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너트린 알 힐랄에 경악...日 팬, "저거 유럽팀 아냐? 사우디 우승 위한 희생양"
[OSEN=이인환 기자] "사우디서 단판전 시스템을 이해 못하겠다".광주는 26일(한국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 알 힐랄과의 맞대결에서 전반에만 내리 3골을 허용하면서 0-7로 대패하면서 그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말 그대로 체급 차이가 느껴지는 경기였다. 네이마르가 뛰었던 알 힐랄은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우디리그에서도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구단이다. 네이마르가 떠난 시점에서 알 힐랄에서 최고 비싼 선수는 칼리두 쿨리발리(34)다. 2022년까지 나폴리에서 뛰었던 ‘김민재 선배’다.
당시 쿨리발리가 첼시로 떠나면서 빈자리를 페네르바체에서 이적한 김민재가 메웠다. 나폴리를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김민재가 월드클래스로 성공한 계기였다. 쿨리발리는 2023년 알 힐랄로 이적했다. 현재 쿨리발리는 알 힐랄에서 주급만 55만 9526파운드(약 10억 6천만 원)를 받고 있다.
쿨리발리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주급이 높은 선수다. 쿨리발리의 주급이 광주 국내선수 최고연봉보다 높은 셈이다. 쿨리발리의 연봉은 2909만 5364파운드(약 551억 2천만 원)다. 광주는 2024시즌 총 연봉 96억 6198만 원을 지출했다.
쿨리발리 한 명을 팔아도 광주 같은 팀을 6개 정도 살 수 있다는 엄청난 계산이 나온다. 이런 체급 차이가 그대로 경기장에서 나타났다. 예상대로 전력 차이가 너무 극심했다. 광주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무너졌다. 선수의 기본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 출발점은 높이였다. 알 도사리가 올린 코너킥을 밀린코비치 사비치가 니어포스트에서 기다렸다는 듯 머리로 돌려놓았다. ‘체급차’라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광주는 연달아 몰아치는 상대의 파상공세에 휘청였다. 전반 8분말콩이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가 미트로비치의 이마를 스쳤으나 다행히 골대를 외면했다.광주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바로 역습에 나서 헤이스가 상대 진영에서 볼을 따내 아사니에게 재빨리 찔러줬다. 아사니가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으나, 부누의 날카로운 판단과 선방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사니의 골이 벗어나자 기회 뒤엔 위기가 왔다. 알 도사리와 미트로비치, 사비치가 잇달아 광주 골문을 노렸으나 김경민이 모두 손끝으로 걷어냈다. 하지만 결국 전반 25분 집요하게 광주의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알 힐랄이 결국 추가골을 뽑아냈다. 사비치의 패스를 기점으로 말콤의 크로스, 레오나르도의 슈팅이 마무리하면서 추가골로 이어졌다.
기세를 탄 알 힐랄은 전반 33분 역습 한 방에 수비진이 붕괴됐다. 레오나르도의 스루패스를 받은 알 도사리가 속도를 앞세워 수비를 따돌렸다. 달려나온 김경민마저 벗겨내고 세 번째 골까지 꽂아 넣으면서 전반에만 내리 3골을 넣으면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전반에만 내리 3골을 내준 광주는 후반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후반 9분 왼쪽 측면을 허무는 사비치의 날카로운 크로스, 미트로비치가 머리로 정확히 꽂아 넣으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0-4로 벌어졌다. 이정효 감독과 광주 선수들은 순간적으로 넋이 나간 모습이었다.
사실상 경기가 끝난 상황. 후반 34분 말콤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스코어는 0-5이 됐다. 막판엔 교체로 들어온 나세르 알 도사리, 압둘라 알 하마단에게까지 연이어 골을 내주며 점수차는 7골까지 벌어졌다. 상대의 맹공에 후반에도 내리 4골을 내주면서 광주는 전반에만 3골, 후반에만 4골을 내주면서 0-7로 무너지면서 이번 시즌 ACLE의 여정을 쓸쓸하게 마무리하게 됐다.
패배도 패배인데 알 힐랄은 승자로 너그로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알 힐랄의 조르주 제주스 감독은 끝나고 0-7로 대패한 상황서도 먼저 악수를 청하러 간 이정효 감독을 향해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악수를 거부했다. 그는 손으로 입으로 '지껄여봐'라고 말하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정효 감독의 악수를 외면했다.
경기 전 사전 인터뷰서 이정효 감독이 알 힐랄에게 맞불을 놓겠다면서 도발한 것을 비꼰 것. 도발의 연속이라고 하나 이미 대승을 거둔 상황서 먼저 매너있게 악수를 하러 건너간 이정효 감독에게 할만한 행동은 아니였다. 승자로 품격 대신 스스로를 천박하게 만든 것이다.
일본 '스포치 호치'는 "말 그대로 광주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어쩔 수 없는 실력과 체급 차이가 느껴지는 경기였다"라면서 "요코하마를 7-3으로 이긴 광주지만 알 힐랄의 풀 멤버에는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실력 차이가 느껴졌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일본 팬들 역시 광주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일본 '야후 스포츠'에 실린 기사에서 일본 팬들은 "광주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너진 느낌일 것이다. 그냥 실력 차이가 너무 났다"라면서 "왜 사우디에서 단판으로 치뤄지는지 모르겠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일본 팬은 "알 힐랄의 멤버가 과거 다른 느낌이다. 무슨 유럽에서 뛰는 팀들이 거의 다 나온 것이다. 솔직히 알 나스르랑 만나는 마리노스도 어려워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다른 팬은 "애시당초 사우디에서 하다보니 다른 동아시아 팀이 불쌍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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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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