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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드보라, 철기시대의 우먼파워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가부장적 지중해 문화권에 속한 고대 이스라엘은 지금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성차별이 상당히 심했다. 이러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단연 돋보이는 여성이 있었으니 그녀는 다름 아닌 드보라이다.

예언자이자 판관(사사)이었던 드보라는 영국과 프랑스간 백년전쟁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였던 프랑스를 영국으로부터 구해낸 전설적인 여전사 잔 다르크에 비견된다.

판관은 가나안 땅 정착으로부터 왕정이 세워지기 전까지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들로서 평화 시에는 백성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해 주다가 이민족으로부터 외적 공격이나 지배를 당할 때에는 이스라엘을 구하는 군사 지도자들을 일컫는다.

판관들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던 드보라는 '이스라엘의 어머니'라는 표현이 뜻하는 것처럼 여성 지도자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찬사와 지지를 한 몸에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드보라에게서 위기에 처한 자식을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어머니의 강인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드보라야 떨쳐 일어나라. 일어나라. 떨쳐 일어나라 일어나 노래를 불러라." 이 내용은 고대 히브리 시문학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드보라와 바락의 시(사사기 5장)의 일부이다. 이 시를 통해 드보라는 전쟁의 승리가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고백을 한다. 드보라는 군대지휘관인 동료 바락을 도와 이스라엘의 여행자와 주민을 괴롭히는 가나안 군대와 싸워서 승리하였다.

강력한 철병거도 비에 젖어 질척거리는 땅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억수 같은 비로 물이 불어난 키손 강은 도망치는 가나안 병사들을 휩쓸어갔다. 이 비상한 전략이 드보라에게서 나왔으니 그녀는 뛰어난 군사적 전략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드보라는 정치를 할 때에는 냉정하고 공의로웠으며 재판을 할 때에는 공정한 판관이었고 전쟁을 통솔할 때에는 단호하고 엄격한 전략가였다.

거기에 문학적 감각이 뛰어난 시인이었으니 드보라는 고대 사회를 통틀어 가장 빼어난 여인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도 소심하여 자신 뒤로 숨으려 하는 바락을 격려하여 전면에 내세우고 오히려 자신은 뒤로 물러서는 섬세함과 겸손함까지 겸비했으니 드보라는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 될 수밖에. 아무튼 드보라는 막강한 가나안을 제압했던 사사시대의 우먼 파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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