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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열전] 뒤집고 뒤섞고…장르의 달인

위대한 레보스키(The Big Lebwski)

본명이 제프리 레보스키인 듀드(제프 브리지스)는 이렇다 할 직업도 없고 삶의 목표도 없는 건달이다. 친구들과 볼링장에서 시간을 죽이며 '화이트 러시안'이란 칵테일을 늘 손에 들고 다닌다.

어느날 그의 집에 부인이 빌린 돈을 받으러 왔다는 강도들에게 폭행을 당한다. 하지만 부인이 없는 듀드가 사실을 말하자 강도들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100만장자인 또 다른 제프리 레보스키와 혼동한 사실을 알고 카펫에 오줌을 싸고 물러난다.

이런 일이 있은 뒤 듀드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백만장자 레보스키를 찾아가 그에게서 카펫손상에 대한 배상을 받아낸다. 며칠 뒤 제프리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젊은 아내가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납치당했다며 듀드에게 아내의 몸값을 넘겨달라는 부탁한다.

하지만 듀드는 친구와 함께 몸값 100만 달러가 든 돈가방을 가로채기로 하지만 불법 주차단속에 걸려 돈가방이 든 차가 견인되고 만다. 간단히 해결될 것처럼 보이던 사건이 점점 복잡하게 꼬이며 미궁으로 빠져 든다.

LA주변에 사는 건달들의 삶을 애정을 담아 묘사한 코믹 스릴러물인 이 작품은 전체적인 영화의 구성은 탐정 수사극에 가깝다.

하지만 납치된 의뢰인의 아내를 찾는 듀드와 그의 친구 월터가 사건을 추적하면서 벌이는 해프닝은 어설픈 아마추어에 가깝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채 세상 일에는 관심없이 살아가던 듀드와 항상 자신이 참전했던 베트남전을 상기하면서 과거에 집착하고 상대방의 말을 욕설로 맞받아치며 무시하는 장면은 코믹스럽기까지 하다.

장르 뒤집기와 뒤섞기의 달인 코엔 형제의 1998년 개봉작으로 그들이 이야기 솜씨 또한 당대 최고수임을 보여준다. 코엔 형제는 데뷔 이래 각종 장르영화를 헤집고 다니며 미국 사회를 풍자해왔다.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파고'와 같이 진중한 영화를 만든 뒤에 코엔 형제는 가벼운 코미디 형식을 빌려 자신들의 감각을 조율하는 것 같다. 환상과 꿈을 자유롭게 교차시켜 현실을 풍자하는 이들의 솜씨는 여기에서도 십분 발휘된다.

영화의 인트로 장면과 중간에 나오는 듀드의 환상 장면에는 밥 딜런의 '내 안의 남자'(The Man in Me)가 쓰였는데 특히 볼링장에서의 환상장면은 이 음악에 힘입어 최고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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