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민간인 학살 “부지기수”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UC버클리서 발표회
한국전 당시의 피해자 사진 및 민간인 대량 학살 지역이 표기된 지도 등 자료와 함께 2시간 동안 계속된 이날 발표의 요지는 한국전에서 미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된 민간인 전쟁 피해자들은 기존에 알려진 ‘노근리 사건’‘거창 양민 학살’이외에도 “훨씬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빨갱이를 도왔다”는 이유로 집단 처형당하거나 미군기의 대대적 폭격에 의해 대량으로 목숨을 잃고 명예 회복을 기다리며 한국전의 어두운 역사 뒤편에 가려져 있다는 것.
이날 발표장에서는 지리산 외공리에서 살해된 400명의 유골 사진, ‘빨갱이를 도운 부역자’처형장에서 즉석 선별 과정을 통해 부역자-비부역자로 생사의 갈림길을 앞 둔 민간인들이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는 모습, 미군 병사들에 의해 트럭에 실려 금강 인근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지역민들의 모습 등 당시의 생생한 장면들이 공개돼 2세 한인들이 주를 이룬 이날 참석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교수의 발표가 끝난 뒤 이날 행사를 주관했던 이 대학 박사후 과정(Post doctor)의 크리스틴 홍씨는 “정신대 할머니들의 경우 매춘부라고 하는 일제 가해자들의 논리에 대응해 ‘우리는 피해자’라는 논리로 사회로부터 명예회복의 기회가 주어지는 현실이지만, 한국전 피해자 중 실제로 사회주의 활동을 한 사람들은 자신의 자유로운 이념 활동 때문에 군인에 의해 처형된 것이 피해자로 명예회복될 소지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한국사의 한 아이러니를 지적하기도 했다.
주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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