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가속기 연구소 20년 준비끝에 10일 가동…'우주 신비' 풀릴까, 최대규모 '빅뱅' 재현
'신의 입자' 존재여부 관심 모아, 과학자들 '블랙홀 위협 우려 없어'
우주 탄생을 설명하는 물리학계의 정설 '빅뱅'이론을 재현하는 실험이 10일 부터 가동된다.
이번 실험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인근 지하 100야드 깊이에서 파 들어간 17마일 길이의 터널에서 실시된다. 여기서 입자가속기로 두 입자 빔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대략 150억년 전으로 추정되는 빅뱅 직후의 상황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스위스 유럽가속기연구소(CERN)는 20년간 약 100억 스위스 프랑 (약 90억달러)을 투입했다.
이들은 우선 터널의 한쪽 끝에서 끝으로 입자 빔을 보내는 편도 실험을 거친 뒤 연말쯤 두 빔을 충돌시키며 서서히 빅뱅 당시와 비슷한 열과 에너지를 발생시킬 계획이다. 가속기에 달린 컴퓨터는 이때 발생하는 수억개의 입자를 분석하고 움직임을 포착하게 된다.
이 실험에는 20여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며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소립자'의 존재가능성을 알아본다. 힉스 소립자는 1964년 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입자의 질량 증가를 설명함으로써 우주 창조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증거로 내세운 물질이다.
CERN의 로버트 아이머 소장은 "이 거대 입자가속기는 우주 창조에 대한 시각을 송두리째 바꾸기 위해 제작됐다"며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인류에게 상당한 지식을 가져다 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가 입자 파편들을 초고속으로 충돌시키고 섭씨 1조도가 넘는 온도를 조성함으로써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미니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물리학 연구소를 비롯해 CERN측은 "블랙홀이 생긴다고 해도 위협은 되지 않는다" 라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시키고 있다.
정하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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