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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48] '유리천장 그 너머'

1985년 회사는 '서킷시티' 프로젝트에 착수
선발대로 차출된 나는 창립작업에 합류했다

그동안은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왔지만 이제는 전체 운영 시스템을 보고 재고 처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생각해야 하니 일이 훨씬 어렵고 복잡해졌다.

내가 근무하지도 않은 매장의 윤곽을 일주일 동안에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나는 나름대로 문제점을 분석하여 사장에게 보고서를 올렸다.

미국 서부 지역 책임자인 켄 앤토스 사장이 보고서를 보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수키 이 보고서를 당신이 혼자 썼소? 이 정도 보고서는 매니저 생활을 적어도 4년 이상은 해야 나올 수 있는 내용이오. 놀랍소."

"제가 느낀 대로 분석해서 썼을 뿐입니다.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장은 내 보고서에 회사 차원에서 검토할 만한 신선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면서 본사 회장에게 보내겠다고 했다.

기존 직원들은 관행에 젖은 탓에 보지 못하지만 신출내기 매니저인 나의 눈에는 보였던 문제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얼마 후 본사 회장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왔다.

보고서가 매우 훌륭하다며 회사의 경영 개선에 반드시 참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올린 보고서가 이렇게 화제가 되리라고는 나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가는 곳마다 실적을 올렸지만

6주의 연수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매니저 업무에 착수했다. 풀러턴 지점에서 8개월을 근무하면서 실적을 150퍼센트로 올려놓았다. 회사는 나를 매출 규모가 더 큰 매장으로 잇따라 전근시켰다.

"수키가 가면 달라진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노워크 매장 토런스 매장 등으로 옮겨 다니며 가는 곳마다 매출을 올리는 아이디어로 실적을 냈다.

나는 어디를 가든 세일즈의 기본기부터 철저하게 교육시키고 서비스 관행을 개선했다. 고객이 오면 우선 인사부터 잘하도록 시켰다.

거기에서 첫인상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다음 고객의 입장에서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고객의 필요에 가장 부합하는 제안을 함으로써 신뢰를 얻고 신뢰를 얻은 다음에 제품을 설명하고 고객의 마음이 흔들리기 전에 제품을 구입하도록 마무리를 잘하게 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물건 값을 깎아달라고 요구할 경우에 어떤 세일즈맨은 중간에서 포기하지만 현명한 세일즈맨은 "잠깐 기다려보세요. 매니저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하며 나를 부른다.

이때 내가 고객에게 "지금 우리 직원이 제시한 가격도 좋은 가격이지만 제가 특별히 더 할인해 드리겠습니다" 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다 보면 고객 입장에서 아주 기분 좋은 거래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번 찾아온 고객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각오로 직원들에게 세일즈 마인드를 주입시키니 실적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친절하게 대하니 고객이 당초 생각했던 예산보다 더 구매하게 되는 일도 많아졌다.

커미션 수입이 많아져서 사기가 오른 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물건을 팔았다. 직원들은 나와 함께 일하면 신이 난다고 했다. 팀워크가 탄탄해진 것이다. 인간적으로 서로 친해지다 보니 자연 이직률도 낮아졌다.

1985년 회사는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이름을 바꾸고 전국적인 체인점으로 탈바꿈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훗날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 회사로 성장한 '서킷시티' 프로젝트였다. 서킷시티는 아쉽게도 금융 위기 와중에 2009년 초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나는 프로젝트 선발대로 차출되어 6개월간 특별 연수를 받고 연수를 마치자마자 서킷시티 창립 작업에 합류했다.

다음 해 11월 회사는 서킷시티라는 새 이름을 내걸고 오렌지카운티에 5개 매장을 동시에 열면서 전자제품 유통 업계의 톱 브랜드를 목표로 힘차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나는 헌팅턴 비치 매장의 운영 담당 매니저로 발령받아 근무를 시작했다. 총매니저 바로 아래 직책이었다.

〈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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