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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아쉽다! 박성현 '한국 킬러' 에 당했다

여 양궁 개인전 중국에 뼈아픈 패배…'1점차 너무 아쉬워…선배들에 죄송'

'24년 왕조'를 지키기는 이토록 어려웠다. 한국 여자 양궁이 7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14일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박성현이 은메달 윤옥희가 동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장쥐안쥐안(중국)이 가져갔다. 장쥐안쥐안은 준결승전에서 윤옥희를 결승전에서 박성현을 꺾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4년 LA올림픽 이후 한 번도 빼앗기지 않았던 금메달을 이번에는 놓쳤다. 안방에서 철저하게 준비한 중국의 '홈그라운드 이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경기장 환경과 바람을 아는 자의 승리=여자 개인전이 열린 14일 베이징에는 비가 내렸다. 바람은 예고 없이 불었고 기온은 섭씨 20도 안팎까지 내려갔다. 올림픽그린 양궁장은 발사대와 관중석의 거리가 가까워 관중 소음이 고스란히 들리는 구조다.

장쥐안쥐안은 결승전이 열린 이곳의 환경을 직접 몸으로 느끼면서 올림픽을 철저하게 대비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수녕 본지 해설위원은 "경기장에 미리 완벽하게 적응을 마치고 올림픽을 준비한 게 장쥐안쥐안의 승인"이라고 설명했다. 장쥐안쥐안이 베이징 양궁장의 맞춤형 선수가 됐다는 말이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 8월 이곳에서 프레올림픽을 한 번 치른 게 전부였다. 당시에는 대회 기간 중 비가 내리지 않아 올림픽 본선과 환경이 크게 달랐다. 바람 등 경기장 환경이 무척 중요한 게 양궁 경기인데 우리는 적응을 거의 하지 못한 반면 장쥐안쥐안은 너무도 친숙한 '안방에서 경기한 셈'이 됐다.

◇7연패의 부담감과 '공공의 적' 한국 양궁=한국 양궁대표팀은 안팎으로 물리쳐야 할 적이 많다. 내부적으로는 20년 이상을 이어온 개인전 금메달을 이번에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박성현은 경기 후 "은메달도 값지지만 금메달을 이어가지 못해 선배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7연패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는 뜻이다. 발사대 위에서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상대의 기를 죽였던 박성현도 이 말을 할 때는 표정이 흔들렸다.

여기에 모든 나라가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는 것도 이겨내야 한다. 이미 대만 등 경쟁국들은 한국 특유의 '야구장 소음 적응 훈련'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 한국을 '주적'으로 삼고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지도자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세계 양궁은 점차 평준화되고 있다.

관중 소음 방해 덫 걸린 박성현 '그래도 내 탓'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 박성현이 활 시위를 잔뜩 당길 때마다 양궁장 중국 응원석에서 '워~'하는 괴성이 들렸다. '삐익~'하는 호각 소리도 났다. 박성현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려는 시도였다.

양궁은 골프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이 사선에 서면 응원을 멈추는 게 기본 매너다. 객관적으로는 중국 관중이 내는 소음은 10일이나 11일 남녀 단체전이 더 심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영향은 14일 개인전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29-26으로 앞서다 2엔드 첫발을 8점에 쏜 박성현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단체전이었다면 사선 바로 뒤 대기선에 서있는 동료 선수와 얘기를 하며 마음을 달랠 수 있었지만 이날은 혼자였다.

그러는 사이 9점 두발을 쏜 장쥐안쥐안은 44-45 1점 차까지 추격해 왔다. 중국 관정들의 비신사적인 행위가 이어지는 와중에 박성현은 마음을 추스리려 했지만 3 4엔드에도 8점을 두 발 더 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남 탓을 잘 하지 않는 박성현은 애써 자기 탓을 했다. 그는 "중국 선수가 잘했다기보다는 내가 못했다"며 "소리에 개의치 않으려 했지만 신경이 쓰였다. 내가 컨트롤을 잘못 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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