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19] "의정 활동 큰 자산은 주민들과 나눈 대화", '노스 어바인 하이킹코스' 4년만에 해결
선거 유세 중에 주민들을 만나서 나눈 이야기들은 나의 의정 활동에 큰 도움을 주었다. 주민들이 지금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바인 시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신청을 받아 집에서 픽업하고 다시 집까지 데려다 주는 택시형 버스 프로그램인 '트립스(TRIPS)'를 운영하고 있었다.가가호호 방문 중에 만난 80대 노인 한 분이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트립스 프로그램을 신청하려 하니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야. 당신이 시의원이 되면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제발 대기 기간이 줄어들도록 힘써주시오" 하고 애원하듯 말했다. 시의원이 되기 전 어바인 시청 재정위원으로 있을 때 이 문제를 담당 국장과 의논했더니 처리를 수작업으로 하는 데다 차량이 모자라서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시의원이 되자마자 이 문제를 첫 의제로 올렸다. 차를 한 대 더 구입하고 운행 프로그램을 전산화해 대기 기간을 2개월 이하로 줄이자는 내용이었다. 이 의제는 곧바로 통과되었고 지금은 대기 기간이 거의 없어져 많은 노인들이 편리하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내가 유세 기간 동안 주민들로부터 들었던 민원이 기초가 된 의제가 또 한 가지 있다. 갈 때마다 사람이 없는 집이 있었다. 세 번째 방문했을 때 겨우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시의원에 출마했다고 인사를 한 뒤 주민들이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문제가 무엇인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어바인 북부 지역에는 주민들이 마음껏 산책할 수 있는 하이킹 코스가 없다고 불평했다. 그는 지도와 각종 자료를 나에게 보여주면서 시의원이 되면 우선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의원이 된 다음 나는 곧바로 어바인 땅을 소유하고 있는 '어바인컴퍼니'의 관계자들을 만났다. 나는 주민들이 하이킹 코스가 없어서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주민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어바인컴퍼니 소유의 미개발 지역에 임시 하이킹 코스를 만들어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들은 하이킹 코스를 개방하기 위해서는 주정부 환경자원국으로부터 녹지대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 등으로 시간이 걸린다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미국은 녹지대 보호 정책이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에 환경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규제 완화에는 대단히 신중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나는 이 이슈가 묻혀버리지 않도록 줄기차게 주장했고 마침내 4년여 만에 약 5킬로미터에 달하는 '노스 어바인 하이킹 코스'가 일반인들에게 오픈되어 많은 주민이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교육 문제도 내가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나의 의정활동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어바인 교육구가 예산이 부족해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정부에서 교육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찾아보자는 의견을 냈다. 워낙 주민들의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라서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제안에 반대하는 의원은 없었다.
나는 시정부가 예산을 집행한 다음 잉여 예산이 발생할 경우 10퍼센트를 교육구에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교육감에게 어떤 예산이 부족한지 물었더니 학생들의 건강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잉여 예산의 10퍼센트를 교육구에 지원하자는 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이 지원금은 교육구가 양호교사를 충원하고 상담 교사를 늘려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마약 중독 방지에 활용하기로 했다.
첫해에 130만 달러가 조성되었고 항상 돈이 부족해 고민하던 교육구는 구세주를 만난 듯 쌍수를 들어 시의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 지원금은 매년 어바인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계속>
글=올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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