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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서양 정보 국민과 공유한 일본, 국왕과 측근들만 돌려 본 조선

1871년 11월 일본 요코하마의 부둣가에서 구미제국을 순방하기 위해 출항하는 이와쿠라 사절단을 배웅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절단을 이끈 전권대사 이와쿠라 도모미(그림 가운데 작은 증기선의 일본옷 입은 사람)와 부사 오쿠보 도시미치 등은 메이지 유신의 주역이자 귀국 후 정권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실세들이었다.

이들은 정부 각 부서의 중견 관리 41명과 유학생 43명 등 100여 명을 이끌고 장도에 올라 1872년 9월까지 1년10개월 동안 미국.영국.프랑스.네덜란드.독일.러시아.이탈리아.스위스 등 구미 선진국의 문물과 제도를 둘러보았다.

사절단이 거둔 성과는 사절단을 따라갔던 역사가 구메 구니타케에 의해 총 5권의 '미구회람실기(米歐回覽實記)'라는 책으로 활자화 출판돼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되었다.

그가 "사절의 모든 성과를 국민의 일반적 이익과 개발을 위해 편집.간행"한다고 책머리에 썼듯이 천황이 아니라 바로 국민을 대표한다고 생각한 이와쿠라 사절단은 자신들의 경험을 국민과 함께 나누었다.

10년 뒤 일본을 따라 배우려 했던 조선의 조사시찰단(1881년 5~8월)은 그들이 거둔 성과를 담은 80여 권의 보고서를 고종에게 올렸다.

그러나 붓글씨에 능한 아전들이 두 달에 걸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 들여 손으로 쓴 비단 표지를 입힌 이 책들은 국왕과 일부 위정자들의 정책결정용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았다. 한 세기 전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근대를 향한 '시간의 경쟁'에서 우리가 뒤처진 이유가 어디에 있었는지 자명하다.

허동현 〈경희대 학부대학장.한국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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