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끊기자…시간 빼고 다 멈췄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28일(현지시간) 유럽 역사상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프랑스 남부의 일부 지역도 정전 피해를 봤다. 사진은 코르도바에서 멈춰선 고속철 AVE를 빠져나오는 승객들.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30/e90c4b0d-9a6a-4c11-8292-69a04a4d6a1b.jpg)
29일 오후 현재 전력 공급이 90% 이상 복구됐지만, 구체적인 정전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정전은 28일 정오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 등에서 발생했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도 피해를 봤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역사상 최악의 정전으로 온 나라가 마비됐다”고 전했다. 관광객과 시민 수백 명이 불이 꺼진 채 멈춰 선 기차와 지하철, 엘리베이터에 갇혀 공포에 떨었다.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캄캄해진 도로는 아비규환이었다. 매체는 “이날 도로 위는 먼저 속도를 내는 사람이 이기는 무법지대로 변했다”고 전했다.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은 X(옛 트위터)에서 “시민들은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현재 위치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포르투갈 리스본 도심에선 멈춰선 트램 뒤로 차량이 전조등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30/2bea1cd6-8f2d-4560-895c-7d386473336b.jpg)
포르투갈에선 병원 등 중요 시설은 자체 발전으로 운영됐다. 리스본 지하철에서도 시민들이 긴급 대피했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전자 결제 시스템은 먹통이 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는 긴급회의를 각각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 스페인의 전력망은 인접국 프랑스와 모로코 등의 도움을 받아 28일 밤늦게 복구되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전력망 운영사 REN도 89개 변전소·개폐소 중 85곳을 재가동해 650만 가구 중 620만 가구에 전력이 다시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도심엔 신호등을 대신해 경찰관이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했다. [AFP=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30/cb6aec70-33ca-463e-84f5-c936d6ab3bc7.jpg)
스페인 에너지 당국과 전력회사 REE는 이번 대규모 정전의 원인을 “스페인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전력망 단절”로 설명했다. 크리스티안 루비 유럽 전기산업협회 사무총장도 BBC에 “프랑스-스페인 연결망에 기술적 문제가 생겨 스페인 전력망이 유럽 전체 네트워크에서 분리됐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에선 이상기후가 이번 사태에 영향을 줬다는 추정이 나왔다. 포르투갈의 국가 전력망 운영기관인 REN은 “스페인의 극심한 기온 변화가 드문 대기 현상을 일으켜 정전을 초래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페인 내륙의 극심한 기온 차이로 인해 초고압 전력선에서 이상 진동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전력 시스템 간 신호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정전이 발생했다는 추정이다.
일각에선 사이버 공격설이 제기됐지만, EU 집행위원회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번 스페인·포르투갈 정전의 피해 규모는 유럽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2003년 이탈리아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 최대 12시간 전기가 끊겨 5600만 명이 피해를 봤다.
서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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