 내며 가격은 방 3개짜리 중소형 주택의 경우 500여 달러 정도이고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규모에 따라 수천 달러 이상이 되기도 한다. 감정한 후에 결과는 보통 일주일 정도면 나온다. 콘도나 타운홈, 단독주택이라도 게이트 안에 있는 부동산들은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셀러는 주택의 이를 대비하여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문의: (818)497-8949 미셸 원 / BEE부동산 부사장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감정 부동산 감정 투자용 부동산 부동산 구매

2023-11-29

[아름다운 우리말] 감정 공유에 대하여

요즘 저는 감정과 언어에 대한 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을 학문으로 공부할 때는 왠지 감정에 대한 부분을 빼고 연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감정은 이성과 달리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감정적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의미입니다.     그런데 감정과 언어를 깊게 다루고 있는 책이 있어서 제자들과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 주제가 흥미로웠지만 그중에서 감정의 공유에 대한 내용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감정을 누구와 공유하는가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글이었습니다. 우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의 변화가 찾아오면 혼자서 되짚고, 삭히고, 삼키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글에서는 8세 이하의 아이들은 가장 감정의 공유를 많이 하는 대상은 부모라고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에게 그날 있었던 일은 재잘대는 아이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문득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답은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말로 공유해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생각해 보면 서로 어린 처지에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8세가 넘어가면 친구와 감정을 나누는 일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보다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질 겁니다. 이른바 성장하는 것이고, 부모의 곁을 떠나가는 겁니다. 하지만 이때도 여전히 부모는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입니다. 서로 관계가 잘 유지된다면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은 역시 부모님인 겁니다. 친구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가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됩니다. 삶에서 심각한 문제가 다가오는 것은 부부간의 감정 공유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밖에서 일어난 일을 집에서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서로를 위하는 일일 수는 있으나 편하게 서로 감정을 나누는 일이 외로움과 우울감에서 빠져나오는 일일 겁니다. 배우자에게도 말을 못하는 일이 많아지면 삶은 고통이 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늘 우리의 가장 든든한 감정의 공유자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부모보다 배우자와 감정 공유를 하는 비율이 높아지는데 그 중요한 원인은 부모님이 더는 안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장수하시는 것은 그러한 의미에서 자식에게 행복한 일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종종은 오랫동안 병상에 있는 부모님도 내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효도는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약간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나이 든 부부도 아내의 경우는 감정 공유의 대상이 남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친구나 동네 사람들이 여전히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남편의 경우는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 공유의 대상이 거의 아내로 한정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보고 금방 공감이 가서, 재미있기도 슬프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어떤 대상은 사람이 아니거나 살아있지 않아도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 친구의 경우가 대표적이지요. 내 말을 알아듣지 않아도 우리는 동물 친구와 감정을 공유합니다.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꽃과 나무와 대화를 나눕니다. 어떤 이는 바위와 대화를 나누고, 산과 대화를 나누고, 바다와 감정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에 영혼이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나와 감정을 공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기도도 중요한 감정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대상을 찾는 겁니다. 고통스러움에 새벽에 깨었을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분 앞에서 스르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감정 공유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감정 공유 감정 공유 동물 친구 초등학교 저학년

2023-11-05

[부동산 가이드] 바이어의 보호막, 컨틴전시

요즘 LA 인근은 주택 매물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부동산 매물들이 마켓에 올라오면 6개월 안에 거래가 완료된다. 거래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우들도 있다. 잘 안 팔리고 시간이 더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 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경우다. 둘, 집에 크고 작은 하자가 있는 경우 가격을 조정하지 않고 고집한다면 시간이 더 걸리게 된다. 셋, 바이어가 적절한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협의가 안 되는 경우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잘 종합해 보면, 가격이 제일 큰 문제다. 가격이 적당하면 대부분의 거래가 잘 진행된다. 매우 좋은 조건의 부동산이 있다면 많은 바이어가 관심을 가지고 오퍼를 쓰게 된다. 부동산 매입을 원하는 바이어가 많아지면 셀러는 한 명의 바이어를 선택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조건들을 제시한다. 어떤 경우 모든 컨틴전시를 없애는 조건으로 오퍼를 쓰라고 하는 것이다. 컨틴전시란 부동산을 살 때 조건을 첨부하는 것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하나, 인스펙션 컨틴전시다. 집의 상태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인스펙션을 하거나 조사를 해보는 시간이다. 오퍼가 승인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전문인을 불러 집에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부동산 에이전트는 보이는 것에 대해서 의견의 나눌 수는 있지만, 지붕이나 바닥, 파운데이션, 플러밍, 전기 등에 관해서는 전문 인스펙터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만약 수리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셀러에게 고쳐 달라고 하거나 그에 필요한 크레딧을 받는 등 합의가 필요하다.     둘, 감정 컨틴젼시가 있다. 융자하거나, 융자하지 않더라도 전문가를 통해 집의 감정이 얼마 정도인지, 매매 가격이 합당한지를 알아보는 조건이다. 융자를 통해서 집을 사는 경우 은행에서 감정사를 보내고 그 집의 감정가격을 뽑게 된다. 이는 융자를 받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융자를 통해 부동산을 구매하는 경우 예를 들어 100만 달러의 부동산을 20%를 다운페이하고 80%를 융자한다고 가정해 보자. 80%의 융자는 오퍼 가격의 80%가 아니다. 감정 가격의 80%를 융자받게 된다. 감정가격이 95만 달러에 나온다면 은행은 80만 달러의 융자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감정가 95만 달러의 80%인 76만 달러를 융자해 주게 된다. 이런 경우 바이어가 다운페이를 더 하고 살 수도 있고, 셀러에게 새 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으며, 감정 컨틴전시가 남아있기 때문에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     셋, 은행에서 감정을 마친 후 정해진 기한 내에 융자에 대한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융자가 거절되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조건이 론 컨틴전시이다. 컨틴전시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조건을 넣을 수 있다. 가끔 셀러들이 모든 컨틴전시 없이 오퍼를 보내라고 제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무리 맘에 드는 매물이 있더라도 컨틴전시는 바이어를 보호하고 문제들을 잘 짚어가면 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무조건 급하게 결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부동산 거래에 순간순간마다 시간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부동산 에이전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의:(213)500-8954   미셀 정 / 뉴스타부동산 LA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컨틴전시 바이어 보호막 컨틴전시 감정 컨틴전시 부동산 거래

2023-10-18

청소년기에는 자기 제어 능력 부족해…감정 해소 도와줘야 학습 능률도 올라

그동안 착하기만 하던 아이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뭐든 잘못되면 엄마 탓으로 돌리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착했던 내 아이는 어디 가고 이제 수시로 부모의 화를 불러일으키고 당혹스럽게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도대체 아이는 왜 그러는 것일까?     ▶적극적 공격 반항   사춘기 아이들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부모에게 트집을 잡거나 탓을 한다. 그리고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공격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또래에게 공격을 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 시기에는 신체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내부에서 굉장한 에너지가 나오고 감정적으로 불편함이 강력하게 발생하는데 이를 제어할 힘은 아직 부족한 상태기 때문에 반항으로 표출된다.  또한 이 시기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기 위한 투쟁의 시기로 나만의 가치관과 습관을 세워야 하는데 나를 통제하고 의사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주는 부모로부터 떨어지려 하는  자율권과 독립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한다. 그래서 상대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거나 고통을 주는 말과 행동으로 공격을 하여 자기의 영역을 지키려고 한다.     ▶소극적 공격성     모두가 공격성을 드러내지는 못한다. 부모가 엄격하고 통제가 강한 경우는 조용한 형식의 반항을 하는데 이것은 눈치 채기 어렵게 뒤에서 일어난다.  또래 사이에서 험담을 하거나 소문을 내는 경우도 있고  따돌림을 조장하거나 친구를 조정하려고 드는 등 뒤에서 몸짓이나 언어로 관계를 이용해 친구를 공격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리고 더 소극적인 경우는 자신을 향해 공격을 하는 경우다.  자신을 공격하는 아이들은 ‘나는 못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비하하는  언어적 행동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동적 공격성은 반항까지는 못하지만 조용히 자신을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스타일의 공격성 자신에게 가장 위험하고 어려운 방식으로  ‘자기 살 파먹기식' 공격을 하며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의해서  들여다 봐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모두 누구보다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모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자기 자신은 안된다고 주문을 걸며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속마음과 해소   아이의 이유 없는 짜증, 삐딱하고 반항적인 태도,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떤 부모 든 화가 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의 이런 태도들이 사실은 자신감 없고, 스스로가 약하다고 느껴질 때 불안해 지면서 나타나는 행동이고 자신의 두려움을 들키고 싶지 않은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자신의 불안을 감춘다.  자녀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부모는 숨이 막히는 압박감과 화를 느끼기 쉽다.  하지만 공격성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아이의 공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바뀌게 될 것이다.  아이가 자신이 느끼는 경쟁심, 질투, 분노 등은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인정하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줄 수 있다.     만일 부모가 자녀의 태도에 감정이 격해 있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면  잠시 시간을 두고 안정을 찾는 것이 좋다.  아이가 흥분해 있을 때는 부모가 먼저 참고 물러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무조건 져주라는 게 아니다. 물러나서 아이가 그 상황에서 진정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정리해 볼 수 있다. 아무리 화가 나도 폭발시키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의 공격성이 부모에게 이해 받을 때 아이의 내면이 건강해질 수 있다.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이 학업이나 진로에 방해받지 않도록 그 마음 속에 분노와 슬픔을 잘 해소 시키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잘 해소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해야 학습 능률도 더 올라갈 수 있다.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청소년기 제어 감정 해소 소극적 공격성 수동적 공격성

2023-08-27

[이 아침에] 침묵의 미덕을 생각한다

웨애앵~ 로봇 청소기가 동그란 몸에 달린 빗자루를 마구 흔들며 내 책상 쪽으로 오고 있다. 에구. 방문을 안 닫았구나. 안방에서 탈출했나보다. 온몸을 신나게 나부대며 복도를 지나 내 방까지 왔다. 그 모습이 마치 강아지 같다. 요~ 귀여운 것. 톡톡 등을 두드려주며 덥석 안아 들고 도로 안방에 갖다 넣는다.     나랑 교감이 된다면 내가 얼마나 예뻐하는 줄 알 텐데. 얘도 나를 무척 따르겠지. 아니, 어쩌면 얘는 나를 미워할지도 몰라. 안방에만 가둬놓고 하루도 안 거르고 부려먹는다고. 그래도 말없이 순종만 하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내비게이션도 마찬가지다. “좌회전하세요”라고 안내를 해 줘도 이 길은 내가 더 잘 알아 하며 직진을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유턴하세요. 유턴하세요.” 또 애타게 운전대에 매달리는 목소리. 기다려. 조금 더 가서 좌회전해도 돼. 내 고집에 그 야들한 목소리는 한숨을 푹 쉬고는 잠깐 조용해진다. 그리고는 할 수 없다 포기한 듯, “조금만 더 직진하다가 좌회전하세요” 한다. 열 번을 무시해도 스무 번을 무시해도 한결같은 목소리다. 얘가 만일 사람이라면 “나, 안 해” 하며 뛰쳐나갈지도 모른다며 웃은 적이 있다. 앙탈을 부릴 만도 하건만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 ‘Her’가 생각난다. 빅데이터 기반의 음성인식 로봇인 사만다는 인간의 형태도 갖추지 못했고 생각도 없다. 아내를 잃고 외로움과 삶의 무의미함에 우울하던 테오도르는 그의 질문에 변함없는 톤으로 대답하는 목소리와 그가 조용할 때면 함께 침묵해 주는 그녀에게서 따뜻함을 느낀다. 사랑하게 된다.     말이란 것이. 표현을 안 할 때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 누구든지 제 감정을 노출하지 않으면 미워하거나 증오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친구 중에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이 있다. 있는 듯 없는 듯  감정 표현을 안 하니 무미건조 그 자체다. 그런데도 그 사람에 대해 나쁘게 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십의 대상이 되는 적도 없다. 간혹 어중간한 상황일 때는 어부지리로 좋은 역할이 맡겨지기도 한다. 팬(fan)은 없는 반면 안티(anti)도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다. 한국서 온 문학평론가가 세미나를 마친 후 “이상하게 성 선생님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더군요. 왜 그렇죠?”라고 말했다. 나는 웃었다. 존재감 없이 지내잖아요. 갈등을 만들 계기가 없었어요. 몇 년이 지나 나름대로 문단 활동을 한 지금은 내게도 많은 안티가 생겼다. 의견을 말하고 감정을 쏟아내고. 말, 말, 말을 할 기회가 많아진 탓이다.     고대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는 말했다. ‘모임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라 강한 사람이다. 그는 말이 많으면 실수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아침 말없이 다시 안방에 갇히는 로봇 청소기를 보면서 침묵의 미덕을 생각한다. 성민희 / 수필가이 아침에 침묵 미덕 감정 표현 도로 안방 빅데이터 기반

2023-08-22

[오픈 업] 한국 교정행정에도 정신과 진단 도입을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상기에서 33세 조 모 씨가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범인은 조사 과정에서 “제 모든 게 예전부터 안 좋았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등 낮은 자존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소년 시절에만 14번이나 체포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보면 그는 잘못된 행동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가 끊임없는 문제 행동으로 인해 삶에 필요한 기본 능력을 배우지 못했다면 성인이 된 후의 삶은 더 어려웠을 것이다.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분노가 극에 이르면 술이나 마약에 취한 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문제를 외부의 잘못으로 생각해 남을 해치기도 한다. 또 무의식적인 경우가 많지만 타인에 의해 숨지는 방법을 찾는 부류도 있다.   참전 경험이 있는 정신과 의사 메닝거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죽고 싶은 욕망이고 두 번째는 죽이고 싶은 욕망, 그리고 세 번째는 누구에게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이라는 것이다.   다시 살인자 조 모 씨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 사건이 보도된 후 주위 분들의 생각을 물어봤다. 반응은 ‘인간말종( bad seed)’, ‘사이코패스’, ‘사회의 쓰레기’ 등 다양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인 나에게 이런 진단(?)은 별 의욕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와 비슷한 과거력을 가진 사람 중에 미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할 수 있는 케이스가 있다면 예방이 가능하니 말이다.   1920년대 미국 사회는 큰 진통을 겪고 있었다. 시골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거리에 버려진 청소년이 넘쳐났고, 여성 행방 운동과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법들이 통과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청소년 법원 판사의 주장이 관심을 모았다. 이 판사는 범죄를 일으키는 청소년들은 극심한 가난과 부모의 무관심, 혹은 가정 파괴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니 이들을 감옥에 보내는 것보다 정신과적 치료를 받게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었다. 이 판사는 법원 옆에 ‘청소년 정신과 치료 클리닉’을 세웠다. 형벌보다는 원인을 규명해 치료하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미국 최초의 이 소아 정신과 치료소 이름은 판사의 이름을 붙였다. 그 후 주요 도시 의과 대학 내 정신과에 ‘소아 및 청소년 정신과’가 생겼다.   조 모 씨의 경우, 열네 번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누구라도 그의 의학적 또는 정신과적 감정을 의뢰했었더라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의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진단은 주의산만 및 행동 항진증이다. 이는 부모나 조부모의 유전 인자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한국인의 13%에서 발견되는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한국 의료공단 자료에 따르면 진단과 치료를 받는 사람은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치료를 받지 못한 90%는 문제아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자신을 미워하고, 서툰 인간관계로 인해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또 어린 나이에 발발하는 정서불안장애( 우울증이나 조울증)문제다. 청소년기의 우울 장애는 ‘가면우울증(masked depression)’ 이라는 말처럼 어른들의 증상과는 나타나는 모습이 딴판이다. 이들은 “지루하다”, 귀찮다“는 등의 말을 자주 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많이 먹고, 많이 자며 부모와 언쟁을 하려 든다. 이들은 전두엽의 성슥이 늦어서인지 자신의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자신의 고민을 말로 설명하는 능력이 부족해 감정이 앞서니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능 발달 정도나 주의산만증, 정서와 행동 조절 장애  등 몸과 마음의 문제를 조사할 기회가 있었다면 진단이 가능했을 터이고, 치료에 합당한 도움을 받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끼? 그동안 한국 사회는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제 문제 청소년들도 관심을 갖고 필요한 도움을 줘야 한다. 그 길만이 이들의 범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교정 행정 개선을 위해 한국정부에 범죄자의 심리적·사회적·정신적 검사를 하고, 진단에 적합한 조기 치료를 권장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교정행정 정신과 청소년 정신과 정신과적 치료 정신과적 감정

202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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