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추락사고 이모저모···취재하던 미국 기자들도 '눈물 바다'
미 전역을 충격에 몰아 넣은 전투기 추락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가뭐래도 윤동윤씨와 장인 이석현씨 등 유가족들.윤씨는 사고이후 진솔하고 감동적인 인터뷰를 통해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를 감격시켰고 온정의 물결이 몰아치게 만들었다. 윤씨와 유가족을 가장 가까이에서 봐온 취재진의 이모저모를 모아본다.
○…15개월 큰 딸 하은이는 엄마 이미영씨가 둘째 하영이를 임신한 동안 한국의 외할머니에게 맡겨져 있는 동안 한국말을 제법 많이 배워 미국에서 재회한 아빠 윤동윤씨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는 등 재롱을 많이 피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동윤씨는 17세때인 1989년에 LA로 도미한 후 매형 잔 박씨 내외와 함께 94년도 샌디에이고에 내려왔다. 윤씨는 평소 심지가 굳고 착하고 성실한 품성으로 주변에서 모두 좋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매형 내외와 함께 오랜동안 일해왔는데 최근에는 매형내외가 갖고 있는 커피샵과 샌이시드로에 위치한 잡화전문점을 도맡아 운영해 왔다.
○…윤씨의 장인 이석현(63)씨와 처재 유미(35)처남 백관(32) 준화(30)씨가 10일 오전 샌디에이고에 도착했고 장인 사위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윤씨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고 이석현씨는 말없이 다독거려 주기만 했다. 이씨는 사고소식을 접하고 "벼락맞은 기분이었다.
믿기지도 않고 아무 말도 안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내의 시신을 본국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이씨는 딸과 손녀들은 사위가 있는 미국에 남기겠다고 결정했다.
○…샌디에이고 한인연합감리교회가 후원금을 모금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 하루만해도 성금 모금함을 찾는 주민들과 우편성금 문의 전화가 온종일 끊이지 않아 수백여통에 달하고 특히 12일 오전에는 집배원이 상당량의 위문 편지를 들고 교회를 직접 찾아와 담임 신영각 목사 등 교회 관계자들을 숙연케 했다.
○…연합감리교회의 신영각 목사는 "뉴햄프셔 버지니아 매릴랜드 플로리다 등등 각지로 부터 전화와 이메일로 성금 편지 카드 위문의 말이 답지하고 있다"며 "온종일 전화를 받은 교직자들에 의하면 한 대학병원의 의사는 상담치료를 자원했고 이름도 모르는 어떤 주민은 그로서리 상품권을 말없이 놓고가기도 했으며 랜초 페나스키토스의 한 주민은 자신의 콘도를 사용하게 하라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고 온정이 살아있음을 전했다.
○…9일 오후 4시 사고 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조종사가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는 말을 전하는 동안 취재하던 기자들도 눈물을 삼키느라 애썼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일부 주류 언론사 기자들은 중앙일보로 전화를 걸어와 목이 메인 음성으로 감동을 전하며 자신들도 최선을 다해 무엇이라도 돕겠다고 알려왔다.
○…지난 9일 오후 샌디에이고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고인을 위한 추모기도회'에서 한때 로컬방송에서 일했던 리앤 킴이 갑자기 나타나 한인 신문기자들이 취재를 하지 못하도록 현장에 접근을 못하도록 막아 섰는데. 알고보니 연합감리교회 측에선 이런 일을 지시한 적이 없었음에도 독단적으로 행한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한편 주류 방송과 지역지 유니온 트리뷴 등은 제지 없이 취재를 했다. 이로인해 한인신문은 추모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지 못했다.
○… 장인 이석현씨는 13일 오후 1시 글렌에비 메모리얼 파크에서 고인이 된 딸 이영미씨와 두 손녀의 장례식을 치른 후 바로 부인 김석임씨의 유해를 화장해 본국으로 운구할 예정.
한편 인천공항에서부터 이석현씨의 집인 전남 담양까지는 용산의 미군부대 예하 현역들이 나와 직접 에스코트할 예정.
서정원.류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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