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봉황도 용도 보이지 않고···성호 점화 '큰 감동 없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와 개막행사 총연출을 맡은 장이머우 감독은 성화 최종 주자와 점화방식을 놓고 '깜짝 놀랄 만한 인물과 기발한 방법의 점화'란 말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잘 것 없다'고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정작 올림픽 개막행사의 하일라이트라는 최종 성황 주자와 점화 방법은 세계인들의 감탄을 끌어내기엔 거리가 있었다.
먼저 성화 최종 주자는 예상한 대로 중국의 체조영웅 리닝이었다.
리닝의 성화대 점화도 무협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방식이었다. 차라리 전설속의 봉황이나 아홉 마리의 용이 등장했다면 '천인합일'의 인간존중과 평등사상이 더욱 극적으로 부각되지 않았을까.
메인스타디움인 '궈자티위창' 내 최종 주자로 성화를 넘겨받은 리닝은 곧바로 밤하늘로 솟구쳐 경기장 지붕 높이까지 올라갔다.
곧바로 지붕 안쪽 벽을 타고 조성된 가상 전광판에 불꽃 문양의 두루마리가 펼쳐지자 이를 밟으면서 성화대까지 큰 걸음으로 달려갔고 성화대로 연결된 파이프에 불을 붙였다. 마치 폭탄에 연결된 도화선에 불을 붙이듯 리닝은 몸을 낮추고 성화를 댔고 불은 순식간에 성화대 꼭대기까지 이어졌다.
종이와 나침반 인쇄술과 함께 중국의 4대 발명품으로 꼽히는 화약술을 마지막 순간에 소개하는 구색을 갖췄지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큰 소리치던 장 감독의 말과는 달리 큰 감동을 자아내지는 못했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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