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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0주년 오피니언 특집-희망과 용기를 준 한마디]독서하다가 죽어버리자

하 정 아/ 수필가·간호사

독서하다가 죽어버리자. 이 한 문장으로 내 삶을 정리하기로 했다.

책을 읽다가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온전한 정신을 갖는 것이요, 지적만족의 황홀한 쾌감을 아는 것이요, 마음 속에 그 깊이와 넓이를 짐작할 수 없는 대양과 대륙을 품는 것이요, 내 형편과 상관없이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인간이 될 가능성을 향해 열려있는 것이니 이렇게 복 받은 인생이 어디에 있는가. 내 묘비명도 '독서하다가 죽어 여기에 눕다'가 된다면.

인문 고전과 철학 고전을 읽는 일. 1000~2000년 묵은 지혜의 산삼을 먹는 일. 책 한 권에는 한 사람의 인생 30년 노하우가 농축되어 있다고 한다. 100권이면 3000년, 1000권이면 3만 년의 지혜를 얻는 것이다. 3000년, 3만 년에 버금가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깊이 깊이 후회한다. 치열하게, 지독하게 독서하지 못한 것. 삶의 근본적인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에서 비롯되고 그것은 독서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나는 도서관을 먹어버렸다" 라고 선언했던 에디슨을 진작 만났어야 했다. 나 자신을 살아있는 도서관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문·심·혜·두(文心慧竇). 글자 속에 깃든 뜻과 정신을 깨달아 지혜의 문을 활짝 열리게 함으로 사고의 혁명, 영혼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는데.

"독서하다가 죽어버려라."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저자 이지성이 내게 준 저주이자 축복이다. 독서! 아름다운 경지여. 무시무시한 열정과 숨 막히는 집중이여.

사랑과 간절함으로 읽으리라. 죽을 때까지 읽으리라. 독서하다가 죽어버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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