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자]미주 한인들이 박근혜의원에게 거는 기대
‘선 화합’, ‘후 경쟁’체제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길
이층으로부터 단상을 향해 가파른 계단을 걸어내려 오던 박 전대표도 북가주 한인들의 성원에 상당히 고무된 것으로 비춰졌다. 또한 연설 도중 청중들로부터 10번이 넘는 박수갈채를 받은 것에 미루어 한국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열리던 환영연에 버금가는 행사였다는 판단이다. 이는 머나먼 고국 땅을 바라 볼 수밖에 없는 북가주 한인들이 박 의원에 거는 ‘고국정치발전’이란 기대의 표출로도 해석된다. 해외의 한인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와 모국을 자연스럽게 견주어 보게 되고 이를 통해 나름의 소견을 형성한다. 의외로 해외 거주 한인들이 갖는 기대나 소견들은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은 채 객관성을 유지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많은 한인들이 아직도 순수한 까닭에 객관성을 유지한다는 게 자평이다. 이는 현지를 방문하는 정치인, 지도자들을 환대하는 이유와도 결부된다. 후일의 대가와는 무관 한 채, 오는 손님에 대한 접대차원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이다.
박근혜 전대표의 케이스로 다시 넘어가 보자. 물론 미주 한인사회에서 반(反) 박정희 전 대통령 세력도 있지만 많은 이들은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을 5천년 역사에서 한국을 가장 잘 살게 만들 수 있는 원천을 제공한 사람이라는 점에 토를 달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가난에 원한이 맺혀,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했던 한국 대통령이다. 이런 연유로 인해 그는 청렴한 지도자 그룹으로 편입되기도 한다. 박근혜 전대표는 이런 아버지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육영수 여사와 사이에서 태어난 전 대통령의 영애(令愛)다.
부모를 보면, 물려받은 DNA도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특히 선거 때마다 아버지의 고향 대구․경북지역에서 보여주는 지지도는 그의 현 입지가 어떤 지를 분별케 한다. 박 전대표의 리더쉽과 청렴성도 돋보인다. 독신인 까닭에 역대 대통령들처럼 자식들의 비리에 휘말릴 소지도 적다. 여성 지도자가 나올 경우 그 국가에 대한 격이 한층 높아진다는 세계적인 추세에도 일면 부합되는 기분이다.
차기 대통령에 대한 인기도 1위라는 점도 그녀에게는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 모든 조건들이 그를 좋아하게 되고 지지하게 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거기에 거는 국민들 바람이나 기대 또한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 의견이 나오면 거기에 따른 또 다른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니 결정이나 행동은 온전히 박 의원 몫이다.
박 의원에게 이 자리를 빌어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나라를 바로 잡아달라는 점이다. 친이 계열이든 친박 계열이든 한나라당이란 한배를 탄 사람들이다. 한배를 탄 이상, 항해를 같이 하면서 부서진 배를 고쳐 나가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가령 이번 원내 대표 몫을 친박계 의원에게 넘긴다는 것도 사전 조율이 따르지 않은 점에서는 친이계의 불찰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한나라 당 안에서의 문제다. 당 문제 이전에 나라의 입장, 국민들 입장을 먼저 생각한다면 자기 쪽의 흠집보다는 국가,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일단 화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박 전대표가 즐겨 쓰는 말인 ‘국민에 대한 신뢰’는 배가가 될 것이다.
‘선 화합’, ‘후 경쟁’체제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부디 당부하는 바이다.
이재상(논설위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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