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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바울, 그리스도교의 적서 복음전도자로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주여 뉘시오니이까?"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 부활하신 주님과 바울 사이에 오간 이 짧은 대화가 기독교의 새 장을 여는 사건이 될 줄은 바울도 몰랐을 것이다. 다메섹에 있는 크리스천 공동체를 궤멸하기 위하여 기세등등하게 가는 도중 바울은 홀연히 비친 강렬한 빛을 보고서 땅에 엎드러졌다.

기실 바울은 주님을 핍박하러 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주님은 자신을 왜 핍박하느냐고 바울을 추궁하신다. 이것은 바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그 충격 때문이었는지 바울은 사흘 동안 시력을 잃었다.

율법이 저주한 십자가에 달린 그가 그리스도라니. 그렇다면 그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크리스천들의 증언은 참된 것이 된다. 율법을 향한 열정 때문에 핍박의 길을 떠났던 바울에게 이 사건은 그를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한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플라톤의 '국가론' 7장에 보면 '동굴 비유'가 나온다. 어릴 때부터 의자 위 사슬에 묶여 옴짝달싹 못한 채 동굴 깊숙이 갇혀 지내는 죄수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동굴 안으로 희미하게 스며든 빛에 비추인 그림자가 실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그들 가운데 한 명이 온갖 고통을 무릅쓰고 사슬을 풀고서 좁디좁은 동굴을 기어 올라가 이글거리는 태양을 보고서 잠시 눈이 먼다. 그는 진리(이데아)를 만난 것이다.

희열과 감격에 찬 나머지 자신이 본 것을 동료 죄수들에게 전하기 위하여 힘겹게 동굴 세계로 다시 돌아와 전하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협박과 폭력뿐이었다. 동료들이 볼 때에 그가 전한 것은 복음이라기보다는 동굴의 평온과 질서를 파괴하는 메시지였기 때문이었다.

바울은 그 빛의 경험을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라 했다. 바울이 보기에 율법은 동굴 벽면에 비친 그림자에 불과했다. 바울에게 있어서 믿음이란 율법 조문이나 교리를 형식적으로 지키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인격이 실제로 내면화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이렇듯 민족과 율법조문에 갇힌 동굴의 종교(유대교)에서 모든 이들에게 열린 광장의 종교(그리스도교)로 나아가는 기틀을 마련한 이가 바울이었다. 이것이 2000년 전 부활하신 주님이 바울을 부르신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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