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인물열전] 유니아, 최초의 여성 사도로 불려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바울이 일면식도 없는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마무리하면서 그곳 성도들의 안녕을 묻는 문안의 글 가운데 성서에서 단 한 번 등장 하는 이 여인의 이름을 언급해 놓고 있다. "내 친척이요 나와 함께 갇혔던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또한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
얼핏 지나칠 수 있는 이 한 구절에서 우리는 '유니아'에 대한 몇 가지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주후 1세기 교회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읽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녀는 안드로니고라는 한 남자의 아내였다는 점이다. 그 단순한 사실보다 유니아가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사도 바울과의 관련성이다.
유니아는 바울과는 친척지간이었으며 그보다 먼저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사실과 바울과 함께 감옥에 갇혔던 여인이었다는 점이다. 족보에 이름 한 줄조차 남기지 않고서 역사 속으로 황망히 사라져 버린 당시 여인들의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는 이러한 정보만으로도 유니아를 다시 보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보다도 우리를 적잖이 당황케 하는 것은 유니아가 "사도들에게 존중히 여겨지고" 라는 표현이다. 이 구절의 헬라어 원문의 정확한 번역은 "그들은 사도들 가운데 뛰어난 사람들이었다"는 의미인데 유니아가 사도들에게 귀중히 여김을 받았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녀가 사도였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점은 초대교회 안에서의 여사도적 정체성의 발견이라 할 수 있고 이것만으로도 남성 사도의 독주(獨走)로만 점철된 교회역사와 전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구절이라 하겠다.
기독교회가 척박한 환경에서 복음의 새싹을 틔운 1세기에 이러한 여성 사도의 어렴풋한 흔적을 발견하는 기쁨은 새삼스럽다.
과거에 비해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현저한 이 때 유니아와 같은 헌신적이고 지도력을 갖춘 여성들의 활동과 그러한 여성인력의 활용으로 이민교회와 사회 현장이 더욱 윤택해 질 수 있기를 기대해봄직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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