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펜싱처럼…바둑 잘하면 대입 유리
독특하고 희소성으로 차별화 더 쉬워
전미바둑재단선 대학 진학 장학금도
#. 챙은 UC버클리에서 도시공학과를 전공하고 있다. 그의 SAT점수는 1850점. UC버클리 합격에는 못 미치는 점수였다. 하지만 그는 바둑 국가대표 선수 출신. 국가대표 이력과 바둑을 소재로 한 에세이로 UC버클리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지혜의 스포츠' 바둑이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지만 막상 한인들은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바둑(미국명 go)은 생각 외로 미국에서 많이 퍼져 있다. 현재 미국 내 바둑인구는 100만 명 가량 된다.
하버드, 예일 등 명문대학마다 바둑클럽이 있고 30여 회원이 있는 대학바둑클럽연합(ACGA)이라는 단체도 있다. 바둑클럽 회장은 대부분 중국계다. 명문 사립고등학교를 비롯해 바둑클럽이 있는 미국 내 학교는 현재 200개가 넘는다.
1937년 생긴 전미바둑협회(AGA) 산하 전미바둑재단(AGF)은 그랜트 매칭 등을 통해 학교와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의 바둑클럽 창단을 지원하고 바둑클럽 활동을 하는 11~12학년생을 대상으로 대학진학 장학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한인 학생들의 바둑클럽 활동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국계 학생들은 활발하게 바둑클럽 활동을 하며 이를 대학진학 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바둑의 해외 보급을 위해 2008년 미국에 온 프로바둑기사 김명완 사범은 "아케이디아에 바둑센터를 열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바둑을 배우는 학생 대부분이 중국계"라며 "학생 90%는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바둑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구, 축구 등 보편화된 스포츠와 달리, 양궁·펜싱처럼 아직 배우는 학생이 많지 않은 종목이라 독특함, 희소성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며 "대회 우승이나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서도 다른 종목과 비교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유리할 수 있다. 대입 뿐만 아니라 어려서부터 배우면 두뇌·지능·인성 개발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앤드류 오쿤 전미바둑협회 회장도 "실제 어려서부터 바둑을 두고 바둑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한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많이 봤다. 추천서를 써달라는 부탁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들이 합격 배경 및 이유를 학생들에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입증 자료는 없지만 바둑이 대학 진학을 위한 과외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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