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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대통령 집무실을 두 번이나 옮긴다고?

한은화 내셔널부 기자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명문화하는 개헌은 추진되지 않았고, 대선을 앞둔 최근에야 또다시 추진되고 있다.

세종 행정수도에 묻혀버렸지만 세종으로 가기 전에 정거장처럼 언급한 대통령 집무실이 두 곳이나 있다. 이 후보는 우선 용산 대통령실을 쓰면서 청와대를 보수해 이전하겠다고 했다. 세종은 최종 종착지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한 번 옮기는 것도 어려운데 집무실 이사를 두 번씩이나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청와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관가에서는 좋든 싫든 우선 용산 집무실을 쓸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번 대선은 탄핵 이후 치러지는 대통령 보궐선거로 선거일 다음 날 바로 취임식이 열린다. 별도의 정권 인수·인계 절차 없이 당선된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고, 공식 비서진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집무실 이전부터 추진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전임 대통령이 단 하루도 청와대에서 일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히고 두 달 만에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듯, 정부세종청사 1동에 있는 세종 집무실과 다른 청사 건물을 활용해 세종시대를 열 수도 있다. 관가의 용산 현실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 후보는 용산 집무실에서 청와대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를 다시 닫고, 또다시 막대한 세금을 들여 보안 상태를 재점검하고 시설 보수를 해서 수천 명에 달하는 대통령실과 경호실 인원이 이사해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또 세종으로 이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임기 내내 집무실 공사와 이사만 하다 끝날 판이다.

이 후보가 선거용 세종시대를 외친 게 아니라면 차라리 지금 건립 예정인 세종 제2 집무실을 유일무이한 대통령 집무실로 짓겠다는 공약부터 해야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올 상반기에 세종 제2 집무실 관련 국제 공모전을 열 예정인데 서울에 본진을 둔 두 번째 집무실이냐, 유일한 집무실이냐에 따라 기본설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회 공간도 마찬가지다. 지금대로라면 국회와 대통령실 인원 전체를 수용할 수도 없는 규모다. 대충 구색 맞춰 지어 놓고 훗날 공간이 부족하다며 증·개축에 세금을 또 쏟아붓지 말고, 새 시대에 맞는 품격 있는 대통령실로 지어야 한다. 물론 세종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이 진짜라면 말이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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