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삭, 오도도독 씹히는 소리가 좋은 ‘포피씨드 샤브레’
MJ’s Joyful Kitchen!
눈이 많이 오고, 추운 요즘 같은 날씨의 오후에 홍차나 커피 한잔과 함께 너무도 잘 어울릴 ‘포피씨드 샤브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프렌치 쇼트브레드’라고도 불리는 ‘샤브레(sable)’는 프랑스어로 ‘모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촉촉하기 보다는 바삭하고 모래처럼 사르르 부서지는 듯한 느낌을 가진 도톰한 버터쿠키를 칭하는 용어입니다. 많은 분들에게는 제과회사에서 만들어 판매되는 같은 이름을 가진 쿠키로 기억되고 있을 텐데요, 간단한 재료로 너무나 쉽게 맛있는 홈메이드 쿠키를 만드실 수 있답니다. 쿠키 도우를 랩으로 씌워 원통형으로 말아 냉동을 한 후 썰어서 굽는 타입의 쿠키라,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쿠키 생각이 날 때 언제든 구워서 먹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쿠키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 바사삭, 오도독 씹히는 소리가 좋은 ‘포피씨드 샤브레’와 함께 향긋한 차 한잔 어떠신가요?
포피시드 샤브레
재료(직경 2인치 쿠키 30개용/1컵: 미국식 계량컵 250ml기준)
버터 16T (226g) - 실온 상태
슈가파우더 1/3 컵(40g)
흰설탕 1/3컵(67g)
소금 ½ t
계란 노른자 1개
바닐라 엑스트랙(vanilla extract) 2t
중력분(all purpose flour) 2컵(250g)
양귀비씨(poppy seed) 1T
만드는 법
1. 버터를 핸드믹서로 부드럽게 저어줍니다. 슈가파우더, 설탕, 소금을 넣어 부드러운 크림 상태가 되도록 5분 정도 저어줍니다. 계란 노른자와 바닐라 엑스트랙을 넣어 고루 섞이도록 저어준 후 중력분을 넣어 주걱으로 가루가 보이지 않도록 젓고, 양귀비씨를 넣어 섞어줍니다.
2. 반죽을 반으로 나누어 직경 1.5인치 크기의 원통형으로 모양을 잡아준 후 랩으로 감싸줍니다(2회 반복). 냉동실에 3시간 정도 넣어둡니다.
3. 쿠키를 구울 준비가 되면 오븐을 화씨 350도(섭씨 180도)로 예열하고, 2장 덧댄 베이킹시트 위에 양피지(Parchment paper)를 깔아 준비합니다.
4.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쿠키 도우를 꺼내어 랩을 벗기고 칼로 0.5인치 두께로 썰어준 다음 시트에 1인치 간격으로 올려 15~20분간 쿠키의 옆면과 윗면이 노릿하도록 구워준 후 꺼내어 식혀서 맛있게 즐기시면 됩니다.
*양귀비씨에 관한 식품상식
양귀비는 양귀비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로 원산지는 유럽 동부인 그리스에서 서아시아 지역에 걸친 지역으로 약 90여종이 있는데 대부분이 지중해연안에 분포하고 소수가 아시아와 아메리카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석기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생각되며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에서는 약용으로 사용되었고 현재는 영국, 독일, 북 프랑스 등에서 주로 식용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특히 인도, 파키스탄, 터키 등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양귀비는 추위에 대단히 강하며 가을에 싹이 난 것은 다음 해 5월경 높이 1.5m 정도로 자라 전체에 백분을 띠는 꽃을 피우는데 꽃은 꽃잎이 4개이며 직경 10cm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데 백색의 것이 많고 적색, 자색, 갈색, 핑크색 등도 있습니다.
관상용 또는 약용으로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온 양귀비의 꽃은 하루만 피고 시드는데 꽃이 진 다음 둥근 모양의 과실을 맺으며 그 속에는 작은 씨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양귀비 씨앗(poppy seed)은 양귀비 열매 속에 들어 있는 까만 모래알 같은 종자를 말하는데 매우 작아서 3,000개 정도가 모여야 1g 정도가 되며1파운드를 얻기 위해서는 100만개 이상의 씨가 필요합니다. 식용으로 사용되는 양귀비씨는 백색, 회청색, 흑색의 것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흑색의 것이 가장 많습니다. 건조한 것은 그다지 향이 좋지 않지만 볶으면 견과류와 같이 구수한 향이 생성되고 와삭와삭 씹히는 맛이 있어 기호성이 좋아지게 됩니다. 양귀비씨는 꿀과 섞어 마시기도 하고 과자에 스파이스로 쓰기도 하며 타르트나 빵 표면에 토핑 또는 반죽 사이에 충전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양귀비씨는 마카로니나 스파게티, 누들, 필라프, 생선튀김 등에 뿌리면 향미가 이전되어 식욕을 증진시키며 샐러드에 뿌려도 좋습니다. 인도에서는 양귀비씨를 ‘쿠스쿠스’라고 부르며 카레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양귀비씨를 얻기 위해서는 완전히 익은 다음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씨를 채취하는데 양귀비씨는 수분 7%, 단백질 18%, 지질 45%, 탄수화물 24% 정도로 거의 절반이 기름이며 다음이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참깨와 조성이 거의 비슷합니다. 양귀비씨에는 모르핀(morphine)은 전혀 들어 있지 않으며 지방분이 50%나 함유되어 있어 이것을 짠 기름은 식용유, 유화용 물감, 비누원료 등으로도 활용됩니다. 압착기로 기름을 짜면 첫 번째 수율은 30~50%, 두 번째는 10~20% 정도인데 첫 번째 짠 기름은 무색 또는 옅은 황색으로 품질도 우수하여 식용유로서 적합합니다. 두 번째 짠 기름은 색이 황색 또는 갈색인데 주로 유화용 물감으로 쓰입니다. 건조시킨 양귀비씨는 병에 넣어 밀봉하면 오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양귀비라고 말하면 가장 먼저 아편이 떠오르지만 관상용으로 재배되는 양귀비는 마약성분인 모르핀을 함유하지 않으며 줄기에 털이 있어 털이 없는 약용 양귀비와 쉽게 구별할 수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양귀비의 미숙한 과실에 상처를 내면 우유 같은 흰 액즙이 흘러나오는데 이것을 건조한 것이 아편(opium)이므로 양귀비를 opium poppy라 부릅니다. 즉 아편은 꽃이나 씨앗하고는 상관이 없으며 다만 양귀비의 미숙한 과실에서 흘러나오는 수액이 마약성분이 있는 것입니다. 아편은 약 15종의 알칼로이드를 함유하는데 마약으로서 중요한 모르핀이나 코데인(codein), 헤로인(heroin) 등의 원료로 되므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일반인의 재배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양귀비꽃은 특히 영국 사람들에게는 애틋하고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공습으로 많은 영국 군인이 목숨을 잃었는데 군인들이 죽었던 땅에서 이 양귀비가 지천으로 피었다고 하며 그것이 유래가 되어 군인들을 애도하는 시기에 영국인들은 이 양귀비꽃을 옷에 걸고 다니거나 추모 묘지나 동상 앞에는 양귀비꽃을 놓아둔다고 합니다.
*‘양귀비씨에 관한 식품상식’에 대해서는 대구대학교 석호문 교수님께 자문을 구했습니다.
석민진 (이메일: [email protected] / 블로그: http://blog.naver.com/ddochi84)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