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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99] 생의 감각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 빛은 장마에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서 황야에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섰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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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1905~77)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교 영문과에서 수학. 귀국해 모교인 중동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며 박용철·이웅 등과 함께 극예술연구회에서 활동했다.

아일랜드의 시를 강의하면서 반일 민족사상을 고취했다는 혐의로 3년 8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광복 이후 민중일보 편집국장,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지냈다. 지성인이 겪는 고뇌와 민족의식이 강하게 나타나 있는 시를 발표. 시집으로 ‘동경’‘마음’‘해바라기’‘성북동 비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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