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시드니 일본 킬러' 이승엽, '한방 지켜봐라'
8년전 마쓰자카 동메달 난타, 21일 준결승전 '일본 각오해'
베이징올림픽 야구 일본과의 4강전(21일 오후 7시반. 이하 LA 시간)에 나서는 '국민타자' 이승엽이 단단한 각오의 출사표를 던졌다. 팀의 간판타자이면서도 예선리그 동안 홈런 한 개 없이 2할도 못되는 타율로 부진했던 이승엽이 "일본전 만큼은 결코 질 수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본선 6경기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무홈런 2타점의 성적. 미국전 1타점 적시타와 중국전 연장 11회 끝내기타를 쳐낸 것이 전부다.
그러나 역시 일본전에선 이승엽이 부활해야 한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도 "승엽이가 부진해도 4강전 이후 큰 경기에서 꼭 한방을 터뜨려줄 것"이라며 여전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일본 킬러'의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당시 이승엽은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예선에서 일본이 자랑하는 마쓰자카 다이스케(현 보스턴)를 상대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연장 10회 7-6 승리를 이끌었다. 동메달 결정전에도 0-1로 뒤진 8회말 2사 2 3루에서 마쓰자카에게 센터 펜스를 맞추는 좌중간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2006년 WBC 아시아예선 때도 한국은 7회까지 1-2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초 1사 1루에서 이승엽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역전 결승홈런을 터트리며 한국은 기사회생했다.
이제 이승엽이 다시 한 번 일본을 상대로 통쾌한 한 방을 날릴 때다. 올림픽 결승행을 놓고 격돌하는 4강전이다.
이번 4강전은 2년 전 WBC 때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예선과 본선에서 거푸 일본을 꺾은 한국은 4강전에서 0-6으로 져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지난 16일 일본을 깼지만 4강에서 다시 만났다.
예선전 역전홈런을 뽑아냈던 이승엽도 준결승 때는 침묵하면서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정작 중요한 경기에서 패하는 전철을 밟을 수는 없다.
이승엽은 최근 부진을 염려하면서도 일본전에 대해선 눈을 번득였다. "한국은 강한 팀이다. 태극마크를 달면 정신부터 달라진다. WBC 4강전에서는 당했지만 이번 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문호 기자 [email protected]
'가벼운 부상 선수도 총동원'
▶김경문 감독=예선전에서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힘을 내줘 7연승 무패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준결승전을 승리해야 그동안 고생했던 것을 보상받을 수 있다.
메달을 확보한 뒤 치르는 결승전에서는 선수들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지만 패하면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는 3-4위전에서 위축될 수 있다는 게 제일 걱정스럽다. 김동주, 진갑용, 박진만 등 가벼운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도 총동원할 생각이다. 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정대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해 컨디션이 좋다. (좌완 불펜) 권혁은 물론 선발 요원인 봉중근 등 모든 투수들을 준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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