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폭발 피해 한인 생활 현장 가보니…3가구 8명 1베룸 새우잠
가스폭발 사고가 난 페어몬트홀 아파트 6G호. 지난달 30일 오후 5시 김요한씨 가족이 살고 있는 이 1베드룸 아파트 거실에는 대충 꾸린 듯한 짐보따리가 여러개 널려 있었다. 침대 위에는 슬리핑백과 이불이 여러 겹으로 쌓여있어 얼핏 보아도 한 가구 살림 같지가 않았다.지난 25일 폭발 사고 이후 같은 아파트 건물에 살다 쫓겨나 오갈 데가 없게 된 이웃 문상현(1A)씨 가족과 김혜진(6C)씨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
김요한씨 부부와 딸 문씨 가족 4명 혜진씨까지 합쳐 모두 8명이 좁은 1베드룸에서 5일째 함께 지내고 있다.
김씨 가족은 안방을 아예 아이가 둘 있는 문씨네에게 내주고 거실에서 지낸다. 문씨네는 3세짜리 아들과 생후 7개월된 딸이 있다.
집주인 김씨네는 거실에 간이 침대를 놓고 식구들이 각각 소파와 마루바닥 등에 두꺼운 이불을 깔고 잠을 잔다.
거실과 출입문 주변에는 문씨네 가족 물건과 혜진씨 물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가스와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은 이미 지난 두달 동안 겪어온 일이라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어요. 그래도 우리는 우리집이니까 그나마 낫지요. 더부살이를 하는 다른 식구들은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김요한씨 아내 천미씨의 말이다. 현재 천미씨의 아파트 주방에는 휴대용 가스버너 2대가 놓여 있다.
이 가스버너로 음식을 끓이고 아이들 샤워 물도 데운다.
문씨의 아내 안세희씨는 "무엇보다 아이들 때문에 걱정"이라고 했다. 사고 직후 2일 동안 거처를 구해보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두 아이가 모두 병이 나 어쩔줄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집을 구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하는 것인 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건 지…. 누구도 정확한 설명이 없어 더욱 답답합니다."
안씨는 "언제까지 집사님(천미씨) 댁에서 신세를 질 수는 없다"며 "우리 때문에 모두가 불편한 것이 더 안쓰럽다"고 말했다.
혜진씨는 할머니.오빠와 함께 살다가 사고 후 모두 흩어져 '이산가족'으로 지내고 있다.
할머니는 6H에 살고 있는 삼촌 김수영씨 댁에 머물고 오빠 제임스씨는 친구집에서 지낸다.
이들 3가정을 포함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피해 주민들에게는 우선 등이라도 편하게 붙일 수 있는 잠자리와 타는 속을 달랠 생수가 시급하다. 아파트 렌트 문제와 보상 등 피해 주민들이 답답해하는 법적 문제를 속시원히 상담해줄 전문가의 도움도 절실한 상황이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