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이드(Allied)…스파이 로맨스의 매력 '활짝'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브래드 피트, 마리옹 꼬띠아르
장르: 드라마, 멜로
등급: R
과연 영화는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차갑고 강인한 브래드 피트의 매력과 뜨겁고 고혹적인 마리옹 꼬띠아르의 매력은 환상적 시너지를 만들며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힘있게 이끈다. 극중 두 사람은 2차 대전이 한창인 모로코 카사블랑카 지역에서 독일군 대사를 살해하고자 뭉친 캐나다 정보국 요원과 프랑스 레지스탕스 조직원으로 만난다. 맥스(브래드 피트)와 매리앤(마리옹 꼬띠아르) 두 사람은 작전 수행을 위해 부부 연기를 하다 진짜 사랑에 빠지고, 무사히 임무를 마친 후 런던으로 건너가 단란한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매리앤이 독일군 스파이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상부로부터 전해들으며, 이들의 사랑은 위기를 맞는다. 맥스는 모든 게 그저 잘못된 의심일 뿐임을 증명하려 하지만, 조금씩 군의 압박을 받으며 혼란에 빠진다.
'얼라이드'는 독특한 리듬을 지녔다. 전쟁물이나 스파이물이라 하기엔 그 진행이 매우 느리다. 멜로의 측면으로만 봐도, 두 사람의 사랑의 위기가 극 중반에 들어서면 서야 본격적으로 진행이 돼 시동이 퍽 늦게 걸린다. 그 헐거움을 채우는 게 두 배우의 힘이다.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리에 군복을 입고 근사한 프랑스어 액센트를 구사하는 브래드 피트는, 그의 90년대 초반 대표작인 '가을의 전설' 이래 최고라 할 만큼 중년의 매력을 풍긴다. 빠져들 듯한 깊은 눈망울과 육감적 움직임으로 보는 이를 단번에 사로잡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매력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극 후반 흐르는 다소 촌스러운 감정 과잉의 내레이션마저도, 꼬띠아르의 매혹적 목소리를 통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두 사람이 부부가 된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후반부보다는 이국적 풍경의 카사블랑카에서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지는 전반부가 훨씬 흡입력 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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