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만 제로슈거? 고추장·된장·아이스크림까지 '저당 전쟁'
식품업계의 저당 경쟁이 치열하다. 저당이 흥행 공식처럼 되면서 저당만 전문으로 하는 신규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제품 라인업도 확대되고 있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고정 수요층을 확보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식품표시광고법상 저당 기준은 당류 함유량이 식품 100g당 5g 미만, 또는 식품 100mL당 2.5g 미만이어야 한다. 무당(무설탕)은 이 기준(식품 100g당 또는 식품 100mL당)이 0.5g 미만인 경우다.
저당 브랜드를 일찌감치 키운 건 롯데웰푸드다. ‘헬스&웰니스’를 성장 키워드로 내걸고 2022년 5월 무설탕·무당류 브랜드 ‘제로’를 런칭했다. 당시 음료 중심이던 저당 트렌드를 디저트 영역으로 확대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젤리·캔디부터 제과, 빙과, 유가공 등 21종의 제품을 제로 브랜드로 판매 중이다. 2년간 연구 개발을 거쳐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제로 초코파이’는 출시 50일 만에 600만봉 팔렸다. 초코파이의 상징인 마시멜로를 무설탕으로 만들어 히트를 했다. 제로의 매출은 지난해 510억원을 올렸는데, 런칭 첫해 대비 214% 신장한 것이다.
동원 F&B(비비드키친), 빙그레(딥앤로우), 오뚜기(라이트앤조이), 삼림(프로젝트:H) 등도 저당 전문 브랜드를 별도로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확실한 저당 속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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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도 저당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편의점업계에서도 저당 제품이 인기다. GS25의 저당 아이스크림 매출은 이달(1~17일)에만 전년 동기보다 50.8% 급증했다. 이 기간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 중 저당 매출의 비중도 처음 두 자릿수(19.1%)를 돌파했다. 지난달 단백질 간편식 브랜드 ‘랩노쉬’와 손잡고 단독 출시한 ‘저당 프로틴바’의 누적 판매량은 한 달여 만에 5만 개를 돌파했다. CU도 저당 밀크티, 저당 티라미수 등 파우치용 저당 가공유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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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당인데도 맛있다”
그러다 롯데칠성음료가 2021년 출시한 펩시 제로 슈거의 선풍적 인기를 계기로 이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1년 칠성사이다 제로의 실패를 딛고 재출시했는데, 10년만에 소비자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에는 ‘헬시 플레저’에 힘입어 저당 제품 수요가 더 커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저설탕, 무당 제품이 선택을 받으려면 일단 맛이 있어야 하는데 최근 저당·무당 제품들의 맛있어진 데다 건강한 걸 먹자는 헬시 플레저와도 잘 맞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저당 식품·음료 시장 규모는 2021년 461억8000만 달러(약 66조7000억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8.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저당 시장(유로모니터)은 2016년 903억원에서 2022년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황수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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