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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자서전 '유리천장 그 너머'-2] '수키, 정치에 관심 없어요?'

나의 가능성 알아봐준 에이그런

에이그런 시장은 차분한 나와는 대조적으로 성격이 불같았지만 공익에 봉사해야 할 정치인과 공무원의 마음가짐에 대한 생각은 너무도 딱 맞아떨어졌다. 인식의 눈높이가 같았던 것이다. 정의파이면서 원칙주의자이고 사명감 또한 투철하여 나의 정치적 모델로서도 한 점 아쉬움이 없다.

그 후 에이그런 시장과 나는 수시로 연락을 취하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한인사회의 이런저런 행사에 그를 자주 초대했다. 내가 중간에서 에이그런 시장을 수시로 초대하는 바람에 한인 커뮤니티와 시장의 만남이 빈번해지면서 한인사회-커뮤니티 활동가 강석희-에이그런 시장의 삼각관계는 더욱 긴밀해져 갔다.

우리가 처음 만난 2002년 말 마침 에이그런 시장의 재선 여부가 달린 선거가 있었다. 나는 그해 9월부터 그의 재선 캠페인을 돕기 위해 본격적으로 캠프에 참여해 한인사회에 그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 다행히 에이그런 시장은 재선에 성공했다. 그 후 우리는 정치적 동지로서 더욱 굳건한 관계를 맺어 나갔다.

당시 나는 한미민주당협회 고문과 오렌지 카운티 한미연합회 이사장으로서 각종 커뮤니티 행사에 나서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에이그런 시장은 나와 친해진 덕분에 한인 커뮤니티 행사에 그야말로 '뻔질나게' 불려 나와야 했고 그러면서 한인사회와 점점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되었다.

내가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에이그런 시장은 만족스러워했고 한인 커뮤니티와 관련된 각종 현안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스럼없이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했다.

◇'개인 강석희'에서 '사회인 강석희'로

2003년 8월 오렌지 카운티 한인축제가 열렸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이 축제는 한인 이민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전통 음식과 각종 여흥으로 향수를 달래는 한편으로 다른 커뮤니티에도 한인사회를 알리는 행사다. 지금은 베트남 커뮤니티의 텟 페스티벌과 함께 오렌지 카운티의 대표적인 소수계 문화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한인사회에 대한 애정이 무르익은 에이그런 시장은 그날 노래자랑 무대에 초대 손님으로 올라가 아리랑을 불러 수천 명의 관중으로부터 열광적인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로서는 생소하기 짝이 없는 한국어를 영어 발음으로 적어서 부르라고 주었으니 속으로는 시장 해먹기도 참 힘들구나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 노력하는 그가 참 고마웠다.

어느 날 에이그런 시장이 사적인 자리에 나를 불렀다.

"수키(미국인들은 내 이름을 이렇게 부른다) 당신은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오. 지금까지 내가 관찰한 바로는 당신은 진심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커뮤니티에 봉사하는 진정한 지도자입니다."

사실 내가 좋아서 무언가 성취감을 느껴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과분한 칭찬에 나는 몸 둘 바를 몰랐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고 내가 좋아하고 보람을 느껴서 할 뿐입니다. 제 능력을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아서 부끄럽습니다."

"수키 정치에 관심 없어요?"

"정치요? 그건 제가 나설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분수는 제가 잘 알지요. 저는 정치할 그릇이 못 됩니다."

나는 쑥스럽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 2월 시정 연설에 앞서 나를 소개하는 에이그런 부시장.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준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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