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가장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명소
그랜드서클
![사암과 물이 빚어내는 빛의 마법을 볼 수 있는 엔텔롭캐년. [US아주투어 제공]](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originals/2021/11/03/170246253.jpg)
사암과 물이 빚어내는 빛의 마법을 볼 수 있는 엔텔롭캐년. [US아주투어 제공]
그랜드 서클이란 유타, 애리조나, 콜로라도, 뉴멕시코 주에 광활하게 자리 잡고 있는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한 번에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유명한 그랜드캐년을 위시하여 브라이스캐년, 자이언캐년, 아치스, 모뉴먼트 밸리, 엔텔롭캐년 등을 서로 연결하면 커다란 원이 그려지기 때문에 그랜드 서클이라 부른다.
그랜드 서클 여행은 지구의 신비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물과 공기, 바람이 수억 년의 세월 동안 쉼 없이 빚어낸 장엄한 천연 조각물들을 조우한다. 자연이 조각한 기기묘묘한 풍광을 하나둘 확인하다 보면 왜 그랜드 서클이 전 세계인들의 버킷 리스트에 적혀 있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하는 그랜드캐년은 미스테리하기까지 한 지구 역사의 생생한 현장이다. 그 길이만 해도 서울에서 부산에 이를 정도로 어마 무시하다. 가장 높은 곳은 해발 2100m 이상이고, 가장 오래된 협곡 암석은 18억 4000만 년 전에 형성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랜드캐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인류가 보존해야 할 자연의 선물이다.”라고.
또한 엔텔롭캐년 하면 ‘눈과 마음, 영혼에 축복을 내리는 곳’이란 수식어가 유명하다. 이곳이야말로 직접 가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협곡은 포토그래퍼들이 찾는 어퍼와로어, 그리고 X 세 구역으로 나뉜다. 좁고 구불구불한 지하 협곡 세계는 신비한 소용돌이무늬를 띠고 있다. 무늬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잠깐 고개를 들면 협곡 천장 구멍에서 햇살이 쏟아진다. 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찔함이다. 협곡의 틈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바위의 붉은 색감, 오묘한 무늬, 그림자와 어우러져 시시각각 놀라운 절경을 그려낸다.
모뉴먼트 밸리는 나바호 인디언들의 성지다. 1900년대 초반 사진작가 요제프 뮌히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1958년 공원으로 지정되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용되며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광활한 대지와 저 멀리 지평선 넘어 산재한 붉은 바위산이 마치 하나의 기념비처럼 멋스럽다. 고전 서부영화에서 모래바람과 함께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장소이며, ‘미션 임파서블’ ‘포레스트 검프’ ‘백 투 더 퓨처’ 등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유타주에 위치한 브라이스와 자이언캐년은 비슷한 듯 다른 매력을 뽐낸다. 브라이스가 섬세한 첨탑 계곡이라면, 자이언은 화성암의 거대하고 묵직한 남성적인 매력을 지녔다. 브라이스에는 움푹 팬 거대한 계단식 원형 분지 속에 수천, 수만 개의 후두라 불리는 바위 봉우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반면, 자이언은 마치 성곽을 지키는 병사들처럼 험준하게 치솟은 거대한 바위산들이 첩첩이 서 있다.
수천억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국립공원들은 미국의 보물이다. 태고의 공기가 스며든 위대한 이곳을 두 발로 걷고 여행하는 것보다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또 무엇이 있을까. 다리 떨리기 전에, 가슴이 떨릴 때 자연이 빚은 그랜드 서클을 경험해봐야 하는 이유다.
[US아주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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