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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인물열전] 아브라함, 최초의 이민자

이상명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인류 문명의 발원지였던 수메르에 인접한 갈대아의 우르를 떠나 성서의 무대가 된 가나안 지역으로 이주한 이가 있었다. 그의 발길이 후일 고대 근동의 경계 너머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민족적 종교적 지도를 바꾸어 놓을 줄이야 누군들 생각했겠는가.

그는 야훼 하나님의 단출한 명령에 몸을 맡긴 채 당대의 가장 고색창연했던 문명의 도시를 떠나 정처 없는 여정을 떠났다. 그는 믿음의 여정 후 야훼 하나님이 약속한 바대로 모든 민족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는 다름 아닌 모든 이민자들의 아버지가 된 아브라함이었다.

이민자들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선조였던 노아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의 후예들은 각각 다른 경로와 신분으로 이 땅에 도착하였으니 미국의 이민사는 결국 거슬러 올라가면 한 패밀리의 이민사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세 갈래로 나뉘어져 각각의 다른 인종을 형성하여 이 땅을 찾았을 때 그들이 통과한 관문은 각기 달랐다.

야벳의 후손인 유럽계 이민자들이 간단한 입국 절차를 거치기 위해 검문소가 설치된 엘리스 섬(뉴욕) 거친 바다 항해와 동물처럼 쇠사슬에 묶인 채 온갖 학대 가운데 겨우 살아남은 함의 후예인 흑인 노예들이 도착한 설리번 섬(남부 캐롤라이나) 셈의 후예였던 아시아 이민자들이 거쳐야 했던 창살 없는 감옥과도 같았던 에인절 섬(샌프란시스코).

최초의 이민자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미국 이민사가 보여 주듯이 오늘도 진행형이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의 기치 아래 숨겨진 어두운 미국 이민사에서 우리보다 앞서 낮선 이 땅을 찾은 이민 선조들의 이루지 못한 꿈과 애환을 본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 이라고 외쳤던 그 꿈이 오바마의 시대를 연 것처럼 코리언-아메리칸 이민자로서 우리가 꾸는 꿈들이 우리 이민현장의 새 역사를 열 것이다.

첫 아프리칸-아메리카 대통령의 외침인 "미국의 변화 세계의 변화"에 담긴 비전속에서 아득한 옛날 변화와 비전을 좇아 갈 바를 알지 못하고서 여정을 떠난 아브라함의 꿈을 본다.

엘리스 섬과 설리번 섬과 에인절 섬 사이를 나누었던 억압과 차별의 바다를 메워 울타리 없는 하나의 육지로 만드는 꿈. 그 꿈이 모든 민족의 아버지였던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이 주신 꿈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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