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P차 낙선 후 3년…이재명, 다섯 고비 죄다 '기적 생환'
정치인 이재명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돌아왔다. 3년 전 여당 후보였던 그는 이번엔 야권의 막강한 주자로 탈바꿈했다. 2022년 3·9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0.73%포인트 차로 밀려 낙선한 지 3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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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낙선 3개월 만에 정계 복귀
이 후보는 자신의 선거는 물론 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끌었다. 비명계는 물론 친명계 안에서도 대선 패배 당사자의 이른 등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스스로 ‘개딸’이라 칭하는 강성 팬덤을 등에 업고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다만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기·호남·제주를 제외한 지역에서 국민의힘에 패배했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지며 ‘상처뿐인 영광’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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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DJ 이후 첫 당대표 연임
내친김에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한 이 후보는 지난해 8·18 전대 땐 득표율을 85.4%로 끌어올렸다. 민주당 역사상 연임 당대표가 등장한 건 김대중(DJ)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었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친명계가 석권했고, 원내지도부 역시 공공연히 ‘친명’임을 자처하는 의원들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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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체포안 가결 후 기사회생
이 후보는 2023년 8월 31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면서 단식에 돌입했다. ‘방탄 단식’이라는 공세에 시달렸지만 24일간 단식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검찰은 이 후보를 한 차례 소환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이번엔 민주당에서 최소 39표의 이탈표가 나오면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 후보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기각 후 빗속에서 지팡이를 짚고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교도관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기가 기회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당 대표를 검찰에 팔아넘기려고 했다’는 당내 반감이 폭발하며 비명계는 급속도로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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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비명횡사 논란에도 총선 대승
박용진 전 의원의 경우 자신과 경쟁한 정봉주·조수진 후보가 과거 논란으로 사퇴해 공천 기회가 있었지만, 당은 돌연 친명계(한민수 의원)를 전략공천하며 출마가 봉쇄됐다.
반대로 이 후보 관련 형사사건의 변호인이던 김기표·김동아·박균택·양부남·이건태 의원은 대거 공천을 받아 원내에 입성했다.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참모였던 윤종군·조계원 의원 등도 비명계가 떠난 빈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비명횡사 논란은 민주당이 175석을 차지하며 사라졌다. 이 후보는 일극(一極)체제를 완성했고,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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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선거법 2심 무죄로 대선 장애물 제거
이 후보는 항소심 선고 직후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역량이 소진된 데 대해서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대법원이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합의기일을 진행 중인 점은 대선 전 마지막 변수로 남아 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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