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22] "재선 당선 무난 보도하면 한인투표 준다" 한인 언론에 '안심 못해' 써달라고 당부
한인사회나 언론에서도 나의 재선은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나 자신도 재선은 자신 있었다.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나름대로 내세울 만한 업적을 많이 쌓아놓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왕이면 크리스티나 셰이를 꺾고 1위로 당선되고 싶었다. 어차피 2년 후에 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강력한 라이벌인 셰이 후보를 이번 선거에서 꺾으면 시장 선거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1위와 2위의 표 차는 단 몇 백 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인사회에서는 '이번에 강석희 당선은 무난하다'는 분위기였다. 2년 전 첫 도전 때는 한인 언론들이 '될까' 하는 물음표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당연히 된다'라고 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1위 당선을 바라는 나는 한 표가 급하고 마음이 초조했다. 나에게 한인 표는 절대적인 지지 기반이었기 때문에 한인 한 명이 투표를 하면 내가 한 표를 더 얻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한인들이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에 나와주기를 바랐다. '당선 무난'이라고 기사를 쓰는 한인 언론에 대해서는 '제발 그렇게 쓰지 말아 달라 그러면 한인들이 투표를 안 한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써 달라'는 당부까지 했다.
2006년 11월 7일 선거일이 되었다. 8시에 투표를 마감하고 자정쯤 되어 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났다. 셰이 후보에 200여 표 못 미치는 2위 당선이었다. 아쉬움이 컸다. 2004년 내가 처음 출마했을 때 한인 유권자 투표수는 1650표. 그러나 이번에는 불과 600표 남짓이었다.
그만큼 한인 투표율이 낮았다. '강석희는 당연히 되겠지' 하면서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한인 유권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한인들이 300명만 더 투표장에 나와서 표를 몰아주었다면 목표로 했던 1위 당선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 팀이 상하이 자매결연 건으로 아시아계 표를 분산시켜 내가 상당수의 표를 잃은 데다 시장까지 지낸 14년 정치 경력의 셰이 후보와 맞서 200표 차이로 2등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의 승리나 다름없다고 자위했다. 언론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2위 당선한 나의 잠재력에 비중을 실어 다루어주었다.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속마음을 내비치고 말았다. 2년 후 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 것이다. 조금 성급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시의원 재선과 함께 시장 선거를 위한 2년의 레이스가 다시 시작되었다.
재선 시의원이 된 이듬해인 2008년 주정부의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면서 교육구의 예산이 1250만 달러나 대폭 삭감되었다. 꾸준히 투자를 늘려 학급 규모를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했던 교육구의 방침에 차질이 불가피했다. 교사 감원으로 인해 학급당 학생 수가 늘어 콩나물시루 교실이 될 위기에 처한 학교들도 생겨났다.〈계속>
글.사진=올림 출판사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