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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문가 칼럼] '세상에서 가장 좋은 학교'

홍영화/UC 리버사이드 교수

지금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대학 입시로 몸살을 앓는 시간이다. 특별히 고3 또는 12학년의 자녀가 있는 가정들마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대학진학 준비로 힘겨운 시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수능 시험 당일이 한국의 국가적 비상 상황이라고 최근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소개될 만큼 떠들썩하게 치루어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드러내지 않고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야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학 입학 경쟁 또한 해마다 더 치열해져서 어느 누구도 쉽게 당락을 장담할 수 없다. 오늘은 이런 모든 우려를 비웃듯 스탠포드 대학과 같은 명문 대학에 지금까지 학생들을 100% 진학시킨 학교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는 북가주 새크라멘토 시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레딩(Redding)에 있고 학교의 이름은 런드버그.

학생 8명에 교사 1명의 비율로 이 중 2 명은 이미 스탠포드 등의 명문대에 진학했고 1 명은 현재 12학년으로 명문대 진학을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으며 지금의 추세로는 다른 5명의 학생들도 명문대 진학에 별 어려움이없을 것 같다. 숙련된 교사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바로 이 학교 출신의 학생 한 명을 클레몬트 멕케나 대학에서 만났다. 그 학생의 이름은 폴 런드버그. 이쯤 되면 눈치빠른 독자들은 짐작할 것이다. 그렇다. 폴은 홈스쿨 출신이다.

폴은 그가 네 살 되던 해인 1993년부터 대학에 진학한 2006년까지 꼬박 13년의 기간동안 다른 7명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홈스쿨에서 공부했다. 물론 교사는 대학 졸업장이 전부인 그의 어머니였다.

홈스쿨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선교사였던 부모님들을 따라 중국에 가게 되면서였다고 한다. 첫 학생은 폴의 누나였고 둘째인 폴도 곧 누나와 함께 홈스쿨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자녀들이 잘 따라주자 그의 부모는 계속 나머지 자녀들에게도 홈스쿨 교육을 하기로 결단하였다고 한다.

우연히 폴과의 대화 속에서 그가 홈스쿨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많은 질문을 던졌다. 폴에 의하면 홈스쿨 출신이 의외로 명문대 진학률이 높다고 했다. 그의 누나는 현재 스탠포드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있으며 지금 12학년인 여동생은 오래 전부터 유대인 학살(Jewish Holocaust)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 왔는데 아주 명석하다고 했다.

아마도 자기와 같은 대학을 진학할 것 같다고도 했다. 어머니가 어떻게 가르치셨냐는 질문에 기초 과목은 주로 어머니에게서 배웠지만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도 많았다고 한다. 특별히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를 탐구할 수 있는 것이 홈스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폴은 고등학교 과정 동안에는 어려운 수학이나 과학 과목들을 동네 커뮤니티 대학에서 수강하기도 했다. 홈스쿨에서 교우관계나 사회성은 어떻게 형성 또는 계발할 수 있었는 지 물었다.

폴에 따르면 체조 레슬링 펜싱 피아노 체스 클럽 드라마 그룹 성경공부등 다양한 과외 활동은 물론 구조대원 (lifeguard)이나 수학과외 교사로 또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사회를 직접 경험하며 친구도 사귀고 대인관계의 폭도 넓힐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우정은 홈스쿨에서 형제자매들과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당연히 자주 다투기도 했지만 공립학교를 다녔더라면 누리지 못했을 견고한 우애를 홈스쿨에서 키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정말 들을 수록 놀라운 얘기였다. 그런데 그 중 압권은 폴의 집에는 70여개의 서가(書架)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책꽂이라해도 수십권의 책이 꽂히는 법인데 70여개라면 거의 도서관 수준인 셈이다.

집의 크기를 막론하고 그 집의 정신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일례라 하겠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소설 하나를 쓰기 위해 일 년을 쉬었다는 폴의 남다른 이력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학교를 다닌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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