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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37] 미국 가기전 장가 가라는 어머니 성화에 소개 받은지 3개월만에 약혼·결혼 뚝딱

중학교에 진학해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좀 더 친밀한 나라가 되었고 고등학교 시절부터는 언젠가는 미국에 가겠다는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존 F. 케네디는 나의 표상이었다. 원대한 비전으로 미국을 하나로 통합하고 멋진 연설과 넘치는 패기로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던 케네디의 전기를 읽으면서 나는 케네디처럼 멋진 웅변가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그래 미국에서 미국인들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기본적인 무기부터 갈고 닦아야지. 영어는 가장 필요한 무기가 아닌가. 그들보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영어도 못한다고 업신여김은 받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영어에 대한 오기는 점점 커졌다. 영어를 하지 못하면 출발선부터 뒤처지는데 미국 생활에서 어떻게 성공하겠는가. 나는 이를 악물고 영어에 매달렸다.

◇새로운 삶 넓은 무대를 찾아서

1970년대 초반은 먹고 살기 위한 '헝그리 이민'이 대부분이던 시기였다. 가난한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새 삶을 선택한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는 한국 언론이 놓치지 않는 메뉴였다.

대학을 마치면 바로 미국에 가겠다고 결심을 굳히고 있던 시절 한인동포들의 성공담은 나의 가슴을 더욱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몇 백 달러를 들고 이민을 가서 열심히 노력한 끝에 백만장자가 되었다는 성공담을 전하는 동포들은 한결같이 '미국은 기회의 땅이고 아메리칸 드림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아메리칸 드림'은 허상이 아니고 도전하면 손에 쥘 수 있는 구체적인 무엇이란 확신이 들었다.

'저 곳이 나의 무대다. 나도 저 넓은 무대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리라. 나도 대한민국의 아들로서 부끄럽지 않은 성공한 이민자의 모습으로 조국에 보답하리라.'

제대한 뒤 복학해 나머지 2년의 대학 생활을 마치고 졸업한 나는 미국행 준비를 서둘렀다. 형이 일찌감치 형제 초청 이민을 신청해 비자는 받아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변변한 여자 친구 하나도 못 만들 정도로 주변머리 없는 나를 걱정한 부모님이 미국에 가면 여자를 만나기 힘드니 한국에서 반려자를 만나서 함께 미국에 가라고 하셨다. 겨우 스물넷이었던 나는 미국에 가서 자리를 잡은 다음에 결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국에 간다는 것만 정해졌을 뿐 먹고 살 방도가 세워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누가 나에게 시집을 오려 하겠느냐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장가도 안 간 아들을 머나먼 타국에 보내는 것이 영 안쓰럽고 불안하신 모양이었다.

그때 친척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1977년 1월 11일이었다. 나보다 2살 어린 고대 후배였다. 얼굴이 곱고 지성미가 흘렀다. 고대 후배란 점도 마음에 끌렸다. 당시 고대 여학생들은 실력이 좋았다. 여학생 숫자가 워낙 적은 데다 대부분 공부에만 전념하는 학생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고대 여학생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다.

3월 2일 약혼 4월 28일 결혼. 그야말로 석 달 동안에 졸업 결혼이라는 인생의 큰 과정을 연달아 치른 것이다. 첫 선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아 지금까지 내 곁을 지켜주고 있는 여자가 바로 나의 소중한 아내 최원희다.

나는 이 부분에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22살의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없던 나를 믿고 시집을 왔고 지금껏 가정을 지켜주고 헌형과 지현 두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주었으니 말이다.

아들 헌형이는 UC샌디에이고를 졸업하고 존슨앤드존슨의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회사 전액 장학금으로 USC대학의 MBA코스를 밟고 있다. 딸 지현이는 UCLA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뒤 UC버클리법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미국 최대 법률회사인 레삼앤드왓킨스에서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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