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폭포의 겨울은 얼음왕국이다
무언가 엄청난 것을 보고 왔는데 무슨 표현이 어울릴지 감조차 오지 않는다. 그저 그 거대한 자연의 경이로움에 한없이 왜소해지는 인간의 존재를 느낄 뿐이다.폭포를 보려 국경을 넘었다. 사진으로 수도 없이 보고 워낙 유명해 한번쯤 가봤었나 하는 착각까지 들게 만드는 폭포, 나이아가라를 보기 위해서다.
미국과 캐나다를 가르는 나이아가라강(오대호인 이리호에서 온타리오호로 흘러가는 강) 중류에 위치하고 있는 폭포는 이과수,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힌다. 과거 빅토리아와 이과수 폭포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세계 최대 폭포로 알려진 적도 있었지만 정확한 타이틀은 북미 최대 규모다.
<관계기사 : 세계 3대 폭포>
폭포는 크게 두 줄기로 갈린다. 흔히 사진으로 많이 봤던 호스슈폭포(Horse Shoe Falls)와 미국폭포(American Falls)다. 더 유명한 폭포는 역시 호스슈 폭포, 캐나다 폭포라고도 불리는 데 이름처럼 말굽모양으로 생겼다. 높이 53m, 너비 790m. 폭포에서 떨어지는 수량은 더 어마어마하다. 분당 수량이 여름에는 3400만 갤런(1억5400만 리터), 겨울에는 1900만 갤런(8600만 리터)에 달한다.
나이아가라는 캐나다쪽이 유명
난 12월 말, 나이아가라 폭포의 겨울을 보기 위해 캐나다 온타리오를 찾았다. 메릴랜드에서 출발해 펜실베이니아를 넘어 뉴욕주에 있는 나이아가라까지 총 400마일, 7시간을 차로 내달려 도착했다. 캐나다 국경을 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나이아가라 강을 잇는 다리 위에는 한국의 톨게이트처럼 생긴 출입국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다. 여권을 보여주고 행선지와 주류 등을 소지하고 있는 지 등, 간단한 질문에 답하고 나면 끝. 국경을 넘어갔다왔는데도 여권에는 출입국 도장 하나 찍히지 않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섬과도 같은 한국에 살았던 한인에게 자동차로 국경을 넘는 일은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미국 쪽보다는 캐나다 쪽이 더 볼만하다는 얘기에 아예 숙소를 캐나다에 잡았다. 알고 보니 이번 여정에서는 국경을 넘지 않았다면 호스슈 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우선 다른 시즌에는 국경을 넘지 않아도 유람선을 타고 호스슈폭포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겨울에는 아예 유람선이 운항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영토에서 호스슈를 근접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테라핀포인트(Terrapin Point)마저 올 여름까지 공사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나이아가라폭포의 성수기는 5월부터 10월까지다. 폭포의 수량도 더 많은데다가 유람선이 운행되는 시기다. (날씨에 따라서 유람선 운행시기는 변경된다. 11월까지 연장되기도 한다)
캐다나의 폭포 인근은 관광타운
나이아가라 폭포를 끼고 있는 풍경은 미국과 캐나다가 사뭇 다르다. 미국은 폭포 인근을 공원으로 조성한 반면, 캐나다는 호텔과 상가, 놀이공원 등의 유락시설이 들어선 번화한 관광타운이다.
숙소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으니 나이아가라 폭포로 바로 내려가는 언덕을 오르내리는 짧은 레일카가 설치되어 있다.
레일카 운행시간은 겨울시즌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7시까지, 여름시즌에는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다. 티켓가격은 편도 2.50달러. 2.50달러를 아끼려면 20분을 걸어서 돌아가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레일카에서 내리면 바로 방문자 센터로 연결되어 있어 폭포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념품샵도 안에 있다.
<관계기사 : 나이아가라 인근 놀이시설>
나이아가라의 남다른 존재감
나이아가라 폭포는 멀리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우선 그 소리로 존재감을 알린다. 폭포 주변에 살았던 원주민들은 폭포를 '천둥소리를 내는 물기둥'이라고 불렀을 만큼 그 소리가 엄청나다. 게다가 주변에는 하얀 물보라 연기처럼 하늘로 솟구쳐 오르며 장관을 이룬다.
가까이서 본 나이아가라는 또 다르다. 나이아가라의 겨울은 얼음왕국과 흡사하다. 폭포가 얼어붙지 않아도 폭포 근처에 있는 돌과 나무들은 두터운 얼음 옷을 한 겹 입고 있다. 방문한 날이 겨울치고는 푸근한 날씨였는 데도 불구하고 폭포 근처에만은 얼음 꽃이 피어있다. 지난해에는 한파로 인해 폭포가 얼어붙으면서 캐나다의 빙벽 등반가 윌 개드가 세계 최초로 나이아가라 폭포 등반에 성공했다.
나이아가라의 겨울 밤은 매섭다. 밤이되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데 눈이 내리지 않아도 폭포에서 이는 물보라가 눈보라로 차갑게 돌변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한마디로 깊게 패여 들어가면서 모양이 바뀌고 있다. 1600년대에 거의 일자에 가깝던 폭포가 말굽 모양을 띠게 된 것은 1800년대 들어서면 서다. 매년 벼랑이 0.7~1.1m 정도 후퇴하고 있는데 이는 폭포의 물이 떨어질 때 벼랑 하부를 파헤쳐 깎아내고 돌출되어 있던 벼랑 상부 지층도 차츰 허물어지면서 변형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보고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수십 년 후에 다시 찾아가 보면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글·사진= 오수연 기자
폭포 관광 팁
우선 호텔이나 방문자 센터에 관광 정보가 들어있는 다양한 팸플릿을 찾을 수 있다. 이 안에는 폭포투어나 놀이공원 등의 쿠폰들이 포함되어 있어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한가지 팁은 아예 높은 층의 숙박시설을 잡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 따로 비용을 내서 타워나 헬기 등을 타고 나이아가라 폭포의 전경을 감상하는데 조금 비용이 더 들어도 전망 좋은 룸을 잡으면 따로 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뷰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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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의 다양한 뷰 포인트
▶타워
스카이론타워(Skylon Tower)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755피트 높이에서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유명한 스팟 중 한 곳이다. 여름에는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겨울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오픈한다. 전망대는 성인 13.91달러 어린이는 8.11달러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영상을 담은 3D/4D영화도 상영한다. 입장료는 별도다. 온라인으로 구매시 더 저렴하다. www.skylon.com
▶헬기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로 위 상공에서 보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운행시간은 12분. 호스슈에서 미국폭포 그리고 온타리오 호수 인근까지 한바퀴 돌게 된다. 헤드셋 한국어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전 9시부터 해 질 녘까지 운행하지만 날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비용은 성인 1인 140달러 어린이는 87달러다. www.niagarahelicoptoers.com
▶유람선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바로 보트투어다. 20분 동안 운행하며 호스슈와 미국 폭포 모두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배를 탈 때는 우비 나눠주는 데 우비를 입어도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보라에 옷이 젖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패키지로 구입하면 30분간의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된다. 가이드는 한국어를 포함 8개국어로 제공되며 폭포의지형과 역사적 스토리 등에 대한 설명이 제공된다. 밤에 타는 유람선은 더 비싸다. www.niagaracruise.com
▶동굴
겨울에는 유람선이 뜨지 않기 때문에 동굴을 이용해야 그나마 폭포에서 이는 물보라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
동굴은 폭포 위에서 45미터(150피트) 아래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게 된다. 터널은 195미터(650피트) 길이로 폭포 중하단과 폭포 뒤로 연결되어 있다. 입장료는 시즌이나 구매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온라인 티켓 가격은 16.95달러 정도다. 입장료를 내면 노란색 우비를 공짜로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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