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59] 좋아하는 인물과 공약에 투표해야 개운…A가 싫어서 B에 한표주면 이겨도 찝찝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물건을 팔 때의 기본은 고객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시켜 물건에 대한 확신이 들게 하는 것이다.
제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그 물건이 돈을 치르고 살 만하다는 믿음이 생기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지갑을 연다.
고객의 믿음은 파는 사람의 됨됨이가 좌우한다. 인간인 이상 상대방이 풍기는 인품에 어쩔 수 없이 끌리기 때문이다. 아무리 연극을 잘해도 인품을 꾸밀 수는 없다.
인품은 말과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고객이 매장을 돌기만 하고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그 물건을 샀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는 본능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고 싸고의 문제가 아니라 과연 이 물건을 사서 얼마만한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느냐가 초점이다. 갈등하는 고객의 믿음을 얻는 세일즈맨은 절대로 고객이 주저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조언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그것을 직감으로 안다. 그래서 진실한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전자제품 매장에서 무엇을 살까 고민하는 고객과 신발을 이것저것 살펴보면서 결심하지 못하는 고객에게 단 몇 마디의 조언으로 기꺼이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 경험이 셀 수 없이 많 다.
정치라고 예외는 아니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은 항상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고심한다. 상당수의 유권자가 이 후보 저 후보의 면면을 재면서 막판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바로 이 부동표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한다. 출마자들이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막판까지 사력을 다하는 이유는 이런 갈등하는 표심을 끌어당겨야 하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구매자 갈등하는 유권자가 결정을 내리도록 해주는 것이 설득의 힘이다. 설득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절대적으로 요구한다.
나는 고객과 유권자들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가급적 쉽고 명쾌한 단어를 써서 깊은 인상을 남기도록 애쓴다. 선거 캠페인을 할 때나 연설을 할 때 "수키 당신이 하는 말은 귀에 쏙쏙 들어와요. 당신은 하고자 하는 말을 참 간단하게 인상적으로 전달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는 나의 영어 구사력이 완벽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런데도 좋은 평가를 듣는 것은 뚜렷하고 확신에 찬 메시지 전달 때문이다. 아무리 아는 것이 많고 언변이 좋아도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면 고객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
설득의 커뮤니케이션은 지식이 뒷받침되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제품에 대해서 주민들의 민원에 대해서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일즈맨이나 정치인이나 부단히 공부해야 한다.
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상품 지식 때문에 물건을 사는 경우는 약 20퍼센트이고 나머지 80퍼센트는 '인간적 요소'(human factor)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설득이란 정성과 지식 그리고 인간관계로 상대방을 승복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남을 설득할 수 있다면 사업이건 정치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네거티브 전략은 쓰레기통에 버려라
물건이 좋아서 사고 후보가 마음에 들어서 표를 던져야 끝이 좋은 법이다. 다른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업소가 싫어서 그 대안으로 선택한 결과는 늘 뒷맛이 개운치 않다.
선거에서도 정말 좋아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때는 만족스럽지만 이 후보는 이래서 싫고 저 후보는 저래서 싫어 마지못해 표를 던졌다면 설령 자기가 찍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투표자의 만족도는 낮아진다.
나는 세 차례의 선거를 치르면서 숱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시달렸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상대편에게 네거티브 전략으로 맞서지 않았다. '나는 어떤 사람이다 나는 어떻게 일하겠다'는 포지티브 캠페인만으로 유권자들을 움직였다. 내가 이룬 성과를 진솔하게 알리는 데 주력하는 것 그것이 내 선거 캠페인의 핵심이었다.〈계속>
글=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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