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항구 폭발 인명피해 '눈덩이'…최소 14명 사망·750명 부상
50㎞밖에서도 폭발음 들릴 정도로 강력…강풍에 화재 진압 어려움 유독가스에 주변지역 비상사태…원인규명은 아직
50㎞밖에서도 폭발음 들릴 정도로 강력…강풍에 화재 진압 어려움
유독가스에 주변지역 비상사태…원인규명은 아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6일(현지시간) 이란 남부의 한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27일 오전 기준 14명이 사망하고 7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6명은 실종 상태다.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이란 남부 도시 반다스 압바스에 위치한 샤히드 라자이항에서 폭발이 발생한 이후 이날 아침까지 인명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에스칸다르 모메니 내무부 장관은 이날 아침 텔레그램에서 "폭발로 인해 지금까지 14명이 사망하고 75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샤히드 라자이항은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 최대의 항구다. 연간 약 8천만톤의 화물을 처리하며 석유 탱크와 화학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토요일은 이란에선 한주의 업무가 시작되는 날이다. 당시 항구에 많은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던 때라 인명 피해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이 너무 강력해서 약 50㎞ 떨어진 곳에서도 폭발음이 들릴 정도였고, 항구 건물은 대부분 심하게 파손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고 현장엔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샤히드 라자이 항의 불길이 세졌다며 다른 지역과 다른 컨테이너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기 중 유독성 물질이 반다르 압바스 전역에 번지면서 당국은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학교와 사무실은 폐쇄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번 폭발로 인한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철저한 상황 파악과 원인 규명을 지시했다.
테헤란을 비롯해 이란 도시 곳곳에서 구조 인력이 동원됐고, 현장엔 모메니 장관이 파견돼 사고 수습을 이끌고 있다.
이번 폭발은 이란이 오만에서 미국과 3차 핵협상을 시작한 날 발생했으나, 두 사건이 관련 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이란 당국은 일단 테러나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이란 위기관리 기구 대변인은 컨테이너 안 화학물질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위기관리국장이 해당 항구를 방문했을 당시 위험 가능성을 지적하고 경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항구 한쪽 구석에 보관돼 있던 화학물질 보관 컨테이너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화재 진압 전까지는 원인 규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익명의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폭발 원인은 미사일 고체 연료의 주요 원료인 과염소산나트륨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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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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