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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60] 고개 숙일수록 인정받고 사람 몰리는 것…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정치에도 먹혀

지난 2008년 10월경 시장 선거를 불과 한 달여 남겨두고 나는 상대편 후보인 베테랑 정치인 크리스티나 셰이 후보와 1 2위를 다투는 숨막히는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어바인 상공회의소가 시의원과 시장 후보 12명을 모두 초청하여 토론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공화당의 한 후보가 "여기 모인 후보들 중에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우리 민주당에서 시의원 후보로 나온 토드 갤린저 변호사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갤린저 후보는 백인이면서 얼마 전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이슬람 커뮤니티의 인권 문제를 주로 담당해 온 인권 변호사였다.

며칠 후 이 발언이 지역신문에 크게 보도되었다. 상대 진영은 나를 포함한 민주당 후보들을 한데 묶어 '이슬람 테러리스트 후원자들'이라고 매도했다.

하지만 이 전략은 먹히지 않았다. 유권자들이 네거티브 전략의 의도를 꿰뚫어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소동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고 우리 팀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장사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지 다른 경쟁업소를 비방하고 다른 제품을 비하하는 전략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네거티브 전략은 상대편을 흠집내고 그 반대급부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소비자 유권자의 판단을 잠시 흐리게는 할 수 있지만 결코 진정한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시간은 더 걸릴지 모르지만 결국 정의와 진실이 승리한다는 진리를 나는 굳게 믿는다.

정직과 성실은 겸손할 때 더 빛난다

나를 가장 정확하게 아는 사람인 동시에 가장 신랄한 비판자이기도 한 아내가 내게 해준 가장 큰 칭찬은 '사람이 투명하다'는 것이다.

즉 겉과 속이 하나도 다르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 장점으로 그렇게 어려운 선거 캠페인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눈빛과 어투만 봐도 금세 드러나는 정직함과 진실함 그런 투명성이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했다는 말이다.

과분한 칭찬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진심으로 남을 대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만큼은 사실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정직과 성실이 다른 어떤 가치보다 더 앞선다는 사실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정직과 성실은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먼저 알아본다. 고객이 먼저 알아보고 상사가 알아보며 동료들이 알아본다. 유권자는 표로 인정해 준다. 나는 세일즈왕을 차지할 때마다 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때마다 그 점을 거듭 확인했다.

정직과 성실은 겸손의 마음을 가질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그것을 제 잘난 덕으로 돌리며 우쭐해하는 순간 서서히 추락의 손길이 다가온다.

서킷시티에서 20대 나이에 아시아계 최초로 매니저의 자리에 올라 하는 일마다 좋은 성과를 거두자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만 교만해졌고 그것이 시련의 씨앗이 되었다. 재입사를 권유받았을 때 나는 자세를 낮추었고 더 열심히 뛰었다. 그 결실은 어김없이 그리고 정직하게 돌아왔다.

치열한 선거전에서도 고개를 숙이면 숙일수록 유권자들이 내 편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겸손할수록 사람들은 나를 더 인정해 주었고 나를 더욱 높여주었다. 신발을 팔 때도 겸손의 힘은 찾아오는 사람들을 우리 가게의 충성 고객으로 변화시켰다.

제품과 서비스를 팔면서 고객 위에 군림하고 고객을 무시하는 가게는 곧 문을 닫게 되어 있다. 주민들을 가볍게 여기고 권위만 내세우는 정치인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고객은 항상 주인이 되고 싶어 한다. 주인의 위상이 흔들린다고 생각될 때 그들은 언제라도 등을 돌릴 수 있다. 이것은 장사에서나 정치에서나 어김없이 적용되는 원칙이다.

낮춘 만큼 얻고 낮춘 만큼 높아지고 낮춘 만큼 승리한다는 것 이것이 내가 세일즈에서 배운 정치학의 정석이다.

〈계속〉

글=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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