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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원 이야기] 'Lawyer'와 'Attorney'의 차이

이기환 박사
USC 교수/
USC Korea 대표



미국 교수들 간 가끔 농담을 한다. 박사라는 것이 학교, 학계 외에서는 그리 쓸모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오히려 병원을 방문할 때 박사학위가 그 어느 때보다 진가를 발휘한다고.

병원에서 누가 '의사 외 출입 금지'라고 할 때 "I am a doctor" (나는 박사다)라고 하면 병원 관계자들은 문제없이 통과를 해 준다고. 반 농담이지만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일반 한국인들은 'Doctor'라고 하면 '박사'라는 개념이 앞서지만, 미국인들은 '의사'를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는 특별히 더 그렇다.

학위와 직책에 관한 오역은 영어와 한국어의 언어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미국변호사협회는 'Attorney'와 'Lawyer'라는 명칭에 대해 미미한 차이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일반 미국인들은 변호사를 지칭할 때 'Attorney'와 'Lawyer'를 혼용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변호사는 'Lawyer'라고 정리해 놓고, 'Attorney'는 변호사 외 법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예를 들자면 한국에서는 변리사를 영어로 'Patent Attorney'라고 부른다. 엄밀히 따진다면 미국에서 'Attorney'는 'Lawyer'가 될 수 있지만, 모든 'Lawyer'가 꼭 'Attorney'는 아니다. 'Attorney'의 역할이 'Lawyer'보다 더 광범히 한데도 말이다. 영어 사용에 있어서 와전된 사례이다.

학문적으로 유사한 학과 체계도 일반인들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많은 혼동을 준다. 예를 들어 '안과(Ophthalmology)'는 의대 소속으로서 안과 의사는 검진을 비롯하여 수술, 약 처방 등을 할 수 있지만 'Optometry(검안과)'는 검안전문대학에서 제공하는 과정으로서 검진을 전문으로 한다.

의대에서는 또한 'Chiropractic(척추교정과)' 과정을 찾을 수 없다. 'Chiropractic'과정은 'Chiropractic' 전문대학에서 제공한다.

미국인들도 'Psychiatrist'와 'Psychologist'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Psychiatrist(정신과 의사)'는 의대 출신이고, 'Psychologist(심리치료사/심리학자)'는 심리학과나 심리전문대학원 과정을 마친 심리치료 전문가이다.

'Pharmacology(약리학/약물학)' 또한 일반적으로 의대에서 제공하는 과정으로서, 약대에서 제공하는 'Pharmacy(약제학)'와는 다르다. 'Pharmacologist'는 주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종사한다. '약사(Pharmacist)'가 되려면 약대를 나와야 한다.

공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항공공학(Aeronautical Engineering)이 있는가 하면 항공우주공학(Aerospace Engineering)도 있다. 주요 대학원에서는 별도로 학과를 운영하나 소규모 대학원에서는 두 분야를 통합해서 한 학과로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유사하게 컴퓨터공학(Computer Engineering)과 컴퓨터학(Computer Science)도 있다.

세무학과 관련해 주요 로스쿨에서는 세법학(Tax Law)을 법학석사(LL.M) 과정으로 제공하는 한편, 경영대학원 중에는 조세학석사(Master's in Taxation) 과정을 설립해 놓은 대학원들이 있다.

전공 과정은 대학교에서 정리해 놓기 때문에 이름이 흡사해도 이를 이해하는 것은 조금만 노력하면 그리 까다롭지 않다.

그러나 학위 명과 직명은 그 분야에서 활동하는 종사자들이 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혹 오역이 되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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