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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0주년 오피니언 특집-나를 일으켜 세운 한마디]능동적인 삶

모니카 류/암 방사선과 전문의

말이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40여년 전에는 앞서 유학 간 형제들을 따라 도미하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되어 있었다. 물론 우리도 그랬다.

처음 미국에 도착한 곳은 뉴욕주 스태튼아일랜드였고 나는 도착하자마자 향수병에 걸렸다. 향수병의 여파는 컸다. 아마도 내 얼굴에는 '고민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을 것이다.

꺽다리 여자 치프 레지던트(Chief resident)는 친절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에 대한, 그리고 일반적인 병원에 대한 불평을 동료 인턴에게 늘어 놓았다. 그는 타이완에서 병원 개업을 한 경험이 있는, 나보다는 훨씬 어른이었다. 내 편을 들어 줄 줄 알았던 이 동료 인턴은 "미국이 우리를 초대했다기보다는 우리가 좋아서 미국에 온 것으로 생각해"라고 말했다.

그렇다. 그 때 그 동료는 '능동적인 삶'에 대해 다른 말을 빌려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날 이후 내 자신을 책임지는 '능동적인 삶'의 의미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다져졌고 여러 번 재조명되었다. 능동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 나를 괴롭히는 일들이 줄어 들었다. 나 자신과 나의 일에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으니 남을 탓 할 이유가 없어졌다. 불쾌한 일이나 얹짢은 관계의 사람들을 뒤로 하는 것도 쉬웠다. 결정이 필요한 일은 시간을 끌지 않도록 노력하게 되었다. 그런 삶의 과정에서 의예과 학생 때부터 써 오던 일기는 능동적인 삶의 중요한 동반자였다.

능동적인 삶이라는 이민 생활 철학은 내가 최선을 다해 살아가도록 힘을 주었다. 사회 초년병이었던 내가 얼굴에 걸고 다니던 '고민 중'이라는 팻말은 그 때 내려지고 버려졌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떤 팻말이 붙어 있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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