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수영장 '잔 파도 없앤 최적의 수심'
워터큐브, 폭 넓고 배수도 잘되게 설계…미 선수 '30년 수영 인생 최고의 시설'
베이징 올림픽 수영에서 쏟아지고 있는 신기록은 워터큐브 덕이라고 선수들은 분석하고 있다.
워터큐브로 알려진 베이징 국가 아쿠아틱센터에서는 14일까지 세계 신기록이 14개나 나왔다. 아테네 올림픽 기록 수(8개)를 넘어섰고 전신 수영복이 처음 선보였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15개)에 다가섰다.
펠프스는 13일까지 금메달 5개를 모두 세계신으로 따냈다. '마린보이' 박태환도 경기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림픽 신기록도 벌써 24개째다.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록을 내도록 컨디션을 조절하고 스피도사의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도 신기록 제조에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레이저 레이서는 이미 올 초에 선보인 데다 이 옷 없이도 자신의 기록을 깨는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답은 워터큐브다. 워터큐브의 풀(pool)이 신기록의 모태라는 것이다.
NBC 방송의 올림픽 수영 해설자인 로디 게인스는 "워터큐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영장"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PTW 아키텍츠'가 설계한 워터큐브는 아름다운 거품 형태의 외형 등으로 이미 화제를 모았으나 더 많은 비밀이 풀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우선 깊이다. 경기장의 수심은 3m로 국제 규격의 최소 기준(1.8m)은 물론 대부분의 수영장(2~2.5m)보다 깊다. 게인스는 "오랜 연구 결과 알려진 최적의 수심을 적용해 만든 첫 국제 규모 경기장"이라고 말했다.
풀이 너무 얕으면 잔파도가 많이 일어 선수들을 방해한다. 반대로 너무 깊어도 물의 대류 현상으로 물 기둥이 생기기 쉬워 속도가 떨어진다. 또 물이 깊으면 선수들이 위치 감각이 떨어져 페이스를 잃기 쉽다. 3m는 이 문제를 해결한 최적의 깊이라는 것이다.
폭이 넓은 것도 특징이다. 보통 경기장은 8레인이지만 이곳은 10레인을 설치하고도 남는다. 그래서 경기 중에 발생한 파도가 풀 사이드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현상이 적다. 각 레인을 구분하는 로프도 잔파도를 최대한 흡수하는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
USA투데이의 크리스틴 브레넌 기자는 "경기장 주변 배수구도 수영 경기 중 넘치는 물을 빠르고 조용하게 빨아들이도록 설계돼 있다"며 "선수들이 자잘한 파도 등에 신경 쓸 것 없이 기록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워터큐브의 풀은 매우 잔잔한 풀이다.
또한 물이 깨끗하고 수영장의 온도와 습도 등이 최적으로 유지되며 관객석이 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선수들이 압박감을 덜 받고 탁 트인 개방감을 느끼는 것도 워터큐브의 장점이다.
이승녕.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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