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대통령 집무실을 두 번이나 옮긴다고?

세종 행정수도에 묻혀버렸지만 세종으로 가기 전에 정거장처럼 언급한 대통령 집무실이 두 곳이나 있다. 이 후보는 우선 용산 대통령실을 쓰면서 청와대를 보수해 이전하겠다고 했다. 세종은 최종 종착지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한 번 옮기는 것도 어려운데 집무실 이사를 두 번씩이나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객들이 청와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4/30/e88595db-d8f4-47b0-bae3-d241c23f3e4d.jpg)
그런데 이 후보는 용산 집무실에서 청와대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를 다시 닫고, 또다시 막대한 세금을 들여 보안 상태를 재점검하고 시설 보수를 해서 수천 명에 달하는 대통령실과 경호실 인원이 이사해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또 세종으로 이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 후보의 공약대로라면 임기 내내 집무실 공사와 이사만 하다 끝날 판이다.
이 후보가 선거용 세종시대를 외친 게 아니라면 차라리 지금 건립 예정인 세종 제2 집무실을 유일무이한 대통령 집무실로 짓겠다는 공약부터 해야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올 상반기에 세종 제2 집무실 관련 국제 공모전을 열 예정인데 서울에 본진을 둔 두 번째 집무실이냐, 유일한 집무실이냐에 따라 기본설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회 공간도 마찬가지다. 지금대로라면 국회와 대통령실 인원 전체를 수용할 수도 없는 규모다. 대충 구색 맞춰 지어 놓고 훗날 공간이 부족하다며 증·개축에 세금을 또 쏟아붓지 말고, 새 시대에 맞는 품격 있는 대통령실로 지어야 한다. 물론 세종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이 진짜라면 말이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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