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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58] 순수한 봉사는 유권자도 알아준다는것, 20년 이상 소매 경험으로 터득한 진리

세일즈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까지 나는 내가 가진 잠재력이 무엇인지 몰랐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문제에 부닥칠 때마다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나도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스스로 쳐놓은 장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서킷시티는 또 리더십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훈련시켜 주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고 나를 따르게 하려면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자발적인 참여 의식 주인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리더는 소통하고 화합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 권위는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덕성과 열정에서 나온다.

세일즈가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행위라면 정치는 유권자에게 신용을 파는 행위이다. 세일즈맨이 고객을 설득하고 믿음을 얻어 물건을 파는 것처럼 정치인도 유권자에게 자신의 능력과 봉사 정신을 세일즈하고 그들이 구매투표토록 한다는 점에서 세일즈와 정치는 그다지 다를 게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세일즈 경력은 시의원과 시장으로서 정치적 성취를 이루고 주민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 정신을 길러준 밑거름인 동시에 준비 기간이었던 셈이다.

진정성 감동과 신뢰의 출발점

신발 장사를 할 때 손님이 원하는 25달러짜리 발레 슈즈를 구해주기 위해 60여 마일 떨어진 다른 매장까지 찾아간 이야기는 앞에서 소개했다. 그 이야기를 언젠가 한인 신문에 기고한 적이 있었다.

신문의 '비즈니스 일기'라는 코너에 '손님이 원하는 신발 찾아 60마일 운전'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실렸는데 당시 내 글을 읽고 많은 분이 전화를 걸어주셨다. 어떤 분은 "당신이 그런 각오로 하니까 못 해낼 것이 없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해도 잘할 사람입니다"라며 격려해 주었고 나의 지독한 면모에 놀랐다는 사람도 많았다.

사실 장삿속으로 보면 다른 가게에 신발을 구하러 가느라 기름값 들여가며 3시간을 운전하는 법석을 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을 생각하니 꼭 내 일처럼 여겨졌고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신발을 구해주고 싶었다. 그 후로 이 고객이 몇 곱절로 되갚아주었으니 결국 손해 본 장사는 아니었던 셈이다.

나는 이렇게 글을 맺었다.

"조그만 정성이 상대방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고 특히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미래를 안겨준다는 것이 20년 이상 소매 경험으로 터득한 진리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시의원 선거에 출마할 때 내 이름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2만여 가구를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나를 알렸다. 주민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공직에 나가면 반드시 당신의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켰다.

거의가 백인 일색인 어바인 시에서 무명의 한국 이민자가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 시의원 시장으로 일하게 된 것은 주민들이 나의 눈빛과 가슴에서 나온 말의 진정성을 간파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마치 자신의 일처럼 분노하고 기뻐하고 슬퍼했던 나의 진심을 그들은 알아주었다. 내가 정치적인 명성이나 위세를 떨치고 싶어서 정치적 '기교'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면 그들은 결코 나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을 것이다.〈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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